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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대통령의 나이는 몇 살이 되면 적절할까? 본문듣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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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사입력 2019년06월11일 04시56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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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대에서 70대까지 분포된 민주당 23명 후보들 간에 ‘세대 교체’ 논쟁 점화

 

Ifs POST 대기자 박 상 기

 

미국은 내년 11월에 실시될 다음 대통령을 선출하는 선거를 앞두고 벌써부터 선거 분위기가 달아오르고 있다. 특히, 민주당 내에는 일찌감치 수 십 명에 달하는 예비 후보자들이 나서고 있다. 현직 대통령인 트럼프가 재선을 걸고 임해야 하는 공화당 진영에서는 아직까지 딱히 다른 후보자가 나서지는 않고 있는 상황이다.


이러한 선거철이 다가오면 미국 내에서도 매번 마찬가지로 예비 후보자들의 나이 문제가 거론되기도 한다. 지난 수 십년 동안에 당선된 대통령들만 해도, 이른바 ‘고령(高齡) 후보’ 로 지목되었던 사례는 적지 않다. 레이건(Ronald Reagan) 대통령도 그런 사례의 하나다. 지금 트럼프 대통령도 지난 2016년 대선 당시에 이미 70세가 훌쩍 넘은 나이에 출마하는 것에 대해 일부에서는 설왕설래가 있었다.


최근 New York Times는 내년 대선을 앞두고 이와 관련해서 아주 흥미 있는 분석 기사를 보도했다. “과연, 미국 대통령은 나이가 얼마나 되는 것이 좋을까?” 하는 이슈에 관한 것이다. 특히, 지금 거명되고 있는 수 십 명의 민주당 예비 후보들의 나이 분포를 분석하며 재미있는 설명을 하고 있다. 아래에 이 내용을 요약한다. 

    

■ “민주당에 트럼프를 패퇴시킬 방도로 ‘세대 교체’ 논쟁이 일어나”
뉴햄프셔州 햄프튼(Hampton)市에 사는 민주당 당원인 워너(Ronnie Werner)씨는 그가 아직 젊었을 시절에는 베트남 전쟁을 반대했다. 또한 민권 신장을 위해 투쟁을 하기도 했다. 그가 처음 대통령 후보에 투표하던 1968년 대선에서는 당시에 42세 젊은 나이였던 민주당 케네디(Robert F. Kennedy) 후보를 지지하기도 했다.


그리고, 40여년이 지난 2008년 대선 당시에는 상원의원이던 오바마(Barack Obama) 대통령 후보를 위해 자신의 집을 아예 지역 선거본부로 내놓고, 민주당 당원들을 향해 새로운 리더십을 수용하자고 역설하기도 했다. 그러나, 그런 것들은 이제 흘러간 당시의 이야기일 뿐이다. 지금 민주당이 트럼프 대통령이 내년 대선에서 승리하여 또 4년 동안을 재임하게 될 가능성을 고심하는 가운데, 워너(Werner)씨는 다음 세대에 기대를 거는 것은 받아들이기 어려운 ‘위험’ 이라고 느끼고 있다.


올해 72세인 워너(Werner)씨는 햄프튼(Hampton) 시내 한 Pizza집에서 바이든(Joseph R. Biden) 前 부통령을 기다리며 “지금 내 일생, 내 모든 경력을 통해 추구해 온 것들이 모두 쓰레기통으로 흘러가기 직전의 곤경에 처해있다” 고 말한다. 그는 “젊은 세대들은 변화에 굶주려 있고 그런 변화를 추구할 만하기도 하나, 그들은 그러한 변화가 얼마나 무서운 것인지를 인식하지 못하고 있다” 고 우려한다.


민주당은 지난 60여년 동안 치렀던 대선을 통해 선거 전략으로 “세대(世代) 교체(generational change)”라는 명제의 정치적 힘은 대통령 선거 캠페인에서 승리를 가져오는 상수(常數)가 되어 왔다. 그리고, 지금 민주당 내부에서는 트럼프 대통령을 이겨낼 방도를 모색하는 가운데 이에 대한 논의가 뜨겁게 벌어지고 있다.  

      

■ “노련한 경륜이냐? 아니면, 젊은 리더십이냐? 에 관한 문제”
민주당 내에는 이전에 이번처럼 예비 후보들의 ‘나이’가 격렬하게 논의가 된 적은 없었다. 지금 거명되고 있는 민주당의 23명의 예비 후보들 가운데는, 최근 역사상 가장 나이가 젊은 후보(금년 37세인 Pete Buttigieg, South Bend市 시장)가 포함되어 있는가 하면, 가장 나이가 많은 후보(금년 77세인 Bernie Sanders, Vermont 상원의원)도 포함되어 있다. 두 후보 간 연령 차이는 무려 40년이나 벌어진다.


