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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작년 무역적자 대폭 확대, 트럼프 정책에 큰 타격 본문듣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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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사입력 2019년03월07일 22시33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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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블룸버그 “중국, 멕시코, EU와의 상품수지 적자가 기록적으로 확대된 것이 주요인” 

- WSJ “트럼프 보호무역 정책으로 해외 수입 증가 + 콩 등 농산물 수출 감소”

- WP "트럼프의 무역적자에 대한 잘못된 집착은 그릇된 기본 인식에서 비롯된 것"
- Rogoff 교수 “美 경기가 회복세를 이어가면 무역적자의 확대는 당연한 결과”
- FT “美 경제 최대 위협으로 지목한 ‘무역적자’ 확대 계속, 트럼프 정책에 타격”

 

Ifs POST 대기자 박 상 기

 

美國의 2018년 무역적자 폭이 2008년 이후 10년 만에 최대인 6,210억 달러로 확대됐다. 트럼프 대통령의 대선 공약인 무역적자를 대폭 감축하겠다던 약속이 무색해진 결과다. 미국 무역적자가 계속 늘어나는 데 가장 크게 기여하는 요인들은, 역설적으로, 트럼프 대통령이 주창하는 “America First” 정책 영향으로 분석된다.


트럼프 대통령은 2016년 대선 당시부터 미국이 안고 있는 대규모 무역적자는 과거 정부의 잘못된 정책 탓이라고 공격하며, 미국 경제를 다시 강하게 하고 일자리를 되찾아 오겠다는 목표를 내세우며 강력한 보호주의 무역 정책을 고수해 왔다.


이에 따라, 트럼프 대통령은 2017년 취임하자 마자 NAFTA 개정으로 캐나다, 멕시코를 포괄하는 북미 내의 자유무역에 제한을 가하는 외에, 한국, 일본, EU 등 다른 교역 상대국들과 거의 무차별적으로 무 협상을 벌여왔다. 가장 대표적인 조치가 바로, 대폭의 제재 관세 부과를 앞세워 중국과 “무역전쟁”을 개전(開戰)한 것이다.


WSJ은 이번에 공표된 2018년 무역 통계가 시사하는 것은, 트럼프 대통령의 당초 약속과는 달리, 수입은 크게 늘어나고, 수출은 일부 농산품 등에서 미국의 보호주의 무역 정책에 대항하는 상대국의 보복 조치로 크게 줄어든 것이라고 전했다. 

 

■ “美 경제 회복으로 수입 증가, 보호무역 대응 보복으로 수출 감소”  
美 상무부가 지난 수요일 발표한 무역 통계 데이터에 따르면, 미국의 작년 무역수지(상품 및 서비스)는 688억 달러 증가한 6,210억 달러에 이르러, 전년대비 무려 12.5%나 증가했다. 수출은 6.3% 증가, 수입은 7.5% 증가했다. 특히, 작년 12월 무역수지는 598억 달러로 18.8%나 확대 이 역시 10년 만에 최대폭으로 증가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대외 교역 정책에서 최우선적인 타겟으로 삼고 있는 중국과의 무역수지 적자는 2018년 연간 436억 달러 증가한 4,192억 달러로 확대됐다. 트럼프 정권의 혼신을 다한 공격 정책에도 불구, 오히려 기록적으로 늘어났다.
2018년 중 상품 수지만을 보면 적자폭은 전년 8,075억 달러에서 8,913억 달러로 증가했다. 서비스 수지 흑자는 계속 늘어나고 있어 작년에는 2,702억 달러 '흑자'를 기록했다. 수출은 6.3% 증가한 2.5조 달러에 달했고, 그 중, 원유, 석유 제품 및 항공기 엔진 등 수출이 증가한 것이 기여했다. 수입은 7.5% 증가한 3.12조 달러에 달했다.


작년 12월 수출은 전월대비 1.9% 감소한 2,051억 달러를 기록, 이는 2016년 초반 이후 가장 큰 감소폭이다. 주요 요인은 민간 항공기 수출, 석유 제품 및 옥수수 등 수출이 감소한 것이다. 반면, 수입은 2.1% 증가하여 2,649억 달러를 기록했다. 그 중, 식품, 소비재, 컴퓨터 및 항공기 등의 수입이 증가한 것이 특징이다.


前 IMF Chief Economist였던 Harvard 대학 로고프(Kenneth Rogoff) 교수는 “미국 경제가 양호하게 회복하는 것이 무역적자 확대의 가장 큰 이유이고, 이는 모든 사람들이 예견해 오던 것” 이라며, “관세율 등 지표들을 가지고 한계적으로 책정하는 정책들은 항상 거시경제 요인들에 의해 압도당하게 마련” 이라고 말했다.

