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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격의료 어떻게 보아야 하나 ? 본문듣기

작성시간

  • 기사입력 2020년07월01일 17시10분
  • 최종수정 2020년07월01일 09시52분

작성자

  • 조경희
  • 국민건강보험공단 일산병원 가정의학과 교수

메타정보

본문

코로나19 이후 비대면(un-tact)사회를 맞이하여, 의료기관 이용에 따른 감염을 방지하기 위해 정부에서는 지난 2월 24일부터 전화상담 및 처방을 한시적으로 허용하였다. 이를 계기로 전화 상담을 포함한 원격의료의 필요성이 부각되면서 국내에서는 원격진료 허용에 관한 많은 논의와 공방이 이루어지고 있다. 본고에서는 원격의료의 개념과 원격 진료의 국내 및 국외에서의 현황을 통하여 앞으로의 방향을 살펴보고자 한다.

 

원격의료는 정보통신기술을 이용하여 원격으로 의료정보를 제공하거나 의료서비스를 제공하는 행위를 말한다. 의료계에서는 의료인들 간에 환자정보나 지식을 교환하는 행위에 대하여 원격의료라고 하고, 의사가 환자의 진료를 위하여 전화 또는 화상진료시스템으로 이루어지는 진료 및 처방을 원격진료라고 일반적으로 정의한다. 

 

원격의료는 ‘원격모니터링’, ‘환자 진료 정보의 저장과 전달’, ‘실시간 커뮤니케이션’의 3가지 유형을 대표적인 기술로 구분한다. ‘원격 모니터링’은 환자의 건강 및 임상적 정보를 원격으로 모니터링 하는 수단으로서 종종 고혈압, 당뇨 그리고 천식 등 만성 질환 환자의 치료와 관리에 활용된다. 

 

환자에게 시행한 검사를 ICT로 모니터링(monitoring)하여 환자의 검사결과를 쉽게 확인해 접근성과 비용을 낮추는데 기여한다. ‘저장 및 전달’은 원격의료기술의 가장 오래 사용된 방법으로, 의료제공자 간에 이미지나 정보를 전송하는 것을 의미한다. 즉 의사가 X-ray 판독을 요청하거나, 다른 의료 기관으로 디지털 이미지를 전송할 때 저장 및 전달 원격의료 기술이 사용된다. 약물 정보, 검사 정보 등 여러 형태의 이미지와 정보가 가장 흔하게 사용되어 전달된다. 

 

‘실시간 커뮤니케이션’은 원격진료의 가장 대표적인 기술로, 환자와 의사가 서로 다른 장소에 있으면서 전화 또는 비디오 장치 및 모바일, 컴퓨터 등을 연결하여 이루어진다. 환자가 집 또는 다른 장소에 있으면서 실시간 의사소통이 이루어지기도 하고, 환자가 의사와 함께 의료기관에 있으면서 원거리에 있는 전문의와 의견을 교환하기도 한다.

 

국내에서의 의사-환자 간 원격진료는 정확성과 안정성 미흡, 책임소재 미흡, 대형병원 쏠림 현상 등을 이유로 허용되고 있지 않다. 법적으로는 의료법 제34조에 따라 “정보통신기술을 활용하여 먼 곳에 있는 의료인에게 의료지식이나 기술을 지원하는 원격의료”는 허용하고 있으며, 2002년 3월 의료법 개정을 통해 의료인들 간의 원격의료는 도입되었으며, 현재까지 의사-환자 간 원격진료는 제한되어 있는 상황이다. 

 

올해 4월 국회도서관에서 미국, 일본, 프랑스의 원격진료에 관한 보고서가 발표된 바 있다.

여기에서는 가장 앞서 있다고 평가되는 미국과 최근 원격진료에 대한 건강보험 적용을 확대한 일본 및 프랑스의 원격진료 대상자, 대상 진료 범위, 법적 책임 등에 대하여 쟁점 사항별로 비교, 분석해 발표됐다. 주요내용을 요약하면 다음과 같다.

 

 미국의 원격진료 대상자는 메디케어 가입자로 제한되며 또한 지역제한이 있다. 메디케어 가입자는 65세 이상의 노인, 65세 미만의 특정 장애를 가진 사람, 혹은 연령에 관계없이 신장 관련 질병으로 말기 단계에 있는 환자이다. 지역제한으로는 통계청 정의에 따른 도시가 아닌 농촌지역 거주자로, 전문의 부족 의료시설에서만 허용되어 있다. 

직접 진료로 제공할 수 있는 거의 모든 진료를 원격진료로 제공할 수 있지만, 원격진료에 대한 보험 적용범위, 보상기준 등은 수가(酬價) 주체와 각 주(州)별로 다르다.  법적 책임에 있어서는 의료사고 가능성이 적은 진료 영역에서만 원격진료가 이루어지므로 큰 의료사고 소송은 없었다고 보고하고 있다.

 

 일본의 원격진료 대상자는 초진 후 6개월 이상 매월 동일한 의사에게 대면진료를 받았거나, 최근 1년 동안 6회 이상 병원에 내원한 환자이다. 원격진료의 대상 질환은 뇌전증, 난치병 등 특정질환 분야, 치매 및 지역 포괄 진료, 정신과 재택 등 10개 분야로 한정하여 원격진료비를 건강보험에서 지급해 주고 있다. 원칙적으로 초진은 대면진료이며 진료행위의 책임에 대해서는 해당 의사가 책임을 지도록 규정되어 있고, 환자의 정보보안 대책이 충분히 실시되고 있어야 한다.

