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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發 ‘무역전쟁’, 『新 냉전(冷戰)』 시대를 불러오나? 본문듣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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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사입력 2018년11월20일 17시4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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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BW “무역전쟁 및 경제 제재로 중국과 러시아는 ‘동지(同志) 관계’ 재건 모색’

- 트럼프, 70년대 닉슨(Nixon) 대통령의 전략적 행보를 ‘逆 주행’ 하는 중

- 중국은 미국의 무역 제재가 두려운 일본과도 손잡고 ‘敵과의 동침’을 연출

- 폴슨 前 재무장관 “경제적 鐵의 장막” 으로 양분된 “新 냉전 시대” 도래 경고

- Woodward 기자 “중간선거 이후 미국 사회에 ‘격변의 징조’가 나타나고 있어”

- Sachs 교수 “트럼프는 이미 ‘정신이상(disordered mind)’ 상태, 전세계에 위험”

 

최근 발표되는 국제 관계 전문가들의 관측으로는, 지금 미국과 중국이 제재 관세 부과 및 보복 응징을 주고받으며 벌이고 있는 ‘무역전쟁’이 단시일 내에 쉽게 끝날 것 같지 않다는 지적이 대부분이다. 그만큼 국제 사회의 우려도 깊어지고 있다. 일부에서는 앞으로 2, 30년은 갈 것이라는 지극히 비관적인 전망도 있다.

 

한편, 美 · 中 고위 관리들은 트럼프 · 시진핑 두 정상들이 이달 말 아르헨티나에서 열릴 G20 정상회담에서 회동할 것에 가까스로 합의했다. 두 정상들은 이 자리에서 극단으로 치닫고 있는 ‘제재 vs 응수’ 라는 무한(無限) 소모적 ‘惡의 순환 고리’ 를 끊기 위한 담판을 벌일 것이라는 보도도 있어 일말의 기대는 남아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현 시점에서는, 美 · 中 양국이 벌이는 무역전쟁이 보다 ‘장기전화(長期戰化)’ 할 것이라는 목소리가 더욱 힘을 얻는 실정이다. 이런 분위기 속에서, 미국의 ‘중국 때리기’가 촉발한 무역전쟁이 중국과 러시아, 중국과 일본의 접근을 부추기고 있어, 트럼프의 강경 일변도 대외 정책이 미국을 고립시키고 국제적 위상을 더욱 곤경에 빠뜨리는 게 아닌가 하는 우려도 커진다. 자칫, 글로벌 사회가 양분되어 새로운 냉전 시대로 들어가는 게 아닌가 하는 우려도 나온다. 

 

■ 시 주석 · 푸틴 대통령 ‘공동의 敵’ 미국을 향해 ‘Bromance’ 과시


얼마 전, 미국의 권위있는 경제 전문誌 Businessweek가, 지금 벌어지고 있는 美 · 中 간 ‘무역전쟁’을 배경으로 중국과 러시아의 ‘동지적(comrades)’ 접근을 지적하는 장문의 보고서를 게재한 적이 있다 (“Trump’s Trade War Is Making Russia and China Comrades Again”). 주로, 미국의 제재 관세 부과 정책이 중국으로 하여금 옛 우방인 러시아와 다시 공동의 우의(友誼) 기반을 다지는 계기를 제공하고 있다는 내용이다. 중국 시진핑 주석과 러시아 푸틴(Putin) 대통령이 중국 ‘上海’에서 만나 Vodka 잔을 높이 들고 나란히 축배를 나누는 장면 사진도 곁들이고 있다.

 

BW誌는 이 보고서에서 서방 지도자들은, 종전에 오랜 동안 ‘정치적 공감’을 공유해 왔고 경제적 보완성도 큰 ‘中 · 러 양국의 친화(Sino-Russian rapprochement)’ 가능성을 간과해 왔다고 지적한다. 특히, 미국은 정치 문제로 러시아에 대한 제재를 강화하며, 중국에도 지적재산권 침해 등을 문제 삼아 ‘무역전쟁’을 확전하는 등, 중국과 러시아와 동시에 대립하는 오류(誤謬)의 상황에 처해 있다는 것이다. 

