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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권1년4개월,청산(淸算)되는것과 쌓이는(積)것 본문듣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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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사입력 2018년09월13일 17시55분
  • 최종수정 2018년09월14일 17시39분

작성자

  • 유연채
  • 前 KBS정치부장, 워싱턴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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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광두 국민경제자문회의 부의장이 최근 청와대에 가서 문재인 대통령에게 쓴소리를 했다고 해서 뉴스에 올랐다. 소득주도 성장 논쟁에 매몰되지 말고 사람중심경제의 기본으로 돌아가자는 얘기를 했다한다. 정말 쓴소리를 한건지, 했다면 어떤 쓴소리를 한건지

 

본인은 공개하지 않지만 언론들은 평소에 그가 비판해온대로 소득주도 성장의 문제점을 지적했을것이라고 전하고 있다.

  

추측만 자아내는 내용보다는 ‘쓴소리’라는 삼음절이 더욱 선명하게 들어오는것은 무슨 이유일까? 반가움,신선함 같은거? 청와대에서 누군가가 했다고 들어본적이 없은 그 소리여서? 이제부터 더 자주 들어야할 그 소리이기 때문에? 쓴소리는 나라와 지도자를 살린다는 역사의 교훈 때문이다. 당 태종을 가장 빛나는 황제로 만든 위징의 쓴소리가 있는 반면 쓴소리에 귀막아서 무너진 박근혜 정권도 있다. 박 대통령의 경제교사로 불려진 김광두 당시 국가미래연구원 원장은 쓴소리 세 번을 했다가 눈밖에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면 문재인 대통령은 쓴소리로 전해지는 불편한 진실들과 자주 대면할 준비와 각오가 되어 있을까? 그런데 지금은 아닌가 보다. 김광두 부의장이 쓴소리를 했다는 그 직후 열린 청와대 당정청 회의는 적폐청산을 더 과감히 밀고가고 소득주도 성장을 흔들림없이 가속화하자는 결의를 했다. 쓴소리를 속으로 새겼다고 믿고 싶다.

  

공정과 정의로 출발한 만큼 정의(正義)라고 스스로 정의(定義)한 그 선에서 물러섬이 없는것,가장 문재인정부 다운것이다. 새로운 세상, 올바른 나라가 목표였기에, 탄핵의 터널을 이겨온 이유였기에 국민들은 집권초 80%에 이르는 기록적인 지지율로 그 정의에 힘을 보탰다. 그러나 지금은 한발 물러나서 그 정의를 바라본다. 그들만의 정의는 아닐까를 반문하기 시작한다. 서민과 소상공인들을 돕겠다 약속했는데 오히려 가계소득과 일자리가 줄고 삶이 힘들어 졌다. 선의로 시작한 일이라 해도 늘 결과가 좋은것은 아닐수 있다. 캠코더로 불리는 새 정부의 인사처럼 그러나 처음부터 선의로 볼수 없는것도 많았다. 아직도 장관후보 청문회에서는 위장전입과 아들 병역특혜논란이 일고 있고 ‘내로남불’은 이 정부에서 가장 회자되는 사자성어가 됐다. 무엇이 청산됐고 무엇이 달라졌을까? 그리고 새롭게 쌓아가고 있는 것은 미래를 위해 좋은 것들인가? 이 의구심들이 대통령 국정수행 지지율을 40%대까지 떨어뜨린 이유라고 본다. 지지율의 마지노선까지 간것은 오늘 이대로 계속 가는것을 국민들이 원치않는다는 신호다. 내일에 대한 경고일수도 있다.

  

문재인 대통령 집권 1년4개월째,<소득주도성장>이 국정운영평가의 중심에 서있다. 새 정부가 발명한(?)이 바퀴를 어디로 끌고가는거냐,더 끌고 가야하느냐의 논쟁이 불붙고 있다. 비판론자들은 잘못 꿰어진 바퀴 때문에 한국경제가 궤도를 이탈했고 언제 추락할지도 모른다는 주장을 편다. 청와대와 정부 여당은 경제는 정상궤도로 회복중이며 곧 언덕을 넘어 속도를 낼것이라고 반박한다.이 와중에 현정부 초대 통계청장이 13개월만에 바꼈다. 정부기관이 가계소득증가율이 최악이라는 통계를 내놔 청와대가 화가나서 경질시켰다는 설이 유력하다. 그러나 서민들은 그 틀렸다는 통계에 많이 공감하는것 같다. 내 지갑에 쓸 돈이 크게 줄었다고 절감하는 사람이 많기 때문이다. 이제 새 통계청장이 들어왔는데 앞으로 내놓을 그 통계를 국민들이 얼마나 믿을지가 궁금하다. 통계가 얼마나 중요한 정치적 의미를 갖는지를 새삼 교육을 받은 탓이다.통계가 신뢰의 위기에 처한다면 그것이 정부를 흔들수있다.

