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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 외국어가 필수인 시대, 버려야 할 것은 모국어가 아니다 본문듣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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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사입력 2019년11월08일 17시00분
  • 최종수정 2019년11월08일 13시39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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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8월, 한국인 메이저리거 추신수(37, 텍사스 레인저스)의 두 아들이 대한민국 국적을 포기하고 미국 국적을 선택한 사례가 많은 국민들의 입방아에 올랐다. 법무부는 7월 31일 추신수의 큰 아들 무빈 군(14살)과 둘째 아들 건우 군(10)의 국적 이탈 신고를 수리했다. 복수 국적자가 외국 국적을 선택하는 경우 해외에 거주하고 있다면 이러한 국적 이탈이 가능하다. 즉, 대한민국 국적 대신 미국 국적을 선택하는 것이 가능하다는 것이다. 이들의 병역 의무 또한 만 18세가 되는 해 3월 까지 국적 이탈 신고를 하면 면제될 수 있다. 

  

  이를 두고 네티즌들은 저마다 다른 의견을 보였다. 혹자는 추신수의 두 자녀가 병역을 회피하려 한다고도 하고, 혹자는 미국에서 태어났고 미국에서 자라 한국어보다 영어에 더 익숙한 추신수의 아들들이 어쩔 수 없는 선택을 했다고 보고 있다. 이러한 추신수 아들들의 선택에 비난의 화살을 돌릴 이유 또한 전혀 없지만, 대한민국 국가대표 야구선수 추신수의 자녀가 미국 국적을 선택했다는 데에 여러 국민들이 안타깝고 씁쓸하게 생각하는 것은 어찌 보면 당연할 것이다. 

  

  이러한 추신수 가족의 선택에 가장 큰 역할을 한 것은 무엇일까? 무엇보다 가장 큰 문제는 언어라는 문제가 있을 것이다. 과거 미국에서 자란 가수 박정현 씨 처럼 미국 등 외국에서 자란 많은 사람들이 한국에서 언어, 소통에 대해 많은 문제를 겪는다. 추신수가 나왔던 다큐멘터리 등을 보면 추신수의 자녀가 추신수에게 영어로 이야기하자 추신수가 화를 냈던 장면이 많은 대중들에게 각인되어 있다. 추신수의 자녀가 대한민국 국적을 포기하고 미국 국적을 선택했던 데에 언어는 작지 않은 비중을 차지했을 것으로 예상된다.

  

 제2 외국어가 필수인 시대에 살고 있는 우리  

 

  다른 나라의 언어를 배우는 것, 이것은 바로 다른 나라의 문화를 이해하는 데 첫 번째 필요한 요소이다. 외국인들이 한국어를 배우고 싶어 하는 것은 그들이 좋아하는 한국인 가수 ‘BTS’가 부르는 가사를 이해하고 싶어서일 것이다. 한국이라는 나라에 대해 이해하려면 이처럼 한국어를 배워야만 한다. 이렇게 어떤 나라에 관련된 일을 하고 싶고, 어떤 나라를 더 깊이 이해하고 싶다면 자신의 언어 이외에 다른 나라의 언어를 배우는 것은 지극히 당연하고 필수적인 일이다. 

  

  부산에 살고 있는 이모 씨(25살, 여) 또한 어학 공부 및 취업 준비를 위해 제 2 외국어 능력이 필요하다고 생각했고, 2018년 길림성에 교환학생을 가 1년간 중국어를 배웠다. 이 씨가 중국어를 배우기로 결심하고 중국에 갔던 까닭은 중국어를 배우는 것이 이 씨의 진로와 관련해서 혹은 진로를 찾는 과정에서 도움이 될 것 같다는 이유라고 이 씨는 밝혔다. 이 씨 뿐만 아닌 많은 사람들이 중국어를 현재 유망한 언어로 생각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그것은 중국이 앞으로 가장 크게 성장할 것이고 그에 따라 사회에서 중국어를 요구하는 곳이 많아질 것이라고 예상하기 때문일 것이다.

 

힘 있는 언어는 힘 없는 언어를 잡아먹는다. 

