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악화일로의 한일관계, 개선 희망 없는가? 본문듣기

작성시간

  • 기사입력 2019년01월17일 17시00분

작성자

  • 이지평
  • LG경제연구원 상근자문위원

메타정보

본문

1. 한일관계 개선의 어려움 

 

한일관계의 어려운 국면이 지속되고 있다. 징용공 문제 등으로 인해 일본 정치권뿐만 아니라 일반 국민들의 한국에 대한 인식이 악화되고 있고, 혐한(嫌韓) 세력은 이를 기회로 삼아서 자신들의 한국 비판 정당성을 강조하는데 한층 주력하는 모습이다. 자민당 회의에서는 한국에 대한 제재조치를 감행해야 한다는 강경론까지 잇달아 제기되고, 일본 언론에서도 그동안 구축되어 왔던 한일관계의 기반이 무너지고 있다고 비판하고 있는 실정이다. 

일본 측 주장은 1965년에 체결된 한일조약의 ‘한일청구권협정’에서 양국 및 양국민간의 청구권 문제가 완전하고 최종적으로 해결되었다고 명기되어 있다는 것을 근거로 하고 있다. 기본적으로 해결된 문제가 제기되고 있다는 것이 일본의 주장인 것이다. 따라서 한국은 ‘국가적으로 약속한 것을 지키지 않는 나라’라는 비판 의식이 일본인들 사이에서 확산되고 있다.  

 

한편, 한국에서는 일제 강점기의 만행에 대해서 일본이 충분히 사죄하지 않았고 정치 지도자가 수시로 무릎을 꿇고 사죄하는 독일과 비교해서 보상금도 적다는 것이 일반적인 생각이다. 한국의 군사독제 시절에 체결된 한일조약이 개인의 권리를 충분히 배려하지 않았다고 생각하는 국민이 대다수인 것으로 보인다. 민주화가 되고 개인의 권리의식이 강해지면서 한일조약을 기초로 한 한일관계는 동요되기 쉬운 상황이라고 할 수 있다. 

한일관계가 독일과 프랑스 등 유럽 각국과의 관계처럼 과거사를 완전히 청산하고 화해하기 위해서는 한일 양국 간에서 역사에 대한 공통인식이 필요한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이는 일본인이 스스로 과거의 침략과 전쟁 역사를 반성해야만 가능하고 한국이 강요해서 효과를 거두기는 어려운 측면이 있다고 할 수 있다. 

 

2. 협력을 통한 공동이익 추구와 경제력 제고의 중요성   

 

‘반성과 사죄, 보상이 불충분하다’고 보는 한국 국민과 ‘이미 사죄했으며 여러 번 사죄해야 하는가?’라고 생각하면서, ‘보상도 이미 끝냈다’고 보는 일본 국민 사이에서 날로 고조될 수밖에 없는 반발 심리와 반목(反目)은 양국 정치권에게 부담이 될 수밖에 없다. 그리고 이대로 한일관계가 악화될 경우 첨단산업을 비롯한 각종 분야에서 긴밀한 분업 및 협력구조를 갖고 있는 양국경제에 미칠 부정적인 효과가 커질 수밖에 없을 것이다. 

 

향후 한국 기업이나 산업이 제4차 산업혁명의 흐름을 타고 신성장산업을 육성하는 데 있어서 일본의 첨단 소재 및 부품 산업과의 협력과 함께 부족한 과학기술 분야 등에서의 협조도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새로운 제품, 또는 산업을 육성하기 위해서는 각종 요소 기술에 대한 포괄적인 지식이 필요하지만 한국의 경우 특정 분야에서 세계적인 경쟁력을 갖추는 전략을 사용해 왔기 때문에 전혀 기반이 없거나 허약한 분야도 있으며, 이러한 분야 등에서 일본과의 협력도 절실한 상황이다.

 

지난 2011년 동일본대지진으로 일본 내 공장의 가동이 중단되자 한국 유수의 대기업 등도 방사능 오염 우려가 있는 지역의 공장으로까지 직접 가면서 공장 창고에 있었던 제품을 확보하는 데에 분주한 모습을 보인 바 있을 정도로 한일 산업은 실질적으로 연결되고 있다. 일본제 소재나 부품이 없으면 한국의 반도체, 디스플레이, 스마트폰, 자동차 공장 등이 생산 및 수출에 치명적인 차질이 발생하는 것은 불가피하다고도 할 수 있다.  

    

물론, 일본정부도 한국에 대한 제재조치를 감행할 경우 한국의 세계무역기구(WTO) 제소라는 공격을 받을 수 있기 때문에 쉽지 않지만 관련 산업 등에게 애매한 행정지도를 가하면서 전략물자, 한류 관련 사업, 한국인 취업 등의 분야에서 한국과의 교류를 약화하도록 유도해 나갈 가능성은 있다. 세계최대의 순채권국인 일본의 금융 파워에 기반 한 압박은 파장이 클 수 있기 때문에 자제할 것으로 보이나 한일 금융당국 간의 협조체제에 만전을 기할 필요가 있다. 그렇지 않아도 일본기업이 한국과의 각종 비즈니스 교류에 대해 보다 부정적 생각과 행동이 강화될 수 있다. 

