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뉴스

“Bitcoin은 죽어도 『Digital 통화』 교훈은 살려야” 본문듣기

작성시간

  • 기사입력 2018년11월24일 06시01분

작성자

메타정보

  • 17

본문

- 英 FT “Bitcoin의 『未來의 통화』 꿈은 죽어도 “Cyber 통화” 논의는 이어가야”
- “정부 당국 및 은행들, ‘통화(fiat money)’의 디지털化 노력에 박차를 가해야”

 

Ifs POST 대기자 박 상 기

 

최근, 가상화폐 시장의 대표 격인 Bitcoin을 비롯하여 다른 Alt-coin들이 가격 폭락 사태를 이어가고 있다. 시장을 주도하는 Bitcoin 가격은 금년 들어 이미 60%가 하락했고, 앞으로 추가로 70%가 더 하락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이 정도면 가상화폐 시장은 이미 붕락(崩落) 상황에 들어갔다고 볼 수도 있을 것 같다.


이미 오래 전부터 많은 전문가나 경제 · 금융 학자들이 예견해 오던 것이라서 가상화폐들의 최근의 가치 하락에 대해 새삼스럽게 놀랄 일은 아니다. 표면적으로는, 지금 벌어지고 있는 가격 폭락은 Bitcoin에서 업그레이드된 Bitcoin Cash의 두 갈래의 대립되는 하드포크 업자들이 각축하면서 촉발된 것이라는 관측이다.


여기에, 가상화폐의 태생적인 속성이기도 하지만, 안전 장치의 결함, 자금세탁 · 마약 · 테러 활동 등 범죄 활동과 불법 행위에 활용될 우려 등, 내재적인 위험 요인들이 현재화(現在化)되고 있는 것이 근본 배경으로 지적되고 있다. 이에 따라, 각국 금융 당국들이 가상화폐 시장의 각종 위험을 방지하기 위해 강력한 규제를 발동하기 시작한 것이 가상화폐 시장을 더욱 위축시키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이제 많은 관망자들은 17세기 화란에서 발생했던 ‘Tulip Bulb Mania’ 사태의 후반 급락 형국이 재현될 것이라는 우려 섞인 전망을 내놓기 시작하고 있다. 마침, 英 Financial Times紙가 최근 사설에서 가상화폐 시장 붕락 사태를 전망하면서도, 이들 가상화폐 붐이 남긴 소중한 교훈으로 삼아, ‘디지털 화폐(digital money)’ 자체에 대한 논쟁은 계속 이어가야 할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어 흥미를 끈다.

 

■ “최근 가상화폐 시장의 가장 큰 화두는 ‘항복(capitulation)’”  
이달 들어 거의 모든 가상화폐(cryptocurrency) 관련 포럼이나 블로그에서 단연 가장 큰 화두로 등장한 단어가 “항복(capitulation)” 이라는 것이다. Bitcoin 가격이 2017년 10월 이후 처음으로 $5,000 수준 아래로 내려가자 가상화폐 업계의 주요 관계자들은 서로 상대방을 향해 손가락질을 주고받는 형국이다.

 

이런 와중에도 가상화폐에 열광하는 사람들은 지금 벌어지고 있는 상황이 법정관리(fiat) 통화가 승리를 거두고 있는 것이라고 믿는 비난자들과 전쟁을 벌이고 있는 상황이다.


설령, 지금 벌어지고 있는 가상화폐 시장의 폭락 상황이 Bitcoin 및 Alt-coins(아류 가상화폐)의 끝장은 아니라고 해도, 당초에, 가상화폐를 통화의 본류(mainstream)로 편입시키려는 노력이 가치가 있는가, 하는 본질적인 의문을 강조하는 것이다.


사실, 가상화폐를 비상한 관심을 가지고 들여다보아야 할 이유는 무수히 많다. 우선, 엄청난 변동성이다 (Bitcoin 가치는 지난 1주일 동안 30%나 소멸), 사기 및 조작(fraud and manipulation), 많은 ICO(Initial Coin Offering)들이 음모(scams)로 밝혀지고 있는 점, 그리고 자금세탁이나 테러 활동 등에 이용되고 있는 점 등이다.


그러나, 흔히 기술 산업 분야에서 그런 것처럼, 규제(規制)가 따라가기는 항상 힘에 부치기 마련이다. 게다가, 업계에서 제시하는 ‘자율 규제(self-regulation)’ 또한 놀라울 정도로 허술할 뿐이다; 예를 들어, 윙클보쓰(Winklevoss) 쌍둥이 형제가 지난 8월 조직했던 산업계 주도의 자율규제 기구인 ‘Virtual Commodity Association’ 마저도 최근 가상화폐 시장이 무너지고 있는 상황에서도 잠잠하고 있다.

