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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대선 이후 북·미 관계 전망과 한국의 대응방안 본문듣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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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사입력 2020년12월03일 16시30분
  • 최종수정 2020년12월03일 16시19분

작성자

  • 홍현익
  • 세종연구소 수석연구위원

메타정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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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글은 세종연구소가 발간하는 [정세와 정책 2020-12월호-제32호](2020.12.1.)에 실린 것으로 연구소의 동의를 얻어 게재합니다.<편집자>​

 

미 대선에서 민주당의 바이든 전 부통령의 당선이 확실시됨으로써 향후 북·미관계와 한반도 정세에 어떤 영향을 줄 지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북·미관계가 작년 2월 말 하노이 정상회담 이후 제대로 된 협상 한번 하지 못하고 정체상태에 처해 온데다 그 영향으로 남북관계도 지난 6월 북한의 남북공동연락사무소 폭파와 9월 서해 공무원 살해사건으로 소강상태에 처해 있으므로 미국의 새로운 정부 출범이 과연 한반도 평화 프로세스 재개에 어떤 영향을 미칠 지가 관심의 대상일 수밖에 없다.

 

이런 맥락에서 현 상황과 유사한 과거 미국 정권 교체기의 북·미관계를 살펴보고 바이든 당선자의 대북정책 기조가 북·미협상과 한반도 평화프로세스 복원에 대해 미치는 기회와 도전 요인들을 검토하면서 한국의 대응방안을 제시하고자 한다.

 

과거 미국 정권 교체기의 북·미관계

 

4년마다 미국에 대선이 있지만 현 한반도 상황과 관련해 상당한 함의를 줄 수 있는 정권 교체 시기는 북핵문제가 국제 현안인 상황에서 정권이 교체되었던 1992년 말과 2000년 말, 2008년 말 등 세 번이다.

 

먼저 1992년 한·미 대통령이 팀 스피릿 연합훈련을 중단시켰는데, 그해 10월 한·미 국방장관 회담에서 1993년에 이를 재개한다고 합의했고 빌 클린턴이 대통령에 당선되어 1993년 1월에 취임했지만, 북한의 만류에도 불구하고 3월 9일 연합훈련에 돌입하자 사흘 뒤 북한은 NPT 탈퇴를 선언해 한반도는 위기 상황으로 빠져들었다.

 

2000년말에는 북한의 조명록 차수가 백악관을 방문해 클린턴 대통령과 면담하고, 북한이 미사일 발사를 유예하고 미사일 협상을 진행하면 미국은 북·미 관계를 개선할 뿐 아니라 한반도 평화체제 수립 의지를 밝힌 북·미 코뮤니케를 발표한 뒤 올브라이트 국무장관이 평양을 방문하여 북·미 정상회담이 개최될 수 있는 분위기에서 정권이 교체되었다. 또한 당시 민주당의 앨 고어 후보가 더 많은 표를 얻고도 플로리다주 재개표에 당락이 갈리는 상황에서 36일만에 대법원의 판단을 수락함으로써 공화당 부시 후보가 당선되는 상황은 현 트럼프 대통령의 선거 결과 불복 상황과도 유사하다.

 

당시 북한의 관심은 미국에서 민주당 행정부가 공화당 행정부로 교체될 경우 북·미 정상화 과정이 연속선상에서 계승될 것인가에 있었다. 그러나 네오콘 인사들이 대거 포진한 부시 행정부는 임기 출범 직후 클린턴 행정부가 1994년 약속한 제네바 핵 합의의 핵심 사항들을 넘어서기 시작했다. 가장 대표적인 것이 부시 행정부가 2001년 신포 경수로의 대형 터빈같은 핵심부품이 설치된 후 핵 시설 특별사찰을 받는다는 합의를 무시하고 무조건 특별사찰을 받으라고 요구한 것과 북한이 휴전선 인근에 과도한 군사력을 배치하고 있는데 이를 아무 대가없이 후방으로 이전하라고 요구한 것 등이다. 이에 따라 북한은 미국과의 대화를 접었다. 미국은 김대중 정부 말기인 2002년 북한의 제2차 서해해전 도발 직후 마치 북·미 대화를 모색하는 듯이 존 켈리 국무부 동아태담당차관보를 평양에 보내겠다고 발표하고 이에 고이즈미 일본 총리가 평양을 방문해 외교적 기선을 잡은 상황에서 10월에 평양을 방문한 켈리 차관보로 하여금 북한의 우라늄농축 작업 시인을 발표하게하고 문제삼음으로써 제2차 북핵 위기 상황을 조성하고 한반도 정세를 냉각시켰다.

