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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북아 역내(域內)에서 한국적 권역(圈域)경쟁력 제고가 절실하다 본문듣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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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사입력 2021년08월12일 17시1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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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정영록
  • 서울대학교 명예교수. 경제발전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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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지털 대전환과 국가간의 경쟁 향방>

 

  최근 들어 전 세계적인 경제화두는 디지털 대전환과, 미·중 기술경쟁의 격화로 집중되고 있다. 하지만, 경제활동이란 게 단순히 디지털 대전환이나, 미·중 경쟁으로만 그치는 것은 아니다. 그만큼, 복잡한 측면이 항상 내재해 있다. 

 

필자는 자주 소위 국민국가체제 다음은 세계가 어떻게 진전될 지를 두고 상상을 하곤 한다. 그 한 가지가 탈(脫)국민국가가 아닐까 한다. 정말, 그렇게 진전 된다면 결국 권역경쟁, 특히 도시권역 경쟁으로 가지 않을까 하는 예상을 해 본다. 블록체인기술이 각광을 받는 다든지, 플랫폼비즈니스가 활발해 진다든지 등등은 탈국민국가의 간접적인 징표일수 있다. 

 

우리나라는 과연 어떨까? 이와 관련, 한·중·일이 포괄된 이 동북아 지역에서 과연 우리가 어떤 권역경쟁력을 가질 수 있을 지를 고심해 보았다. 

 

  한 나라의 경쟁력은 국가경제, 민생경제, 지방경제가 유기적으로 잘 결합되어 평가되어야 한다. 우리는 국가경쟁력을 거시경제나, 산업정책 측면에서만 평가하는 경향이 있다. 지금은 전세계적인 대 전환의 시기(소위 패러다임전환)이다. 이 차원에서 우리나라를 역내에서 가장 매력있는 지역으로 바꿀 필요가 있다. 서두르지말고, 좀 더 찬찬히 역내 권역경쟁력을 키우는 것이다. 아무리 세계가 경제분쟁이 치열해 진다하더라도 역내라는 울타리는 계속중요할 것이다. 궁극적으로 탈국민국가 시대를 맞아, 도시권역의 경쟁에 방점이 두어질수도 있기 때문이다. 결국, 각 지역경제권 차원에서 선진적인 행정 제도, 부존자원의 최적활용, 독특한 문화창조, 특출한 기술개발 등이 중요한 쟁점이 될 것이다. 

 

 

  한.중.일로 정의되는 동북아지역(NEAR: North East Asia Region)이 21세기 들어 다시 쟁점이 되고 있다. 궁극적으로는 NEAR에 북한 지역도 포함되어야 할 것이다. 어쨌거나. 이 지역은 21세기 들어와서 가장 주목받는 지역의 하나가 되었다. 그 중심에는 중국의 발전국가로의 복귀와 북한의 핵무장 움직임이다. 우선, 지난 20년간 NEAR가 어떻게 변화되어 왔는지를 간단한 표를 통해서 알아보도록 하자. 2020년을 기준으로 동북아지역의 중요성을 평가해 보는 것이다. 동시에 미국과의 비교도 흥미로울 것이다. 

  먼저, 인구규모측면이다. NEAR는 16억명 상당으로 전세계의 21%를 차지하고 있다. 미국의 약 5배 이다. 경제력에서는 21.41조 달러로 세계의 25.3%를 차지한다. 이미 미국을 넘어서고 있다. 20년 전만 하더라도, NEAR경제력은 미국의 60% 정도에 불과하였다. 엄청나다. 지난 20년간 NEAR가 얼마나 경제력이 신장되었는지를 금세 알수 있게 된다. 역시 그 핵심에는 중국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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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일 눈에 띄는 것은 교역분야이다. 그만큼, NEAR가 경제규모면에서 미국을 능가하게 된 이면에는 교역의 급신장이 작용하였다. 2000년만 하더라도 NEAR는 교역이 중요하기는 했지만, 미국에 비해 규모가 더 작았다. 하지만, 중국이 2001년 WTO에 가입하면서 지난 20년간 서방의 제품 조달, 공급구조에서 핵심적인 지위를 차지하게 되었다. 이는 20년 전의 중국 교역규모가 4600억 달러 수준에서 20년 만에 무려 10배로 성장, 4.6조 달러에 달하고 있다는 것이 잘 설명해 주고 있다. 

