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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이라도 ‘외양간부터 고치자’ 본문듣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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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사입력 2019년06월05일 17시00분

작성자

  • 이상근
  • 서강대학교 경영학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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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우리 경제는 지난 1분기 마이너스 성장을 기록하면서 경제성장률이 6년 만에 최저 수준으로 떨어졌다. 또한 가장 민감하게 반응하는 주식시장에서 외국인의 순매도가 계속되면서 주요 지수가 하향곡선을 그리고 있다. 한국경제를 바라보는 국제사회의 싸늘한 시각을 느낄 수 있는 대목이다.

 

지난 5월 OECD는 올해 한국의 경제성장률 예상을 2.4%로 하향 조정했다. 작년 11월에는 2019년 경제성장률을 2.8%로 예상했지만 지난 3월 2.6%로 낮추고 두 달 만에 또 0.2%p를 낮춘 것이다. 미중 무역분쟁 등 외부요인이 작용했을 가능성이 있지만 미국과 유럽은 상향조정, 중국은 유지, 일본은 하향 조정했으나 낙폭은 0.1%p였다는 점과 대조된다.

 

무엇이 문제였을까? 이번 정부의 3대 경제정책 기조는 “소득주도성장, 공정경제, 혁신성장”이다. 이들 중 모두의 주목 받는 것은 단연 소득주도성장이다. 그러나 정부의 기대와 달리 소득주도성장에 대한 성과도 부진한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5월 26일 통계청이 발표한 1분기 가계동향 소득조사에 따르면, 소득 최하위 1분위 가구의 월평균 소득은 정부 출범 전인 2017년 1분기에 비해 16.2% 감소하였다.

 

소득 최하위 가구의 소득만 줄어든 것은 아니다. 같은 분기 소득 5분위 가구의 월평균 소득은 전년도에 비해 2.2%가 감소하였다. 통계작성이 시작된 2003년 이후 처음으로 나타난 지표이다. 다시 말해, 오히려 일부 계층에서 소득이 감소하였고 계층 간 격차가 심해지는 결과로 이어진 것이다.

 

지난 대통령선거 당시 주요 후보들의 공약에 올랐던 만큼, 최저임금 인상에 대해 원칙적으로 반대하는 사람은 그다지 많지 않을 것이다. 그러나 시장이 수용할 수 있는 한도에서 수요와 공급에 따른 시장메커니즘을 통해 부작용을 최소화 할 수 있는 수준의 최저임금 인상을 유도 했어야 했다. 정책에도 순서가 중요하다. 아무리 급하다고 해서 우물가에서 숭늉을 찾아서는 안 된다. 소득주도성장의 성과에 집착해 급격한 최저임금 인상은 미처 준비가 되지 않은 중소기업과 자영업자들에게 큰 피해를 주는 역효과를 초래하였다. 일련의 최저임금 인상이 중소기업에게는 큰 부담으로 작용해, 많은 중소기업들이 폐업 위기로 내몰리고 있다.

 

또 하나의 경제정책 기조인 “공정경제”는 김상조 공정거래위원장을 필두로 가맹점·대리점의 갑을 관계 개선, 일감몰아주기 제재 등 주요 현안에 집중되었다. 그러나 아쉬운 것은 이러한 정책들은 “공정경제” 달성을 위한 것이라기 보다는 급격한 최저임금 인상으로 나타난 부작용에 대응하는 후속대책으로 비춰지고 있는 점이다.

 

최저임금 인상 이후 크게 이슈가 되었던 편의점 사례가 대표적이다. 편의점 가맹점주의 생계를 위협한 원인이 인건비 상승이라는 것이 분명함에도 불구하고, 본사의 부당한 수수료 취득, 높은 임대료 등 다른 부분의 문제를 지적하며 해결을 시도하고 있다. 물론 본사의 수수료 체계, 임대료 등이 문제가 없다는 의미는 아니다. 그러나 항아리의 깨진 부분은 그대로 두고 엉뚱한 곳만 쳐다보고 있는 건 아닌가 하는 생각이다.

 

“혁신성장”의 경우는 3대 경제정책 기조 중 하나라는 사실이 무색하게 느껴질 정도이다. 혁신과 성장 모두 지금의 우리 경제에서 찾아보기 힘든 단어들이기 때문이다. 기업의 혁신을 통한 노동생산성 향상이 뒷받침 되지 않은 상태에서의 임금인상은 기업경쟁력 하락으로 이어지고 전체적으로 국가경쟁력을 떨어트리고 있다.

 

 특히, 저숙련 취업준비생들에게 더 큰 타격으로 다가오면서, 정부의 선한 의도와는 다르게 오히려 사회초년생들의 일자리를 축소시키는 결과를 초래하였다. 많은 기업들이 신입사원을 채용하여 교육을 통한 인재육성보다는 경력직을 선호하게 되어 사회초년생의 신규취업시장을 위축시키고 있다. 이로 인해 신규 취업을 노리는 젊은이들은 기회 축소로 인한 상대적 박탈감이 어느 세대보다 크다고 할 수 있다.

 

최근 중소기업중앙회가 실시한 임금 관련한 조사결과를 보면 응답자의 69%가 최저임금을 동결해야 한다고 답했다. 그만큼 우리의 중소기업은 어려운 상태이다. 최고의 복지정책은 일자리이다. 따라서 최저임금에 대한 재검토와 보완대책을 서둘러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올해 결정될 내년의 최저임금 인상폭을 최소화하고, 동시에 일본과 같이 지역별 산업별 차등임금제, 주휴수당 폐지, 주 52시간 근무제를 산업별로 유연하게 운영할 필요가 있다. 일괄적인 정책실현보다는 산업과 지역에 맞는 정책 구사의 세심함이 요구된다.

 

또한 위축된 중소기업을 살리기 위해서는 특단의 조치가 필요하다. 최근 전국의 공단지역에는 ‘산업용지 임대’라는 안내 표지판을 쉽사리 찾아볼 수 있다. 이는 그만큼 중소기업이 사지에 내몰려 있다는 반증이기도 하다.

 

이를 해결할 수 있는 방안으로 중소기업 R&D에 사업에 대한 지원, 스마트공장화 지원, 가업승계형 기업에 대한 상속세 감면 등을 통해 획기적인 중소기업 지원 정책이 필요하다. 지난 2년, 정부는 친노동자 중심의 정책을 추구해 왔다. 하지만 기업이 살아 남아야 노동자도 함께 그 혜택을 공유할 수 있다. 문재인 대통령의 남은 임기 동안은 친기업 중심의 정책도 많이 나와, 노동자와 기업이 함께 성장할 수 있는 경제 생태계가 이루어졌으면 한다.

 

작금의 상황으로 볼 때 현재 정부의 정책 방향성은 ‘소 잃기 전에 외양간 점검’ 이 아닌 ‘소 잃었으니 외양간을 부수자’라는 식으로밖에 보이지 않는다. 단순히 삶의 질을 높이기 위한 수단이 아닌 경제의 전반적인 성장을 통해 진정한 일자리와 국민들의 질 좋은 삶을 창출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정책당국의 책무다. 지금이라도 정부는 ‘외양간을 부수자’적인 접근이 아닌 최소한 ‘소를 잃었으니 외양간부터 고치자’라는 태도로 바뀌기를 기대해 본다.  <ifsPOS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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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사입력 2019년06월05일 17시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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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민마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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