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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와 논평>“온갖 ‘잔챙이 대책’으로는 경제 못 살린다”-‘하반기 경제정책 방향’ 발표를 보고 본문듣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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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사입력 2019년07월03일 13시48분

작성자

  • 이계민
  • 국가미래연구원 연구위원, 前 한국경제신문 주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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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정책의 기조 전환이 절실…‘소주성’ 실험은 ‘실패’로 끝난 것 아닌가?

 

“정부가 아직도 정신 못 차린 것 아닌가?”
정부가 3일 발표한 ‘2019 하반기 경제정책방향’을 훑어보면서 가장 먼저 떠오른 생각이다.
 먼저 경제정책방향을 총괄한 홍남기 경제부총리의 발표문부터 보자. 그동안 경제가 어려움을 겪었던 것은 “글로벌 경기 둔화와 미중 무역분쟁 등 불확실성 확대로 대부분 국가들과 함께 우리도 어려움을 겪었고”, “국내적으로 인구구조와 소비패턴 등 구조적 변화로 민생과 체감경기의 개선을 제약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한 마디로 그간의 경제실적 부진과 민생악화에 대한 진지한 반성은 없고, 오직 국내외 경제 환경의 변화의 탓만 하고 있는 셈이다.

 

더구나 자랑거리가 없어 저금리로 외채를 빌려오는데 성공했다고 말하고 있다. 그렇지 않아도 국가부채와 기업부채가 급증하고, 우리경제의 위기요인 가운데 하나로 꼽히는 과도한 가계부채가 갈수록 쌓여만 가는데 ‘저금리 외평채 발행’을 자랑하고 있으니 한심하기 짝이 없다. 국제유동성 풍부로 낮은 금리는 그렇게 ‘경제의 기초체력이 든든하다는 반증’으로는 삼기는 좀 설득력이 약하다.


홍 부총리는 하반기 경제정책 방향은 세 가지로 설명했다. ▲경제활력 보강 ▲성장잠재력 확충을 위한 경제체질 개선▲양극화 해소와 포용성장 추진 등이 그것이다. 무척이나 익숙한 단어들이고 정책 방향이다. 물론 이 같은 정책 방향을 실현시키기 위한 구체 대책들이 함께 제시됐다. 재정 확대와 세제 금융지원 등 가능한 모든 수단을 총망라하고 있는 느낌이다.


그러나 온갖 ‘잔챙이 대책’으로 경제 살리기에는 역부족 아닌가 생각된다. 문재인 정부 출범 후 지난 2년 동안의 경제정책 실험은 실패로 끝난 것 아닌가? 소주성(소득주도성장) 정책으로 대표되는 문재인 정부의 경제정책은 그동안의 추진과정에서 고용악화, 기업활력 저해, 민생경제 악화, 소득양극화의 가속 등 너무 많은 부작용과 경제성장에 악영향을 초래했음은 정책당국자들 말고는 모두가 인정하는 객관적 사실로 굳어진지 오래다.

 

모든 문제 재정으로 해결하려는 발상부터 고쳐야

 

그런데도 정부는 이에 대한 반성은커녕 사실 인정도 외면하고 있다. 하반기 경제정책방향의 첫머리에 실린 ‘2019년 상반기 경제운용 평가’를 보면 ‘활력, 체질개선, 모용, 미래대비’에 역정을 두고 총력 대응했고, 그 결과 ‘주요과제들이 대체로 정상 추진되면서 가시적 변화가 시작됐다’고 분석하고 있다. 예컨대 벤처투자금액과 신설법인 수 역대 최고치 기록을 비롯 상용직 비중 및 고용보험 피보험자 증가로 일자리의 질 제고, 그리고 공정경제성과의 확산 등을 그 구체적 사례로 적시했다. 과연 국민들이 이런 자화자찬을 얼마나 수긍할 수 있을까?

 

그나마 다행인 것은 올해 경제전망치를 지난 연말 제시했던 2.6~2.7%에서 2.4~2.5%로 0.2%포인트를 낮춰 잡은 점이다. 낙관적 전망으로 일관하던 자세에서 벗어나 다소 성장둔화의 현실을 인식했다는 점에서 ‘그나마 다행’이라는 수식어를 붙여 보았다. 그러나 이번 정부가 제시한 경제성장률도 과연 달성할 수 있을지는 의문이다.


우리를 둘러싼 국내외 경제 환경은 상반기보다 더 어려워지면 어려워졌지 더 개선될 기미를 찾아보기 어렵다. 미중 무역전쟁으로 인한 수출 감소는 물론이고, 당장 일본의 첨단소재 수출규제로 인한 국내 반도체산업에 대한 파장은 아직 체험해 보지도 못한 큰 걱정거리다. 그럼에도 눈덩이처럼 불어나는 국가부채나 재정건전성 악화는 아랑곳하지 않은 채 온갖 정책을 재정을 풀어 해결하려는 발상으로 일관하고 있으니 참으로 걱정이 아닐 수 없다.