 

프랑스는 원격진료 대상자를 가장 포괄적으로 규정하고 있다. 건강보험 가입자라면 모두가 원격진료 대상자가 될 수 있고, 진료과목도 모든 진료과목에서 원격진료가 가능하다. 건강보험의 적용을 위해서는 주치의(主治醫) 중심의 의료체계 내에서 시행되어야 하며, 최근 1년 이내에 대면진료를 해본 적인 있는 재진환자여야 한다. 

기술적으로는 원격진료의 품질과 비밀성 그리고 의료정보의 보안이 보장되어야 한다. 원격진료 중에 발생한 의사의 과실에 대한 법적 책임은 일반 대면진료와 근본적으로 차이를 두고 있지 않다. 환자는 병원 또는 의사에 원격진료행위에 대한 책임을 물을 수 있지만, 의료과실 증명 책임은 여전히 환자에게 있다. 원격진료 장비의 오작동으로 인해 사고의 경우에는 피해자는 의사와 함께 장비 업체에 책임을 물을 수 있다.

 

 디지털 헬스가 세계적으로 각광받고 있는 상황임에도 불구하고, 디지털 기술을 건강과 생명을 다루는 의료분야에 접목할 때는 신중하고 고려해야 하는 다음과 같은 영역들이 있다. 

 

 먼저 개인정보 보호의 부분이다. 의료분야에서 발생되는 개인의 민감한 정보가 포함되어 있기 때문에 무엇보다 보안성이 확보되어야 한다. 개인정보보호 측면에서 정보유출가능성 등에 대한 철저한 보안 장치가 필요하다. 

또 기기/시스템의 오류 가능성의 문제가 있다. 전산과 네트워크 등을 통한 진료의 경우 기기/시스템 작동시의 예기치 못한 오류가 발생할 경우 환자 안전에 심각한 문제를 일으킬 수 있기 때문에 철저한 대책이 필요하다. 

의사-환자 관계의 문제도 있다. 대면진료의 경우에는 의사-환자 간의 커뮤니케이션은 환자 상태를 상세하게 진단하게 되고, 서로 간 신뢰의 구축은 환자의 진료결과에 더욱 긍정적인 영향을 준다. 그런데 원격진료로 이러한 커뮤니케이션의 축소 및 단절은 의사-환자 관계에 부정적 영향을 줄 수 있다. 

치료 결과에 대한 책임소재의 부분도 있다. 원격 진료를 통한 의료서비스 제공 및 처방 이후, 의료사고 등의 사태가 발생했을 경우 책임소재가 불분명하여 의료분쟁을 해결하는 데 어려움을 줄 수 있다.

 

4차 산업혁명 시기를 맞이하여, 국내에서의 정보통신기술, 웨어러블 기기, 빅데이터와 인공지능 기술의 발달에 따라 디지털 헬스 기술이 계속 발전해 가고 있으며, 특히 최근 들어 국내 디지털 헬스는 주요 대형병원 및 스타트업 기업들에서 더 가시적으로 실현되어 가고 있다. 

정부에서도 올해 초 바이오헬스 핵심규제 개선과 함께 데이터 3법의 개정 등을 통하여 혁신의료기기, 건강관리서비스 활성화 등 신산업 육성을 도모하고자 하고 있다.

 원격의료의 영역 중에서 원격모니터링과 환자 진료 정보의 저장과 전달은 개개인의 건강상태의 모니터링과 함께 의료서비스 제공에 있어서 우리사회에서 점진적으로 익숙한 도구가 되고 있다. 하지만 원격진료의 경우에는 이를 도입하는 데 대해서 이해관계자 간의 입장 차이가 크다. 의료계에서는 세계적으로 접근성이 좋은 우리나라 의료 환경에서 의사-환자 간 원격진료를 한다는 것 등에 대해서 부정적이며, 시민단체에서는 개인정보 보호 및 보안 영역에서 부정적이다. 

 

원격진료에 대하여 해외 국가에서는 긍정적으로 수용 및 도입하고자 하는 방향성 속에서 제도적 장치를 마련해 가고 있다. 하지만 선진 의료제도를 이야기하기에는 아직은 천착한 우리나라의 의료구조 하에서는 해결해야 할 문제들이 많다. 저(低)수가의 국가공보험 체계, 확립되지 않은 의료전달체계, 의료이용 및 의료공급의 왜곡과 함께 개인정보의 보호, 원격진료의 시행 주체 및 수가화 등 다양한 영역에서의 새로운 개혁과 함께 논의의 시작이 필요하다. 

 

바람직한 방향으로의 디지털 헬스 정책의 수립과 실행을 위해서는 의료계와 정책 입안 주체들 간에 충분한 논의와 사회적 합의가 선행되는 것이 중요하다. 합리적인 의료의 발전과 성공적인 미래의료를 실현하기 위해서는 이해관계자들 간 즉 정부-의료계-사회가 상호 상생할 수 있도록 참여하고 논의할 수 있는 위원회를 구성하여 충분한 사회적 합의와 동의 위에서 새로운 법과 제도적 장치를 마련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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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사입력 2020년07월01일 17시10분
  • 최종수정 2020년07월01일 09시52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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