Iowa州 디모인(Des Moines)市 교외의 성장 지역인 댈러스(Dallas) 카운티에 사는 스미스(Bryce Smith, 37세) 민주당 의장은 “후보들의 연령 문제는 내년에 열릴 전당 대회에서 거론되어야 할 가장 중요한 이슈 중 하나” 라고 말한다. 그는 “이 문제는 노련한 경력이냐? 아니면, 젊은 리더십이냐? 가 걸린 문제다” 고 강조한다.


최근 몇 주일 간 민주당 내 수 십 명의 유권자, 전략가, 그리고 관리들을 대상으로 실시한 인터뷰 조사에서도 민주당 당원들은 단지 후보들이 몇 살이냐? 정확하게 말하면 “너무 늙었다”는 것뿐만 아니라, 이 나라의 가장 강력한 권한을 가진 자리를 젊은 세대로 교체할 것인가에 관한 문제라고 보는 것으로 나타났다.


작년 가을 실시된 중간 선거에서 민주당이 승리한 것은, 젊은 유권자들의 투표율이 기록적으로 높았던 점에 힘입어, 다양한 젊은 세대 정치인들이 진입하게 만드는 결과를 낳았다. 40세 이하인 민주당 의원들이 의회에 새로 진입한 것은 불과 2년 전에 비하면 거의 4 배나 증가한 셈이다. 민주당 내에 가장 영향력이 큰 3명의 지도자들의 나이가 70세 후반인 반면, 29세인 오카시오-코르테즈(Alexandria Ocasio-Cortez) 하원의원은 정치 이슈들에 큰 영향력을 발휘하고 있다. 이들의 승리는 젊은 정치인들이 대선 레이스에서 자산이 될 것이라는 기대를 키웠다.


이렇게 민주당 내에 젊은 정치인들이 승승장구하고 있는 가운데서도 일부에서는, 젊은 후보를 지명해서 노련한 72세의 트럼프에 도전하게 하는 것은 자칫 정치적인 파멸을 초래할지도 모른다고 우려한다. 과거, 2008년에 오바마(Obama), 1992년에 클린턴(Bill Clinton), 1960년에 케네디(john F. Kennedy) 등 신 세대 후보들을 내세워 승리를 거둔 바 있는 민주당으로서는 대단히 획기적인 전환이 될 것이다.

 

■ “현재 선두를 달리는 후보들이 모두 70대 후반인 점은 민주당의 고민”
현재, 각종 전국 규모의 여론 조사 결과에서 선두를 달리고 있는, 샌더스(Bernie Sanders) 및 바이든(Biden) 두 후보는 내년에 대통령에 당선된다면 첫 임기를 마치고 나면 이미 80세를 넘어선다. 종전에 당선된 어느 대통령보다 고령이었던 트럼프의 경우를 넘어서는 것이다. 많은 여론 조사에서 3위를 달리고 있는 워런(Elizabeth Warren) 상원의원의 경우에도 내년 선거일이 되면 이미 71세가 된다.


이들의 나이는 다른 경쟁 예비 후보들에 대비하면 극명한 대조를 이룬다; 바이든(Biden)이 처음으로 상원의원에 당선된 1972년에 다른 8명의 후보들은 아직 태어나지도 않았다. 샌더스(Sanders) 상원의원이 1990년 처음 의회에 입성할 당시 다른 경쟁 후보들 중 10명은 대학을 마치지도 못했다. 이들 두 후보는, 베를린 장벽 붕괴, 이라크 침공 및 민주당이 과거 30년 만에 처음으로 세대 교체를 통해 클린턴(Clinton) 대통령을 탄생시킨 것을 연방 직위를 가지고 경험한 단 두 사람이다.


1991년 무렵에 “밀레니엄 세대(millennial generation)”라는 말을 처음 창안했던 인구학자 호위(Neil Howe)씨는 “바이든(Biden)이나 샌더스(Sanders) 후보는 실제로 거의 ‘침묵하는 세대(silent generation)’의 가장 후반 세대를 대표하는 셈이 된다” 면서, “지금, 부티긱(Pete Buttigieg) 후보의 부상은 진정한 밀레니엄 세대가 전면에 등장하는 것을 의미하는 것” 이라고 관망한다.


