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려있는 정책플랫폼 |
국가미래연구원은 폭 넓은 주제를 깊은 통찰력으로 다룹니다

※ 여기에 실린 글은 필자 개인의 의견이며 국가미래연구원(IFS)의 공식입장과는 차이가 있을 수 있습니다.

‘가지 않은 길’ 정유년(丁酉年)의 꿈 본문듣기

작성시간

  • 기사입력 2017년01월18일 17시06분
  • 최종수정 2017년01월18일 22시11분

작성자

  • 유연채
  • 前 KBS정치부장, 워싱턴특파원

메타정보

  • 32

본문

 

혁명의 시대다.새벽을 지나 그 아침이다.인공지능이 인간의 생각까지를 넘보는 딮러닝(Deep Learning)의 시대, 4차산업혁명이 이미 현실로 우리 앞에 와있다. 알파고가 충격적으로 예고했고 그 사이 또 초고속으로 앞서나갔다. 세계최강의 기사 중국의 커제도 무너뜨리고 60전 전승으로 질주하고 있다. 오직 이세돌만이 한판이라도 알파고를 이긴 유일한 인간으로 남을것이라 한다. 최근 라스베가스에서 열린 세계최대전자쇼 CES 2017은 인공지능(AI)과 가상현실(VR)과 사물인테넷(IOT)이 돌이킬수없 는 세상의 흐름임을 확인시켰다. 4차 산업혁명은 첨단의 아이디어와 기술이 플래트홈에 모이고 더 크고 높은 수준으로 재생산되는 공유와 통합 협치와 상생의 무한가능성이다.두렵기도 하지만 반드시 가야할길 인류문명의 골든타임을 맞고 있다.

 

그런데 우리는 어디에 서 있을까?

붉은 닭의 해 2017 정유년, 사상최대, 최악의 수준으로 닭과 오리를 살처분한 조류인플루엔자 AI(Avian Influenza)의 재앙 속에 새해를 맞고 있다. 2003년 첫 발생 이후 14년 동안이나 반복돼온 이  후진적 난맥 속에서 무슨 희망의 새해를 노래할까? 메르스를 겪고도 달라진 게 무엇일까? 세월호 참사 1000일을 넘기고도 선체를 인양하지 못하는데 한 발짝이라도 나아간 진실은 무엇일까? 하기야 이 모든 문제해결의 정점 대통령이 탄핵심판을 기다리는데 무슨 답을 줄 수 있으랴. 국정농단과 국정공백에 발이 묶인 대한민국은 흡사 인공지능 AI(Artificial Intelligence)시대에 후진기어를 넣고 역주행하는 모습이다.

 

국가란 무엇인가? 국민은 누구인가? 우리는 어디로 가는가를 묻는 정유년 새해다. 그러나초불확실성의시대(Ageof Hyper-uncertainty), 우리에게는 뚜렷한 이정표도 분명한 시간표도 없다. 가보지 않은 길, 겪어보지 못한 시간 속으로 가야 한다.대통령이 탄핵될 수도 있는 초유의 사태, 그에 따라 헌정사에 없던 조기대선을 맞을 공산이 크다. 이 길을 제대로 가지못하면 다음 단계로 반드시 갈아타야 할 새로운 문명의 시대로 진입하지 못하고  21세기의 낙오자, 패배자가 될 수밖에 없을 것이다.

 

갈길이 급한데 리더십은 실종됐다. 탄핵과 대선으로 가는 길목엔 오히려 대통령이 버티고 있다. 저항은 갈수록 완강하고 노골적이다.헌재가 세월호 7시간의 보고서를 퇴짜 놓고 대통령측 대리인단과 증인들에게 의도적인 시간끌기를 하지 말라고 경고해도 “ 3월의 탄핵심판?, 5월 벚꽃대선? 누구 좋으라고?”

하면서 절대 불가의 의지와 지연 전략이 확고해 보인다. 최근 '맞불'이 촛불을 앞섰다는 경찰집계가 더욱 고무적일 것이다. 민심을 이기려는 싸움보다 법리논쟁만이라도 당당한 승부, 역사에 남을 명승부를 보고 싶었다. 보수가 죽어야 산다는데 그 한 가닥 끈에 매달려 보수마저 갈라 놓는 것이 안타깝다. 이에 맞선 특검은 대통령의 뇌물죄 그 마지막 퍼즐을 맞추기 위해 사투를 벌이고 있다.  

 

탄핵이 대한민국 리세팅의 출발점이라면 이후 두 달 안에 치러질 조기대선은 도약(take-off)의 분수령이다. 대선정국은 태풍의 눈 반기문 전 유엔사무총장의 귀환으로 본격화됐다. 귀국 일성이 정치교체다. 정권교체가 아니라 정치교체를 이뤄야할 때라고 외쳤다. 기득권과 패권의 정치를 청산하고 새로운 정치,글로벌 스탠다드로 대한민국을 변화시켜야 한다고 역설했다.<정치교체 대 정권교체>,프레임의 전쟁이 곧바로 시작됐다. 반기문으로 가는 것은 정권교체가 아니라 박근혜 친박정권의 연장이라고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전대표가 주장한데 대한 반격이다.