 

■ “내재적인 위험 요인으로 각국의 규제가 높아지는 것은 필연”
이와는 달리, 각국 정부 규제 당국들은 계속해서 더욱 선제적으로 대응해 왔다. 영국 금융거래국(Financial Conduct Authority)은 가상화폐 파생상품을 금지할 것을 논의 중이고, 영국 의회 하원의 소관 위원회는 암호자산(crypto-asset) 시장을 美 서부 개척 시대의 ‘황야의 서부(Wild West)’ 라며 규제를 촉구하고 있다. 홍콩 증권선물위원회(Securities and Futures Commission)도 이달 가상화폐 거래소에 대한 규제를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지난 9월에는 美 뉴욕州 검찰총장 보고서에서 가상화폐 산업에서 이익 상충(conflict of interest) 여지가 있다고 경고하고 있고, 이와 함께, 시장 조작(造作)을 방지할 장치가 충분하지 않다고 지적하고 있다.


한편, 가상화폐(virtual currency) 세계를 본격적으로 조성하는 것은 가상화폐들의 분권화(分權化; decentralized)되어 있는 속성을 감안하면 그렇게 달갑지 않은 일이다. 세계 자금세탁 방지 기구인 ‘금융거래특별팀(FATF; Financial Action Task Force)’은 “가상화폐 시스템 요소들은 적절한 [자금세탁 방지]를 위한 장치가 마련되어 있지 않은 사법 영역에 존재하고 있을 가능성이 있다”고 결론 내리고 있다.


다른 지역에서도 ‘가상 영역(crypto-havens)’은 이를 금지하는 법망(法網)을 회피해 가려는 시도들이 나타나고 있다; Ledger라는 가상화폐 하드웨어 제작자는, 중국인들의 역외(域外) 암호자산(crypto assets) 수요에 대응하여, 본토에서는 이러한 자산의 보유를 금지하고 있는 법망을 피하기 위해, 홍콩에서 지역 영업을 개시했다.

■ IMF “현 제도에 불만 커, ‘중앙은행 디지털 화폐(CBDC)’ 고려해야”
그러나, 가상화폐들은 아주 소중한 교훈을 남겨주고 있다. 우선, 그들은 현행 지불 시스템에 대한 불만을 대변하고 있는 것이다. 따라서, 그들은 은행들이나 정부 당국으로 하여금 현행 화폐가 더욱 ‘디지털化’ 되어야 한다는 결론을 내리도록 압박하고 있는 것이다.

 

이와 관련하여 IMF는 ‘중앙은행이 발행하는 디지털 화폐(CBDC; Central Bank Digital Currencies)’ 를 도입할 것을 제안하고 있다. 이것은 현행 관리통화(fiat money)가 디지털化된 형태이며, 현찰과 같은 ‘사용 상의 편리함’과 거래 확인을 위해 ‘중앙은행의 원장(ledger) 시스템’을 혼합한 형태를 취하는 것이다.


IMF는 이러한 CBDC를 도입하기 위해서는 아주 중요한 실험을 거쳐야 할 것이라고 강조하고 있다. IMF 보고서는 이 CBDC는 주로 은행 시스템 안전도가 떨어지는 나라에서 유행할 것이라고 인식하고 있다. 따라서, 이 시스템을 도입하면 ‘디지털 뱅크 런(digital bank run)’ 현상을 일으킬 수도 있을 것이라고 경고하고 있다.


그러나, 향후 CBDC는 언젠가는 사용자들에게 지금 사용하고 있는 ‘물리적인 현찰(physical cash)’이나 신용카드에 비교해서, 더욱 신속하고, 더욱 비용이 낮은, 그리고, 보다 안전한 대체 수단(alternative)으로 제공될 것이다.

 

■ FT “소중한 교훈을 살려 ‘Digital Money’ 논의는 계속 이어가야”
한편, 가상화폐들의 공통적인 기술적 기반이 되고 있는 블록체인(blockchain) 기술은, 아직은 실제 도입된 사례로 증명된 바는 없으나, 다른 분야에도 활용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작년 10월에 개시된 Interbank Information Network는 블록체인 기술을 75개 이상의 은행들 간에 이루어지는 까다로운 거래들에 적용해 보는 실험적인 시도를 하고 있다. 그리고, 미국의 대형 리테일 네트워크 Walmart는 블록체인 기술을 이용하여 일부 상품의 경로를 추적하는 실험을 하고 있다.


결론적으로, 가상 · 암호(crypto) 개념 자체는 죽지 않을지도 모르나, Bitcoin 등이 현존하는 관리통화들을 대체하는 “未來의 화폐” 로 등장할 것이라는 꿈은 사라질 것이다. 가상화폐 개념 그 자체에 내재되어 있는 ‘교환의 매개’가 되어야 한다는 기능과 ‘투기적 자산’이라는 양 측면에서 오는 태생적인 모순이 너무나 큰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러한 Bitcoin 등 가상화폐들이 씨앗을 뿌려 놓은 “디지털 통화”의 잠재성에 대한 논의는 가치가 높은 것이다. <ifs POST>
 

17
  • 기사입력 2018년11월24일 06시01분

댓글목록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