 

결과적으로 2019년으로 오면, NEAR가 미국을 크게 앞지른다. 특히, WTO의 보고서에 의하면, 2020년의 경우, 세계 수출에서 NEAR지역은 중국 15.8%, 일본 3.9%, 한국 3.1%등 22.8%를 차지하고 있다. 세계교역시장에서 주요 수출 지역으로 확실한 지위를 점유하고 있는 것이다. 반면에 미국은 8.8%의 수출비중을 차지, 아직도 세계적인 수입지역으로 평가되고 있다는 것을 금세 알 수 있게 된다. 참고로 면적을 본다면 NEAR와 미국 지역은 거의 대동소이하다고 할 수 있다.  

 

<기존의 대(大) 행정권역으로 비교하는 것은 한계>

 

  한·중·일 3국을 포괄하는 역내를 좀 더 세분해보자. 문제는 금세 생긴다. 우리가 이 지역을 어떻게 나눌 수 있을까? 일단, 각국의 행정구역 (가령 중앙정부 바로 아래의 단) 으로 나눌 수 있을 것이다. 이렇게 나누게 된다면, 우리는 17개 , 일본은 47개, 중국은 31개로 나뉜다. 

 

이를 기준으로 본다면, 지역넓이, 인구, 경제규모측면에서, 엄청난 편차를 느낀다. 중국 때문일 것이다. 당장 평균인구 수준으로 본다면, 한국 301만 명, 중국 4554만 명, 일본 271만 명이다. 한국과 일본이 거의 비슷하지만, 중국은 거의 15배나 된다. 편차가 심하다는 것을 금세 알 수 있다. 

 

경제규모도 마찬 가지다. 한국이 958억 달러, 일본 1074억 달러인데 반해, 중국은 4751억 달러이다. 약 5배에 해당한다. 결국, 한국과 일본은 권역을 좀 더 묶어서 통합할 필요가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참고로 세계 인구와 경제 규모는 평균적으로 3500만 명에 4000억 달러 정도 된다. 이 점을 고려한다면, 중국의 대행정구는 권역으로서의 대표성이 충분히 있다. 

  

  우리는 경인, 전라, 경상, 충청 등 4개 권역으로 나눌 수 있다. 일본은 10개, 중국은 31개 권역으로 나뉜다. 즉, NEAR지역을 45개 권역으로 나눌 수 있게 되는 것이다. 그렇게 조정 하고 난다면, 면적을 제외하고는 인구, 경제규모의 평균이 좀 더 잘 대표성을 지니게 된다. 가령, 인구는 중국이 월등 하게 많지만, 그래도 각 권역이 1000만 명이 넘게 되고, 경제규모는 4000억 달러 정도로 3국이 거의 엇비슷하게 된다. 참고로 45개 권역의 인구평균은 3,515만명, 경제평균은 4,952억 달러, 인당소득 평균은 18,485달러가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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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총 45개 역내 권역 가운데, 인구측면에서, 중국의 광동, 산동은 1억 명을 넘는다. 세계적으로 보아도 한 국가의 인구규모를 훌쩍 넘어선다. 경제규모면에서도, 일본의 칸토 (역내 1위 지역)를 비롯, 중국의 광동, 장쑤, 산동을 포함 총 4개 권역이1조 달러를 넘는다. 인당 소득은 4만 달러 수준으로는 일본의 도카이, 칸토, 호쿠리쿠, 등 3개 권역이 있다. 3만 달러 수준으로 넘어가면, 8개 권역으로, 일본 5개권역, 한국 3개 권역 등이다. 2만 달러 수준으로 가면, 일본 1개, 한국 2개, 중국 2개 권역으로 처음으로 중국이 들어온다. 결국, 우리나라의 각 권역들은 인구, 경제규모, 인당 소득수준 등의 측면에서 비교우위가 그리 높지 않다는 것을 알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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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단, 수도권을 최고지역으로 바꿀 수 있어야>

 

  각 권역경제에는 핵심도시가 있다는 것을 주목한다. 일본의 칸토에는 도쿄, 킨키에는 오사카가 있다. 한국은 서울, 중국은 북경과 상하이가 절대적이다. 결국 수도권 권역간의 경쟁이 가장 뜨거울 것이다. 최근 도쿄가 1964년 개최 57년 만에 올림픽을 또 다시 개최하였다. 베이징 또한 2008년 이후 14년 만인 내년에 동계올림픽 개최를 진행하고 있다. 수도권 권역의 일신을 위한 전기를 마련하기 위한 때문일 것이다. 우리도 서울을 어떻게 역내 최고권역으로 바꿀 수 있을 지를 두고, 전 국민이 예지를 모아야 한다. 