 

따라서, 미국은 ‘편의 상 유대(marriage of convenience)’를 모색하는 두 거대 국가들 중에서 어느 일방을 포용하는 한편, 다른 일방을 고립시키야 하는 지극히 어려운 전략을 구사하지 않으면 안 될 시점이라고 강조하고 있다. 이러한 글로벌 패권(覇權) 경쟁 구도를 감안하면, 비록, 11월 말 G20 정상회담에서 美 · 中 정상이 만나 ‘무역전쟁’의 일시 ‘휴전(trade truce)’에 합의를 한다고 해도, 그 이후 양국 관계의 전도를 예단하기는 쉽지 않은 상황이다. 어쩌면, 그런 휴전 합의는 ‘무역전쟁’의 종료가 아니라, 새로운 대립의 시작이 될 가능성이 농후하다고 볼 수도 있다. 

 

■ 트럼프發 “무역전쟁”으로 미국의 아시아 맹방(盟邦)들에 큰 타격

 

최근 영국 Economist誌 산하 연구기구인 EIU는 지금 중국과 미국 간에 벌어지고 있는 무역전쟁의 폐해를 상세히 분석한 보고서를 발표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중국산 수입 제품에 제재를 발표하면서 ‘무역전쟁’은 어렵지 않게 이길 수 있다고 호언을 한 것도 비판한다. 그럼에도, 어느 일방도 무역 분쟁의 출구를 찾으려는 적극적인 노력은 보이지 않는다. 미국이 선제적으로 제재 관세를 부과하면 중국은 이에 대응해서 보복을 하는 ‘상호 보복(tit for tat)’ 형식을 취해 오고 있다.

 

미국은 주로 전자 및 기계 부품 혹은 중간재를 대상으로 관세를 부과하고, 중국은 대미 수입는 비중이 가장 큰 미국産 자동차 및 중국 국민들 식생활에 불가결한 콩(大豆)을 위시한 농산물을 대상으로 관세를 부과하고 있다. 이런 추세가 지속된다면 내년 초 무렵이면 美 · 中 상품 교역의 거의 전부가 제재 및 보복 관세 대상에 포함될 것으로 예상된다. 두 나라는 전부를 건 승부를 벌이는 셈이다.

 

두 말할 필요 없이, 글로벌 G2가 벌이는 무역전쟁의 폐해는 당사국들은 물론이고, 글로벌 경제 전반에 심각한 폐해를 준다. 교역 패턴을 왜곡시킴으로써, 두 나라와 교역 관계가 있는 거의 모든 나라들이 생산 거점을 상대적으로 높은 비용 구조를 가진 지역으로 찾아가지 않으면 안 되게 만들고 있다. 이에 따라 최종 소비재 가격이 상승하는 것은 당연하고, 인플레이션을 가중시켜 통화긴축을 시행하게 되는 등 경제 정책 전반에 심각한 왜곡을 가져오게 될 것은 필지의 사실이다.

 

미국과 중국 두 나라가 현재 수입하는 제품에 추가 관세를 부과하면, 글로벌 생산 비용 구조의 변화로 교역 시장에는 ‘새로운 승자(勝者)’가 나타날 수도 있다. 양국 수입자들이 수입 가격 상승을 감안하여 다른 대체 수입 거래선을 찾을 것이고, 다른 측면에서, 양국 수출업자들은 수출 가격 상승을 감안하여, 종전보다 상대적으로 불리할 수밖에 없는 다른 국가들로 수출 시장을 다변화하려는 노력을 기울이는 경우에도 또 다른 수혜국들이 나타날 수도 있을 것이다.