 

이와 같이 악화일로의 한일 관계를 방치하는 것은 우리 경제와 산업, 국민들의 삶에 좋지 못한 영향이 클 것으로 보인다. 한일 관계를 개선하려는 의지와 노력이 절실한 시점이다. 한일 양국의 입장이 서로 상대국에서 정확하게 보도 되고 인식이나 입장 차이를 양국 국민들이 서로 이해하면서 소통하는 환경이 강화될 필요가 있다. 서로 극단적인 주장이나 사실 왜곡으로 편향된 자국 중심적 포퓰리즘이 양국의 정책을 왜곡하는 압력이 되지 않도록 해야 할 것이다. 

 

글로벌 파트너로서 양국 간 공통이익체제를 강화한다는 관점에서 해결책 모색해야

 

양국에서 중장기적으로 공통된 역사 인식을 갖도록 협력하는 노력이 필요한 동시에 그동안의 한일 관계 개선에 주력해 왔던 협상의 역사도 존중하는 자세가 중요할 것이다. 불충분하지만 협상 당시의 경제사회적인 여건 속에서 최선의 협상 결과를 도출하려고 주력해 왔던 외교관들의 노력을 존중하면서 그 기반 위에 한일 관계를 보다 개선해 나가는 축적의 노력이 중요할 것이다. 

 

그리고 과거사 문제와 상관없이 한일 양국에서 미래지향적인 협력 사업을 확대해 나갈 필요도 있다. 경제교류 등 각종 한일 협력 관계를 강화함으로써 과거사 문제나 정치 문제에도 불구하고 정상적인 협조체제를 유지할 수 있는 구조를 강화할 수 있을 것이다. 한일 간에서 경제협력을 촉진하는 시민협력 체제나 프로젝트에 대한 지원을 강화할 수도 있다. 양국 간에서 대립보다 협력으로 이득을 보는 세력을 강화하면서 한일 양국 및 동아시아 차원에서 커다란 협력 프로젝트를 개발하는 것도 효과적일 것이다. 과거 한일 관계가 크게 개선된 한일 월드컵 개최 당시와 같은 공동 행사도 효과적일 것으로 보인다. 

한일 협력 프로젝트 및 기금을 통해 협력 사업을 다양하게 지원할 수 있을 것이다. 한일 양국이 서로 협력하는 형태로 각종 교류 사업을 지원하면서 민간의 참여를 유도할 수 있으며, 협력 사업에는 미래지향적인 사업과 함께 과거사 문제 대응 사업도 포함하는 등 포괄적인 협력을 지향할 수도 있다. 

 

또한 한일 양국은 세계적인 영향력을 가진 글로벌 파트너로서도 협력을 강화할 필요가 있다. 특히 최근 강화되고 있는 보호주의를 억제하고 개방적인 경제 및 비즈니스 환경 강화 위한 공동보조를 한일 양국이 취할 수 있다. RCEP(역내포괄적경제동반자협정) 조기 타결, WTO체제 강화 등을 위한 공동의 이익과 협력이 가능할 정도로 제조 강국으로서의 한일의 입장이 비슷한 측면이 크다고 할 수 있다. 

글로벌 파트너로서 아시아 신흥국의 경제 및 금융 안정화 협력 방안을 논의하고 대응책을 모색하는 것도 건설적인 결과를 얻을 수 있다. 민간 기업 차원에서는 동아시아 및 인도 서남아시아 등의 개발 촉진 협력 사업이 진행되어 왔으며, 앞으로 정세 변화와 함께 동북아시아의 개발 협력도 중요해질 것이다. 

 

이러한 협력의 축적과 함께 한일 양국 간의 공통이익체제를 강화하면서 우리나라의 경제력을 강화하고 대외적인 위상을 높일 수 있을 것이다. 결국, 국가적인 경제력을 제고해야만 장기적으로 한일 간에서 역사인식의 괴리를 줄이는 데 유리할 것이다. 사실은 독일도 유럽대륙이라는 거대한 세력과의 협력을 통해 생존을 모색해야 했기 때문에 과거 역사를 철저하게 청산했다고도 할 수 있다. 독일의 전후 보상은 동구권에 대해서는 상당히 지연되는 등 정치적 고려도 강했다. 

우리의 경우도 결국, 경제력이 강화되어야만 우리나라의 정당한 역사 인식에 대한 일본인의 주목과 그들의 변화를 가져 올 수 있을 것이다. 현 시점에서는 한일 간의 반목으로 상호협력을 통한 경제적 이익을 해치는 일을 피하는 것이 중요하다.<ifs POS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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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사입력 2019년01월17일 17시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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