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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여기에 실린 글은 필자 개인의 의견이며 국가미래연구원(IFS)의 공식입장과는 차이가 있을 수 있습니다.

‘관변 경제학자’의 정책 체험기<17, 끝> 연재를 끝내면서 본문듣기

작성시간

  • 기사입력 2019년03월27일 17시00분
  • 최종수정 2019년03월26일 15시49분

작성자

  • 이경태
  • 前 대외경제정책연구원 원장, 前 OECD 대사

메타정보

본문

‘관변 경제학자의 정책체험기’는 공직생활로 사회생활을 시작해 해외유학과 산업연구원 부원장, 대외경제정책연구원 원장, 국제무역연구원 원장, 그리고 주OECD대사를 역임한 이경태 박사가 겪은 주요 경제정책 결정과 집행과정의 뒷얘기들을 담은 연재물이다. 주로 정부 경제정책의 수단과 방법을 연구해 제공한 탓에 본인 스스로 ‘관변 경제학자’라는 수식어를 사용했지만, 그만큼 정책 이면사(裏面史)를 꿰뚫고 있다는 점에서 지금의 정책당국자들에게도 많은 참고가 되리라 믿는다. 앞으로 20여회에 걸쳐 우리 경제발전의 주요 분수령이 된 정책과 사건의 자초지종은 물론 시사하는 바를 엮어나가고자 한다.<편집자>

 

과거 경제정책은 목표·수단·실천력이 분명 … 지금은 세 가지 모두 “실종”

 

작년 10월에 첫 글을 올린 지 5개월여 만에 지난주 마지막 글을 올렸고 오늘은 끝내는 글을 쓰게 되었다. 백수생활의 무료함을 달래고자 시작한 연재였는데 의외로 많은 분들이 읽어 주셔서 고마운 마음이 앞선다.

가장 클릭수가 많은 글은 국민투자기금과 중화학공업육성이었다. 방금 보니 10,635회의 접속이 있었다고 기록돼 있다. 40년도 더 된 오래전 이야기인데 무슨 연유로 많은 분들이 관심을 보였는지 궁금하기도 하고 의아스럽기도 하다. 굳이 주관적으로 해석하자면 이렇다. 

 

그때는 경제정책의 목표가 분명했고,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서 무엇을 해야 하는지가 명확했고, 해야 할 일을 해내는 실천력이 있었다. 그런데 지금은 이 세 가지가 전부 없다. 목표도 불문명하고 수단은 잘못 짚고 논의만 무성할 뿐 제대로 되는 것이 없다. 그러니 40년 전에 일사불란하게 움직였던 모습을 떠 올리면서 위로받고 보상 받으려는 심리가 작용하는 것이라고 내가 편리한대로 추측해 본다. 이렇게 추측하고 나니 그때가 그리워지기도 한다.

 

세상은 변했다. 10년이면 강산도 바뀐다고 했지만 지금의 초연결시대, 대변환의 시대에는 10년이면 강산이 열 번 바뀔 것이다. 그런데 40여년 전의 시대를 그리워하면서 오늘의 상황을 비판하다니 나도 분명 꼰대임에 틀림없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는 한가지만은 고집하고 싶고 양보할 의사가 전혀 없다. 국민이 분열해가지고는 앞으로 나아갈 수 없다는 사실만은 믿고 싶다. 지금 우리들 사이의 반목, 분열, 갈등, 대립, 증오는 이미 위험수위를 넘어섰다. 어느 한쪽이 없어질 때 까지 계속 싸울 작정을 단단히 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불행히도 어느 한쪽이 없어지는 일은 절대 일어날 수 없다.

 

 풍요한 국민 삶과 사회적 진보를 양립시킨 나라들의 특징

 

세계화의 심화와 급속한 기술변화는 세계적 추세이고 개개인의 삶의 안정성이 위협받고 있는 것은 세계적 현상이다. 개개인의 삶이 예측 가능했던 옛날로 되돌아가려면 세계화를 후퇴시키고 기술변화를 정지시켜야 한다. 그 대가는 개개인의 삶의 질이 절대적으로 저하하는 것이다. 아무도 이걸 원하지는 않을 것이다.

 

내가 볼 때 지구상의 많은 나라들 중에서 몇몇 나라들은 세계화와 기술진보에 현명하게 대처하면서 파이를 키우고 많은 국민들이 이익을 나누어 가지며 삶의 안정성과 사회적 진보를 양립시키는 나라들이 있다. 북유럽 여러 나라, 스위스, 독일, 그리고 싱가포르가 여기에 해당한다. 

