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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웨이 사태를 중심으로 본 미·중 무역전쟁 본문듣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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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사입력 2019년06월10일 17시00분

작성자

  • 정영록
  • 서울대학교 명예교수. 경제발전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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패러다임시프트와 새로운 세기의 주도권 싸움

 

   1996년 가을로 기억한다. 심천에서 1시간여 떨어진 중국 화웨이 본사를 갈 기회가 있었다. 아직 발전 초기단계라서인지, 비포장도로를 한참 달리고 나서야 도착했다. 조금은 놀라웠다. 새 건물이었는데, 빌딩의 딱 중간층에 정원을 배치하였다. 우리 생각으로는 옥상(屋上)에나 있어야 할 정원이었다. 인상적이었다. 뭔가 변화를 시도하고 있었다.

 20여년이 지난 2018년에 다시 갔다. 이번에는 화웨이 본사 건물을 중심으로 스마트 시티(smart city)를 실험하고 있었다. 이 기업이 미·중간 무역 분쟁의 핵심에 자리 잡고 있다 

   요즈음 자주 듣는 얘기가 ‘패러다임 시프트’이다. 이것은, 과거 200년간을 풍미했던 사고와 행동의 방향을 트는 것일 것이다. 민주화, 산업화, 도시화, 서구화에 대한 재편(再編)이 될 것이다. 정치적으로 민주주의가 큰 위협을 받고 있다. 포퓰리즘의 극치다. 경제적으로는 산업화 이후, 사회·문화적으로 도시화 및 서구문화 이후 세기 등이 될 것이다. 지금은 교통의 발달로 전 인류가 새로운 움직임의 물결에 동참하고 있다. 이러한 가운데, 미·중 무역 분쟁이 자리 잡고 있다. 미국 주도의 세기가 위협받고 있는 것이다.

 왜 미국은 화웨이를 콕 집어서 제재 대상으로 삼았을까? 아마도 새로운 세기의 주도권싸움에  화웨이가 있기 때문이 아닐까?

 

미·중경제 관계의 복잡한 상호 셈법

 

  미·중간의 경제교류는 양국의 경제이익에 있어서 상당히 깊숙이 자리 잡고 있다. 자연히 상당한 정도 국내 이익 집단 간의 이해 상충이 있다. 최근의 미국과 중국 간 투자·무역 관계를 정리해 보면 별표<Xi-Trump 의 쟁패와 미·중 경제협력의 추이>와 같다. 중국무역에서 미국은 1위 수출대상국으로서 외환가득의 1등 공신이다. 매년 2천억~3천억 달러 이상까지 흑자를 내고 있다. 미국 측 통계로는 흑자폭이 훨씬 올라간다. 투자에서도, 미국은 중국의 중요한 투자대상국인 것을 표로 잘 알 수 있다. 트럼프 집권 이후 지난 해 까지 무역에서는 큰 영향이 없었던 것으로 보인다. 물론 투자영역에서는 중국의 대미 투자가 줄어드는 것이 보인다. 하지만, 금년 들어서는 교역이 급감하고 있다. 이것으로 트럼프의 대중(對中)압박이 효과를 거두는 것이 아닌가하는 주장을 한다. 미·중 관계는 그렇게 단순히 판단할 수는 없다. 당장 소비자 효용의 희생, 생산자의 이익 등 셈법이 복잡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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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웨이를 제재 대상으로 한 것은 이번만이 아니다. 2008년 미국의 통신회사 매입, 2010년 미국서비스기기 기술회사매입 실패 건 등이 있었다. 그러나 화웨이로 상징되는 미·중간 무역 분쟁이 결국은 타협으로 갈수 밖에 없을 것이다. 물론 문제의 심각성은 과거에 비해 깊이가 다르다. 최악의 경우, 미국과 중국이 갈라설 수도 있을 것이다. 과거 미·일 쟁패 시는 일본의 굴복으로 결말이 났다. 미·구(舊)소련의 쟁패에서는 소련의 러시아로의 축소로 결말이 났다. 하지만 구 소련의 대부분은 그대로 러시아로 연결되었다. 그러나, 미·중 관계는 성격이 다르다. 물론 우리의 선택은 훨씬 어려워지고 단단한 준비를 해야 할 것을 예고한다.    

