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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정부 2년 평가와 과제: 5무(無) 늪에서 벗어나라 본문듣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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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사입력 2019년05월26일 17시05분

작성자

  • 김형준
  • 명지대학교 교양대학 교수(정치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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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야의 패스트트랙 대치로 국회는 아예 문을 열지 못하고 있다. 문재인 대통령의 자유한국당을 향한 비난 강도가 높아지고 있다. 

문 대통령은 5월 13일 청와대 수석 보좌관 회의에서 “대립을 부추기는 정치로는 미래로 나아갈 수 없고 국민의 신뢰를 회복할 수 없다"며 "막말과 험한 말로 국민 혐오를 부추기며 국민을 극단적으로 분열시키는 정치는 국민에게 희망을 주지 못한다"고 했다. 

39주년 5․18 광주 민주화운동 기념사에서는 "독재자의 후예가 아니라면 5·18을 다르게 볼 수 없다"고 강도 높게 목소리를 높였다. 이는 5·18 망언 당사자가 속한 한국당을 겨냥한 것이었다.

 

이에 대해 한국당은 장외 투쟁을 이어가고 있고, 황교안 한국당 대표는 ‘민생 투쟁 대장정’을 펼치고 있다. 청와대를 향한 공격은 점점 수위가 높아지고 있다. 

황교안 대표는 ”정부가 저희를 독재자의 후예라고 하는데 진짜 독재자의 후예는 김정은 아닌가. 세습 독재자이고, 세계에서 가장 악한 독재자 아닌가"라고 비난했다. 그러면서 "진짜 독재자의 후예에게는 말 한마디 못하니까 여기서도 (김정은의) 대변인이라고 하는 것 아닌가"라며 "제가 왜 독재자의 후예인가"라며 문 대통령을 비판했다. 

 

정국 경색이 장기화되고 있는 상황에서 문재인 대통령이 취임 2주년(5월10일)을 맞이했다. 5년 단임제 국가에서 국민들은 집권 2년이 되면 초기에 갖고 있던 새 대통령에 대한 막연한 기대를 접고 정부의 능력과 성과에 대해 냉정하게 평가하고 심판한다. 

문재인 정부 출범 2년을 맞아 실시한 한국갤럽 조사에 따르면, 문 대통령 국정운영 지지율은 45%로 김대중 전 대통령(49%)에 이어 2위였다. 그러나, 취임 직후 80%대의 높았던 지지가 40% 포인트 가량 급락했다. 역대 대통령처럼 처음엔 화려했지만 종반에는 초라하게 전락하는 ‘시화종빈’(始華終貧)의 정부‘가 되지 않을까 우려된다. 

 

왜 문 대통령 지지율이 이렇게 급락했을까? 치명적인 다섯 가지의 한계를 드러냈기 때문이다. 

 

첫째, 약속만 있고 실천은 없었다. 문 대통령은 취임사에 ‘국민 모두의 대통령의 되겠다“고 했다. ”저를 지지하지 않았던 국민 한분 한분도 저의 국민이고, 우리의 국민으로 섬기겠다“고 했다. 그러나 자신의 지지층만 챙기고 반대 층은 배제함으로써 통합과 공존의 길을 잃었다. ”능력과 적재적소를 인사의 대원칙으로 삼아 자신에 대한 지지 여부와 상관없이 유능한 인재를 삼고초려해서 이를 맡기겠다.“고 했다. 하지만 탕평 인사 대신 코드 인사가 판을 쳤다. 