 

따라서, 미국 및 중국을 제외한 멕시코 등 인접 국가, 혹은 유럽 등을 포함한 제3국 공급자들에게는 새로운 수출 기회를 얻을 수도 있을 것이다. 이런 사정을 감안하면, 글로벌 공급 체인 변화로 제일 큰 혜택을 보는 것은 역시 산업 구조 및 생산 비용 구조가 중국과 비슷한 아시아 국가들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EIU)

 

이런 예측에서 보듯이, 지금 벌어지고 있는 미국과 중국 간의 무역전쟁의 유탄(流彈)에 의해 가장 큰 피해를 입고 있는 나라들은, 종전에 양국과 교역 규모가 큰 한국, 일본 등을 위시한 아시아 지역의 선진 경제권의 전통적인 미국 ‘맹방(盟邦)’ 들이라는 점은 경제, 정치 등 다양한 측면에서 시사하는 바가 적지 않다. 

 

■ 트럼프는 70년대 초 닉슨의 “역사적 訪中”의 逆방향을 폭주 중

 

중국은 마오(毛澤東) 집권 말기에 사상 유례없는 극한적 트라우마를 낳은 “문화혁명(文化革命)” 와중이던 1970년대 초반, 소련의 침공을 대비한 방공(防空) 훈련을 할 정도로 소련과 극도로 대립하던 시기도 있었다. 당시 중국은 소위 집단영농 체제인 ‘人民公社’ 중심의 초기 농업국가로, 세계 최빈국에 속해 있던 시절이었다.

 

이런 상황에서, 중국은 러시아(旧 소련)와 사회주의 COMECON 리그의 종주국 지위를 다투며 ‘접근’과 ‘소원(疎遠)’을 반복해 왔으나, 초기에는 旧 소련이 압도적으로 우위인 힘을 바탕으로 중국을 선도(先導)했던 것이다. 그러나, 중국이 1970년대 초반에 자본주의 요소를 수용하는 ‘개혁 · 개방’ 노선을 채택하고 나서 미증유의 고속 성장을 거둔 지 불과 수 십년 만에 G2 경제 대국 반열에 들어섰고, 양국의 세력 균형은 旧 소련의 붕괴를 기점으로 완전히 역전(逆轉)됐다. 중국은 이제 러시아와 대등 협력을 추구할 수 있는 ‘평균대(平均臺)’ 위로 올라선 것이다.

 

이렇듯, 중국 경제 및 사회에 일대 변혁을 가져온 촉발제 역할을 했고, 미국과 중국 간의 관계 설정에 결정적 계기를 만들어 준 사건이 바로 1970년대 초반의 닉슨(Richard Nixon) 대통령의 역사적인 중국 방문이다. 당시, 1974년은 미국이 베트남 전쟁에서 패망하고 퇴각한 뒤라서, 中 · 러 두 나라가 손을 잡고 동남 아시아 지역으로 사회주의 패권 확산을 기도할 절호의 기회를 맞이했던 시기였다.

 

이런 절박한 상황에서, 소련 주도 하에 중국과 손을 잡고 아시아 지역으로 세력을 확장하는 것을 저지하기 위한 방편으로, 닉슨(Nixon) 대통령은 당시로는 상상할 수도 없었던 중국과의 ‘화친(和親)’을 서둘렀던 것이다. 그런 중국이, 도중에 ‘천안문(天安門) 사건’ 등 우여곡절을 겪으면서도, 실질적 지도자 ‘不倒翁 덩샤오핑(鄧小平)’의 탁월한 리더십 하에 경제 · 사회 개혁을 이루기 불과 수 십년 만에, 이제는 막강 G2 반열의 경제 대국으로 성장하여 미국과 맞서고 있는 것이다.

 

당시의 닉슨(Nixon) 대통령이 중국을 방문한 것은 그야말로 ‘획기적인 용단’에 따른 것이었고, 이 정책은 소련과 중국이 다시 사회주의 패권 동맹을 강화하려던 움직임을 성공적으로 저지할 수 있었던 것이다. 그러나, 지금 트럼프는 두 나라를 동시에 압박하는 구도를 형성하여 양국이 옛날의 향수를 자극하며 다시 동지 관계를 강화하려는 상황으로 몰아넣고 있는 것이다. 그는 지금 닉슨(Nixon) 대통령의 예지(叡智)있는 결단과는 정반대 차선으로 逆주행 폭주를 하는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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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트럼프의 ‘자국우선주의’ 집착으로 일본도 중국과 ‘敵과의 동침’ 


