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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가의 미래를 향한 첫 걸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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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대통령, 배훈천 그리고 함운경 본문듣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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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사입력 2021년06월18일 17시50분

작성자

  • 김광두
  • 국가미래연구원 원장, GFIN 이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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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대통령; “일자리가 성장이고 최고 복지라는 믿음으로 노동시간 개선하고, 최저임금 과감하게 인상했다.”

“이런 맥락에서 소득주도성장을 추구했는데, 코로나 19 때문에 어려워졌다”는 취지의 주장을 109차 국제노동기구(ILO) 총회에서 밝혔다. (6월 17일)

 

배훈천(전남 광주 카페 주인); “최저임금 34.8% 인상 결과, 알바를 쓰기 어렵게 됐다.”

“돈 버는 일자리가 아니라 돈 쓰는 일자리만 증가했다.”(6월 12일)

 

함운경(전북 군산 횟집 주인, 전 삼민투위원장, 80년대 운동권의 상징적 인물); “내가 장사해보니 소득주도성장을 얘기하는 사람은 다 사기꾼이다. 월급 주고 사람 고용하는 사람들이 애국자다.”(6월 17일)

 

문 대통령의 주장과 현장에서 장사를 하는 사람들의 체험담이 다르다. 누구 말이 더 맞을까?

 

통계적으로 살펴보자.

 

문 정부가 코로나로부터 자유로웠던 2017~2019년 동안, 취업자 증가는 71만 4천 명이었다. 박근혜 정부 초기 3년에는 122만 3천 명이 증가했다.

더 주목해야 할 것은 문 정부에서 해당 기간에 증가한 취업자의 연령 구조다. 60세 이상에서 85만 3천 명이 증가했고, 59세 이하에서는 13만 9천 명이 감소하였다. 박 정부에서는 59세 이하에서 66만 9천 명이 증가했다.

 

특히 문 정부 초기 3년 동안 30~40대에서는 47만 명의 일자리가 감소했다. 

 

동일한 기간(3년) 동안 문 정부는 박 정부보다 매년 6조 원 이상 더 많은 일자리 예산을 썼다.

 

문 정부 초기 3년은 코로나19와 무관하다. 코로나19 이전에 이미 일자리의 절대적 · 구조적 악화가 진행되고 있었다. 코로나19 때문에 소득주도성장이 실패한 것은 아니다.

 

금년 5월 들어 경기 회복세가 완연하다. 세계 각국이 엄청난 돈을 푼 결과이다. 우선 제조업 강국인 한국과 중국이 이 혜택을 제일 크게 보고 있다. 소득주도성장 정책이 성공했다면 일자리의 절대수준과 구조가 좋아져야 한다. 그러나 일자리 상황은 절대적으로는 2019년 5월 수준의 회복 정도이다. 구조적으로는 재정 지출에 의한 고령(60세 이상, 보건 사회 복지 부문 주도)층 일자리가 주류를 이루고 있고, 30~40대 일자리는 지속적으로 감소하고 있다.

 

근로형태로 보면, 금년 3월 이후의 회복기에도 임시근로자가 크게 증가하고, 고용자 있는 자영업자의 수는 계속 감소하고 있다. 소득주도성장 정책의 실패가 일자리 시장에 뿌리를 내렸기 때문이다. 

 

이렇게 보면 누구의 주장이 더 현실과 부합한지 명확해진다.

 

문 대통령이 보고받은 내용보다 현장에서 체험하고 있는 배훈천, 함운경 씨의 의견이 객관적 통계와 더 부합한다. 덧붙여, 지난 4년여 만에 우리 역사상 가장 대규모로 악화된 재정구조, 세계에서 제일 빨리 증가된 민간부채(가계+기업)는 우리 경제에 무거운 짐으로 남아 앞으로 두고두고 민생 악화의 바이러스가 될 것이어서 참으로 걱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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