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광두의 1년 후

한국형전투기(KF-X) 개발사업, 어떻게 해야 하나? 본문듣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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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사입력 2015년10월10일 19시16분
  • 최종수정 2015년10월10일 19시16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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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낱같은 희망을 잘 될 것처럼 이야기해 국민 불신 초래
 
‘최고급 스텔스기와 최첨단 기술 확보’ 동시 달성은 과욕
 
무기체계 국산화 단계적으로 내실 있게 추진해야
 
 
 
- 최첨단 전투기를 우리의 기술로 개발해서 가질 수 있다면 얼마나 좋겠습니까? 이러한우리의 소망을 이루기 위해 한국형 전투기 개발사업을 정부가 착수해 그동안 추진해왔습니다. 그런데 최근 국정감사에서 밝혀진 바에 의하면 그 실체가 매우 실망스럽습니다.
 
한국형 전투기 개발사업이 어떻게 추진되어 왔고, 실제 그 내용이 어떠한 상황으로 이루어지고 있는지를 알아 보겠습니다
 
▲국내 전투기 개발하는 것을 이미 오래 전부터 꿈으로 생각했습니다. 그래서 2001년도에 우리 손으로 직접 한국형 전투기를 개발하자 해서 시작됐고, 지난 14년 동안 다섯차례의 한국형전투기의 국내 개발타당성 조사 분석이 이루어졌어요.
 
그동안 세차례는 ‘타당성 없음’이라는 결론이 나왔고, 한차례는 조건부 타당성이 있다고 나온 적도 있었고, 마지막으로 한차례는 타당성이 있다고 해서 사업을 출범시킨 것입니다. 이번에 문제가 되었던 것이 무엇이었냐면 우리가 한국형전투기를 개발하는 데에 분명히 어려운 핵심기술이 많이 필요합니다. 그것을 우리가 독자적으로 개발하면 수십년이 걸릴 수도 있습니다.
 
가능하면 10년 내에 한국형 전투기를 개발할 수 있게 하기 위해서는 우리가 해외기술이전 또는 도입이 필요 합니다. 우리가 전투기로 지금 쓰고 있는 것이 F-5들인데 이들 대부분이 노후화 되었습니다. 또 후속전투기를 교체해야 하는 시기인데 그 시기에 우리가 앞으로 들여오는 전투기는 레이더에 걸리지 않는 스텔스 기능이 있는 전투기를 구매하겠다고 했습니다. 그런데 전투기의 가격이 워낙 고가이다 보니 우리가 이런 전투기를 많은 돈을 들여서 사면 틀림없이 기술이전을 전제로 할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을 한 것이죠.
 
 FX를 구매하는데 실제적으로 스텔스 기능이 조금이라도 있거나 하는 비행기는 세 개 쯤 F35A 이고요. 두 번째가 보잉사의  F15SE(사일런트이글)이라는 것이고, 세 번째가 유럽 에어버스의 유로파이터라는 게 있습니다. 타이푼이라고 하는데 이 세 가지가 있었습니다.
 
그런데 우리가 실제로 한국형 전투기를 개발하기 위해 핵심기술을 분석을 했더니. 우리가 진짜기술이 부족하고 꼭 이전을 받아야 하는 기술이 약 스물다섯개 정도 되었고요. 그 중에 스물한개의 기술에 대해서 록히드마틴 같은 경우는 이전이 가능한데 나머지 네 개의 기술에 대해서는 미국 정부에서 수출승인을 안 해 줄 것이라는 점을 보잉도 알았기 때문에 보잉도 우리가 미국에서 기술을 못 주더라도. 자기들이 이스라엘 하고 협의를 해서 우리한테 기술을 이전하게 해주겠다는 조건을 내세웠습니다.
 
또 유럽은 에어버스에서 우리가 스물다섯 개 모든 기술에 대해 통째로 주겠다고 했지요.
 
