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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素人’의 세상 有感> “선수(先手)를 치면 작은 역사(力士)도 이길 수 있다” 본문듣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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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사입력 2018년12월03일 11시06분
  • 최종수정 2018년12월04일 05시53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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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 사람들은 별로 흥미를 느끼지 못하나, 일본 사람들은 아직도 일본식 씨름인 ‘스모(相撲)'를 꽤나 즐긴다. 일본 공영 방송 채널인 NHK는 연 몇 차례 지역을 순회하며 정기적으로 열리는 일본 최대의 ‘오오즈모(大相撲)’ 씨름판을 생방송으로 중계한다.

 

이번에 규슈(九州) 지역에서 열린 ‘규슈바쇼(九州場所)에서는 좀 색다른 화제가 등장하고 있다. 다름이 아니라, 씨름꾼(力士) 서열도 그리 높지 않은 등급(‘小結’; 4번째 등급)에 불과하고 몸집도 상대적으로 자그마한 ‘貴景勝’라는 이름의 力士가 힘도세고 몸집이 집채 만한 다른 力士들을 물리치고 당당히 우승을 거두고 ‘賜盃(日王盃)’를 거머쥔 것이다.


키는 175Cm에 몸무게도 175Kg에 불과하여 결코 시합에 유리한 몸집은 아니다. 대부분의 대결 상대 力士들은 그보다 몸집도 크고 힘도 세다. 그런 그가 대전을 벌이는 모습을 보면 한 가지 독특한 전법을 구사하고 있음을 알 수가 있다.  전문가의 평을 들어보아도 그는 아주 독특한 전법(戰法)을 구사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그가 가진 최대의 무기는 다름 아니라, 언제나 상대보다 먼저 양손을 확실히 땅에 대고 언제라도 뛰어나가 맞붙을 태세를 갖추고 있다는 점이다. 그의 이런 특징을 잘 관찰해 온 전문 해설자는 ‘大相撲’ 역사(力士)들 중에 이 ‘貴景勝’ 뿐이라고 말할 정도다. 오오즈모(大相撲)의 규칙 상으로는 두 역사(力士)들이 시합을 할 때는 양 손을 바닥에 확실히 닿게 한 다음에 동시에 뛰어나가 맞붙도록 정해 놓고 있다. 


이번에 그리 눈길을 끌지 못하던 한 하급 씨름꾼이 우승을 차지한 것이 화제가 되는 것은, 그의 이러한 싸움의 규칙을 착실히 준수하고 안정된 태세로 싸움에 임하는 태도를 칭송하는 것이기도 하다. 전문가들은 이런 자세가 전술적으로도 유리하다는 평가를 하기도 한다. “선(先)의 선(先)을 취하는” 태세로 상대를 제압하는 술책으로 보는 것이다. 


일종의 프로 선수이다 보니 이기는 것이 목표이나, 이기기 위해 필요한 것은 씨름판에서 자기가 가진 실력을 충분히 발휘하는 것이다. 즉, 자기가 가진 실력을 최대한 발휘하기 위해 씨름판에 오르고, 그 결과로 이길 수가 있다는 것이다. 그는 아직 어린 나이(22세)임에도, 항상 “씨름판에 오르는 것은 이기기 위해서가 아니라 자신의 힘을 완전히 발휘하기 위해서다” 고 입버릇처럼 다짐한다고 한다. 시합 도중에도 몇 번이고 “이기기 위해” 씨름판에 오른다는 안이한 승리를 기대하는 생각이 들어 약해지는 자신에게 지지 않으려고 싸워왔다고 술회했다고 한다. 


무슨 일을 해도 한 가지 일이 끝나면 그 순간부터 다음 일을 준비하는 것이 인간사의 정칙이다. 이 젊은 역사(力士)가 남보다 먼저 양손을 바닥에 대고 시작을 기다리는 정신 자세가 돋보인다. 철저히 새겨 들어야 할 일은 우선, 무엇을 이룰 것인가(目標)보다는 이를 달성하기 위해 무엇을 할 것인가(目的)를 확실히 정해야 할 일이다. 그래야만 만사에 좋은 성과(成果)를 가져올 것이기 때문이다. 이러한 세상의 도리를 아는 것만으로도 결코 자기 자신을 잃어버리지 않을 것이다. <素人 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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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사입력 2018년12월03일 11시06분
  • 최종수정 2018년12월04일 05시53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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