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계산에서 바라본 세계

국가의 미래를 향한 첫 걸음

※ 여기에 실린 글은 필자 개인의 의견이며 국가미래연구원(IFS)의 공식입장과는 차이가 있을 수 있습니다.

국회의원의 특권 본문듣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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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사입력 2020년06월24일 10시00분

작성자

  • 이상돈
  • 중앙대학교 명예교수, 20대 국회의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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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회의원의 특권 등에 대해  물어 오시는 분들이 있어서 제 생각을 정리해 보려고 합니다.

국회의원 연봉은 세전(稅前) 1억 5천만 원 쯤 됩니다. 노동자를 대변한다는 정의당은 이걸 절반 이하로 줄이자고 합니다. 하지만 제가 2013년 초 중앙대를 퇴직할 때 연봉은 세전 1억 4천만 원 정도 됐던 것으로 기억됩니다.  행정부 차관 연봉도 의원과 비슷합니다. 제대로 공부하고 능력 있는 사람을 국회로 유인하기 위해선 지금 수준의 급여는 주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문제는 그 수준에 못되는 의원이 많다는 거지요. 

 

우리나라 의원은 인턴 1명을  포함해서 9명의 보좌진이 있습니다. 이것은 가히 세계적 수준으로, 아마 미국 일본과 더불어 제일 많을 것 같습니다. 보좌진들은 놀고먹지 않습니다. 하지만 지역구가 없는 비례의원은 6명 정도면 충분하다고 생각됩니다. 

 

보좌진이 많은 덕분에 무능한 의원들도 별일 없이 의원 노릇을 합니다. 상임위에서 보면 상당수 의원은 국감 때 보좌진이 써준 대본을 그대로 읽습니다. 다 읽고 나서 장관에게  "알고 계시나요?"라고 묻습니다. 그러면 장관은 알고 있다고 답합니다. 

그런 의원들을 보는 고위공무원들의 시선이 어떨지는 여기서 말하지 않아도 잘 아실 겁니다. 무능한 의원일수록 보좌진이 준비해 주는 자료가 많습니다. 그러니까 역시 문제는 의원의 질적 수준입니다. 그러니까 잘 뽑아야 하는데,  공천이 엉망이면 선택지가 별로 없는 게 현실입니다. 

 

유권자가 의원 수준을 떨어뜨리기도 합니다. 세상에 어느 나라 국회의원이 조기 축구회, 게이트볼 모임, 등산 버스 찾아가서 인사를 하는지 모르겠습니다. 미국 CNN을 보면 미국에선 의원이 지역구 타운홀 미팅에 가서 이라크 전쟁이나 건강보험 같은 현안 정책에 대해 유권자들과 의견을 나누는 모습을 간혹 볼 수 있는데, 우리나라 지역구 활동은 얼굴 익히는 정도이지만 거기에 너무 많은 시간을 쏟는 것 같습니다. 그걸 두고  바닥을 긴다고 하지요.

 

의원에게 무노동 무임금을 적용하자니 뭐니 하는데, 그건 웃기는 이야기지요. 회의장에, 또는 의원실에 앉아 있다고 성실한 게 아니니까요. 열심히 오랫동안 일한다고 다 좋은 것도 아닙니다. 쓸데없는 엉터리 법안이나 양산할  바에야 차라리 노는 게 낫습니다. 무엇보다 국회가 공전하는 것은 정치적 이유 때문이니 그건 의원 개개인의 책임도 아닙니다. 그러니까 문제는 결국 정당이고 또 공천입니다.

 

국회의원한테는 적잖은 정책연구비와 수용비가 나옵니다. 의원이 재량껏 쓰기 나름인데 제 의원실은 국립공원 보호모임, 동물권보호단체 등과 보고서 만들고 토론회 하는데 많이 썼습니다. 의원들은 연 1억5천만 원 한도 내에서 정치자금을 모을 수 있는데, 이게 없으면 지역구 사무실은 운영을 절대로 못합니다. 그래서 정치자금이 잘 걷히는 국토위원회, 산업자원위원회, 정무위원회, 교육위원회가 당연히 인기가 있습니다. 이들 위원회는  건설업계  석유업계 산업체 금융기관 사립학교 등 유관업계와 관련이 있지요. 지역구 의원들은 정치자금 모금에 목숨을 겁니다. 지역구 정치가 고비용이라서 여러 가지로 문제가 많습니다. 

 

다른 나라에는 없고 우리에게만 있는 특권이 있는데, 바로 회기 중 불체포 특권입니다. 헌법상 특권입니다. 

우리 헌법은 대통령의 임기 중 형사소추 면제와  국회의원의 회기 중 불체포 특권 및 국회 내 발언에 대한 민형사 면책을 규정합니다. 이것을 폐지하려면 개헌을 해야 합니다. 헌법에 대통령의 형사소추 면책을 규정한 나라는 거의 없기 때문에 1948년 제헌 때 잘못 도입한 것이라 하겠습니다.

 

 국회의원 회기 중 불체포 특권도 다른 나라에 별로 없는 제도인데, 과거 권위주의적 정부 시절에는 야당의원을 보호했지만 이제는 더 이상 존치할 이유가 없다고 하겠습니다. 

 

2012년 총선 때 새누리당은 불체포 특권을 포기하겠다고 공약을 했습니다. 새누리당 의원에 대해 회기 중 구속영장이 청구되면 새누리당은 보호하지 않겠다는 약속이었습니다. 그 첫 사례가 정두언 의원이었습니다. 결국 정 의원은 구속되어 1심에서 유죄판결을 받았습니다. 항소심 도중 형기가 끝나서 다시 국회로 복귀했지만 전과 같은 의정활동은 어려웠겠지요. 정두언 의원은 대법원에서 최종적으로 무죄판결을 받았습니다. 박근혜 당시 비대위원장의 대국민 약속이 엉뚱한 결과를 초래한 셈입니다. 고인이 된 정두언 의원을 저는 직접 만나보지는 못했습니다.  

 

우리나라에서는 1심에서  무죄판결이 나오면 검찰이 무조건 항소를 해서, 결국 대법원까지 무죄를 세 번 받아야 무죄가 확정되는데, 참으로 불공정한 제도입니다. 미국 등 영미법계 국가에선 1심에서 무죄가 나오면 그것으로 끝이고 검찰은 항소를 못합니다. 오 제이 심슨도 1심 무죄판결 받고 그대로 나왔습니다.

 

시시콜콜한 사안을 이유로 선거법 위반으로 기소되어  벌금 80만원으로 끝났다고 하더라도 대법원까지 갔다면 그 의원은 변호사 비용으로 1억 원  이상을 지출했을 겁니다. 의원이 그런 경험을 하면 검찰을 어떻게 보겠습니까? 지금 검찰을 개혁하겠다고 벼르는 의원들 중에는 그런 경험을 한 경우가 많습니다. 

한번 무죄선고 받으면 무죄가 확정되는 영미식 2중 처벌 금지원칙을 우리가  따랐다면 이재명 지사는 이미 무죄가 확정된 겁니다. 

 

2016년 국회 본회의 때 제가 당시 법무장관을 상대로 2중처벌금지에 대해 질의했더니 우리 법체계 하에선 수용하기 어렵다고 답하더군요. 하지만 1심을 합의제로 해서 신중하게 진행하면  미국처럼 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ifsPOS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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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사입력 2020년06월24일 10시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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