 

2008년 11월 민주당의 오바마 상원의원이 대선에서 승리한 이후 벌어진 상황도 상당한 함의를 준다. 부시 행정부가 북핵을 포기하지 않으면 정권을 변형시키겠다는 고압정책을 구사했지만, 노무현 정부는 6자회담, 정상회담, 외무장관의 노력, 평양에 특사 파견 등 전방위적인 노력을 통해 2005년 9·19 공동성명을 이끌어내 북핵 해결의 기반을 구축했다.

 미국의 BDA 제재로 협상이 위기국면에 빠진 상황에서 북한이 2006년 10월 1차 핵실험을 감행하고 미국이 후퇴해 2·13합의가 도출되었다. 하지만 폐기도 되지 않은 북핵에 대해 부시 행정부가 검증을 문제삼음으로써 협상이 다시 난항에 빠진 상황에서 오바마가 당선된 것이다.

 

당시 오바마는 대통령 당선 직후 오바마-바이든 플랜을 발표해 이란, 북한 등 불량국가의 독재자들과도 ‘거침없고 직접적인 외교’를 전개하겠다고 선언해 대통령 취임 전후에 북한에 특사라도 파견할 것이라는 기대가 퍼졌었다. 그러나 보즈워스 대북정책특별대표가 임명되고 힐 클린턴 국무장관이 서울을 방문하기도 했지만 대북 특사 파견이나 북·미 고위급회담은 제안되지 않았다. 당시 북한은 2008년 여름 김정일이 쓰러져 지도자 공백 상태에서 인내심을 보이기보다 2009년 4월 5일 오바마가 체코를 방문해 ‘핵 없는 세상’을 구현하겠다고 선언하기 직전 장거리로켓을 발사했고 5월 25일에는 제2차 핵 실험까지 감행했다. 

 

이후 미국은 ‘전략적 인내’를 기조로 내세워 북한이 협상 기조를 양보적으로 변화시키지 않는 한 북한을 적대시하지는 않겠지만 그렇다고 큰 관심도 두지 않는 정책을 펼쳤다. 물론 이따금 미국은 국무부를 중심으로 북한과의 대화를 모색하기도 했지만 대북 강경기조를 구사하던 이명박·박근혜 정부는 미국의 대북 접근에 부정적인 태도를 보이면서 신중성을 요구해 결국 오바마 집권 8년간 미국은 6자회담을 한 번도 개최하지 못했다.

 

세 가지 사례에서 공통된 점은 북·미관계 개선이 기대되었지만 미국의 새 행정부가 북한의 기대에 부응하지 않자 북한이 도발을 감행하거나 북·미관계가 냉각되었다는 것이다.

 

바이든의 대북 정책 기조와 한반도

 

트럼프 대통령이 세 차례나 김정은을 만나고 2018년 6월 싱가포르에서는 한반도 평화 프로세스의 큰 방향을 제시하는 기본적인 북·미 정상 합의를 보았으며, 대선기간 중에도 재선되면 김정은과의 만남을 포함해 북·미간 담판을 벌여 북핵문제를 해결하겠다는 입장을 밝혀 조속히 한반도 상황을 평화 분위기로 복귀시키려면 트럼프의 재선이 더 유리하다는 평가가 나오기도 했다.