 

■ “경제 성장 가속 · 美 달러화 강세 · 관세 전쟁 확전 등이 주요인”  
英 Financial Times紙는 이코노미스트들 발언을 인용하여, 미국 무역적자가 계속 확대되고 있는 주요 원인을 ① 글로벌 경기가 전반적으로 약화되는 가운데 미국 경기가 상대적으로 강한 회복세를 이어가고 있고, ② 미국 달러화 강세가 이어지고 있는 것, 그리고, ③ 관세 부과를 앞세운 무역전쟁을 벌이는 것 등을 꼽았다.


첫째; 지금 글로벌 경제는 전반적으로 완만해지고 있다는 것이 중론이나, 특히 미국 경제는 상대적으로 강력한 회복세를 지속하고 있어, 심각한 불균형을 보이고 있는 점이 지적된다. 따라서, 수요자들은 더욱 많은 해외 재화를 구입하려는 유인을 가지게 되나, 해외 수요자들은 미국산 제품 구입 의욕이 떨어지는 현실이다.


둘째; 미국이 촉발한 관세 부과 전쟁에 대한 대응 조치로 교역 상대국들이 보복 관세를 부과하게 되어, 해외 구매자들이 미국産 제품을 구입하려는 매력을 떨어뜨리게 만드는 것이다. 이는, 작년 7월에 중국 정부가 미국산 농산물 수입에 고율 관세를 부과하자, 미국산 농산물 등의 수출에 타격을 주고 있는 것이 증명한다.


셋째; 美 달러화 강세는, 미국인 소비자들에게는 해외 제품 및 서비스를 구입하기 쉬워지게 하는 한편, 해외 구매자들에게는 미국산 제품을 구입하려는 가격 유인을 위축시키게 되어 미국 수출업자들의 가격 경쟁력을 떨어뜨리게 되는 것이다. 실제로, 미국과 중국 간에 ‘제재’ 관세 및 ‘보복’ 관세 대결이 이어지자 미국 수입업체들은 상대적으로 저렴한 중국산 제품 수입을 대폭 늘리는 현상이 나타났다.

         

■ “현실 상황 및 지표들, 트럼프 무역정책의 효율성을 의심하게 만들어”  
英 Financial Times紙는, 트럼프 대통령이, 거의 모든 경제학자들은 동의하지 않으나, 대규모 무역적자는 전임 대통령들의 잘못된 정책의 결과라며, 무역적자 해소를 최우선 목표로 삼아 왔으나, 그가 재임한 2년 동안 보호주의 무역 노선을 지켜오는 동안에 미국 무역적자는 오히려 1,190억 달러나 증가됐다고 지적했다. 


더구나, 지금 그가 중국과 벌이고 있는 무역전쟁이 종료되고 일정한 새로운 협정이 맺어진다고 해도 무역적자를 현저하게 감축시키는 것은 상당히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이다. 지금 글로벌 경기가 위축되고 있어 해외의 수요가 감퇴될 것인 한편, 국내의 해외 재화에 대한 수요는 계속 증가할 것으로 전망되기 때문이다.


트럼프 지지자들은 NAFTA 재협상 및 중국을 위시한 교역 상대국과 무역 협상을 지칭하며 미국 무역적자가 감축될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그러나, 이번에 발표된 2018년 무역적자폭 확대에는 트럼프의 무역 정책이 상당히 영향을 미친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예를 들어, 중국 측에 대해 제재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선언한 이후 실제로 중국산 제품 수입에 관세를 부과했으나, 그 결과 수입상들로 하여금 관세가 인상되기 전에 수입을 최대한 늘리려고 판단하게 만들어, 작년에 서부 해안에 있는 부두에는 중국산 수입 상품을 실은 선박들이 쏟아져 들어왔던 것이다.


한편, 트럼프가 중국산 제품 수입에 높은 관세를 부과하자, 이에 대한 보복으로 중국 정부도 콩(大豆) 등 미국산 농산물 수출품에 대해 높은 보복 관세를 부과해서, 이들 상품의 수출이 작년 한 해 동안 무려 40억 달러 규모나 감소한 것이다.

 

■ 블룸버그 “이것은 트럼프의 자업자득(‘Trump’s Chickens Come Home’)”  
미국 경제에서, 상품의 수출 및 수입은 전체 교역 중에 약 3/4를 차지한다. 따라서, 이번에 발표된 무역수지 상황은 상당한 중요성을 갖는다. 한편, 미국 경제는 전형적으로 상품 수지는 ‘적자’, 서비스 수지는 ‘흑자’를 보이는 패턴을 갖고 있다.