그런데 우리가 이 세 가지를 차세대전투기로 선정 작업을 하면서 최초에는 사실은 F15SE가 선정이 됐어요 그런데 갑자기 그것을 정부에서  F35A로 바꿨죠. 문제는 우리가 필요한  그런 기술을 미국정부에서 승인해 준 전례가 없었어요.
 
그런데 록히드마틴에서는 자기들 전투기를 팔기 위해 우리에게 언질을 줬겠죠. “어렵지만 우리가 최선을 다 하겠다.”고했고, 우리 정부 입장에서는 “그러면 우리가 가능성이 전혀 없는 것은 아니겠구나.”라고 생각했지요.
 
 
 
-그런데 보잉, 그리고 에어버스는 기술을 준다고 했고, 록히드마틴은 네 개는 자신 없다  그랬는데, 왜 록히드마틴을 협조기업으로 삼았죠?
 
 
 
▲ 그 이유는 이겁니다. 사실은 록히드마틴이 개발한 F35A라는 게 아직도 시험은 하고 있습니다만 스텔스기능이 다른 두 전투기보다 훨씬 좋습니다. 그래서 우리공군에서는 앞으로 21세기에는 반드시 스텔스기능이 요구된다고 해서 군작전운용 성능(ROC : Required Operational Capability)을 충족시키는 기능이필요하다고 했지요. 그 정도의 스텔스 기능이 있는 전투기 중에 다른 두 개는 안 되고 록히드마틴의 F35A 밖에 없었지요 그래서 이 전투기를 선정한 것이지요.
 
 
 
- 우리 입장에서는 스텔스 기능이 반드시 필요 했고, 스텔스기능에 관한한 록히드마틴의 것이 가장 우월했기 때문에 기술 네 가지가 자신 없다 하더라도 그것을 택할 수밖에 없었다는 얘기네요.
 
 
 
▲사실 네 가지 기술이 대부분 일종의 센서입니다. 그러니까 우리 사람으로 보면 눈에 해당하는 것이죠. 전투기는 눈이 있어야 전투를 할 수 있거든요. 그러다보니까 사실 이 눈을 만일에 기술이전을 못 받는다고 한다면 항공전투기를 십년 내에 개발한다는 것은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는 이야기죠.
 
 
 
- 그러면, 우리 국내에 전자산업과 전자기술이 상당히 발달해 있는데, 국내개발은 어렵습니까?
 
▲ 제가 국방 쪽에 연구를 하다가 이스라엘 같은 곳에 출장을 여러 번 가보았습니다. 이스라엘 사람들이 많이 하는 이야기가 뭐냐 하면, ”한국은 LG전자, 삼성전자, 전자분야에 세계최고인데. 왜 너희들이 이런 것을 못 만드는 것이냐?”고 물어봅니다.
 
그런데 우리가 사실은 이스라엘 같은 경우에는 소위 이야기해서 ‘군용전자기술’이 굉장히 발전한 것이고, 우리는 순수 ‘상용전자기술’이 발전한 겁니다. 그러니까 쉽게 말씀 드리면, 군용전자를 할 능력이 없는 것이 아니고. 실제 군용전자를 우리가 하면 잘 할 텐 데,  삼성전자나 LG전자에서는 경제적으로 임팩트가 크질 않으니까, 즉  그러니까 돈이 되는
 
 
 
- 개발할 능력은 있지만, 경제성이 없기 때문에 안한다는 것인데 우리가 개발하겠다는 의지를 밝히면, 협상조건이 훨씬 좋아질 수 있지 않나요?
 
 
 
▲대부분의 경우에 군수산업을 해갖고 굉장히 많은 돈을 벌었다고는 아무도 이야기를 안 하죠. 우리나라에 항공산업, 우주산업이 다 약해요, 그리고 방위산업도 열악합니다.
 