 

위기감일까? 자신감일까? 새로 뽑힌 집권당 대표는 벌써 2020년 총선승리를 통해 정권을 재창출하겠다고 외친다. 그것이 가능해지려면 우선 앞으로 1년안에 경제가 좋아져야 할것이다. 당장은 집값을 잡아야 한다.아직은 답이 없다.정부가 사실상 집값을 올려놓고 그것을 잡는다고 우왕좌왕이다. 집값 잡는것이 소득주도 성장을 잡는것보다 더 힘들 만큼 부동산이 지금 나라경제와 사회질서와 가정살림을 흔드는 폭탄이 됐다.총선이 가까이 오고 있음을 일깨워준 여당 대표의 취임 일성처럼 총선으로 이어지는 중간평가도 이제 본격적인 궤도에 올라섰다고 봐야한다. 여당의 압도적 승리로 끝난 지난 지방선거는 중간평가라기 보다는 판문점-싱가포르로 이어진 남-북-미 간 릴레이 정상회담에 보내는 갈채였다.

 

이제 3차 남북정상회담일정이 잡혔다. 이번엔 평양이다. 민족의 명절 추석절 직전인 18일에서 20일까지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위원장이 세 번째 만남을 갖는다. 김대중,노무현 대통령이 한 차례씩, 보수정권의 대통령은 한 번도 못했던 정상회담을 문재인 대통령이 2년차 임기안에 세 번이나 하게된 것은 이례적이고 놀라운 성과다. 남북관계는 문재인 정부가 가장 획기적인 변화를 만든 분야고 국민들이 가장 긍정적인 평가를 하는 부분이다. 경제가 어렵고 지지율이 최후 방어선을 향하는 시점(critical point)에서 열리는 평양회담은 또 한번 반전의 계기를 줄수 있는 정치적 중요성을 더 해준다. 그러나 역시 비핵화가 관건이다. 그동안 남북정상회담,북미정상회담에서 약속하고 서명했지만 비핵화프로세스는 사실상 한발짝도 나아가지 못했다. 오히려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의 평양행 취소,한미 군사훈련 재개설등으로 위기감이 커진 상황이다. 평양에간 우리측 특사들에게 김정은이 트럼프대통령 첫 임기내에 비핵화를 끝내겠다는 시간표를 제시했다고 한다. 또 다시 구두 약속이지만 중요한 진전이다. 이제 운전자로서 ,중재자로서의 문재인 대통령의 역할과 역량이 더 중요해졌다. 비핵화 해법에 끝가지 매달려 문 대통령이 아니면 이끌수없는 협상안을 만들고 이를 트럼프에게 넘겨 북미정상이 비핵화와 종전선언을 매듭짓는 빅딜을 완성해야한다. 그렇게 길을 터준다면 문재인 대통령의 달빛정책(Moon Light Policy)은 가장 성공적인 역사, 새로운 신화로 기록될 것이다. 반면에 결코 가지 말아야 될 길은 북한은 절대 핵을 포기 않는다는 확신만 키워주고 결국 우리민족끼리의 희생양 역할에 그치고 그 결과로 미국과의 신뢰도 잃는 일이다.

  

9월이다. 결실의 가을이 오고 한가위 추석도 다가 온다.여론이 가장 활성화되는 시점이기도 하다. 경제와 평양회담이 중심 화제가 될 것이다. 문재인 정부 1년4개월을 평가하는 핵심 축이다.지방선거 이후의 여론흐름은 판이해졌다. 그리고 다시 남북 정상회담이다. 민심은 또 움직이기 시작한다. 때마침 문재인 대통령은 포용국가라는 새로운 정책목표를 내놨다. 국민들의 전(全)생애주기를 국가가 책임진다 하니 가히 요람에서 무덤까지의 복지정책이다. 비판받고 있는 소득주도성장을 하위개념속에 넣어 보호하려는 프레임의 전환이란 지적도 나온다. 성장은 더디고 국가재정은 더 쓰임이 커질텐데 결국 더 많은 세금으로 메워야 하는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온다. 그래도 포용(包容)은 주도(主導)보다는 따뜻한 느낌을 준다. 포옹(抱擁)을 떠올린다. 국민들을 껴안고 함께가는 그런 길이었으면 좋겠다. 백퍼센트 대한민국을 만들고 국민 모두의 대통령이 되겠다고 한 약속을 다시 다짐하는 목표였으면 좋겠다. 아직도 우리 사회는 단단해진 진영으로 갈라서 있다. 새 정권이 갈라치기에 앞장섰다고 보수측은 주장한다. 세상의 변화와 싸워야 하는데 그들만의 리그에 힘을 쏟고 있는 우리들이다. 청와대가 판문점 선언의 비준동의안을 국회에 제출할것이라 한다. 야당과의 협치가 없이 평화와 새로운 미래로 갈수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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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한가위에는 우리에게 가장 가까이 다가오는 보름달(super Moon), 모자람이 없이 우리의 얼굴을 가득담아 비춰주는 만월 (full Moon)을 보고 싶다.<ifs POS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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