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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년 블록체인과 가상화폐시장에 봄은 오는가? 본문듣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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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사입력 2019년01월17일 17시1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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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상근
  • 서강대학교 경영학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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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쩌면 암호화폐가 결제수단으로 상용화될 날이 얼마 남지 않았는지도 모른다. 지난 12월 LG CNS는 블록체인 플랫폼 ‘마곡화폐(가칭)’의 시범 사업을 LG사이언스파크 내 자사 직원들을 대상으로 시작했다고 밝혔다. LG사이언스파크는 LG전자를 비롯한 8개의 계열사의 1만7천명의 인력이 근무하는 곳으로, 자사 모바일 앱을 통해 내부 가맹점에서 현금 혹은 카드가 없이도 토큰으로 결제가 가능하다. 결제 내역은 블록체인을 통해 보관되며, 저장된 기록을 기반으로 정산하는 시스템이다. 조폐공사가 LG CNS와의 협업을 통해 올해 상반기 ‘블록체인 오픈 플랫폼’의 상용화를 목표로 하고 있는 만큼 이번 시범 사업의 결과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지난 한 해, 암호화폐 가격의 급등과 폭락이 계속되면서 암호화폐는 많은 이들의 주목을 받았다. 그러나 암호화폐에 대한 투기 등 논란이 일면서 암호화폐에 대한 찬반양론이 격하게 대립하였고, 정작 암호화폐의 기반 기술인 블록체인은 대중의 관심에서 멀어져 갔다. 흥미로운 점은 이와는 상반되게 LG를 비롯한 주요 기업이 블록체인 사업에 적극적으로 뛰어들었다는 점이다. 국내 IT업계를 이끄는 카카오와 네이버는 각각의 자회사 그라운드X, 라인을 통해 자사 블록체인 플랫폼을 출시하였고, 삼성SDS, SK텔레콤 등 대기업들도 올해 초 출시를 목적으로 블록체인 기반의 서비스를 준비 중이다.

 

이러한 움직임에도 불구하고, 국내 블록체인 산업의 발전은 앞길이 멀다. 지난 6월 빗썸을 포함해 연이은 암호화폐 거래소의 해킹사건이 발생하면서 2016년 이후 무려 1,121억 원 규모의 막대한 피해가 발생하였지만 여전히 관리감독이 부실한 상태이다. 또한 국내 ICO(Initial Coin Offering) 규제로 인해 주요 기업이 해외에 나가 ICO를 진행하는 등 국가적 손실이 발생하고 있다. ICO는 블록체인에서 토큰(암호화폐)을 판매하여 자금을 조달하는 것으로 IPO(Initial Public Offering)와 구분되며, ICO를 통해 얻은 자금은 플랫폼과 그 플랫폼에서 제공되는 서비스를 개발하는 데에 사용된다. 

 

2018년에는 EOS(40억 달러), 텔레그램(17억 달러)이 막대한 규모의 ICO를 성공시키면서 ICO를 통한 자금조달방법이 블록체인의 등장으로 인한 새로운 현상을 넘어서서 주요한 자금조달방법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2017년 기준 전세계 ICO 규모는 480억 달러로 IPO 규모의 2%에 불과했지만, 2018년에는 절반 수준에 가깝게 성장하였다. 물론 ICO의 허점을 이용해 부당한 이익을 챙기는 사례도 많아 성급히 도입하기에는 조심스러운 단계이다. 모 그룹은 러시아 순양함 돈스코이호(150조 원의 보물선)를 발견했다며 이를 담보로 가상화폐 신일골드코인(SGC)를 발행하였다. 하지만 신일그룹은 코인에 대한 로드맵, 백서를 공개하지 않는 것은 물론 수십억의 투자금을 모은 후 잠적하여 이슈가 된 바 있다.

 

 올해도 블록체인 사업에 도전하는 기업들이 많이 생길 것이며, 금융, 유통, 물류, 공공부문 등 다양한 플랫폼들이 등장하고 있어서 2018년보다 더 높은 단계로 발전해 블록체인 산업에 봄이 올 것으로 생각한다. 다만 꽃이 만개하기 위해서는 정부가 앞장서 해킹, 사기 등 폐해를 방지할 적절한 감독과 화폐로서의 가치에 대한 신용과 과세에 대한 새로운 제도의 마련이 요구된다. 또한 거래소는 투자자 보호를 위해 수준 높은 보안 시스템 구축과 인력 확보가 필요하고, 시장에서는 투기가 아닌 다른 시각에서 바라볼 수 있는 자세가 필요하다. <ifs POS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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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사입력 2019년01월17일 17시1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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