 

이들 나라들은 공통점이 몇 가지 있다.

 

“경제적 자유주의와 분배적 개입주의를 선순환”

 

 첫째는 경제적 자유주의와 분배적 개입주의를 선순환 시킨다는 점이다. 경제적 자유는 창의성을 낳고, 혁신을 낳고, 변화를 거부하는 대신 수용하고 선도하여 경제의 역동성을 유지, 발전시킨다. 늘어나는 부(富)를 이용해서 소외되고 어려운 국민들이 인간다운 삶을 누리고 재출발할 수 있도록 도와준다. 

 

높은 국민 개개인의 경쟁력 … 학교교육과 사회교육에서 함양

 

둘째, 국민 개개인의 경쟁력이 높다. 언어와 지식, 경험의 업무능력은 물론이고 유연한 사고와 전문가적 프로근성을 가지고 있다. 이러한 힘은 학교교육과 사회교육에서 길러진다.

 

수평적 사회관계 … 자유로운 소통, 다른 의견도 수용

 

셋째, 사회적 관계가 수평적이다. 소통이 자유로우며 차별하지 않으며 다른 의견을 무조건 배척하지 않는다.

 

정치가 사회통합과 결속의 촉진자·촉매제로서의 기능과 역할에 충실

 

마지막으로 정치가 사회통합과 결속의 촉진자, 촉매제로서의 기능과 역할에 충실한다. 이들 국가들이라고 어찌 분열과 갈등요인이 없겠는가마는 정치가 그걸 조장하고 수용하지 않고 대화와 타협을 이끌어 내는 중재자역할을 해낸다.

 

지금 한국은 ‘콩가루 집안’…‘만인의 만인에 대한 치열한 투쟁’

 

지금 한국은 자기 몫을 차지하려고 ‘만인의 만인에 대한 투쟁’이 벌어지고 있다. 집안의 자식들 간에도 더 큰 사랑과 혜택을 받겠다고 시샘하고 다툰다. 이럴 때 가장(家長)이 나서서 솔선수범하면 화목해지지만 어느 한 자식을 편애하면 콩가루 집안이 된다. 나라도 다를 것이 없다. 지금의 한국은 콩가루 집안을 닮아가서 걱정이다.

변변치 않은 글을 읽어 주신 독자들에게 다시 한 번 감사드리고 국가미래연구원 홈페이지와 SNS에서 앞으로도 계속 읽어 주시기를 감히 기대하면서 연재를 마치고자 한다. <ifs POST> 

 

  <시리즈 순서>

1. 관치금융과 금융자율화

2. 중화학공업의 돈줄, 국민투자기금

3. 급진적 대외개방이냐?, 점진적 대외개방이냐?

4. 반도체산업은 민간주도로 꽃피었다

5. 개혁-개방초기의 중국을 가다 

6. 대우조선을 파산시킬 것인가? 구제할 것인가?

7. 재벌의 업종전문화: 호랑이를 그리려다 고양이가 되었다 

8. 삼성에게 상용차생산을 허용할 것인가?

9. 첨단산업발전법 제정의 무산

10. 한국의 에너지과소비의 원인을 규명하다

11. IMF 외환위기 이야기

    ➀ 위기를 예측하지 못하다

    ➁ 대미설득과 금융정책

    ➂ 구조조정에 얽힌 일화들

12. OECD대사 시절의 한국논의

    ➀ 한국은 개도국이 아니다

    ➁ 좌절로 끝난 김대중정부-OECD 대북협력 시도 

    ➂ 한국은 노동탄압국인가?

13. 한국을 둘로 쪼갠 한미 FTA 협상

    ➀ 통계조작소동으로 날밤을 지새우다

   ➁ 미국경제식민지 괴담의 실체를 파헤친다

   ➂ 광우병파동과 촛불데모

14. 동아시아 경제통합, 그 머나먼 길 

15. 한국의 개발경험 전수 : 에티오피아

16. 기업 설립절차 간소화 - “200개의 도장을 없애라”

17. 연재를 끝내면서

 

 ※ 그동안 알찬 내용의 정책수립 이면사를 집필해 주신 이경태 박사님께 이 자리를 빌어 무한한 감사의 말씀을 올립니다. 또 다른 기획을 연구하시어 ifs POST에 연재할 수 있는 영광이 주어지기를 기원합니다. -ifs POST 편집진 일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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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최종수정 2019년03월26일 15시49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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