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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T공룡의 서로 다른 O2O 전략 본문듣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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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사입력 2016년08월29일 18시24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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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상근
  • 서강대학교 경영학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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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최근 네이버의 주가는 외국인의 매수세에 힘입어 지속적으로 상승하고 있는 반면 카카오의 경우 52주 최저가를 경신하고 있다. 디지털 서비스업의 경우, 쏠림 현상이 여느 산업보다 강하게 나타나고 있다. 네이버의 지난 2분기 영업이익은 2727억원으로 카카오의 영업이익 266억원과 대비하여 10배 이상의 이익을 창출하고 있고, 매출은 9873억원으로 3배이상을 기록하고 있다. 광고 시장의 성장률이 둔화되면서 네이버와 카카오는 업황 부진에 직면하였지만 영업실적은 다소 상이하였다. 2분기 광고 매출은 카카오가 전년 대비 온라인에서 22% 감소했고, 모바일 광고는 8% 증가에 그쳤다. 같은 기간 네이버는 온라인 광고에서 2.3% 줄었지만, 모바일 부문은 81.4% 성장했다. 온라인과 모바일 모두 네이버가 좋은 실적을 올렸다. 이는 디지털시장의 특징인 승자독식현상으로 인해, 광고시장에 있어 네이버는 카카오에 비해 압도적인 역량을 발휘하고 있다.

 

이러한 환경 속에서 매달 이용인구가 5000만명에 달해 ‘전 국민의 SNS’라고 불릴 만한 카카오톡은 최근 핵심 사업 전략을 ‘O2O(Online To Offline)’로 삼고 있다. O2O란 온라인과 오프라인이 연계된 서비스를 말한다. 직접 오프라인에서 구매하는 것이 아니라 모바일이나 PC에서 몇 번만의 클릭을 통해 생활필수품이나 서비스를 배달을 받거나 예약하는 산업을 말한다. 비근한 예로 모바일 앱으로 음식을 주문하게 되면 오프라인 상에서 고객에게 배달되는 것이 O2O다. 우리나라 O2O시장 규모는 급속히 성장하고 있다. KT경제경영연구소에 따르면 2017년 시장 규모가 300조원에 달할 것으로 전망했다. 우리나라 내에서 이뤄지는 상거래액이 1000조원인 점을 고려하면 3분의 1 수준에 이르고 있고 앞으로 더욱 확대될 것이다. 

 

최근 실적 부진으로 고민하는 카카오는 바로 O2O시장을 재기의 발판으로 삼으려 한다. 지난해 출시한 카카오택시를 비롯, 대리운전서비스인 카카오드라이버, 최근에는 헤어숍 예약을 도와주는 카카오 헤어샵 서비스를 개시하였다. 올 하반기 중에는 가사도우미 서비스인 카카오 홈클린과 주차장 예약을 돕는 카카오주차 서비스가 출시될 예정이다. 

현재 문제가 되고 있는 것은 바로 SSM과 같이 ‘골목상권 침해’ 논란이다.  2014년부터 서비스를 개시한 ‘버튼대리’ 이후 등장한 ‘키트’, ‘어플대리운전’과 같이 이미 대리운전 O2O시장을 개척하고 있던 스타트업에 막대한 피해를 주고 있다. 신문보도에 따르면, 버튼대리 구자룡 대표는 “지난해부터 투자유치가 긍정적으로 이어가던 중에 카카오의 대리운전 진출 소식이 나와, 그 이후 논의 사안 중 상당부분이 답보된 상태”라고 밝히고 있다. 키트의 이한성 콜인어스 대표도 “단순히 카카오에서 대리운전 시장을 진출한다는 이유로 투자 유치 기회가 기존에 비해 눈에 띄게 줄어들었다”고 하소연 하였다. 대리운전 앱 ‘파파부’를 개발한 신동화 트리플렛 대표 역시 “2015년 투자를 위해 벤처캐피탈들과 투자 유치가 진행되는 과정에서 카카오 드라이버로 인해 투자를 철회한 곳도 있었다.”고 밝혔다. 

 

앞서 카카오의 O2O 서비스인 ‘카카오택시’ 진출 이후 경쟁 스타트업 리모택시도 최근 자금 문제에 부딪혀 사업을 접었다. 또한, 카카오가 가사도우미 서비스 추진 소식이 전해지자 관련 서비스를 제공하던 ‘홈클’은 투자 유치에 실패해 결국은 도산했다. 지금은 미용실 서비스로 헤이뷰티, 가사도우미의 홈마스터와 대리주부, 주차장의 아이파그, 파크히어, 모두의 주차장 등이 이 같은 우려에 직면해 있다. 앞서 언급한 O2O시장은 모두 다른 스타트업에 의해 시장 개척이 이뤄지고 있던 상황이다. 즉 ‘골목상권 침해’라는 것은 몇 명의 인재와 소규모 자본으로 시작하는 스타트업의 비즈니스 모델을 IT공룡이 어떠한 대가도 지불없이 슬그머니 편취하는 것이다. 세계적으로 성공한 O2O 기업인 우버(Uber)나 에어비앤비(airbnb)는 새로운 방식으로 새로운 시장을 개척해 성공하고 있다. 카카오도 처음에는 그런 기업가 정신으로 검색엔진이나 메신저를 만들었으나 최근에는 ‘돈이 될 만한’ ‘실패하지 않을 법한’ 곳에 혁신 없이 무임승차로 진출하려 하는 것이 아닌지 의구심이 든다. 

 

반면, 네이버는 메신저 라인을 중심으로 외부 O2O 업체와 협력하는 사업모델을 구상하고 있다. 라인 이용자가 일본과 동남아 등 해외에 집중된 상황이 반영됐다는 분석이다.   네이버는 기존 현지 업체들과의 경쟁 부담과 국내와 다른 해외 이용자 행태 등의 이유로 직접적인 O2O 사업 진출을 철회했다. 대신 외부 O2O 업체를 라인에 제휴시켜 이용자를 확보한 후, 이를 활용한 광고에 집중하는 방향으로 전략 수정에 나섰다. 라인 관계자는 “교통체증이 심한 인도네시아에서 오토바이택시 서비스를 라인을 통한 진출하고자 검토했으나 현지에서 ‘Gojack’이라는 업체가 워낙 경쟁력이 있어, 직접 진출보다 Gojack을 라인에 입점시켜 라인 메신저가 빠른 확산을 꾀하였다. 최근에는 국내 O2O서비스를 라인의 플랫폼 위에서 작동되도록 하여 국내 O2O기업의 해외진출을 돕고 있다.

 

2013년의 기준으로 주요국의 벤처투자액을 살펴보게 되면 미국은 485억 3천만 달러, 캐나다는 14억 6천만달러, 일본은 11억 9천만달러, 이스라엘은 11억 7천만 달러, 독일은 8억 8천만달러 우리나라는 8억 7천만달러로 알려져 있다. 하지만 벤처 창업 3년후 생존율은 룩셈부르크가 66.8%, 호주가 62.8%, 미국이 57.6%, 이스라엘이 55.4% 이탈리아 54.8%인 반면 우리나라는 41%에 머무르고 있다. 특히 우리나라의 벤처들은 엔젤투자나 벤처캐피탈로부터 투자유치 경험이 1.8%와 2.4% 지나지 않는 열악한 스타트업 투자생태계에 놓여 있다. 이에 정부는 스타트업 기업들이 그들의 아이디어나 비즈니스모델을 구체화하고, 이 서비스가 상용화 하는데 필요한 자본이 지속적으로 공급될 수 있는 스타트업 투자생태계가 구축되도록 전력을 다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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