지난 달 하순 일본 아베(安倍) 총리는 거의 7년 만에 중국을 방문했다. 일본의 한 언론은 이 소식을 전하면서 ‘무사히 訪中을 마쳤다’고 전했다. 중국 국영 CCTV도 간판 저녁 뉴스 방송에서 아베 총리 방중 소식을 전하면서 나름대로 성의를 다했으나, 전날 있었던 시 주석의 남부戰區(南中國海) 시찰 및 전쟁 준비 독려 소식을 내보낸 뒤에 두 번째 뉴스로 전했다. 시 주석도 마지못해 짓는 미소를 보였다.

 

그런 가운데, 日經가 보도한 일본 전문가가 전하는 중국 상층부 한 지인의 아베(安倍) 총리 방중(訪中)에 대한 소감은 의외로 인상적이다. 그것은 “일본이 미국의 지배를 벗어나 중국과 파트너가 될 것을 선택했다”는 것이었다. 이것을 두고 일본 측 인사는 지금 중국 사회에는 그만큼 미국에 의해 따돌림을 당하고 있다는 자각(自覺)과 경제적으로 상당한 위기감을 느끼고 있다고 해석하고 있다. 미국이 완전한 적(敵)으로 돌아선 마당에 일본마저 적(敵)으로 돌릴 필요가 없다는 것이다.

 

양국 정상은 이구동성으로 “日 · 中 관계의 新 시대를 열어가자”고 강조한 것은 물론, 중국의 ‘一帶一路’ 전략에 대한 제3국 시장의 공동 진출, 북한 문제와 관련한 중국의 협력 약속, 후쿠시마(福島) 원전 사고 이후 금지해 온 일본産 식품 수입 제한 철폐, RCEP 가입 협상 가속 등, 구체적인 사항에도 합의하고 있다.

 

이와 함께, 장기적인 협조의 틀이라고 볼 수도 있는 양국 관계의 ‘新 3 원칙’을 발표하기에 이르렀다. 요약하면 “경쟁으로부터 협조로”, ”파트너가 되어 위협이 되지 않을 것”, ”자유 · 공정한 무역 체제를 발전시킨다”는 3 가지 항목이다. 일본 측에서는, 아베 총리가 제안한 것을 중국 시 주석이 받아들이는 형식을 취했다고 했으나, 실은 최근 들어 드물게 보는 일본 우위의 외교 성과라고 관측하기도 한다.

 

이런 상황은 다시 말하면, 지금 트럼프 대통령의 ‘자국우선주의’ 대외 정책에 직면하여 압박과 고난을 감지하는 두 나라가, 남중국해(南中國海) 영토 문제, 과거 역사 문제 등이 얽혀 있는 종전의 ‘적대(敵對)’ 관계를, 당면한 ‘공동의 敵’에 대항하여 일단 접어 두자는 묵계와 다름이 없는 것으로 해석될 수도 있는 것이다.  

 

■ 美 “3 단계 조치 요구” vs 中 “142개 항목 ‘무역전쟁’ 타개책” 


최근 트럼프 대통령이 트위터를 통해 밝힌 바로는, 중국 측이 아르헨티나 G20에서 美 · 中 정상회담이 열릴 것을 상정하여 무역전쟁 휴전을 기대하며, 미국과 협의할 142개 항목의 행동계획을 담은 제안을 보내왔다고 한다. 미국이 무역적자 삭감, 지적재산권 침해 시정 등을 위해 중국 측에 ① 즉시 조치할 과제(30~40%), ② 단계적으로 조치할 과제(30~40%), ③ 구조적으로 대처할 과제(20%) 등으로 구분하여 3 단계 대처를 요구한 것에 대한 응답이다. 트럼프는 이에 대해 “아직 해결할 사항이 4~5개 남아 있다” 며 완전히 납득할 수 없다는 태도다. (Nikkei)

 

英 Financial Times는 이러한 제안은 지난 11월 1일 양국 정상들이 전화 회담에서 합의한 바에 따른 것이라고 전했다. 나아가, 양국 간 고위급 협상 과정에서 중국 측이 양보 가능성도 내비치고 있다고 보도하고 있다. 그러나, 백악관 NEC 관계자들은 핵심 과제들에 대해서는 오는 G20 정상회담 기회에 양국 정상들의 담판이 있어야 비로소 견해를 좁힐 협상이 시작될 수 있는 상황이라고 밝히고 있다.

