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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도훈의 感覺感想> 천수천안이 자비의 상징이다 본문듣기

작성시간

  • 기사입력 2018년09월27일 17시40분
  • 최종수정 2018년09월27일 15시49분

작성자

  • 김도훈
  • 서강대 국제대학원 초빙교수, 전 산업연구원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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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문

 

우리는 ‘악마는 디테일에 있다’라는 말을 어떻게 이해하고 있을까? 디테일 속에 악마적으로 고약한 요소가 숨어 있다는 식으로 해석하는 것이 보통이 아닐까 싶다. 그래서 그런지 우리는 흔히 무슨 일이든지 큰 대의에 맞으면 받아들이는 것이 옳다고 주장하는 데 익숙한 것 같다. 국가적으로 나아갈 길에 맞는 일이라면 너무 자세한 사항에 빠져서 자질구레한 주장들은 그치고 큰 방향에 마음을 모아주는 것이 옳다고들 한다. 국론통일이 필요하다는 주장이다. 이런 태도는 과거 보수정부에서도 그랬고 지금의 진보정부에서도 마찬가지인 것 같다. 이른바 큰 대의에 반대하는 사람들은 디테일이라는 악마에 사로잡혀서 쓸 데 없는 반대를 하는 것이라고 치부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그래서 어느 한 쪽에 기울어지지 않은 정치적 성향을 가진 보통 사람들은 도대체 나라의 큰 대의가 어느 방향인지 모르는 혼란에 빠지기 일쑤이고, 보수, 진보 양쪽에서 이른바 나라의 큰 대의라고 주장하는 사람들은 영원한 평행선을 그리면서 자신들의 주장만 늘어놓는 수가 많다.

 

그런데 다시 찾아보니 ‘악마는 디테일에 있다’는 말 자체가 ‘신은 디테일에 있다’라는 말에서 유래된 것이고, 그 뜻도 참으로 중요한 사항은 바로 디테일에 있는 것이라고 한다. 큰 대의라고 내세우며 주장하는 각종 정책들에 반대하는 사람들 중에는 그 정책 추진이 특정 디테일 때문에 자신들에게 손해를 미칠 것이라고 생각하는 수가 많을 텐데, 그런 디테일은 무시되어 버리고 그 반대하는 사람들의 입장은 대단히 일반화한 정치적 반대 견해로 둔갑되어 버린다. 이어서 정책입안자들은 이런 정치적인 반대 주장을 비판하는 식의 불필요한 악순환을 계속하고 있는 것은 아닐까? 사실 입안된 정책으로 손실을 입는다고 주장하는 사람들의 디테일한 입장을 잘 들어보면 정책을 수정하고 보완할 해결책이 쉽게 찾아질 수 있을 것이고 정치적 타협을 이루어낼 가능성도 커질 것이다. 자비의 상징인 관세음보살이 천수,천안을 가지고 있는 것도 바로 중생의 디테일을 잘 살피기 위한 것이라지 않은가?​ <ifs POS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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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사입력 2018년09월27일 17시40분
  • 최종수정 2018년09월27일 15시49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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