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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론 생태계 최상위 포식자? 포털 뉴스의 위상과 규제 방안 본문듣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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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사입력 2019년12월13일 17시01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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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이 신문 안 보는 사람들  

 

생태계의 구조를 형성하는 먹이사슬은 흔히 피라미드 모양으로 표현된다. 먹이사슬의 최상단에 위치한 생물은 천적이 거의 없으며, 아래층에 위치한 생물들을 자유롭게 포식한다. 오늘날 언론 생태계를 피라미드에 비유한다면 아마도 최상단쯤에 위치하는 것은 바로 포털 뉴스일 것이다. 2000년도 초반에 뉴스 제공 기능을 시작한 인터넷 포털은 현재 국내 뉴스 유통시장에서 압도적인 영향력을 자랑한다. 우리나라 성인 중 종이 신문을 구독하는 사람의 비율은 7.4%밖에 되지 않는다. 하지만 지난 2017년 한국언론진흥재단이 전국의 만 18세 이상 국민 5천 명을 대상으로 인터넷 뉴스에 노출된 경로를 조사한 결과, 무려 86.5%가 포털의 메인페이지를 통해 뉴스를 접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포털 뉴스는 매일 스마트폰과 노트북을 가까이하는 현대인의 일상 속에 깊게 녹아들어 있다. 포털 뉴스가 종이 신문의 지위를 대부분 대체했다고 봐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포털 뉴스 규제의 첫 시도, 신문법 찬반 논쟁


포털이 온라인 뉴스 이용의 중심영역으로 등장하면서 기존 언론사의 위상에 변화를 가져오는 한편, 언론 보도로 인한 피해구제, 댓글 조작, 뉴스 콘텐츠 저작권 이슈 등 각종 문제의 해결이 필요한 상황도 대두되었다. 지난 2017년과 2018년만 해도 포털뉴스 규제와 관련된 법안이 약 17개 정도나 발의되었다. 포털의 뉴스 제공 서비스 시작 이후 뉴스 콘텐츠의 질이 하향 평준화 되었다는 인식이 확산됨에 따라, 포털의 영향력을 제어하고자 하는 시도가 이뤄지는 것으로 보인다. 사실 포털 뉴스를 규제하려는 노력은 2000년도 후반부터 계속되어왔다.

 

포털 뉴스를 규제하려는 첫 번째 적극적인 시도는 2009년 7월에 이뤄진 「신문 등의 진흥에 관한 법률」(이하 신문법)의 전면 개정이다. 개정된 신문법의 가장 큰 특징은 인터넷 뉴스 서비스의 정의, 등록 의무, 그리고 그 사업자가 준수해야 할 사항들을 규정하고 있다는 점이다. 인터넷 포털이 뉴스를 제공하여 언론의 기능을 하고 있다는 판단 하에, 이를 언론 관계 법률의 규율 대상으로 포함하고자 하는 입법목적을 띤다고 할 수 있다. 그러나 당시에 이러한 개정 방향에 대한 찬반 논쟁이 거세게 일어났다. 신문법을 찬성하는 측에서는 사실상 포털이 의제설정이나 여론형성기능을 상당 부분 수행하고 있으므로, 신문법을 통해 그 책임을 지게 하는 것이 적절하다는 주장을 내세웠다. 반면 신문법 개정에 반대하는 측에서는 ‘포털이 언론매체의 지위를 가지느냐’에 대해 섣부른 판단을 내리는 것을 경계했다. 그 대신, 정보산업이 재편되어가고 있는 구도를 파악함과 동시에, ‘헌법상 보도의 자유를 보장받는 언론매체의 핵심적 의미를 어떻게 정의해야 할까’라는 논의를 통해 문제에 접근해야 한다고 보았다. 

 

포털 뉴스의 언론으로서의 지위를 인정한 판례


‘포털 뉴스를 언론으로 보아야 하는가?’라는 문제에 대해서는 아직까지도 여러 쟁점이 부딪히고 있다. 하지만 판례의 경우, 포털 뉴스에 대해 언론으로서의 지위를 인정한다는 입장을 보인 경우가 꽤 있다. 그 중에서도 [서울고등법원 2008.1.16. 선고 2006나92006 판결]과 [서울고등법원 2008.7.2. 선고 2007나60990 판결]에서는 언론 매체의 핵심적 요소를 취재, 편집 및 배포의 3가지 기능으로 이해했다. 나아가 포털 뉴스와 언론 매체가 정보의 수집, 가공, 전파의 방식에서 유사한 형태를 보인다는 점을 들어, 포털은 송고된 기사의 단순한 전달자 역할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편집 및 배포 기능을 두루 갖춘 언론 매체에 해당한다고 보아야 한다고 판시했다. 

 

포털을 언론매체로 인정하는 것의 실제적 효과?