 

미국 주도의 세기는 끝났다, 중국도 예전의 중국이 아니다

 

   미국 주도의 세기는 인류 경제역사에 대단한 기여를 하였다. 그러나, 현재의 미국은 과거 200년간 끌고 온 동력을 대체할 새로운 미국적인 가치를 더 이상 창출하지 못하고 있다. 어쩌면 성공에 의한 실패일까? 사실, 미국은 현재 우리가 당연시하는 생활의 편리를 가져오는데 일등 공신의 역할을 하였다. 전기, 가스, 상·하수도, 전화, 항공기, 철도 등 현대 도시화된 생활에 필수적인 모델을 만들어내고 이를 성공시켰다. 또한 압도적인 군사력을 중심으로 세계의 질서를 안정화시켜왔다. 하지만, 지금은 미국식 민주주의나 자본주의가 확실하게 위협을 받고 있는 상태이다. 그렇다고 미국이 중국을 때리는 것도 해결책은 아니다.  

 

  제일 중요한 평가의 기준이 중국의 과학기술적인 능력의 본질이다. 즉, 중국이 미국의 협력 없이 독자기술을 잘 개발할 수 있을지의 여부이다. 전통산업화 시기의 중국의 기술능력과 관련, 서방에서도 계속해서 질문을 던져온바 있었다. 근대 중국 몰락의 패러독스였다고나 할까? 지금은 다르다고 인식된다. 인터넷 시대에 사는 우리는 전 세계의 변화를 실시간으로 파악할 수 있다. 정보의 독점이 거의 불가능하다. 

 

현 세계는 패러다임 시프트기(期)로서 전 세계 국가들이 같은 출발선 위에 있는 것은 아닐까? 여기서 주목할 것은 중국의 유학생 풀이다. 1970년대 말 개혁·개방과 함께 덩샤오핑의 주도로 형편이 되는 중국학생에게는 유학자율화 조치가 취해졌다. 2018년 말 현재, 586만 명이 해외 유학에 나섰다. 이 가운데 365만 명이 이미 학업을 마치고 귀국 62.3%의 귀국율을 보이고 있다. 이는 2008년까지만 하더라도 125만 명의 유학생이 나가서 35만 명이 귀국했던(귀국율 28%) 현상과 크게 대비된다. 2008년 세계금융위기의 발생이 이들에게는 결정적인 계기가 된다. 이들이 결국 인터넷을 통한 보편정보의 전파와 기술이전의 주축을 이룰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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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하나가 중국의 대응능력이다. 미·중 무역 분쟁의 도화선이 되는 무역영역만 보자. 중국은 무역선 다변화에 성공한 것으로 평가된다. 중국의 대외 교역에서 미국의 중요성은 표<중국 무역의 지역분포>에서 잘 나타나고 있다. 미국은 중국의 교역대상으로서 최대 15%정도의 비중을 차지한다. 그런데  2018년 현재, 중국의 대외 교역은 중화권, ASEAN, 동북아지역(NEAR), EU, 미국 등 개별 지역 당 15% 정도이내의 비중을 가지고 있다. 무역선 다변화에 성공, 미국이 압도적으로 중요하지는 않다는 얘기다. 특히, ASEAN 지역의 비중이 늘어나고 있는 것이 인상적이다.

 

미·중 무역 분쟁은 80년대 미·일 관계를 답습하지는 않을 것

 

  정치·외교영역에서도 마찬가지이다. 이 영역에서도 중국은 선제적인 준비를 해온 것으로 보인다. 정치적으로 트럼프가 대통령에 재선되더라도 이에 대응할 준비를 해왔다. 시진핑 주석의 임기를 융통성 있게 가져갈 수 있게 해 두었다. 시 주석이 연임 전례를 따른다면 2022년 말과 2023년에 걸쳐 직책에서 떠나야 한다. 반면에 트럼프대통령은 2024년 말까지 집권할 수 있다. 이를 미리 예상, 2027년까지 집권할 수 있게 제도적인 조치를 해 둔 것이다. 이 과정에서 훨씬 더 위기관리 능력을 후계자들에게 훈련과 인식을 깊게 할 수 있을지 모른다. 경제적으로도 이미 2012년 말 집권과 함께, 내수중심의 경제발전을 추구한다고 천명, 실천해오고 있다.

