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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中 정상회담,북핵위협 공감-해법 평행선…美 독자대응 나서나 본문듣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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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사입력 2017년04월08일 09시47분
  • 최종수정 2017년04월08일 09시47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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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핵 심각한 단계"라는 원론적 인식만 공유…공동성명도 없어
美, 北도발-中대응 수위 따라 대북 선제타격 옵션도 열어둘듯
화학무기 사용한 시리아 첫 폭격으로 北-中에 경고 메시지 발신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간의 첫 '마라라고 북핵 담판'은 이렇다 할만한 구체적인 성과를 내지 못하고 끝났다.

두 정상은 6일 환영 만찬, 7일 확대정상회담과 실무오찬 등 1박 2일간의 '밀고 당기기'를 통해 북핵 문제를 집중적으로 조율했으나, 끝내 합의점을 찾는 데는 실패했다.

트럼프 대통령과 시 주석은 이날 정상회담을 마치면서 공동 기자회견은 물론 공동성명도 채택하지 않았다. 렉스 틸러슨 국무장관이 미·중 정상회담이 열린 플로리다 주(州) 마라라고에서 브리핑을 통해 두 정상의 북핵 관련 언급을 간접적으로 전했을 뿐이다.

역대로 정상 간 회담이 끝나면 공동 기자회견을 열거나 이견 조율 실패 등으로 사정이 여의치 않을 경우 최소한 공동성명을 냈던 전례에 비하면 극히 이례적인 일이다.

이는 단적으로 두 정상이 북핵 문제 해결의 공통 해법을 마련하지 못했다는 것을 의미한다.

틸러슨 장관은 "시 주석이 정상회담에서 '북한 핵(프로그램)의 진전이 심각한 단계에 이르렀다'는 트럼프 대통령의 시각을 공유했다. 두 정상이 북핵 프로그램 억제를 위해 협력을 강화하기로 합의했다"고 밝혔으나, 구체적인 이행 방안에 대해서는 언급하지 않았다.

북한의 핵 위협이 심각한 단계에 이르렀다는 것은 미·중 양국이 이미 오래전부터 공유해 온 사안으로, 그다지 새로운 내용이라고조차 할 수 없다.

전방위 대북제재에 더해 대북 선제타격 옵션도 고려할 수 있다는 트럼프 대통령, 그리고 이에 맞서 제재와 대화 병행을 주장해 온 시 주석이 이번 첫 일대일 대좌에서 서로의 입장차만 확인한 것으로 유추할 수 있는 대목이다.

틸러슨 장관이 향후 상황 전개에 따라서는 미국이 독자대응에 나설 수 있다고 천명한 것도 이런 관측에 무게를 더해주고 있다.

틸러슨 장관은 "우리는 그들(중국)과 협력하면 좋겠다"면서 "그러나 그것(미중 협력)이 중국 측에 특별한 문제와 도전을 야기할 수 있다는 것을 이해한다. 따라서 우리는 이 사안(북핵)이 중국이 우리와 조율할 수 없는 그 어떤 것이라고 한다면, 독자적인 방도를 마련할 것이고, 마련할 준비가 돼 있다"고 강조했다.

미·중 정상회담을 앞두고 트럼프 대통령과 핵심 각료들이 일관되게 발신한 '독자대응' 가능성을 그대로 되풀이 한 셈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앞서 지난 2일 영국 일간 파이낸셜타임스(FT) 인터뷰에서 "중국이 북한 문제를 해결하지 않는다면, 우리가 할 것"이라며 중국에 양단간 결단을 하라는 최후통첩성 메시지를 보냈다.

또 지난 5일 아베 신조 일본 총리와의 전화통화에서 대북 대응책과 관련해 "모든 옵션이 테이블 위에 놓여 있다"고 경고한 데 이어, 전날 마라라고로 향하는 전용기 에어포스원 기내에서도 기자들에게 "중국이 (대북 압박을) 강화하지 않는다면 독자로 행동할 준비가 돼 있다"며 거듭 강조했다.

따라서 미국은 앞으로 북한의 도발 수위와, 이에 대한 중국의 협력 정도를 지켜보면서 북핵 정책을 실행해 나갈 것으로 예상된다.

트럼프 정부는 현재 1단계로 국제사회와 협력해 경제·금융·외교·인권 등 전 분야를 망라한 전방위 대북제재를 강화하고, 중국이 지금처럼 계속 미온적으로 나올 경우 2단계로 중국을 직접 겨냥한 '세컨더리 보이콧'(제3자 제재)을 시행하며, 이마저도 여의치 않으면 3단계로 최후의 수단인 대북 군사옵션까지 검토할 수 있다는 방침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 중 군사옵션과 관련해선 전날 화학무기 공격을 주도한 것으로 추정되는 시리아의 공군기지를 직접 폭격함으로써 북한과 중국에 간접 경고를 보낸 상태다.

이와 관련해 숀 스파이서 백악관은 이날 브리핑에서 트럼프 정부의 첫 시리아 공습에 대해 "이는 단순히 시리아뿐만 아니라 전 세계에 매우 강력한 신호를 보내는 것"이라고 밝혀 북한과 중국에 대한 경고의 메시지도 담고 있음을 분명히 했다.

북한이 계속 도발을 감행하고, 중국이 그런 북한을 제어하지 않으면 북한 핵 문제도 시리아처럼 '트럼프식' 대로 처리할 수 있다는 트럼프 정부의 강력한 의지를 드러낸 것이다.

트럼프 정부는 앞으로 독자제재 방안 마련에 더욱 속도를 낼 것으로 알려졌다.

구체적인 대책으로는 전방위 대북 압박 조치와 북한 테러지원국 재지정, 대북 사이버전 강화, 그리고 중국을 겨냥한 세컨더리 보이콧 시행,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사드) 한국 배치를 비롯한 본토와 동맹에 대한 미사일방어체계 강화 등이 거론된다.
<워신턴=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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