가장 고령인 두 후보 가운데, 바이든(Biden)은 거듭해서 자신의 나이를 문제 삼는 것은 타당하다며 이를 받아들인다. 그러면서, 선거에 앞서 자신의 종합 건강검진표를 공표할 것이라고 언명해 왔다. 그러나, 샌더스(Sanders)는 양호한 건강 상태를 자신하면서 나이는 그의 사상과 입장에 비하면 덜 중요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지난 4월에 Fox News와 가진 타운 홀 미팅에서 “선거전의 마지막에는 나이가 많은 지, 적은 지가 아니라 자신의 생각이 무엇인지가 문제” 라고 주장했다.

 

■ “젊은 후보들은 모두 새로운 시대에 맞는 새로운 리더십을 주장”
한편, 젊은 예비 후보들은 자신들의 젊음을 가장 중요한 메시지의 하나로 부각시키고 있다. 자신들은 기후 변화, 건강 보험 및 경제 전환 등의 이슈들을 해결하는 것과 관련하여 보다 잘 준비되어 있다고 주장한다. 한 여론조사기관(Pew Research Center)이 이달에 실시한 여론조사 결과에서는 미국 유권자들 가운데 70대 후보들이 대통령職에 이상적이라고 응답한 비율은 단지 3% 뿐인 것으로 나타났다.


오하이오州 출신으로 올해 45세인 라이언(Tim Ryan) 하원의원은 자신의 나이가 젊은 것이 가장 중요한 자산이라고 주장하면서, “세상은 급속도로 변하고 있고, 우리는 세대 변화에 부응하는 새로운 아이디어, 새로운 접근법, 새로운 일 처리 방법 등이 필요하다” 고 강조한다. 당연히, 고령의 선두 주자들을 겨냥한 주장이다.


부티긱(Buttigieg) 의원은 “세대를 아우르는 정의(intergenerational justice)”를 자신의 후보 출마의 대의명분(大義名分)으로 내세운다. 그는 자신이 트럼프의 지금 나이가 되는 2054년 무렵에 미국이라는 나라가 어떤 모습을 하고 있을까? 에 대해 고민하고 있다고 밝힌다. 그는 한 인터뷰에서 그 해를 거론하는 것은 민주당이 단지 대통령을 물리치는 것을 넘어서 생각할 것을 촉구하는 것이라고 강조한다.


그는 “젊은 후보가 세대 간의 에너지를 만들어내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는 것은, 장래를 위한 절박한 문제들에 대해 민첩하게 대응할 수 있는 능력을 가진 점” 이라고 강조한다. 그는 “우리가 그런 세상을 설계하는 경우에는 실질적으로, 민주당에 대해 보다 나은 비전을 제시하는 것이 된다” 며 세대 교체를 강조한다.


역사적으로 민주당의 후보 지명자들 및 대통령들은 공화당의 경쟁 상대들에 비해 나이가 젊은 편이었다. 1992년 이후 백악관 입성에 성공한 두 명의 민주당 후보들 – 오바마(Obama) 및 클린턴(Clinton) – 은 자신들을 세대 교체의 대리인으로 자처했다. 1992년 대선에서 승리할 당시에 클린턴 후보 진영의 선임 전략가였던 카빌(James Carville)씨는 “정당들도 다른 조직들과 마찬가지로, 자신들이 스스로 쇄신을 거듭해야 한다” 고 지적한다. 그는 “1992년 및 2008년의 미국은 불안과 불만이 대단히 팽배해 있었으나, 내가 보는 한, 지금도 그런 상황이다” 고 지적한다.

 

■ “민주당은 후보 선출을 앞두고 세대 간에 분열 현상도 나타나”
지금 민주당 내에는 후보를 선출할 전당대회를 몇 달이나 앞두고 있는 이른 시기에 젊은 세대와 나이 많은 유권자들 간에 상당히 심각한 분열이 일어나고 있다. 바이든(Biden)씨가 각종 여론조사에서 선두를 달리고 있으나, 그를 지지하는 유권자들 가운데 55세 이상 연령층이 압도적 지지를 보내고 있는 것이다. 이는 분명히 그가 출마하는 데 강력한 지지 기반을 제공하는 것이다. 출구 조사 결과로는 2016년 예비 선거에서 45세 이상 유권자들이 총 투표의 60%를 점유한 것이다.