 

 준비된 후보임을 자처하는 문재인 전 대표는 촛불을 선점했고, 민심을 온전히 담아 정권교체를 이룰수 있는 유일한 인물임을 부각시키고 있다.새해들어 거의 모든 여론조사에서 앞서가는 것이 그 반증이라고 볼 것이다. 그러나 아직도 40%에 이르는 부동층은 제3의 공간에 머물러 있다. 제3지대,빅텐트론자들이 희망을 걸고 있는 이유다.안철수,손학규,김종인등은 개헌이라는 연대고리를 모색하면서 지금의 제왕적 대통령제를 바꿔야한다는  <제도교체>의 명분을 키워가고 있다. 반기문-문재인-제3지대, 이 세 개의 큰 갈래가 언제 두 갈래로 모아지느냐, 또 과연 모아질 수 있느냐가 이번대선 흐름을 가를 최대변수가 될 것이다.

 

c79db877d8a6a213e73aaa9e0859cab1_1484726
 

그러나 촛불을 겪은 국민들은 눈을 더 크게 뜨고 지켜보고 있다.대권주자들이,개헌론자들이 가고자 하는 길이 권력을 쫒는 것인지 국가와 국민을 위한 것인지, 나라를 이끌만한 리더십인지를 말이다. 10년 동안 유엔사무총장, 외교대통령을 지낸 반기문의 글로벌 스탠다드는 박연차로부터의 23만 달러 수수설,동생 조카의 뉴욕연방법원 기소와는 어떤 조화를 이루는 건지,46년 외교관경력을 살려 기름장어 처럼 난관을 빠져 나갈지, 연어처럼 물길을 거슬러 정면승부의 결기를 보여줄 것인지,그가 말하는 진보적보수주의는 정체가 무엇인지, TK-PK-충청-봉하마을-팽목항-5.18국립묘지로 넘나드는 광폭행보를 말하는 건 지를 검증할 것이다.

 

문재인의 길은 이미 대권으로 활짝 열린 문(門)처럼 보인다. 이미 7부 능선을 넘은 듯 하다. 그의 거침없는 행보를 보면 말이다. 그러나 쾌속질주 속의 사고는 대부분 본인이 내는 것, 문재인의 적(敵)은 당장은 문재인 자신이 될 공산이 크다. 누가 봐도 문재인을 후보로 기정사실화한 듯한 당내 반(反)개헌전략보고서,이를 비판하는 비문후보들에 가해지는 SNS집단공격들, 반기문으로 가면 정권교체가 아니라 했지만 문재인으로 가면 왜 패권이 아닌가에 대한 의구심을 키우는 전조들이다, 사드배치는 재검토돼야 한다고 했다가 다음정권으로 넘겨야 한다 하더니, 이젠 한미정부간 합의라서 깨기가 힘들 것이라고 말을 바꾸는 좌우행보는 어지러울 정도다. 이른바 전략적 모호성으로 집토끼, 산토기도 다 잡으려는 계산 아닌가?

선거연령 18세 하향조정을 역설하면서 북한도 선거연령이 17세부터 라고 비교하는 것은 또 한참 신뢰의 경계선을 넘었다는 생각이 든다. 그의 지지율이 당 지지율에 크게 밑도는 박스권에 머무는 이유일 것이다.

 

국민들은 새로운 지도자를 갈망한다. 박근혜-최순실 트라우마가 너무 크기 때문이다. 정유년 붉은 닭의 울음소리는 의인(義人)의 탄생을 알리는 것이라 한다. 그렇다.우리가 기다린 것은 영웅도, 초인(超人)도 아닌 의로운 지도자다.국민의 편에 서고 그들의 생각과 말에 귀를 기울이는 리더, 블랙리스트와 비선의 힘이 아니라 법과 원칙,공공의 가치를 앞세워 이 나라를 끌고 가는 그런 지도자다. 무엇보다 가보지 않은 새로운 길로  우리를 이끌어갈 지혜롭고 용기 있는 리더다. 국정농단 사태속에 너무 많은 시간과 국력을 낭비했기에 우리는 크게 뛰지 않으면 안된다.대약진 (Quantum Jump)을 이끌 지도자가 필요하다.

 

.지난해 4차산업혁명을 이 시대의 키워드로 내세웠던 다보스포럼은 올해 소통과 책임의 리더십(Responsive and Responsible Leadership)을 주제어로 정했다. 최근의 대중영합의 포뮬리즘, 자국우선주의의 세계적 추세가 공유와 통합을 무너뜨리고 사회적

 양극화와 경제적 불평등을 심화시킨다는 판단 아래 소통과 책임의 리더십이 절실해 졌다는 것이다. 4차산업혁명으로 가는 길에 장애가 될 그늘을 걷어내자는 것이다 .한국은 포퓰리즘의 위험도가 최상위권에 있는 나라로 분류되고 있고, 시간에 쫒기는 조기대선은 어느 때보다 그 유혹에 빠질 가능성을 높이고 있다. 선거혁명이 필요한 이유다. 내려놓지 않는 탐욕과 특권을 심판하고 거짓된 정의와 위선을 심판하고, 그리고 그런 것들에 흔들려온 유권자의 과오까지도 심판해야만 ‘내안의 최순실’을 몰아내는 선거가 돼야만 대한민국은 위기를 딛고 새롭게 탄생할수 있다.

 

“신(臣)에게는 아직도 12척이 남아있습니다” 420년전 1597년 그해 정유년 133척의 왜선을 맞아 사즉생, 살신성인의 투혼으로, 놀라운 전술전략으로 불가능의 전쟁 명량의 바다로 나가 나라와 백성을 구한 이순신의 리더십에서 갈길을 찾아야 한다. 2016년 병신년(丙申年)이 대한민국의 황혼이었다면 2017년 정유년(丁酉年)은 대한민국의 새 출발을 알리는 빛나는 새벽이 되기를 기도한다. <ifs POST>

       ​ 

32
  • 기사입력 2017년01월18일 17시06분
  • 최종수정 2017년01월18일 22시11분

댓글목록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