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北핵실험장 폐기선언속 핵군축 언급…"대내용"vs"핵보유국 주장" 본문듣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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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사입력 2018년04월22일 10시37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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北 내부 설득용 언급…보유 핵무기는 경제적 보상 있어야 폐기 논리
'회담 앞두고 북 핵실험 중지'

 

 북한이 21일 공개한 노동당 전원회의 결정서가 묘한 파문을 낳고 있다.

풍계리 핵실험장 폐기 등을 골자로 핵실험과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발사중단을 선언했지만, 이를 핵군축의 논리로 설명했기 때문이다.

남북 및 북미정상회담에 앞선 북한의 비핵화 관련 선제 조치를 반기면서도, 북한이 핵무력을 완성한 핵보유국 입장을 강조한 점에 전문가들은 주목하고 있다.

전원회의 결정서에서 문제가 되는 대목은 우선 "핵무기 병기화를 믿음직하게 실현했다. 핵시험 중지는 세계적인 핵군축을 위한 중요한 과정이며 우리 공화국은 핵시험의 전면중지를 위한 국제적인 지향과 노력에 합세할것"이라고 한 점이다.

 이는 핵실험 중단이 핵보유국 입장에서의 핵군축 맥락임을 분명히 한 것으로 해석될 수 있다.

또 "우리 국가에 대한 핵위협이나 핵도발이 없는 한 핵무기를 절대로 사용하지 않을 것이며 그 어떤 경우에도 핵무기와 핵기술을 이전하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이처럼 핵무기 선제 불사용과 비확산 의지를 밝힌 것도 전형적인 핵보유국의 논리라는 평가가 나온다.

그동안 핵보유국 임을 주장해온 북한은 '핵 군축' 회담을 고집해왔다는 점에서 그런 논리의 연장선에서 이번 노동당 전원회의 결정서가 나왔을 것으로 추론할 수 있다. 그러나 한국과 미국을 포함한 국제사회는 북한과는 '비핵화 협상'을 해야 하며 '핵 군축 협상은 있을 수 없다'고 맞서왔다. 명백하게 맞서는 지점인 셈이다.

일각에서는 남북 및 북미 정상회담을 앞두고 북한이 '핵군축 협상' 논리를 공식적으로 거론하지 않았지만, 차후 이런 입장을 강조하고 나설 수 있다는 우려를 제기하고 있다. 이번 핵실험장 폐기와 핵실험 및 ICBM 발사 중단을 핵군축 논리로 설명한 걸 곱씹어봐야 한다는 주장이다.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우려의 시각이 있는 반면 대내적 입장 표명일 뿐이라는 견해가 공존한다.

남성욱 고려대 교수는 22일 "북한 발표의 논리는 자신들이 세계 비핵화의 '주체'이지 '객체'가 아니라는 핵군축 논리"라고 지적했다.

남 교수는 "핵군축의 논리는 기본적으로 보유한 핵무기를 경제적 보상 등을 받고 줄일 수 있지만, 일방적으로 핵을 폐기할 수는 없으며 핵폐기는 (미국 등과) 함께 해야 한다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신범철 아산정책연구원 선임 연구위원은 "북한이 아주 계산된 셈법으로 정교하게, 핵을 포기한다는 말은 하지 않으면서도 대화의 모멘텀을 이어가는 발표를 한 것으로 보인다"고 언급했다.

이와는 달리 김동엽 경남대 극동문제연구소 교수는 "'핵시험중지는 세계적인 핵군축을 위한 중요한 과정'이라는 언급에 대해 핵보유국의 지위에서 핵군축을 주장할 것으로 보는 것은 확대 해석일 것 같다"고 분석했다.

김 교수는 "오히려 핵 이전을 하지 않겠다는 등 언급을 보면 핵무기비확산조약(NPT) 복귀 등을 통해 국제규범의 틀 안으로 들어와 책임 있게 행동하겠다는 것으로 볼 수도 있다"고 말했다.

조성렬 국가안보전략연구원 수석연구위원은 북한이 비핵화 언급없이 핵군축을 거론한 데 대해 "북한 입장에서 비핵화 공표는 남북 및 북미 정상회담의 결과여야하기 때문이 아닐까 한다"고 지적했다.

조 수석연구위원은 그러면서 "비핵화를 말하지 않은 상황에서 이번 조치를 (자국민에) 설명하기 위해선 핵군축 논리 표명이 불가피했을 수 있다"고 분석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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