 저는 항공우주분야를 하다보니까  항상 하는 이야기가 방위산업과 항공우주산업을 동시에 육성해서 시너지를 키워야 된다는 것입니다.  하나가 잘 되고 하나가 안 될 때 보완을 할 수 있어야 합니다. 보잉, 록히드마틴, 에어버스가 그런 회사들 입니다. 그러니까 방산, 항공, 우주산업을 동시에 하는 거죠. 그러다 보니까 겨우 이해타산을 맞추는 겁니다.그런데 우리는 그것조차 안 되니까, 자꾸 그런 주장을 하는 겁니다.
 
 
 
- 지금 문제가 된 것은 록히드마틴이 처음부터 네 가지 기술은 주기가 어려울 가능성이 높다고 분명히 밝혔는데 왜 최근에 이게 말썽이 됩니까? 이미 다 알려진 사실 아니에요?
 
 
 
 ▲ 실제로 작년에 록히드마틴을 선정했지요. 그런데 그 사람들이 자기 정부에  수출승인 요청을 합니다. 그 과정을 밟으면서 우리는 기다리고 있었고요.
 
우리 정부, 즉 방위사업청에서는 이게 잘하면 될 수 있다는 희망적인 낙관론을 갖고 있었던 것 같고요. 그래서 거기에 대한 대책을 거의 안 세운 상태였습니다. 그러다 지난 4월에, 쉽게 이야기하면 수출승인거부를 받은 거죠. 그래서 우리는 네 개에 대한 기술을 이전해 줄 수 없다는 통보를 받았고요. 그동안 방위사업청에서는 밖으로 내지는 못하고 여러 가지 내부적으로 방안을 검토했던 것 같아요.
 
 
 
- 안타까운 현실인 것 같습니다. 어려운  것은 어렵다고 이야기를 하고 이런 어려운 가운데도 잘 해보겠다고 했으면 좋았을 텐데 실낱같은 희망 하나를 갖고 마치 잘 될 것처럼 이야기하는 것 하고는 국민들로부터 얻는 신뢰가 엄청 다른 것 아니겠어요?
 
그런데 전략적으로는 어떻습니까? 보잉이나 에어버스 것이 스텔스 기능이 한 단계 낮더라도, 그걸 먼저 갖다 쓰면서. 기술을 먼저 익혀 갖고 한 단계 올리는 그런 전략은 어렵습니까?
 
 ▲ F35A를 재선정하기 까지는 그런 것을 요구를 했죠. 그런데 막상 공군에서는 우리가 앞으로  20년, 30년, 40년 후를 내다보면 북한이 아닌 동북아시아 주변 국가를 생각해 볼 때, 그들은 다 스텔스기를 갖고 있는데. 우리만 없다고 한다면, 여러 가지 공군전력상 부족하니 반드시스텔스기가 필요하다고 요구한 것이죠. 문제는 최고급 성능의 스텔스기도 갖고, 모든 최고 성능의 첨단기술도 이전을 받아 한국형전투기를 개발한다는 두 마리 토끼를 다 붙잡으려 했던 것이지요. 안 되는 일에 매달린 것입니다.
 
 
 
- 의사결정자들이 현실을 너무 쉽게 봤다는 생각이 드네요. 우리 산업발전 역사에서도 그런 적이 있습니다. 국내에서 자동화기기를 다룰 수 있는 능력이 전혀 없는 상태에서 아주 비싸게 주고 자동화기기를 도입한 기업이 있었어요. 그 이후에 기술이전을 못 받았기 때문에 그 자동화기기를 돌릴 사람이 없어서 공장을 세워 놓은 경험이 있습니다. 이게 모든 기술은 단계가 있는 법 인데, 이번 건은 의욕은 좋지만 너무 현실을 몰랐다는 셈인데 우리 군의 무기획득 체계 전반에 혹시 이런 현상이 있는 것은 아닌지 걱정되네요.
 
 ▲우리가 무기체계 획득을 개인적으로 볼 때는 불합리한 요소들이 몇 가지가 있습니다. 전문성 부족도 하나의 원인이 아닌가싶고, 또 가장 큰 문제 중에 하나가 뭐냐면 정부 내에 기술전문가들이 많지 않다는 겁니다.
 
