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려있는 정책플랫폼 |
국가미래연구원은 폭 넓은 주제를 깊은 통찰력으로 다룹니다

※ 여기에 실린 글은 필자 개인의 의견이며 국가미래연구원(IFS)의 공식입장과는 차이가 있을 수 있습니다.

한국해운의 남은 희망 본문듣기

작성시간

  • 기사입력 2017년02월13일 16시29분

작성자

  • 전준수
  • 서강대학교 경영대 명예교수

메타정보

  • 41

본문

 

한진사태의 혼란도 또 그희생도 점점 사람들의 뇌리에서 사라져가고 있다. 정부는 지난해 10월31일 한국해운의 경쟁력 강화방안 정책을 발표후 해운을 지원하기 위한 한국선박회사를 설립 발족하였고 한편 부산시를 중심으로 SM 해운을 제2의 원양컨테이너 정기선사로 육성 발전시키기 위한 지원을 시작하였다. 

서울 중앙지법은 한진해운의 회생절차 폐지를 2일 결정하였다. 2주간의 항고 기간이 끝나면 17일 정도에 한진해운에 대한 파산선고가 내려질 것으로 보인다. 한진해운이 공중분해 되면서 우리나라 컨테이너 선박은 현대상선 66척정도가 남게 되었다. 한때 한진해운(7위) 과 현대상선(14위) 합해서 세계 5위 규모의 컨테이너 선대를 유지하였던 한국해운은 현재 세계 1위인 머스크의 622척 MSC의 484척을 비견해볼 때 생존 자체가 의문시 되고 있는 현실이다. 현 우리나라 해운의 목표는 정부의 지원과 현대상선의 노력으로 세계 시장 점유율을 5%대로 올리겠다는 것이다.    

한진해운의 남은 자산도 정리가 끝나가고 있다.  알짜 자산인 미국 롱비치 터미널은 별도로 매각협상이 마무리 중이다.  이 롱비치 터미널은 롱비치 항만내 최대 규모로 연간  300만 TEU 이상의 컨테이너 항만 처리 능력을 갖추었으며 미국 서부 항만 전체 컨테이너 물동량의  30%이상을 처리하고 있다. 한진해운은 미국자회사인 TTI 의 지분 54%를 보유하고 있었다.  롱비치 터미널의 2대 주주인 세계 2위 컨테이너 선사인 스위스 선주 소유의 MSC 가 지분 46%를 보유하고 있다.  이 MSC가 우선 매수 청구권을 가지고 있다.  문제는 MSC 는 현대상선이 가입하려고 하고 있는 2M Alliance 의 일원이며 현대상선의 가입을 계기로 그동안 약세였던 미주 마케팅을 강화하여 시장 점유율을 확대하려는 야심적 계획을 가지고 있다. 결과적으로 현대상선과 MSC가 콘소시움으로 단독 입찰하여 인수하게 되었다.  우리 한진해운이 운영하던 롱비치 터미널은 MSC가 80% 현대상선이 20%의 지분을 소유하게 되었다. 롱비치 터미널은 외국선사로 소유권이 넘어갔지만 한진해운의 스페인 알헤시라스 터미널은 현대상선이 인수하게 되었다. 이 터미날은 향후 현대상선이 글로벌 네트워크를 구축시 유럽의 거점항만으로 요긴하게 쓰일 것이다. 이처럼 한진해운의 알짜 자산들이 현대상선에  인수될 수 있게 금융지원을 실기하지 않고 해 나가야한다. 현재까지는 이 터미날 이외는 눈에 띄는 정책적, 금융적 지원은 거의 전무한 실정이다

 

정부는 10월 31일 각 부처 공동 작업으로 해운산업 경쟁력 강화방안을 만들었다. 그 정책의 가장 중요한 핵심은 세계 5위를 목표로 강력한 원양 컨테이너 선사를 육성하는 것이다. 여기에서 세계 5위라 함은 한진사태 이전에 세계컨테이너 해운에서 한진해운이 7위의 규모로   617천TEU를 보유하고 있었으며 현대상선이 14위로 437천TEU 선복을 보유하고 있던 것을 합치면 세계 5위의 위상을 가지고 있었다. 따라서 정부의 목표는 한진해운 사태이전의 한국정기선 위치를 다시 찾겠다는 의도이다. 

 지금 세계 컨테이너 시장은 M&A를 통하여 선사를 대형화하고 이렇게 대형화한 선사들이 연합하여 3개의 Alliance 로 집중하고 있다. 최근에 일본 굴지의 선사인 NYK, K Line, MOL 도 컨테이너 부문을 통합하기로 결정하였다.  이러한 선사간 M&A를 통해 2017년 4월 부터는 디 얼라이언스 ,오션 얼라이언스, 2 M 등 3 강 체제로 재편될 것이다. 이러한 얼라이언스 재조정으로 글로벌 해상운송 시장에서 경쟁은 더욱 대형화, 단순화, 가속화할 전망이다. 이런 세계적 추세에 우리나라 해운은 새로운 원양컨테이너 선사인 SM의 탄생으로 과거 두 컨테이너 선사체재로 회귀 하는 결정이 내려진 것이다. 