그러나, 2020년 선거에서는 2016년 선거에서 나타났던 것처럼 나이 많은 유권자들의 압도가 통하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다. 일부 초기 전망에서는, 이번 선거에서는 아마 40세 이하 유권자들이 55세 이상 유권자들의 비중과 대등한 수준인 40% 정도의 비중을 형성할 것이라는 전망도 있다. 2018년 가을 중간선거에서는 Z 세대, 밀레니엄 세대, X 세대 유권자들이 나이 많은 세대들을 상회하는 투표 비중을 보였다. 최근 나오는 초기 조사 결과도, 내년 예비 선거에서는 그런 세대 유권자들이 4년 전 예비 선거 당시보다 투표 비중이 훨씬 높을 것으로 전망된다.


젊은 유권자들에 대한 조사를 해오고 있는 Harvard 정치학 연구소 여론조사 책임자 델라 볼프(John Della Volpe)씨는 “세대 간에 차이가 점차 커지고 있다” 고 말한다. 그는 “젊은 유권자들은 기성 정치인들이 자신들 세대를 위해 역할을 다하지 못했다고 생각하고 있다” 고 소개한다. 여론조사 결과로는 젊은 유권자들은 그들의 부모 세대들보다 더욱 左성향인 것으로 나타난다. 그들의 대부분 정부가 운영하는 건강보험, 대학 등록금 무료화, 기후 변화 대응 등 프로그램들을 지지한다.


지난 3월 Harvard 대학이 실시한 여론조사 결과에서는, 18세에서 29세 사이의 젊은 유권자들 중 단 16%만이 ‘Baby Boomer 세대에 속하는 선출된 관리들이 자신들과 같은 세대를 돌보고 있다’는 설문에 찬동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아울러, 그들은 역사적 사건이 될 후보가 선출될 가능성을 수용하며, 특히, 여성 후보를 지명하는 것에 더 많은 성원을 보내는 것으로 나타났다. 최근 대학을 졸업한 21세인 한 유권자는 “나이 많은 백인이 아닌 후보를 지지할 용의가 있다” 고 말했다. 그는 “이 나라는 20, 30, 40년 전에 했던 것을 반복하지 않을 것” 이라고 말한다.

 

■ “최고령인 샌더스 후보가 젊은 층의 많은 지지를 받고 있어 주목”
많은 젊은 유권자들은 나이 많은 후보들이 진정으로 이 나라에 늘어나고 있는 다양성을 이해하는 지, 그리고, 향후 젊은 세대들이 당면해야 할 경제적 과제들을 이해하고 있는지 의문을 가지고 있다. 뉴햄프셔州에 거주하는 19세 대학생은 “젊은 정치인일수록 자신들의 세대들이 가지고 있는 이슈들을 더 잘 이해할 것” 이라고 생각한다. 예를 들어 “누가 실제로 기후 변화, 감당할 수 있는 건강보험 제도, 대학 등록금 제도 개선 등에 대해 가장 많이 행동하고 있는가?” 고 반문한다.


그러나, 앞서 소개한 델라 볼프(Della Volpe)씨는 밀레니엄 및 Z 세대 유권자들의 투표 성향이 ‘나이’ 라는 한 가지 요인만으로 결정되지는 않을 것이라고 경고한다. 그는 지난 2016년 민주당 예비 선거에서 샌더스(Sanders) 후보가 많은 젊은 유권자들의 지지를 받았던 것을 지적하는 것이다. 이번 선거에서도 초기 여론조사 결과, 샌더스(Sanders) 후보가 젊은 유권자들 가운데에서 많은 지지를 얻고 있는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앞서 소개한 호위(Howe)씨는 떠오르는 세대들은 같은 연령대의 대통령들에 의해서 대변되는 경우가 드문 것이다” 고 말하기도 한다.


그는 “정부 입장에서는, 그런 젊은 세대를 대변하는 것과, 같은 연령 대에서 대통령이 선출되어야 한다고 생각한다는 것이 의미하는 것은 전혀 별개의 문제다” 고 말한다. 그는 “버니 샌더스(Bernie Sanders)가 밀레니엄 세대 유권자들로부터 최대의 승리자가 될 수 있을 것인지는 흥미가 깊은 일” 이라고 전망한다. 이제 본격적으로 예비 선거 레이스에 돌입하는 민주당에 과연 ‘세대 교체’ 돌풍이 불어올지는 아직 좀 더 두고 봐야 할 일이나, 후보들의 나이를 두고 흥미로운 논쟁이 격렬하게 펼쳐질 것은 분명해 보인다. <ifs POS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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