그러니까 방위사업청에서도 무기체계 획득을 담당하는데 연구개발이든, 해외구매든 인력들의 상당부분이 일반 공무원들이거나 군인들입니다. 예를 들어 군인 같으면 소요적인측면에서 사용을 해 봤으니까 그런 것은 잘 할 수 있지만 그 사람들이 설계 개발해 본 적은 없거든요. 그러면 설계개발의 어떤 기술이 필요하고 또 그 기술이 우리가 충분히 있는것 인지는 판단을 못하는 것이지요. 미국 유학시절에  이름도 잘 모르는 나라에서 온 유학생이 항공우주공학을 한다고 왔어요. 그래서 제가 물어보기를 ““너는 이거 공부해서 뭐하냐? 가서 네가 비행기를 만들고, 또 인공위성을 만들 것도 아닌데. 네가 이것을 배워서 어디에 써 먹겠느냐?””
 
 그랬더니 그 친구가 하는 이야기가 ““그거 아니다. 우리가 꼭 설계하고 개발해야만 지식이 필요한 것이 아니고, 하다못해 우리가 항공기를 구매하더라도. 정확히 기술을 알고 있는 사람이 있어야 제대로 된 성능의 항공기를 도입할 수 있다.”고 하는 겁니다.“그래서 이런 공부가 필요하다.”고 이야길 하더라고요.
 
 
 
- 한국형전투기개발사업  차질이 좀 생겼는데 앞으로 어떻게 하면 되겠습니까?
 
 ▲ 한국형전투기 개발사업을 포기할 수는 없습니다. 왜냐하면 이미 지금 현재 우리가 갖고 있는 현용 F4 나 F5 전투기들이 모두 너무 노후화가 돼서 적어도 2025년 정도 되면 교체를 해야 하는 상황입니다. 만일 이것을 2025년과 2030년 사이에 획득을 못 하게되면 우리의 항공전력이 완전히 누수가 되는 것이죠. 그렇기 때문에 처음부터 한국형전투기 개발 사업을 할 때 만일에 기술이전이 안 된다는 것을 고려했으면 좋았을 것입니다.
 
또 한 가지는 그 안에 첨단장비들을 개발하는 기술이 있고, 그 다음에 무장체계, 즉 무기들입니다. 이런 것들을 개발하는 기술로 구성이 되어 있는데요. 이런 것 들을 우리가 기술을 ‘Step by Step’ 이렇게 점진적으로 쌓아서 우리가 국산화를 해야지, 우리가 국내개발. 국산화계획을 세우는 것을 보면, 너무 낙관적이고 무지막지한 것이 많습니다.
 
그러니까 예를 들면, 앞으로 십년 내에 하겠다 그래놓고 실제 10년, 11년, 12년 내에 해요. 외관적으로 보기엔 그런데 나중에 알고 보면 도중에 날짜, 시간을 맞추기 위해서 실제 국산화하려고 했던 것 다 포기하고 다 수입해 들여옵니다. 나중에 보면 껍데기는 우리가 만들었는데, 안에 들어가 있는 90% 이상의 비용은 다 외국으로 나가야 되는 그런 사태가 벌어지는 경우가 있거든요.
 
 
 
- 우리가 기술 특히 첨단기술에 관련된 시장은 공급자와 수요자간의 정보의 불균형이 있습니다. 항상 공급자가 유리한 그런 시장입니다.
 
그 시장에서 우리 무기획득에 관한한 우리 스스로의 전문지식을 더 기르지 않으면 이번에 우리가 겪는 이러한 쓰라린 경험을 되풀이 할 가능성이 있을 것 같습니다. 우리당국자들, 전문지식을 더 많이 쌓아서 앞으로는 이런 일이 없도록 했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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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사입력 2015년10월10일 19시16분
  • 최종수정 2016년02월19일 16시43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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