 

前 CIA 중국 전문 분석관이자 현재 CSIS 연구원 존슨(Chris Johnson)씨는 美 · 中 관계는 교착 상태에 빠질 리스크에 직면해 있다고 평한다. 그는 이번 G20 회담은 시일이 촉박하고, 현안들이 워낙 복잡해서 실질적인 타개를 이룰 가능성은 낮다고 본다. 그는, 모종의 구도에 합의(framework agreement)를 이룰 수는 있을 것이고, 그렇게 되면, 현행 관세 부과를 동결하거나, 협상 팀에 권한을 부여하는 등의 진전을 이룰 수는 있을 것이라며 美 · 中 정상회담에 대해 신중하게 예상한다.

 

결국, 이번 美 · 中 간 무역전쟁의 뿌리는 아주 깊어서, 이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보다 심층적이고 보다 많은 대화와, 보다 긴 협상 시간이 필요하다는 전망이다. 따라서, 이번 아르헨티나 G20을 계기로 추진되고 있는 美 · 中 정상회담에서는 무역전쟁 휴전 협상을 시작할 구도에 합의라도 이루면 그나마 다행이라는 것이다.  

 

■ 英 FT “역사적으로 어떤 ‘무역전쟁’ 에서도 승자(勝者)는 없어” 


英 Financial Times는 최근 美 · 中 간에 벌어지고 있는 무역전쟁의 폐해를 우려하며, 역사적으로나 이론적으로 교역 중인 양국이 관세를 부과하고 이에 보복하는 형태의 무역 분쟁을 벌이는 경우, 어느 일방도 이득을 얻을 수 없다는 것이 교훈이라고 강조하고 있다. FT는 1930년 미국이 당시 캐나다 등 각국으로부터 수입하던 20,000개 품목에 관세를 인상하기 위해 제정한 “Smoot-Hawley Act”를 전형적인 보호주의 입법 사례로 들면서, 그 결과가 이를 잘 증명한다고 강조하고 있다.

 

미국은 이 자멸적인 보호주의 입법 결과, 미국의 전체 수출이 60%나 감소했던 것이다. 이로 인해 미국 국내 경제는 점차 파괴됐고 결국 대공황을 심화(深化)시켰다는 것이 거의 모든 경제 이론가들이 동의하는 바이다. 당시에도, 외교 문제에도 영향을 끼쳐서 당시 소련과 소원(疏遠)했던 나라들까지 결속하게 만드는 우(愚)를 범했던 것이다. 지금 트럼프 정부가 중국을 포함한 많은 교역 상대국들과 감행하고 있는 전방위 무역 분쟁 상황과 흡사한 상황이었다는 느낌이 든다.

 

마침, 앞서 소개한 BW誌는 한 중국 고위 관리의 ‘美 · 中 · 러’ 삼각 관계를 설명하는 절묘한 비유를 소개하고 있다. 그는 “이 삼각 관계에서 중 · 러 관계는 점차 가까워지고 있고, 그 대척점에 미국이 홀로 남게 될 것이다”고 묘사한다. 그는 “이러한 (中 · 러) 우호 관계 접근은 미국이 목표한 것이 아니나, 미국이 정책을 바꾸지 않으면 끝날 수가 없는 것이다. 결국 미국의 선택일 뿐이다” 고 말한다. 

 

■ 前 美 재무장관 ‘경제적 鐵의 장막’으로 나뉜 ‘新 냉전 시대’ 경고

 

美 블룸버그 통신은 최근 폐막된 APEC 정상회담에서 아무런 공동성명도 발표하지 못하는 희대의 사태를 맞게 된 배경으로 미국과 중국 간에 가열되고 있는 무역전쟁을 지목하고 있다. 이와 함께, 국제 문제 전문가들의 “우리는 지금 지정학적 제로 섬(zero-sum) 게임을 향해 들어가고 있다”는 우려를 전하고 있다.

