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己亥年에 주목해야 할 3가지 키워드 - 탄소배출, 신재생에너지, ESG 본문듣기

작성시간

  • 기사입력 2019년02월20일 17시05분
  • 최종수정 2019년02월19일 12시00분

작성자

  • 김성우
  • 김앤장 법률사무소 환경에너지연구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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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월 초 NASA 주도의 국제연구팀은 남극대륙 빙하 밑에서 초대형 공동( 空洞 : 안양시면적과 100층빌딩높이)을 발견했다고 발표했다. 이 곳에 보다 많은 열과 물이 모이기 때문에 빙하해빙이 빨라져 지구상 해수면 상승을 더 촉진시킬 수 있기 때문에 인류에 대재앙이 될 수 있음도 경고했다. 마치 둑의 구멍을 틀어 막아 둔 얼음에 균열을 발견했는데, 이 균열로 곧 구멍이 점차 커져 둑이 무너질 수도 있다는 경고다.

 

우리에게는 먼 나라 이야기처럼 들릴 수도 있지만, 빙하를 녹게 하는 주요 원인과 열대야나 미세먼지를 유발하는 주요 원인이 모두 화석에너지라는 사실은 주목해야 한다. 자동차로 이동할 때도, 집을 따뜻하게 할 때도, 밤을 밝힐 때도 필수적인 그 화석에너지를 열심히 사용하고 있다. 이로 인해 지난 여름 우리나라를 삼킬 듯한 열대야를 겨우 버티고 나니 삼한사미(三寒四微)를 마스크 하나로 막아서야 하는 불편함과 마주하게 되었다. 후세에 물려주고 싶지 않은 불편함이다. 2018년 환경에너지와 관련된 글로벌 트렌드의 국내 영향 및 현황을 분석해, 탄소배출, 신재생에너지, ESG(Environmental Social Governance) 라는 3가지 키워드를 도출한 적이 있다. 이렇게 도출된 3가지 키워드는 미세먼지와 이상기후에 대한 대응과 관련되어 점차 강한 트렌드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그렇다면 2019년에 우리는 3가지 키워드 중 어떤 부분에 주목해야 할까?

 

첫째, 탄소배출 감축은 이상기후와 미세먼지 예방을 위해 필수인데, 향후 5년간 본격적인 감축의무를 부여 받을 2020년 할당량에 주목해야 한다. 정부는, 2018년 7월 2030 온실가스 감축 로드맵 수정안을 확정했는데, 국내감축 부문의 감축률 목표가 기존 목표인 25.7%에서 32.5%로 상향 조정되며, 특히 산업 부문의 온실가스 감축률 목표는 기존 목표인 11.7%에서 20.5%로 상향 조정되었다. 3차 계획기간(2021~2025) 및 그 이후에는 이전과는 달리 대폭 강화된 감축의무가 부과될 것으로 예상되는데, 이 본격적인 의무감축 할당량이 2020년에 결정되기 때문이다. 이를 반영하듯 배출권의 톤당 가격도 2015년 1만2천 원에서 2019년 1월 현재 2만5천 원 수준으로 두 배가 넘게 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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둘째, 신재생에너지 사업과 관련해서는 조 단위 대규모 프로젝트를 위한 산업정책 및 주민협력에 주목해야 한다. 정부는 2017년 12월 2030년까지 재생에너지 발전량 비중 20% 달성을 위한 「재생에너지 3020 이행계획(안)」을 발표했는데, 신규 설비용량의 95% 이상을 태양광·풍력 등 청정에너지로 공급하겠다는 내용이다. 이행방안으로 국민참여형 태양광 보급을 확대(소규모사업활성화), 수용성/환경성은 사전 확보하고 개발이익은 공유하는 계획입지제도 도입(공공주도개발), 대규모 프로젝트 추진(2022년까지 5GW 우선 설치), 재생에너지 확대를 위한 보급여건 개선(규제개선 등) 등을 주요 골자로 한다. 결국 대규모 프로젝트가 목표달성의 핵심이고, 이를 위해서는 정부정책 개선방향과 주민상생 사업모델이 관건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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셋째, ESG 압력과 관련해서는 해외주주가 국내기업에 요구하는 ESG 세부사항에 주목해야 한다. ESG란 투자자가 주주총회, 소송, 투자철회 등을 통해서 투자대상기업을 평가하고 개선을 요구하는 비재무적 항목으로, Environmental Social Governance를 말한다. 재무정보만으로는 투자대상기업의 시장가치(주가)가 설명되지 못하고, 환경개선노력 및 사회책임활동 등을 포함하는 기업의 비재무정보로 오히려 투자대상기업의 주가가 더 잘 설명되기 때문에, 투자자가 직접 투자대상기업의 ESG상태를 점검하기 시작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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즉 투자자는 기업이 공개하는 비재무정보를 바탕으로 ESG를 평가하는 ESG평가사의 평가결과와 투자자 스스로의 ESG기준을 근거로 투자대상기업에 ESG관련 개선을 적극적으로 요구하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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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년 미국 주주총회 특징 중 하나는 환경개선(E) 및 사회책임(S) 관련 주주제안 증가다. 주요 투자자들이 기업가치와 ESG성과의 연관성을 인지하고, 투자대상회사의 E, S에 구체적으로 관여하여 주총에서 다수지지(30% 이상)를 받은 주주제안이 2008년 전체 안건 중 15%에서 2018년 47%로 3배 이상 증가했다. 2018년에만 기관투자자 10곳 중 6곳이 ESG를 투자에 고려하기 시작했고, S&P 500대 기업 88%의 대주주인 글로벌 3대 자산운용사(BlackRock, Vanguard, SSGA)의 투자철학, 투자방침 등이 가장 잘 나타나 있는 Investment Stewardship Report(2018)에서 3사 모두 ESG risk, 특히 기후변화 리스트(climate risk)를 투자대상기업과의 약속(engagement)에서 최우선 순위로 두고 있다. 두 달 전 하버드 대학에서 공개한 Working Paper는 ESG성과와 주가의 상관관계가 점점 높아져 가는 점도 강조해 향후 이런 투자자의 추세를 가속화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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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중부 지역에 닥친 영하 50도의 한파도 우리에게는 먼 이야기지만 (우리기업의 주주인) 글로벌 투자자에게는 가시적인 위협이기 때문에, 책임 있는 주주행동으로 인해 우리 기업들에 대해서도 ESG 압력이 시작될 것이다. 지난 1월 다보스포럼 설문에서 글로벌 엘리트가 꼽은 2019년 Top 5대 글로벌 리스크 중 세 가지가 기후변화 관련이란 점에 주목해야 한다. 우리가 기후리스크에 동의하지 않더라도 우리의 투자자가 행동하면 대응하지 않을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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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에서 언급한 3가지 키워드는 모두 글로벌 트렌드를 바탕에 두고 있고 새로운 트렌드는 반드시 기회를 동반한다. 미국 최 장수 클린에너지 투자사인 하논 암스트롱은 5년 전 뉴욕증권거래소(NYSE)에 상장한 후 지금까지 S&P 500 지수보다 45%나 높은 성과(outperform)를 보여주고 있으며, 동 분야에 매년 1조원씩 투자하는데 그 성공배경(투자동인)에는 바로 이 세 가지 키워드가 바탕이 되고 있다. 기해년(己亥年)에는 한국의 하논 암스트롱이 많이 탄생하는 재복(財福)의 해가 되길 진심으로 희망한다.<ifs POS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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