블룸버그의 로벨라(David Rovella)씨는, 따라서, 이번 무역수지 ‘적자’ 확대 결과는 트럼프 대통령이 자초한 “자업자득(chicken come home)” 이라며, 특히, 담대한 감세(減稅) 조치로 수요가 촉진되어 해외 수입이 증가한 반면, 무역전쟁 여파로 상대국들이 보복 관세를 부과, 미국의 수출이 타격을 입었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지난 수요일 발표된 수치는 중국과의 무역 전쟁이 어떻게 중국과의 무역 적자를 증가시키는가를 잘 보여주는 것이다. 작년에 아시아 지역 국가들에 대한 상품 수출은 96억 달러나 감소했고, 수입은 340억 달러 증가했다. 이와는 대조적으로, EU와는 수출 및 수입이 모두 증가하는 가운데, 수입이 더 큰 폭으로 증가했다.


블룸버그의 두 이코노미스트들은 “작년 12월에 무역 적자가 늘어난 것은, 미국의 통상 정책에 대해 타격이 될 것이고, 애널리스트들은 향후 수 개월 동안은 글로벌 경기가 약화되는 가운데, 미국 경제는 추세선 이상의 성장이 지속될 것으로 보고 있어 향후 미국의 무역적자는 더욱 확대될 것으로 전망한다” 고 말했다.


더구나, 중국, EU 등 통상(通商) 파트너 국가들을 향해 제재 관세를 부과할 수 있다는 공격 및 위협으로 이들 국가들의 경제가 완만해지게 만들고, 이에 따라 미국산 제품들에 대한 해외 소비자들의 수요를 떨어뜨리는 데 기여한 것이다.

 

■ WP “트럼프는 이제 경제 원칙을 벗어날 수가 없음을 깨달을 것”  
美 Washington Post紙는 2018년 미국의 무역적자가 트럼프 재임 2년 동안에 미국 건국 243년 역사 상 가장 폭발적으로 확대된 것을 두고, 이제 트럼프 대통령은, 아무리 해도 경제 원칙을 벗어날 수가 없음을 깨닫게 됐다고 전망했다. 강력한 경제 성장을 추구하면서, 동시에 미국의 만성적인 무역적자를 해소할 수가 없다는 경제학의 일반 원칙을 지적하는 것이다. 사실, 트럼프 대통령 집권 초기부터 이 두 개의 정책 목표는 함께 달성하기가 어렵다는 경제학자들의 지적이 많았다.


트럼프의 무역적자 해소 전략의 핵심 요소는 ‘관세(tariff)’ 부과 수단이다. 중국과 무역 협상에서 가장 강력한 협상 카드로 내세운 것이 바로 ‘관세’ 부과 위협이다. 이 무기를 앞세워 많은 상대국들을 테이블로 끌어낸 것이다. 중국과의 ‘무역 전쟁’을 끝낼 협상이 이제 막바지에 도달하고 있는 분위기다. 그러나, 미국의 무역적자 해소는 아직 이루어 놓은 “成果”가 아니라 달성하려는 “野望”으로 남아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달 초에도 무역적자는 “재앙(disaster)”이라며 전임 대통령들의 무역 협상을 “초라한 거래” 라고 비난한 바가 있다. 그는 열광하는 지지자들 앞에서, 자신은 “미국의 노동자들을 위해 일어섰다” 고 외치면서, 과거 대통령들이 수십년 동안에 걸쳐서 하지 못했던 것을 지금 자신이 하고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이번에 발표된 데이터들은 트럼프 대통령이 스스로, 지속가능하지 못한 것이며 미국 국민들이 자신들의 부(富)를 외국으로 넘겨주는 것이라고 규정했던 '무역적자'를 해소하지 못하고 있는 것을 증명했다.