 

컨테이너 시황은 아무리 긍정적으로 생각해도 3년 안에는 정상화 되는 것이 힘들다는 것이 세계 유수의 해운연구기관들의  예측이다.  과연 SM 구룹이 정부의 도움 없이 향후 3년간의 적자를 감내 해나갈 수 있을 가 하는 것이 걱정이 된다. 과거 한진해운의 미주 라인 영업이익은 CKYHE 라는 굴지의 Alliance 일원으로서 양질의 정기선 서비스와 적절한 선복 안배와 헌신적인 대리점들의 노력의 결과인 것이다. 물론 경쟁력 있는 우수한 구 한진해운의 인력들이 뼈를 깍는 노력으로 많은 부분 벌충이 되겠지만 그러나 인력만으로는 안 되는 부분이 반드시 있는데 그 부분을 어떻게 해결 할지 우려 된다. SM이 발표한 신생 해운사의 전략을 보면 항공의 저가 항공사와 같은 저가 공략으로 틈새시장을 공략한다는 것이다. 그러나 이미 거의 모든 선사가 적자를 수년째 내고 있는 최저운임 시장에서 저운임으로 시장을 공략하는 것은 공멸의 길로 들어서는 것이다. 현재 겨우 운임 안정을 유지하고 있는 아시아 역내시장에서의 운임 덤핑 행위는 이시장의 운임 안정에 최선의 노력을 다하고 있는 중견선사들과 해양수산부의 노력에 정면으로 배치되는 것이다. 이는 우리나라 정기선 해운에 새로운 불안의 불씨가 될 것이다. 

법원의 올바른 판단은 현대상선으로 하여금 한진해운 미주라인을 인수하도록 하였어야 한다. 따라서 선별된 양질의 한진해운의 인력이  현대상선의 부족된 경쟁력을 보완하면서 명실공히 세계 5위의 경쟁력 있는 국적 컨테이너 원양선사로 발전해 나갈 수 있는 기회를 만들었어야 하는데 이것이 무산 되는 것 같아 안타까움을 금할 수 없다.  

 

c79db877d8a6a213e73aaa9e0859cab1_1486970
 

이제 남은 희망인 현대상선은 세계제일의 컨테이너 정기선사인 머스크와 MSC 가 결성한 2M구룹에 참여하게 되었다. 그동안 현대상선의 2M가입에 대해서 논난이 많았다. 정식 가입이 아닌 셋방살이라든지 하는 비판을 항간에서 해왔다. 그러나 정식협약의 내용은 2M + H Strategic Cooperation 이라는 명칭으로 되어있다. 2017년 4월 1일부터  2020년 3월 31일까지  미서안 3개항로에서의 상호 선복교환과 매입을 통하여 서로의 선박에서 space를 사용하도록 되어있다. 이는 과거 현대상선이 미주서안에 2개항로를 운영하였는데 이것이 3개항로로 서비스가 확대 강화된 것이다. 유럽항로에서도 2M의 월등한  Network 및 비용경쟁력을 공유 할 수 있게 되어 현대상선의 서비스 경쟁력이 강화되었다. 문제는 2M 이 현대상선의 신규 대형선 투입을 억제하고 있어서 정부의 해운 경쟁력강화방안에 배치되고 있다. 그러나 현대상선 입장에서는 현재 강화된 경쟁력을 바탕으로 미주서안과 유럽라인에서의 영업력을 강화하고 한편으로는 새롭게 결성된 현대상선과 장금상선, 흥아해운과의 한국 얼라이언스를 더욱 확대 발전 시켜 나아가야한다. 이는 우리나라 최초의 원양, 근해선사간의 전략적 협력으로 향후 이러한 전략적 협력을 신규 원양항로 개척과 개설로 발전 시켜 나아가야한다. 

 

새로운 파나마운하 확장을 통하여 13000 TEU의 대형 컨테이너선의 통과가 가능하게 되어 미국 동해안, 남미 동해안의 대형선의 새로운 시장이 열리게 되었다. 이는 이제까지의 paradigm 과는 다른 새로운 시장이 열리게 된 것이다. 이에 덧붙여 이제부터는 혁신적으로 고속, 고효율 , 친환경적인 신규선박을 건조하여 이 새 항로에 투입하여 해상운송 서비스의 혁신적 변화를 추구하여야한다. 운항시간을 최대한 단축시키고 대형선에 의한 비용절감을 최대한 실현시킬 때  우리는 새로운 시장에서 리더와 개척자로서의 위상을 차지 할 수 있을 것이다. 이는 국내 조선산업에도 새로운 일감을 창출 할 수 있으며 저속 대형선의 시대에서 새로운 고속 대형선의 시대로 시장을 변화 시킴으로서 우리나라 조선산업 일감 창출의 마중물 노릇을 할 수 있을 것이다. 이것이 조선과 해운의 상생발전의 디딤돌이 될 것이다.​ 

41
  • 기사입력 2017년02월13일 16시29분

댓글목록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