 

둘째, 의욕만 있지 성과는 없었다. 정부는 최저임금 인상 등 소득주도 성장을 통해 일자리를 만들고 저소득층의 지갑을 채워주겠다고 했다. 하지만 결과는 정반대로 나타났다. 실업자 수가 19년 만에 가장 많은 124만명에 이르고 4월 청년 체감 실업률은 25%로 통계 작성 후 사상 최악을 기록했다. 산업 현장의 핵심 세대인 30-40대 일자리 수는 무려 28만개가 사라졌다. 지난 23일 통계청이 공개한 ‘2019년 1분기 가계동향조사(소득부문) 결과’를 보면 소득 하위 20% 계층의 소득이 또 나빠졌다. 한 달 평균 번 돈이 125만 원 수준으로 1년 전보다 2.5% 줄어들었다. 이 가운데, 이들이 일해서 번 돈, 근로 소득은 1분기 기준으로 역대 가장 큰 폭으로 줄었다. 여하튼 저소득층은 벌이가 나빠졌고, 정부 지원에 더 의존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2년 동안 77조원의 일자리 예산을 쏟아 부었지만 이렇게 참담한 고용 결과가 나온 것은 결국 경제 정책이 잘못된 방향으로 가고 있다는 추론이 가능하다. `임금 상승 및 근로 시간 단축 → 고용 및 소득 감소→ 소비 위축 → 경제 부진`의 악순환이 이뤄지고 있기 때문이다. 

 

셋째, 적폐청산만 있고 협치는 없었다. 문 대통령은 지난 2일 사회원로 초청 간담회에서 “(적폐) 청산이 이뤄진 다음, 협치하고 타협도 할 수 있다”면서 “살아 움직이는 적폐 수사를 정부가 통제할 수는 없다”고 했다. 야당과 보수 세력을 국정농단과 사법농단에 동조한 적폐 청산의 대상으로 삼으면 협치는 연기처럼 사라진다. 대통령이 ‘선 적폐청산 후 협치’를 주장하면 이는 정치를 포기하고 힘으로 통치하겠다는 선언과도 같다. 이럴 경우, 분열과 갈등의 정치는 심화되고, 보수와 진보의 갈등은 증폭될 수 밖에 없다. 

 

넷째, 자기 확신만 있고 책임은 없었다. 현 정부는 촛불혁명으로 탄생한 것에 대해 무한 자긍심을 갖고 있다. 그런데 정의롭고 공정한 자신들만이 국민을 이끌어가야 한다는 잘못된 확신속에서 “계도 민주주의”에 도취되어 있다. 더구나, 도덕적 우월주의에 빠져 자신들의 잘못에 대해서 관대하다. 드루킹 댓글 조작 연루, 환경부 블랙리스트 의혹, 민주노총의 법치 훼손 방치, 인사 검증 실패 등에 대해 책임지는 사람이 없다. 또한, ‘편의주의적 정의’에 매몰돼 자신들에게 유리할 때는 정의를 내세우고 불리하면 관행을 들먹인다. 이것은 ‘내로남불’의 전형이고 위선이다. 

 

다섯째, 이념만 있고 실용은 없다. 경제, 외교․안보, 고용․노동에서 현실을 외면한 채 진보 원리주의 이념에 치중하면서 실리를 추구하지 못했다. 현 정부는 유독 ‘노무현 정신‘을 계승한다는 것을 강조한다. 

그렇다면 노무현 정신의 본질은 무엇인가? 

문재인 대통령은 “억압받고 소외당하는 사람들에 대한 애정과 특권·반칙 없는 사회를 위한 투쟁”이라고 했다. 

유시민 노무현 재단 이사장은 “의로움과 이로움이 충돌할 때 의로움을 위해 이로움을 버릴 수 있는 삶의 자세”를 꼽았다. ‘노무현 정신’은 받아들이는 사람에 따라 다양한 의미로 해석될 수 있지만 몇 가지로 압축할 수 있다. 무엇보다 국익과 협치를 위한 용기다. 

 

노 전 대통령은 재임 기간 이라크 파병, 한․미 FTA 체결, 제주 해군 기지 건설 등 진보 세력이 극렬하게 반대했던 것을 추진했다. 자신의 핵심 지지층인 친노 세력들을 향해 “나는 좌파 신자유주의자”라고 항변하면서 국익 우선의 정치를 펼쳤다. 그만큼 노무현 정신에는 ‘실사구시’가 있었다. 