정부는 물론이고 친정부적 일부 학자들의 경우 ‘한국경제는 위기에 강하다’는 막연한 과거의 경험을 신봉하고 있는 것은 아닌지 의심스럽다. 무엇보다 현실을 있는 그대로 인정하고 이를 바탕으로 대책을 강구하는 것이 정부의 현명한 자세라고 본다.

 

정책의 ‘선택과 집중’으로 첨단산업인력 양성 및 R&D 강화 필요

 

물론 우리경제가 성장하고 발전해야 하는 것은 우리 모두가 바라는 것이고, 또 그렇게 발전해 가지 않으면 안 되는 것이 현 세대의 임무이기도 하다. 후대에 부끄럽지 않은 선진화된 국가를 물려주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현실에 바탕을 둔 섬세한 대책마련이 바람직할 것이다.
그런 점에서 정부가 발표한 2019년 하반기 경제운용방향은 추진과정에서 전략의 재정비와 구체정책의 실효적 추진을 보완해 나가기를 바란다. 특히 정책선택에 있어 선택과 집중이라는 원칙을 조금은 강화할 필요가 있다. 예컨대 미래를 좌우할 첨단산업 발전역량 확충, 특히 인재양성과 기술개발 등에 정책의 최우선 순위를 두고 주어진 국가자산을 최대한 투입해 실효성있게 추진해 나가야 할 것이다.

 

하반기 경제정책의 차질 없는 추진으로 보다 나은 민생을 일궈 나가는데 총력을 기울여주기 바란다. 다음은 이날 발표된 ‘201년 하반기 경제운용방향‘의 큰 틀을 간추린 것이다.

 

◈ 경제활력 보강 및 리스크 관리 강화

 

◇ 경기 하방 리스크 대응 및 민간 일자리 창출 여력 확충을 위해투자 활성화에 최우선 방점
▲ 확장적 기조의 재정을 차질 없이 집행하고, 6.7조원 규모 추경의 신속한 국회통과 지원 및 통과 즉시 집행
▲ 투자 세제 인센티브 확대, 3단계 기업투자 프로젝트 등 민간․공공부문 여력을 총동원하여 투자활력 제고에 역점
▲ 소비심리 제고 및 관광활성화 등을 통해 내수 활성화 촉진
▲ 수출금융확대및분야별수출대책등을통해수출분위기반전에총력

◇ 부동산, 가계부채, 미중 통상마찰 등 대내외 리스크 요인에 대한 모니터링을 강화하고, 대응 관리에 만전

 

◈경제체질 개선과 미래대비

 

◇ 혁신성장 업그레이드 전략과 함께 산업혁신의 양 날개인 서비스산업 및 제조업 혁신전략 추진, 당면 현실이 된 미래요인 대응 강화
▲ 혁신성장 2.0 추진전략 을 마련하는 한편, 하반기 중에는 신산업 성과 창출 및 규제․모험자본 등 혁신기반 확충 과제에 집중
▲제조업과 서비스산업에 대한 큰 그림과 전략을 제시 추진
▲인구변화 가속화에 대응, 출산율 제고 노력과 함께 인구변화 대응력 강화를 병행 추진하고, 우리경제 중장기 비전․전략 수립

 

◈포용성 강화

 

◇ 지속가능한 성장을 위해 일자리 지원 ․사회안전망 강화 등은 더 속도 내고, 청년 희망사다리 등은 추가하며, 시장기대와 달랐던 부분은 보완
▲ 취약계층에 대한 일자리 지원과 사회안전망을 강화하고, 주거 등 서민 핵심생계비 부담 경감 및 자영업자 지원 강화
▲ 청년의 계층이동사다리를 보강하고, 가계 재산형성 및 금융 취약계층 지원 강화
▲ 포용성 강화의 기반으로서의 사회적경제 및 공정경제 활성화
▲ 최저임금은 시장 수용성 등을 종합 고려하여 결정되도록 지원하고, 실태조사를 토대로 주 52시간제 확대 시행에 대한 대비방안 마련

 

◈ 2019~2020 경제전망

 

 ▲ (성장) ‘19년은 전년보다 소폭 둔화된 2.4~2.5% 성장 전망
    대외여건 악화로 투자․수출이 어려운 가운데, 추경, 투자, 수출활성화 등 활력제고 노력이 경기 하방리스크 보완 예상
 ▲ (고용) ‘19년은 일자리 정책 효과 등으로 취업자 증가폭이 전년보다 확대되면서 20만 명증가 예상
    고용률(15~64세)은 전년보다 다소 개선된 66.8% 예상
 ▲ (물가) ‘19년은 유가 하락, 농축수산물 가격 안정 등 공급 측 요인의 안정세가 크게 작용 하며 연간 0.9% 상승 전망
 ▲ (경상수지) ‘19년은 서비스수지가 다소 개선되겠으나, 수출부진 등의 영향으로 2018년 대비 감소한 605억 달러 흑자 전망

<이계민 ifsPOST 대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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