 

  현대 사회에는 이처럼 경제적 이유 혹은 결혼 이민 등 다양한 이유에 의해 외국어를 공부하는 경우가 늘고 있다. 몇몇 사람들은 본인 스스로 필요한 언어를 선택하고, 때때로 그들은 모국어를 포기하면서 까지도 더 나은 삶을 향유하길 원할 수 있다. 만약 내가 중국의 소수 민족이나 부족이고 중국어를 사용하는 것이 경제적으로 이익이 된다면 어려서부터 모국어를 버리고 중국어를 익히는 것은 당연한 일일 것이다. 

  

  물론 언어를 선택하는 것은 자유이다. 언어를 선택하는 사람이 잘못된 것이라고 그 누구도 비난을 할 수는 없다. 그들은 언어를 자발적으로 선택하는 것이고 그 과정에서 자연적으로 그 소수의 언어는 소멸되는 것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아쉬운 것은 언어가 민족의 정체성을 담고 있다는 것을 간과하고 있지는 않나 라는 점이다. 

 

  과거 근대에는 약소 언어는 보통 강압적으로 흡수되어 왔다. 한국의 경우 일제 식민지 시절 일본이 한국어 사용을 금지시키고 일본어 사용을 강요했다. 대만이나 미국의 원주민 등도 이와 마찬가지이다. 현재와는 다르게 근대에는 제국주의 국가가 강압적으로 언어 사용을 제약해 온 것이다. 

 

  일제는 우리의 이름을 일본식으로 바꾸고 일본어 교육을 하면 우리의 조선이라는 정체성이 일본으로 바뀔 것으로 보았다. 그들은 언어가 민족의 정체성을 담고 있다는 것을 알고 있었으며, 이것은 언어가 담은 민족의 정체성과 가치가 제국주의가 침탈하고 지배하는데 가장 중요한 요소였다는 것을 의미하는 것이다. 우리와 대부분의 약소국들은 이러한 강압에 대해 많은 저항을 해왔다. 우리는 우리의 정체성과 민족성을 일본에 빼앗기고 싶지 않았었기 때문이다.

 

 우리는 자발적으로 언어를 교체해 간다.


  몇몇 전문가들은 제 한국어가 완성되기 이전에 제2 외국어를 조기 교육해야 한다고 말한다.이렇게 자발적으로 일어나고 있는 언어의 교체는 심각한 사회적 문제가 아닐 수 없다. 외국에 이민 간 한국인 2세, 3세들은 그들이 한국에서 살지 않을 것이라면 굳이 한국어를 배워야할 필요가 없다고 생각한다. 혹은 한국어를 배운 사람들도 내 모국어가 차라리 영어였으면 좋겠다고 말한다. 그들은 영어가 모국어였으면 영어를 따로 배워야할 고생이 없다고 생각하면서 자신의 자식들을 어려서부터 영어권 국가에 유학을 보내기도 한다. 

 

  혹자는 서구나 강대국의 언어를 우수한 것으로 보고, 본인들의 언어를 필요 없는 것과 부족한 것으로 생각하기도 한다. 이들은 강대국의 과학 기술이나 배워야할 가치들이 약소국보다 앞서고 있다고 생각하고 그것을 동경하여 언어마저 그들의 것으로 배우고 바꿔야 한다고 보는 것이다. 그러나 약소국이 강대국에게 배워야할 것이 있고 그들로부터 지켜야할 것은 분명히 분리되어야 한다. 언어는 자신의 것을 버려가면서 까지 배워야 할 것은 아니다. 언어는 자신이 지켜야 할 민족성이고 가치관이자 정체성이다. 이러한 민족성과 가치관을 버리면서 서양의 것을 가져온다면 그 국가의 정체성은 사라지고 말 것이다. 

 

  우리는 우리의 언어를 선택한다. 최근 대치동 학원가에는 평소에 한국어 대신 영어로만 대화하는 습관 기르기를 교육한다고 한다. 또한 유명 영어 유치원 등은 대기 등록마저도 어려워 수 달 을 기다려야 한다고 한다. 이미 여러 외래어들은 한국어를 대체해 나가고 있다. ‘굳’, ‘레알’등 몇몇 단어 등은 맞춤법도 지켜지지 않은 채 여러 사람들에게 공공연히 사용된 지 오래이다. 우리가 우리의 언어를 잊는다면 우리의 언어는 언젠가 모든 이들의 외면을 받을 것이고, 결국 우리 민족의 정체성인 우리의 언어는 사라질 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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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사입력 2019년11월08일 17시00분
  • 최종수정 2019년11월08일 13시39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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