 

블룸버그는, 트럼프 정권이 1990년 구 소련 붕괴 이후, 열강(列强) 국가들의 싸움판에 휘말리지 않으려는 동남 아시아 국가들의 자세를 유지할 수 없게 만들고 있다고 지적한다. 이번 APEC 정상회담에서 나타난 美 펜스(Mike Pence) 부통령과 중국 시 주석 간의 공방전을 염두에 둔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 대신 참석한 펜스(Pence) 부통령이 “중국이 변하지 않는 한 미국은 무역전쟁 종전을 서두를 의향이 없다” 고 천명한 것이다. 이는 이 지역 국가들에게는 불안을 안겨주는 것이다.

 

호주 Lowy Institute 연구소 태평양 지역 연구원 프라이크(Jonathan Pryke)씨는 “펜스 부통령의 발언은 아시아 태평양 지역에서 지정학적 제로섬 게임을 향해 움직여 가는 것으로 우려된다” 고 말했다. 그는 “미국과 중국이 접근할 것이라는 큰 기대는 점점 실현 가능성이 희박한 현실로 되어가고 있다” 고 우려한다. 이에 따라, 종전에 중국과 교역을 확대하며 이득을 취하는 동시에 미국의 힘에 의존해 오던 주변의 소국 경제 국가들이 이제는 미국과 중국 가운데 어느 한 쪽을 취사(取捨) 선택해야 하는 곤궁한 상황에 내몰리게 된 것이라는 관측이다. 

 

최근 폴슨(Hank Paulson) 前 美 재무장관은 미국과 중국이 조기에 무역 정책에 관한 입장 차이를 해소하지 못하면, 세계는 새로운 “경제적 鐵의 장막(Economic Iron Curtain)” 으로 양분될 것이다. 이는 어느 한 쪽이고 상호 기술, 자본 및 투자를 부정하는 상황으로 변화시킬 것이고 이는 지금까지 전세계가 향유해 오던 ‘글로벌화(globalization)’의 이득을 과거로 되돌리는 상황이 될 것이다” 고 경고한 적이 있다. 이는 바로 ‘새로운 냉전(冷戰)’ 시대의 도래를 예고하는 것으로 들린다.

 

 

■ Woodward 기자 “중간선거 후, 美 사회에 ‘격변의 징조’ 나타나”


지난 11월 6일 실시된 美 의회 중간선거 이후, 미국의 각종 미디어들은 연일 트럼프에 대한 공격에 집중하고 있다는 인상이 든다. 멀리는 2016년 대선 이전부터 시작된 것이나, 중간선거 이후 대립 관계가 급격히 격화되고 있는 것이다. 물론, 배경에는 지난 중간선거 결과, 미국 정치에서 입법 활동의 실질적인 장(場)이라고 할 수 있는 하원의 ‘다수당’ 지위가 민주당으로 넘어간 것도 한 몫 하고 있다.

 

현 트럼프 정권의 내막(內幕)을 폭로한 “공포(FEAR)” 라는 저서를 펴낸 우드워드(Bob Woodward) 기자 (닉슨 대통령의 ‘워터게이트(Watergate)’ 사건 은폐 사실 보도로 유명)는 지금의 트럼프 백악관은 위험한 정책의 ‘도박장(casino)化’ 하고 있다고 경고하며, 중간선거 이후 미국 사회에 ‘격변(激變)의 징조’가 있다고 관망하고 있다. 그는 결론적으로, 북핵 문제, 중동 문제, 중국에 대한 외교 정책, 세제 및 무역 등 경제 정책 전반에서, 현 트럼프 정부는 선악(善惡)의 판단을 잃어버린 ‘기능부전(機能不全)’ 상태라고 비판한다. 그는 트럼프 대통령이 현실과 전혀 동떨어진 지론이나 정책을 가지고 도박을 하고 있다고 힐난한다.

