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계산에서 바라본 세계

국가의 미래를 향한 첫 걸음

※ 여기에 실린 글은 필자 개인의 의견이며 국가미래연구원(IFS)의 공식입장과는 차이가 있을 수 있습니다.

후안무치(厚顔無恥) ‘쪼다’들의 대행진 본문듣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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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사입력 2021년02월09일 14시48분
  • 최종수정 2021년02월10일 10시38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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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경제는 지난해 OECD 국가 중 최고의 성장률로, GDP 규모 세계 10위권 안으로 진입할 전망이며, 1인당 국민소득 또한 사상 처음으로 G7 국가를 넘어설 것으로 예측됩니다.”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 1월 11일 청와대에서 발표한 올해 신년사의 한 대목이다. 

 

그런데 G7국가를 넘보는 대한민국에서 이런 일도 벌어지고 있다. 참으로 안타깝고 낯부끄럽다. 사법부 수장이 거짓말로 구설에 올랐는가 하면 조국·추미애에 이어 박범계 법무장관의 취임으로 “혹시나…” 했던 검찰인사는 “역시나…”로 ‘추미애 시즌2’의 예고편으로 이어지고 있다. 4월 초의 지자체장 보궐선거를 앞둔 정부여당의 돈 살포 전략은 너무 노골적이어서 머리끝이 뾰쪽 선다.

 

"지금 상황을 잘 보고, 더 툭 까놓고 얘기하면 지금 뭐 탄핵하자고 저렇게 설치고 있는데, 내가 사표 수리했다 하면 국회에서 무슨 얘기를 듣겠냐 말이야“

 

지난해 5월 임성근 부산고법 부장판사가 건강을 이유로 사표를 제출하자 김명수 대법원장이 임 부장판사에게 사표를 수리하지 않으면서 했던 말이다. 정치권의 눈치를 보면서 여당으로부터 욕먹을 것을 우려해 사표를 받지 않겠다는 말이었다. 

 

그런데 더 큰 문제는 이런 의혹이 올 들어 지난 2월 3일에 언론에 뒤늦게 불거지자 김 대법원장은 "'탄핵 문제로 사표를 수리할 수 없다'는 취지의 말을 한 사실은 없다"며 부인했다. 다음날 ​이 소식을 접한 임 부장판사는 당시의 면담 녹취록을 공개하면서 반박에 나섰는데 결국 거짓 해명으로 판명된 것이다. ‘거짓말하는 대법원장’ 우리가 상상이나 할 수 있는 말인가? 불행하게도 대한민국 수도 서울에서 지금 벌어지고 있는 현실인데 어찌하란 말인가. 연일 “사퇴”요구가 빗발치는데도 자리는 지키겠다고 버티고 있으니 두고 볼 수밖에…….

 

공교롭게도 김 대법원장의 거짓말이 탄로 난 그날(2월 4일) 대한민국의 국회는 헌정사(憲政史)상 처음으로 임성근 부장판사에 대한 탄핵소추안을 의결했다. 사법부 수장(首長)이라는 대법원장이 신뢰를 잃으니 입법부인 국회(國會)가 사법부를 우습게 본 것 아닌가? 이런 생각도 해봤다. 그러나 앞의 상황과 연계시켜 보면 대법원장이 정치권과 공모해 휘하 부장판사를 탄핵한 헌정사상 초유의 사태를 벌인 것과 다르지 않다.

 

문득 문재인 대통령 2017년 취임사의 첫머리가 떠오른다.

 

 “지금 제 두 어깨는 국민 여러분으로부터 부여받은 막중한 소명감으로 무겁고, 제 가슴은 한 번도 경험하지 못한 나라를 만들겠다는 열정으로 뜨겁습니다.” 

 

그래서 그런가? 현 정권 들어 유난히 “헌정사상 처음”이라는 일들이 자주 벌어지고 있다. 앞서 지적한 국회의 사법부 판사 탄핵에서부터 추미애 법무장관 시절 현직 검찰총장에 대한 직무정지, 현직 검찰총장에 대한 2개월 직무정지 징계 의결, 부장판사의 대법원장 면담 내용 녹취 사건……. 확실히 떠져보지 못해 단언할 수 없는 정치권의 웃지 못 할 헤프닝까지를 포함시키면  “사상 초유”는 부지기수다.