 

 중국의 외교적 능력을 보자. 미국은 1970년대 미·구소련 관계가 어려웠을 때, 중국을 파트너로 해서 난국을 헤쳐 나갔다. 급기야는 구 소련이 해체되었다. 한때 트럼프가 러시아를  파트너로 삼는 듯하였다. 중국은 현재, 경제적으로 EU, BRICs, 정치·외교적으로는 러시아와의 연대를 강화하는 행보를 보이고 있다. 시진핑 주석과 리커창 총리의 외국방문의 동선(動線)이 이를 잘 나타내주고 있다. 물론 미국과 협상의 문은 계속해서 열어두고 있다. 현대판 신3지역지, 신4지역지를 운용하고 있는 것은 아닐까?

 

   결국 미·중 무역 분쟁은 80년대 미·일 관계를 답습하지는 않을 것으로 판단된다. 물론 지금의 미·중간의 경제력 차이는 80년대의 미·일 경제력 차이와 흡사한 측면이 있다. 일본이 80년대 당시 한때, 세계경제 비중이 10%를 넘어서고, 미국의 절반에 육박했었다. 미국은 일본을 압박, 승리를 얻었다. 1985년 플라자(Plaza)합의를 통해서 일본이 더 이상 미국을 넘볼 수 없게 하였다. 

 

그러나 중국은 조금 다르다. 내수가 충분히 있어, 경제발전속도를 감속할 수만 있다면 미국시장이 없는 발전을 어느 정도 유지할 수 있다. 이 측면에서 중국은 신실크로드 프로젝트, 자국화폐의 국제화, 독자적인 세계결제시스템 구축 등을 추구해 오고 있다. 여기에 화웨이의 기업혁신과 기술능력이 큰 힘을 발휘하고 있다. 결과적으로 일본과는 차원이 다르다. 

 

   화웨이가 문제시되는 것은 화웨이가 기술첩보전에 대한 의심을 받아서만이 아닐 것이다. 전통산업화 이후 시대의 키워드는 역시 디지털화이다. 알리페이의 비즈니스 모델이 미국의 ‘Pay Pal’이었다. 이것이 진화, 알리페이가 지금 세계결제 시장에서 비자나, 마스터카드 등과 함께 세계시장을 분점하고 있다. 지금 화웨이의 행동반경을 묶어두지 않는다면 미국의 비즈니스계가 엄청난 타격을 받는 것은 물론이고, 화웨이의 하부구조로 들어 갈수도 있다. 

미국으로서는 끔찍한 일일 것이다. 아주 자연스럽게 이를 견제하는 것일 수 있다. 하지만, 이는 오히려, 중국의 기술자립의 분발을 촉구하는 기폭제가 될지도 모른다. 셈이 훨씬 복잡해  지기 시작한다. 우리로서는 아찔하다.       

 

한국의 선택지는 두 가지 뿐이다

 

벌써부터 미국은 미국대로 중국 화웨이 제재에 동참하라고 윽박지르고 , 중국은 중국대로 한국의 대표적인 정보기술업체들을 대상으로 미국의 압박에 동조하지 말라고 경고하기 시작했다. 이럴 수도, 저럴 수도 없는 ‘참으로 난감한 처지에 당면해 있다.

 

   이러한 국제질서의 변화 속에서 우리의 행보가 중요할 수밖에 없다. 결국 우리의 전략적 가치를 올리는 수밖에 없다. 두 가지의 선택지이다. 

 

하나는 다른 나라가 우리를 배제할 수 없는 전략적인 자산을 갖는 것이다. 전방위적인 노력이 필요하다. 이를 만들어 내기위해서는 여·야를 가릴 수가 없다. 세계가 필요로 하는 자산을 가져야 한다. 

 

다른 하나는 우리의 실리적인 외교관계의 확립이다. 이 차원에서 최근 들어 일본 아베수상의 행보가 눈길을 끈다. 미국과 중국의 양국을 대상으로 줄타기를 하고 있다. 우리도 잘 할 수 있을까? 분명한 것은 우리의 인식이 훨씬 전향적이어야 한다는 것이다. 고래싸움에 새우등 터진다는 얘기가 있다. 이는 기필코 막아야 한다. 그러나 손 놓고 이를 이루어 내기는 어려울 것이다. 무엇보다 치밀한 전략이 마련돼야 한다. <ifsPOS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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