 

동 우드워드(Woodward) 기자는 전기한 저서(주; 중간선거 이전에 출간)에서 트럼프 대통령은 중간선거에서 자신의 정권에 미칠 타격을 막기 위해 정권 내부의 혼란을 은폐하고, 성과를 강하게 어필하거나, 정책 면에서 더욱 강경한 자세로 기울어질 가능성이 있다고 예견한 바 있다. 그는, 이번 중간선거 결과에 대해 “트럼프 대통령의 통치 및 발언에 대한 美 유권자들의 인식 방향이 바뀌었다”, “경제 호전에도 불구하고 현재와 장래에 대해 불안을 품기 시작했다”고 평한다. (Nikkei)

 

■ Sachs 교수 “트럼프는 이미 ‘정신이상’ 상태, 전세계가 위험”

 

이미 밖으로 익히 드러난 일들이지만, 트럼프 대통령 취임 이후 백악관 내부에는 측근 및 참모들의 각층 인적 구성 간에는 심각한 충돌과 반목이 노정되고 있고 극심한 혼란 양상을 끊임없이 표출해 오고 있다. 이러한 백악관 권부 내의 이어지는 혼란의 가장 큰 원인은 트럼프 자신임은 두 말할 필요도 없다.

 

트럼프 자신이 휘말려 있는 각종 의혹들이 엄습해 오고 있는 상황이다. 이제 종국을 맞고 있는 뮐러(Robert Mueller) 특별검사의 ‘러시아 게이트’ 및 관련 사법 방해 혐의 수사, 최근 사태의 심각성을 더해가고 있는 복수의 여성 관련 섹스 추문, 최근 NYT에 의해 새로 불거진 트럼프 개인 및 기업의 회계 및 세금 관련 의혹 등, 헤아리기 힘들 정도의 의혹들이 꼬리를 물고 있는 상황이다.

 

여기에, 이번에 하원 다수 지위를 탈환한 민주당이 벌써부터 트럼프의 각종 의혹과 관련해서 수백 건에 달하는 강제집행명령(subpoena)을 발동하여 조사에 착수할 것이라고 으름장을 놓고 있는 상황이다. 저명한 경제학자 삭스(Jeffery Sachs) 교수는 최근 한 기고문에서 트럼프의 힘이 빠지는 상황에서 그의 분노는 치솟고 있어 미국은 물론이고 전 세계에 위험이 증가하고 있다고 경고한다. 그는 이런 상황에서 극단주의자 트럼프 대통령이 대다수 미국인들의 의사에 반해서 극단적인 정책들을 실행할 수가 있을 것인가? 하는 심각한 의문을 던진다.

 

이어서, 삭스(Sachs) 교수는 트럼프가 당면할 3 가지 리스크 요인을 들고 있다. 첫째; 뮐러(Mueller) 특별검사가 트럼프, 그의 가족 및 측근들의 불법 행위를 곧 밝히게 될 것, 둘째; 민주당이 하원에서 의회 ‘강제집행명령(subpoena)’을 가지고 트럼프 및 기업들의 탈세 의혹에 대한 조사를 시작할 것, 셋째; 가장 심각한 문제로, 트럼프가 이미 ‘정신 이상(a disordered mind)’ 상태에 빠진 것 등을 들고 있다.

 

비유하자면, 트럼프는 지금, 정신이 이상한 상태에서, 뮐러(Mueller) 특검의 수사 등으로 요동치는 발판 위에서, 민주당으로부터 쏟아져 들어올 거센 화살을 피하기 위해 몸부림처야 하는 상황에 직면해 있는 것이다. 그리고, 그는 지금 이런 상황에서 우방국들을 포함한 주요 교역 상대국들과 무역 분쟁을 서슴지 않고 있는 것이다. 한 마디로, 트럼프 정권의 앞날은 지금 짙은 안개가 뒤덮인 절벽 끝을 향해 서서히 다가가고 있는 형국은 아닌지, 하고 여겨 지기도 한다. <ifs POS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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