 

하지만 북·미 정상간 만남이나 친서 교환에도 불구하고 존 볼턴 전 백악관안보보좌관이 회고록에서 밝힌 것처럼 트럼프는 김정은과의 만남을 대선 홍보용 이벤트로 간주했지 북핵문제 해결 자체에는 별 관심이 없었고, 실제로 북한이 핵을 점진적이고 단계적으로 폐기하도록 유도하는 합리적이고 성의있는 노력은 트럼프나 볼턴 뿐 아니라 폼페이오 국무장관도 기울이지 않았다고 평가된다. 또 미국 대통령은 3선에 나설 수 없으므로 트럼프는 더 이상 북·미 정상회담의 이벤트 행사용 가치를 중시하지 않을 수 있다. 더구나 트럼프는 한국 등 동맹국의 입장을 경시하므로 북핵 협상은 미국의 이익으로 포장된 트럼프 개인의 이익 추구용 차원에서 진행될 가능성이 크므로 한반도 평화 프로세스 진전은 보장되지 않을 가능성이 상당하다.

 

바이든은 야당인 공화당의 수장으로서 트럼프가 미사일 하나 폐기시키지 못한채로 독재자를 국제적 고립에서 탈출시켰다고 비난하고 김정은을 ‘폭력배’나 ‘폭군’으로 지칭해 북한의 따가운 비난을 받았으므로 북한과의 관계 설정이 쉽지 않을 수 있다. 새로운 행정부 출범으로 외교 당국자 인준에 반년 정도 소요되는데다 바이든은 정상적인 실무외교를 통해 북한의 핵 능력이 축소된다는 보장이 있어야 정상회담에 응하겠다는 태도를 보여왔다. 자연히 북·미 협상 재개가 지연되고 더딜 가능성이 크다. 또 바이든 행정부의 국무장관으로 지명돼 북한과의 협상에 중요한 역할을 차지할 토니 블링컨 전 국무부부장관은 오바마 행정부 때 ‘전략적 인내’를 주도했고 북핵문제보다 한·미·일 안보협력 강화 등 동맹체제 복원에 더 관심을 가질 수 있으므로, 자칫 북·미 및 남북 대립 국면이 심화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더구나 북한이 2009년처럼 상황을 오판해 도발에 나서면 협상 기조가 증발할 위험성도 있다.

 

반면에 바이든의 대북 정책이 전향적일 수 있는 가능성도 엿보인다. 먼저 바이든과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은 섣부른 북핵문제의 일괄타결 보다는 점진적이고 단계적인 접근을 중시할 가능성이 크다. 이런 방식의 합의는 실현능성이 더 클 수 있다. 또 바이든은 2019년 8월 3일 미국외교협회 질의에 대해 “이란과 타결한 핵 합의(JCPOA)가 이란의 핵무기 확보를 막았으며 북한과의 협상에도 효과적인 청사진”이라고 말했다. 따라서 바이든이 부통령 당시 성사시킨 이란과의 핵 합의 경험을 자신감을 가지고 북핵 해결에 원용할 가능성이 있다. 특히 이 합의는 핵 동결에 대해 제재 해제를 약속한 것으로서 이를 북한에 적용할 경우 김정은도 호응할 가능성이 상당하다. 또 북한과의 인도주의적인 지원에는 열린 입장을 보이고 있으므로 북한의 도발을 막고 협상 진입의 기반을 구축할 수 있다. 느슨해진 동맹관계를 복원하고 동맹국의 입장을 경청한다는 바이든의 발언에서 미국이 향후 우리 정부의 말에 귀기울일 가능성도 커졌다.

 

한국의 대응 방안

 

조속한 한반도 평화프로세스의 복원을 추구하는 문재인 정부의 정책 방안은 전방위 우호 선린 평화 설득외교에 있다.

 

먼저 모든 가용한 대북 채널을 활용해 북한이 섣불리 도발을 감행하지 못하도록 설득하고 통제해야 한다. 대북 전단 살포를 중단시키는 국회 입법을 조속히 추진하고 인도주의적인 대북 지원 의사를 밝히며, 정부 차원에서 실현이 어려우면 지방자치체나 민간단체가 이를 추진하는 것을 지원해 어려운 북한 동포를 돕고 남북관계를 복원하려는 의지를 보여주어야 한다. 특히 북한이 성급히 도발을 감행하면 올해보다 내년이 훨씬 더 어려워질 것이라는 점도 분명히 경고해야 한다.

 

중국 왕이 외교부장의 방한을 계기로 시진핑 주석의 방한을 조속 실현시켜 한한령 해제와 한·중관계의 완전한 복원을 실현시키는 동시에 북한의 도발 단속과 한반도 평화 프로세스 복원에 한·중이 힘을 모아 협력해야 한다.