노무현 전 대통령 10주기 추도식에 참여한 부시 전 미국 대통령은 추도사에서 “노 대통령님은 국익을 위해서라면 모든 일도 마다하지 않으셨고 목소리를 내셨습니다. 그리고 저희는 물론 의견의 차이는 가지고 있었습니다. 그러나 그 의견의 차이는 한미동맹에 대한 중요성 그리고 공유된 가치보다 우선하는 차이는 아니었습니다. 저희 둘은 이 동맹을 공고히하기 위해 열심히 노력했습니다.”고 소회를 밝혔다. 노 전 대통령은 2005년 8월 탈계파정치와 상생정치를 위해 국무총리 지명권과 조각권을 한나라당에게 주는 대연정 방안을 제시했다. 그 누구도 해보지 않은 협치 지향적 정치 개혁을 실천하려고 노력했다. 노무현 정신의 또 다른 핵심은 무한 책임이다. 노 전대통령은 자신의 실패를 결코 남의 탓으로 돌리지 않았다. 그는 「운명이다」라는 자서전에서 “내 인생의 실패는 노무현의 것일 뿐, 다른 누구의 실패도 아니다. 진보의 실패는 더더욱 아니다. 내 인생의 좌절도 노무현의 것이어야 마땅하다. 그것이 민주주의의 좌절이 되어서는 안 된다.”고 했다. 퇴임 후에 저술한 「진보의 미래」라는 책에서도 “민주주의든 진보든 국민이 생각하는 것 만큼 만 간다”고 했다. 국민들이 자신의 이상과 생각대로 따라오지 않는다고 해서 결코 국민을 탓하지 않았다. 유서에서도 “미안해하지 마라. 누구도 원망하지 마라.”고 적었다. 고통과 절망 모든 것을 자신이 안고 가겠다는 강력한 책임 의식이 배어 있었다. 

 

현 정부는 작금의 어려움을 자신들이 잘못이 아니라 다른 요인들로 책임을 전가하는 경향이 있다. 경제 실정이 대표적이다. 정부는 경제 부진에 대해 자신들의 정책 무능보다는 미중 무역 갈등과 같은 외부 환경과 정부의 경제 정책에 대한 야당의 악의적인 공격 탓으로 돌린다.

 

문 대통령의 임기는 아직 3년 남아 있다. 지금부터라도 국민에게 약속한 것을 과감하게 실천하고, 성과가 없는 경제 정책 기조를 바꾸어 국민이 체감하는 성과를 내야한다. 야당을 국정운영의 동반자로 삼아 뜨거운 협치를 하고, 내각과 집권당에게 책임과 권한을 주어 청와대 중심의 구태 정치에서 벗어나야 한다. 더불어 노선과 코드를 뛰어 넘는 대탕평 인사를 단행하고, 이념 과잉에서 벗어나 국가 이익에 부합하는 실리적 전략을 다시 짜야 한다. 

 

문 대통령이 취임사에서 밝힌 대로 ”잘못한 일은 잘못했다“고 인정하고 ”거짓으로 불리한 여론을 덮지 않겠다“는 약속을 지키면  된다. 정책과 검증에 실패한 인사들에 대해선 추상같은 책임을 물어야 한다. 여하튼 향후 국정 운영에서 성과, 실천, 협치, 책임, 실용 등의 가치가 살아 숨 쉬어야 한다. 다양한 추모 행사를 펼친다고 ‘노무현 정신’이 저절로 살아나는 것은 아니다. 담대한 실천이 따라야 한다.그래야만 문 대통령이 소망하는 “국민과 역사가 평가하는 성공한 대통령’이 될 수 있다. 작금의 여야 대치 정국을 해결하려고 하면 문 대통령이 직접 나서야 한다. 정치로 풀어야 것은 정치로 풀어야 한다. <ifsPOS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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