 

지난해 총선의 압승을 계기로 벌인 더불어민주당의 국회 독단운영은 가히 세계 챔피언 수준이다. '헌정사상 처음'이라는 여야 합의 없는 여당 단독의 선거법 개정을 비롯해 여당이 명시적으로 약속했던 야당의 공수처장 임명추천 비토권을 법 시행도 해보기 전에 법률을 고쳐 단독 추천하는 해프닝은 정치사에 길이 남을 역작(力作)이 아닌가 싶다.

 

지난달 하순에는 정세균 국무총리가 "코로나19로 극심한 피해를 본 자영업자를 위한 손실보상법이 필요하다"고 밝히면서 "정부와 국회가 힘을 합쳐 신속한 입법이 이뤄질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강조했는데…. 이에 대해 재정당국인 기획재정부가 어느 나라도 손실보상을 법제화한 나라는 없다거나 재정사정도 고려해야 한다고 밝히자 기재부를 ‘개혁 저항 세력'으로 지칭하는가 하면, "이 나라가 기재부의 나라냐"고 격노했다는 보도도 있었다. 사실이라면 이 역시 ‘헌정사상 처음’이 아닐지 모르겠다. 

 

 여당인 더불어민주당 국회의원들의 그간의 막말 퍼레이드는 일일이 나열하기조차 민망하다. 조국 전 법무부장관은 물론 추미애 장관의 청문회를 계기로 불거진 갖가지 불법과 비리 의혹이 도마에 오르고, 이를 옹호하려던 여당의원들의 막말과 편들기는 과거 역사에는 없었던 일 아닌가 싶다. 조국 전 장관 옹호의 선봉장격인 열린민주당의 최모 국회의원을 비롯해 더불어민주당의 김 모 위원, 박 모 의원, 설 모 의원, 신 모 의원 등의 발언을 보면 정치인이라 부르기에는 너무 격이 떨어지는 내용들이었다. 

 

이들의 논리는 간단하다. 우리 편은 무조건 옳다. 대법원장의 거짓말이 탄로 나자, 그것보다 대법원장 면담에서 부장판사가 녹취를 한 것이 더 큰 문제라고 항변하는 사람들이다. 심지어  검찰총장의 지시까지 무시하는 이성윤 서울지검장을 유임시키고, 휴일에 전격적 인사안을 발표하고도 올바른 인사라는 신임 법무부장관의 스타일도 오십보 백보다.

 

 법관인사도 구설수에 오른다. 최근 대법원이 단행한 1, 2심 법원에 대한 법관 인사의 구체적인 내용을 놓고 판사들 사이에서 ‘원칙 없는 인사’라는 비판이 거세지고 있는 것. 우선 사법행정권 남용 의혹 사건의 1심 재판을 맡고 있는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36부의 윤종섭 재판장은 6년째, 배석판사는 4년째 계속 근무를 하게 됐고, 댓글 조작사건으로 기소된 김경수 경남도지사에게 2심에서 유죄를 선고한 서울고법 형사2부의 재판장은 1년 만에 재정신청 사건 재판부로 옮겼다고 하는데 법관인사까지 진영논리가 판을 치면 나라꼴이 우스워지지 않겠는가.

 

 문화체육관광부 장관 후보자인 황희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월 생활비가 60만 원정도 된다고 밝혔다는 구설에 올랐으나 청문회에서는 300만원 수준이라고 바로잡았지만 국회의원시절 병가를 신청하고 해외여행을 떠났다는 도덕성 검증도 불거져 논란은 계속되고 있다. 왜 이렇게 이 정부의 장관후보자들은 하나 같이 문제가 많은가. 현 정부 들어 벌써 야당 동의 없는 장관 임명이 28번째라는데. 이것도 신기록 아닌지 모르겠다.

 

대한민국의 정치가 언제부터 이렇게까지 한심하게 됐는가. 여당대표는 이익공유제를 주장하는가 하면 수 조원이 소요되는 가덕도신공항 건설은특별법을 제정해 ‘예비타당성 조사'도 생략하고 추진하겠다고 한다. 부산 표를 잃을까봐 야당도 찬성한단다. 꼭 필요한 사업이라면 타당성조사를 더 철저히 해서 낭비를 없애야 할 일 아닌가. “표만 된다면 못할 일이 뭐가 있나?” 여야를 막론하고 정치권의 캐치프레이스가 되고 있다. 

 

“나라는 어찌돼 가건 상관없다. 선거에서 이기면 그만이다.”

 

이게 오늘의 한국 정치다. 세계에서 유일한 잘못된 정치판 아닌가, 여당은 이것도 능력이라고 자랑할지 모르겠지만….

 

<ifsPOS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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