 

  이를 위해서 우리는 우선, 서울의 브랜드를 어떻게 정할지를 고민해야한다. 제일 중요한 것은 서울의 비교우위다. 눈을 감고, 서울, 도쿄, 베이징 3개 도시의 모습을 상상해 보자. 어떤 이미지일까? 서울은 한강이 있어서 강남과 강북으로 확실히 나뉜다. 또한, 산업화의 상징인 테헤란로가 들어온다. 도쿄는 한 복판에 황궁과, 인근의 긴자 거리가 인상적이다. 베이징은, 자금성이 딱 버티고 있다. 이를 중심으로, 환상형 도시이다. 

 

   도쿄는 근대산업화와 현재를 연결하는 융합 이미지다. 베이징은 천년의 계획도시 면모를 유지하고 있다. 우리는 역사적인 엄청난 유물도, 근대산업화의 유적도 내놓을 게 별로 없다. 서울의 역사를 더 세운다고 서울의 이미지가 달라지지는 않을 것이다. 결국은 2차 대전 종전이후 개도국으로서 지금의 선진국의 초입에 도달한 경과를 내세워야 한다. 동시에 미래도시의 향방을 제시할 수 있으면 한다. 스마트시티에 대비, 커다란 장기계획을 세우고 가야한다. 이미 강변이 개발되기 시작해서, 늦었다고 할 수도 있다. 하지만, 늦었다고 할 때가 최적의 시점일수 있다. 

 

  서울은 천혜의 자원인 한강변, 현대화의 상징인 테헤란로를 중심으로 스마트 시티를 유효하게 입혀야 한다. 시원한 한강을 가장 잘 활용해서, 도시의 경쟁력을 구비해야 한다. 이 과정에서 철저한 미관영향평가를 했으면 한다. 콘크리트 경제는 일단, 삽을 떠버리면 되돌리기가 쉽지 않다. 최고의 디자인과 공사가 되어야 한다. 성냥갑형 건물배제, 층고의 다양화에 따른 뛰어난 경관, 녹지조성 등이다. 주택보급률에만 급급할 것이 아니다. 세계적인 일류의 건축가, 최고의 도시계획가가 참여해야 한다. 너무 조급할 것이 아니다. 적어도 한 세대 이상 매달려야 할 프로젝트가 되어야 할 것이다. 마침, 용산과 이태원 지역의 대규모 개발 프로젝트가 진행 될 것이다. 이곳을 후세에 부끄럽지 않을 지역으로 탈바꿈 시켜야 할 것이다. 단순히 서울시에만 맡겨둘 것이 아니라, 범정부 차원에서 나서야 할 것이다.  

 

< 한국적 권역 문화를 창출할 수 있어야>

 

  또 하나가, 소프트웨어 측면이다. 가령, 서울에는 한·중·일 3국 협력 사무소가 있다. 이미 출범한지 10년이 넘었다. 이렇다 할 역할을 하고 있다는 얘기를 들어본 적이 별로 없다. 다행히도, 학계가 주도해서 이 조직을 통해서 학생교류 프로그램인 캠퍼스아시아프로그램이 운영되고 있다. 그것으로 끝이다. 지금쯤이면 이를 한 단계 올려, 가령, 아시아연합대학(가칭)을 출범, 동아시아의 정체성을 재확인하는 다양한 프로그램을 구체화 하는 것도 고려해 보았으면 한다. 산업화를 주축으로 하는 국민국가 시대에는 대학의 자유로운 사고와 과학적인 실험이 큰 역할을 한 바 있다. 아시아연합대학이 미래시대에 그 역할을 할 수 있었으면 한다. 그 핵심에 서울시를 중심으로 하는 경인권역이 있어야한다.  

 

  먼 장래에는 NEAR 지역의 권역들이 고속철도로 연결될 수 있을 것으로 판단 한다. 궁극적으로는 남북한의 연결까지를 포괄한 연결을 기다리고 있는 권역이 있다. 결국, 남북한의 화해가 필요할 것이다. 이것과 관련, 북한의 청년들을 IT, 바이오 등 미래 산업인재로 키우는 것도 고민해 보아야 할 것이다. 특히, 우리가 더더욱 역내의 매력국가가 되기 위해 서울의 경쟁력을 키워야 할 것이다. 역내 최고의 권역이 되는 것이다. 

 

동시에 우리가 아시아적인 독특한 제품, 제도를 만들어 내야 한다. 이것이 진정 역내 매력을 최고화 하는 것이다. 마침 NEAR가 세계적인 역동적인 지역이다. 이를 잘 활용할 수 있어야 한다.  그 핵심에는 역시 권역문화를 어떻게 창출해 낼 수 있을 지가 관건이 될 것이다. 언론의 보도처럼, 가령 중국이 더욱더 폐쇄적, 국수적으로 간다면 우리에게는 더욱 더 큰 기회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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