 

Washington Post紙 루빈(Jennifer Rubin)은 칼럼에서, 트럼프는 항상 무역적자를 마치 미국에서 돈이 빠져나가는 것처럼 주장하고, 무역적자를 갚아야할 외상을 진 것처럼 생각하고 있으나, 이는 절대적으로 틀린 생각이라고 지적한다. 나아가, 무역적자를 높은 실업이나 경제가 망해가는 징조로 생각하는 것도 잘못이라고 강조한다. 트럼프가 이번에 이를 증명한 것이라는 주장이다. 경제가 호전되어 소비자들의 구매력이 높아지면 해외 상품을 더 많이 구매하고 싶은 욕구가 높아지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트럼프 대통령의 관세에 대한 또 하나의 인식의 오류는 ‘관세 수입(收入)’에 관한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많은 경제학자들의 연구를 통해 밝혀진 이론들과 달리, 최근 제재 관세 부과로 재무성에 많은 관세 수입(收入)이 들어오고 있다고 자랑한 적이 있다. 그러나, 많은 학자들의 연구 결과는, 관세를 부과하면 국내 소비자들(이 경우에는 미국인들) 혹은 수입 상품 구입자들이 온전하게 부담하는 것이지, 중국 등 수출국에서 부담하는 것이 아니라는 것이다.

  

■ “트럼프에게는 심각한 정치적 타격을 안겨줄 것으로 전망”  
트럼프 대통령은 2016년 대선 기간 중에 무역 경쟁국인 중국은 물론이고 우방 국가들인 캐나다, EU 등과도 보호주의 무역 정책을 시행하는 것이 미국의 무역적자를 감축하게 될 것이라고 역설해 왔다. 그러나, 이번에 발표된 무역 데이터는 이러한 약속이 충족되지 못하고 있는 것은 물론이고, 트럼프 대통령이 백악관에 입성하고 난 뒤로 미국의 무역 적자가 더욱 확대된 것을 보여주는 것이다.


이렇게, 트럼프 대통령이 나름대로 새로운 통상정책을 본격 추진한 작년 한 해 동안에 무역적자가 오히려 기록적으로 늘어난 것은 트럼프 대통령이 주창해 온 보호주의 무역 정책으로는 무역적자를 해소하기 어렵다는 사실을 증명하는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백악관 관료들은, 지금 벌이고 있는 중국과의 협상을 포함하여, 무역 정책을 재정립(reset)하려는 자신들의 노력은 장기적으로 무역 불균형을 개선하는 결실을 가져올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이와 함께, 설령 단기적으로 무역적자가 변동해도, 이러한 무역 정책 기조에 변함이 없을 것” 이라고 밝혔다.


이에 반해, 민주당 소속 호이어(Steny Hoyer) 하원의원은 “트럼프 대통령이 자신을 위해 만들어 놓은 시험에서 낙제한 것(flunked)” 이라고 평했다. 그는 “지금이라도 트럼프 대통령은 자신의 무역 정책에 관한 접근법이 실패한 것을 인정하고, 확대되고 있는 무역적자를 어떻게 수정할 것인지를 밝혀야 할 것” 이라고 주장했다.


한편, 이번 무역적자 확대 발표와 함께, 美 제조업의 심장부라고 할 Michigan, Ohio 등 지역에서 GM 등이 생산공장 문을 닫는 등, 제조업 상황이 악화되고 있어, 트럼프 정책의 효율성을 의심할 징후들이 나타나고 있다. 따라서, 2020년에 재선을 노리는 트럼프 대통령에게는, 그렇지 않아도 업무 수행 지지율이 낮은 수준에 머물러 있는 상황에서, 정치적으로 중요 변수로 작용할 수 있다는 관측이다.


대다수의 전문가들은, 일반적으로 일국의 무역적자가 그 나라의 저축 부족을 나타낸다는 것에는 동의하나, 그것이 금융 혹은 경제의 성패를 나타내는 것이라는 데는 동의하지 않는다. 경제 성장이 빠른 나라의 경우에는 대규모 무역적자가 나타나고, 그 반대의 경우도 일반적이다. 더욱이, 무역적자라고 해서 일국의 부(富)를 일방적으로 상대국으로 이전하는 것도 아니고, 단지, 해외로부터 재화나 서비스를 제공받고 그 대신 자기들의 금전을 지불하는 것일 뿐이다. 따라서, 일국의 무역수지가 적자라는 것이 ‘손실’을 보았다는 것도 아니고, 흑자라고 해서 ‘이익’을 보았다는 것도 아니다.


어쩌면, 미국 무역적자가 가장 이른 시일 내에 줄어들 가장 확실한 경우는, 지금 상황에서 누구도 원하는 것은 아니지만, 미국 경제가 침체에 들어가는 경우가 될지도 모른다. 사실, 2009년 ‘大침체(Great Recession)’ 시기에 미국의 무역적자는 3년 전에 있었던 최고 수준 대비 40%나 줄어든 사례가 있다. Washington Post는 한 경제학자가 “무역적자 감축을 원하거든 경기 침체를 경험해라 (If you want to lower the trade deficit, have a recession)” 고 한 말을 전한다. <ifs POS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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