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려있는 정책플랫폼 |
국가미래연구원은 폭 넓은 주제를 깊은 통찰력으로 다룹니다

※ 여기에 실린 글은 필자 개인의 의견이며 국가미래연구원(IFS)의 공식입장과는 차이가 있을 수 있습니다.

세수호황 끝나가나? 본문듣기

작성시간

  • 기사입력 2019년06월11일 17시05분

작성자

  • 오문성
  • 한양여대 세무회계과 교수, 한국조세정책학회 회장,법학박사/경영학박사/공인회계사

메타정보

  • 14

본문

세수실적이 심상치 않다. 기획재정부의 월간재정동향 5월호 자료에 의하면 올해 1분기 국세수입이 78조원으로 작년 동기대비 0.8조원 감소했다. 세수진도율은 26.4%로서 이것도 작년 동기 29.4%에 비해서 3%나 떨어졌다. 올해 1분기 세수감소의 원인을 살펴보면 지방소비세율이 11%에서 15%로 인상됨에 따라 부가가치세에서 0.6조원 감소하였고 유류세인하로 인하여 교통세가 0.4조원 감소, 수입감소로 인하여 관세 0.4조원이 감소된 것이 주된 원인이었다. 법인세는 반도체경기 호조로 인하여 1.4조원 증가했다. 결국 법인세수의 증가에도 불구하고 부가가치세, 교통세, 관세 등의 감소로 인하여 0.8조원의 세수감소로 이어진 것 이다. 

 

 명목적으로 1분기 실적만을 보면 그리 암울한 분위기는 아니다. 왜냐하면 부가가치세의 경우 세율이 4%인상되어 지방소비세 전환분이 증가함에 따라 0.6조원 줄었고, 교통세는 정부의 일시적인 인하로 0.4조원이 감소하였기 때문에 그 요인만을 환원하더라도 올해 0.8조원 감소한 것보다 0.2조원 증가로 돌아서기 때문이다. 

 

 하지만 현재 세수의 상황 그 자체보다는 현재의 세수상황을 통하여 미래 세수가 어떤 양상을 보일지를 예측하는 것이 중요하다. 이런 측면에서 본다면 이번 분기에 감소한 부가가치세나 교통세의 문제보다는 현재 드러나지 않은 법인세의 문제가 더 크다. 3개월 누적하여 법인세는 1.4조원이 작년 동기에 비해 더 걷혔다. 법인세수의 증가에도 불구하고 법인세가 걱정되는 이유는 이번 증가의 원인이 지난해 반도체의 호황과 법인세 최고세율의 합작품이라고 하는데 있다. 지속가능성에 의문이 제기된다는 의미이다. 반도체경기에 적신호가 들어왔다. 반도체는 우리나라 전체 수출의 20%를 차지할 만큼 우리 경제에 미치는 영향이 크다. 반도체 경기의 불황은 우리나라 반도체 대표기업인 삼상전자와 SK하이닉스의 실적으로 바로 반영되고 있다. 올해 1분기의 삼성전자 영업이익은 6.2조이고, SK하이닉스는 1.4조였다. 삼성전자의 실적은 2016년 3분기 이후 최저치이고, SK하이닉스는 작년 동기대비 68.7%하락한 수치다. 이러한 상황에서 우리나라 법인세율 인상정책은 결국 마이너스 시너지(minus synergy)를 유발할 가능성이 높다. 

 

 소득세의 경우 일반적으로 순조로운 상승추세를 보이는 것이 일반적이라고 볼 때, 올해 1분기의 실적이 작년당기의 실적과 거의 동일하다고 해서 안심할 상황은 아니다. 작년 소득세의 증가요인으로 작용하였던 양도소득세의 증가가 이제는 부동산경기의 하락으로 그 효과를 보기 어렵게 되었기 때문이다. 

 

 관세의 감소는 수입의 감소와 연결된다. 수입의 감소는 무역수지에 도움이 된다. 하지만 현재의 상황처럼 수출과 수입이 모두 감소하는 상황에서 수출의 감소보다 수입의 감소가 더 커져서 흑자를 보이는 불황형 흑자는 강력한 경기둔화신호로 보아야 한다. 최근 기획재정부에 따르면 4월 경상수지가 적자로 돌아서서 이제는 불황형 흑자도 옛말이 되었다는 얘기가 나온다. 이에 대한 한국은행의 해명은 외국인 투자자들의 배당금인출로 인한 일시적인 현상이라고도 한다. 불황형흑자이든 적자이든 모두 바람직한 상황은 아니다. 수출 감소의 주원인이 반도체이고 수입감소의 주원인이 석유제품, 기계류라는 것을 보면 현재상황의 걱정이 그냥 기우(杞憂)만은 아니라는 생각이 든다.

 

 1분기 세수실적이 작년동기에 비하여 0.8억 하락하고 세수진도율도 3%떨어졌다고 걱정들이 많다. 하지만 엄밀히 말하면 세수진도율보다는 세수실적이 문제이고 그것도 일시적인 상황인지 아니면 이 추세가 계속될지에 대한 판단이 중요하다. 세수진도율은 세수추계를 어떻게 하느냐에 따라 들쑥날쑥 할 수 있어서 세수추계의 합리성에 의존하고 있다. 하지만 세수실적은 실제 징수된 결과치라 이 수치의 중요성을 과소평가하기 힘들다. 추세의 문제에서 가장 걱정이 되는 세목은 법인세이다. 법인세는 우리나라 경제상황에 직접 연동되는 세금이다. 그렇기에 올해 1분기의 1.4조의 증가는 그리 안심할 상황이 아니라는 것은 분명하다. 왜냐하면 법인세에 영향을 주는 환경의 변화가 진전되고 있기 때문이다. 반도체경기의 하락, 무역수지분야에서 불황형흑자 또는 적자 추세가 나타나는 등 을 종합적으로 고려하건데 현재의 법인세율 인상정책이 정부가 의도했던 법인세수 증가의 결과로 나타나지 않을 가능성이 높아졌다. 

 

 조세를 통하여 직접적으로 경기를 조절할 수는 없다. 하지만 조세가 경기부양에 간접적으로 도움을 줄 수 있고 경기하강 시에 잘못된 조세정책이 경기하강을 더욱 증폭시킬 수는 있다. 정부는 현재 선택한 조세정책이 현재의 상황에서 적합한지 심사숙고할 시기다. <ifsPOST> 

14
  • 기사입력 2019년06월11일 17시05분

댓글목록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