 

정부의 외교·안보·정보 당국자들은 미국과의 협력을 조속히 증진해야 한다. 바이든은 지난 11월 12일 문재인 대통령과의 전화통화에서 북핵문제 해결을 위해 한국 정부와 긴밀히 협력하겠다고 약속했고, 올해 봄 포린 어페어즈에 기고한 글에서도 “북한의 비핵화라는 모두가 공유하고 있는 목표로 나아가기 위해, 나는 우리 협상팀에게 권한을 위임하고, 우리 동맹과 중국을 포함해 지속적이고 조율된 캠페인을 시작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바이든 인수위 외교·안보 담당자들과의 소통 채널을 확보하고 현재 미국이 당면한 코로나 극복, 인종문제 해결, 경제 회복, 미국의 실추된 국제 위상 회복, 이란과의 핵 합의 복원 등 산적한 과제들이 많지만, 2009년 경험을 반면교사로 삼아 북한을 무시하고 방치하면 뒷감당이 어려울 정도로 부정적인 영향이 크므로 일단 북한에게도 관심을 두어 협상 재개 준비 중임을 밝히고 도발을 억지하며 가능하면 기초적인 접근과 대화도 모색하는 것이 현명하다고 설득해야 한다.

 

또 바이든 대통령 당선자나 카멀라 해리스 당선자가 언급한대로 북한의 핵 문제를 해결하는 현실적으로 실현가능하며 지혜로운 방안은 북·미간 신뢰를 증진하면서 점진적이고 단계적인 비핵화라는 점을 확인해 한·미간 대북 공조를 강화해야 한다. 이제는 당선자 신분으로서 김정은 위원장이나 북한의 체면을 세워주고, 비록 실현되지 않을 수 있더라도 의료 및 방역, 식량 등 인도주의적인 지원 의사를 피력하는 것이 북·미간 신뢰 구축의 첫 걸음이라고 설득해야 한다. 특히 바이든 당선인이 미국의 당면과제로 국민통합을 내세우고 있으므로, 비록 트럼프 대통령이 한 일이지만 김정은 위원장과의 6·12 싱가포르 합의는 현재 양국관계의 초석이므로 이를 존중할 것임을 선언한다면 미국 국민들의 국민통합과 북·미간 신뢰 복원 모두를 달성할 수 있다고 권고할 수 있다.

 

또 제재의 목적이 처벌보다 교도와 국제안보 상황 개선에 있음을 강조하면서 이제는 제재를 탄력적으로 운용해 북한을 단계적인 비핵화로 유도해야 하며, 이를 위해 스냅백 제도를 적절히 적용할 것을 권고할 수 있다. 남북관계의 정상화와 개선은 북핵문제 해결을 위한 북·미 협상에도 유리하므로 이를 흔쾌히 후원해 줄 것도 요청해야 한다.

 

끝으로 바이든 행정부가 북핵문제 해결을 우선과제로 추진하기는 어려울 가능성이 크므로 이 문제의 직접 당사자인 우리 정부가 북·미간 합의안과 이행 시간표를 작성해 제시하고 북·미 양측의 의견을 받아 계속 수정·발전시켜나가며 중국에도 알려 동의를 구하면서 사실상의 북·미 협상 중개자와 평화 촉진자 역할을 모두 수행해야 한다. 특히 북·미 협상 타결에 난관인 핵 신고, 비핵화 대상, 불가역성 보장, 검증 등의 문제에서 합목적성을 가진 지혜로운 입장이 필요하다. 북한의 핵 신고를 단계적으로 하고, 중단거리미사일과 생화학무기는 비핵화 대상에서 제외하며, 상호조치의 불가역성을 보장할 뿐 아니라 검증도 핵 폐기 진도에 맞춰 단계적으로 강화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바이든 행정부 출범이 주는 도전적인 요인들을 잘 통제하고 자신감을 가지고 기회 요인을 현명하게 활용하면 한미동맹을 발전시키면서 한반도 평화 프로세스도 복원시키고 진전시킬 수 있을 것이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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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사입력 2020년12월03일 16시30분
  • 최종수정 2020년12월03일 16시19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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