우리 사회의 소통 구조 질서를 변화시키고 있는 포털 뉴스의 막대한 영향력을 고려하여, 이에 대한 적절한 규제를 마련해야 한다는 점에는 전적으로 동의한다. 그러나 포털에 언론으로서의 지위를 부여할 필요성에 대해서는 의문이다. 첫째로, 언론 개념의 외연이 지나치게 커지는 것에 대해 경계가 필요하다. 인터넷 정보서비스의 큰 축을 차지하는 ‘콘텐츠 제공자’는 종래 언론 매체를 구별하던 경계선을 넘어, 정보 산업이라는 광대한 세계 속에서 다양하게 기능하는 주체들을 일컫기 위해 사용되는 용어다. 앞으로도 정보제공자와 언론매체를 명확히 구분하기가 더욱 어려워질 것으로 예상되는 상황에서, 단순히 뉴스 제공 양식의 유사성만으로 언론의 지위 부여 문제를 결정하는 것은 다소 위험한 결정이다.

 

두 번째로, 포털을 언론매체로 인정함에 따라 발생하는 사후 효과를 면밀하게 고려해야 한다. 2017년까지도 여러 차례 계속되었던 신문법 개정 방향을 살펴보면, 포털 뉴스에 언론으로서의 지위를 부여하고자 하는 가장 큰 목적은 그것을 ‘규제할 근거를 마련하기 위해서’라 생각한다. 하지만 포털이 언론매체로서의 지위를 인정받는다면 오히려 그에 상응하는 권리도 행사하게 되는데, 이는 오히려 개정목적과 어긋나는 결과를 가져오게 될 수도 있을 것이다. 언론 매체는 ‘광범한 취재의 자유’, ‘취재원에 대한 접근권 인정’, ‘편집권에 관한 불가침의 자유 인정’과 같은 권리를 얻으며 배포에도 부당한 제한을 받지 않게 된다. 이 중에서도 ‘편집권에 관한 불가침의 자유’가 포털에 부여된다면 큰 문제가 초래될 것이다. 최근 포털 뉴스가 선정성과 흥미 유발을 위한 과도한 편집권 행사를 통해 기사 제목을 바꾸어 기사의 진정성을 떨어뜨리거나, 낚시성 기사를 통해 사실 왜곡을 하는 경우가 늘고 있으며 이는 언론의 공공성 및 신뢰 훼손 문제로도 이어지고 있다. 포털이 과연 기존 언론사들과 같은 역할과 책무를 수행할 역량이 있는지 분명하지 않은 상황에서, 일괄적으로 그에게 언론의 지위를 인정하는 것은 성급한 결정이다. 포털은 뉴스를 매개하던 서비스 제공자로서의 위치를 넘어서 콘텐츠 제공자의 지위에까지 오르게 될 것이며, 이는 개방적이고 분권적인 커뮤니케이션 구조를 저해하는 결과로 이어질 수도 있다.

 

언론 매체에 대한 헌법적 보호의 근거는 언론 매체가 편집적 판단 능력을 갖추고 있다는 점에서 기인한다. 편집적 판단이란, 언론사 나름의 가치 판단에 입각한 논평을 바탕으로 여론을 형성하고 시민들의 민주적 대화에 기여하며 궁극적으로 정부에 대한 감시자 역할을 수행할 역량을 뜻한다. 네이버가 지난 2018년에 내놓은 개편안의 핵심 내용이 ▲뉴스 편집권 전면 포기 ▲모바일 첫 화면에서 뉴스창 삭제 ▲뉴스 댓글 각 언론사에 이양 ▲아웃링크 방식 도입인 것을 고려하면, 인터넷 포털도 스스로의 지위를 언론이 아닌 상업적 성격의 정보 제공자로서 판단하고 있다고 생각한다. 

 

포털 뉴스의 적절한 규제 방안


그렇다면 포털 뉴스에 대한 공적 규제는 어떤 방식으로 구현될 수 있을까? 적절한 법제가 없다고 하여 포털의 뉴스 제공을 전부 방관하고 있을 수는 없다. 우선, 인터넷 매체에 대한 총괄적인 입법이 필요할 것이다. 궁극적으로는 방송통신법제에 전통적 방송과 인터넷 매체를 구획하는 이중의 틀이 마련되어야 할 것이다. 나아가, 만일 포털이 단순히 뉴스를 매개한 것이 아니라 자체의 판단으로 뉴스 서비스를 구성하고 편집하여 제공한 것이 명확하다면, 당연히 그에 대한 공적 책임도 부과해야 한다. 또, 현재 포털의 법적 지위는 「정보통신망 이용촉진 및 정보보호 등에 관한 법률」 (정보통신망법) 제2조 제3호에서 규정하고 있는 ‘정보통신서비스제공자’ 중 ‘부가통신사업자’에 해당한다는 점도 고려해야 한다. 현재 논의되는 포털에 대한 구체적인 규제방안들은 체계상 정보통신망법에 규정하는 것이 타당할 것이다. 

 

포털의 뉴스 제공 서비스가 지니는 여러 단점에도 불구하고, 포털 뉴스의 활성화는 공론장의 영역을 확대하며 민주적인 사회 분위기 형성에 기여할 수 있다는 점에서 잠재성을 가지고 있다. 따라서 포털 뉴스의 적절한 공적 규제 방안에 대한 충분한 사회적 논의가 반드시 이뤄져야 한다. 나아가 포털 서비스 사업자도 자신의 영향력과 사회적 책무를 인식하여 바람직한 뉴스 제공 방식에 대한 적극적인 방안 마련을 고민할 때 인터넷 포털은 물론이고 현 언론 생태의 위상이 회복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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