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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자리엔진 멈춰섰다…실업자·청년실업률 외환위기후 최악 본문듣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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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사입력 2018년09월12일 13시23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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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29세·30대·40대 취업자 일제히↓…40대 26년여만에 최대폭 감소


통계청 "생산가능인구 감소가 전체 취업자 증가폭 둔화 설명 못 해"한국경제의 일자리 엔진이 멈춰섰다.

취업자 증가 폭은 7월 5천명, 8월 3천명으로 사실상 제자리걸음하면서 7개월째 10만명 안팎을 밑도는 쇼크 상태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40대 이하 연령층의 취업자가 일제히 감소하면서 청년실업률은 10%로 치솟고, 실업자는 113만명으로 늘어나 고용지표가 국제통화기금(IMF) 외환위기 이후 최악으로 악화했다.

통계청은 인구 증가세 둔화와 취업자 증가 폭 둔화가 맞물려있지만, 생산가능인구 감소가 전체 취업자 증가 폭 둔화를 모두 설명하지는 못한다고 설명했다.

 

◇ 15∼29세·30대·40대 취업자 일제히↓…40대는 위기때마다 수난

12일 통계청이 발표한 2018년 8월 고용동향에 따르면 15∼29세 취업자는 지난해 같은 달 대비 4만명, 30대는 7만8천명, 40대는 15만8천명이 각각 감소했다.

특히 2015년 11월부터 34개월 연속 감소한 40대 취업자 감소 폭(-15만8천명)은 인구 감소 폭(-10만7천명)을 넘어 1991년 12월(-25만9천명) 이후 26년 8개월 만에 가장 컸다. 고용률은 78.7%로 0.9%포인트 하락했다.

빈현준 통계청 고용통계과장은 "40대 전반에서 도소매나 교육 등 모든 산업에서 취업자 수가 10만9천명 줄어들어 타격이 집중됐다"면서 "이들은 외환위기 때 노동시장에 진입해 고용여건이 취약했던 편으로, 이후 금융위기 등 경제위기 때마다 집중적으로 타격을 입었다"고 말했다.

30대 취업자도 작년 10월부터 11개월 연속 감소하고 있다.

반면에 50대 취업자는 5천명, 60대는 27만4천명 늘었고, 특히 15∼64세 생산가능인구를 벗어난 65세 이상이 16만4천명 증가했다.

핵심연령대의 취업자가 감소하면서 실업자는 113만3천명으로, 8월 기준으로 보면 외환위기 여파가 한창이었던 1999년 8월(136만4천명) 이후 최대로 늘어났다.

15∼29세 청년실업률은 10.0%로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0.6%포인트 상승해 1999년 8월(10.7%)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을 기록했다.

빈 과장은 "방학이라는 계절적 특성이 반영돼 10대 후반과 20대 전반에서 실업자가 많이 늘었다"면서 "도소매업이나 숙박업 등 10대 후반이나 20대 전반의 아르바이트 일자리 수요가 있음직한 산업에서 취업자 수가 감소한 것을 보면, 젊은 층을 중심으로 취업 욕구가 많은데 수요가 못 따른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그는 "취업자는 인구에 비례해 감소할 가능성은 있는데, 생산가능인구 감소 폭이 현재 수준으로 위축된 취업자 증가 폭을 설명할 수 있을만큼 크지 않다"면서 "인구변동으로 현 상황을 모두 설명하기는 어렵다"고 강조했다.

◇ 정부 "인구감소 영향"…전문가 "경제 체력 급속히 악화"

정부는 이러한 고용 부진의 원인 중 하나로 또다시 '생산가능인구 감소'를 꺼내 들었다.

기획재정부는 이날 통계청 발표 뒤 분석 보도자료를 내고 제조업 고용부진, 서비스업 감소 전환과 함께 생산가능인구 감소를 고용 부진의 원인으로 꼽았다.

그러나 인구감소의 영향으로 취업자 증가 폭이 줄어든다는 주장은 설득력이 부족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취업자 증가세가 둔화하는 것은 물론이며 15세 이상 인구 규모를 고려한 취업자의 상대적 규모도 감소하고 있기 때문이다.

8월 취업자 수가 7개월 만에 다시 20만 명대로 고꾸라졌다. 15∼29세 청년실업률은 8월 기준으로 외환위기 여파에 시달리던 1999년 이후 최고치로 치솟았고 체감실업률도 2년 만에 가장 높았다. 통계청이 13일 발표한 8월 고용동향을 보면 지난달 취업자는 2천674만 명으로 1년 전보다 21만 2천 명 늘었다. 취업자 수 증가 폭은 2013년 2월 20만 1천 명을 기록한 이후 가장 적은 것이다.

취업자를 15세 이상 인구로 나눈 고용률은 올해 8월 기준 60.9%로 작년 8월보다 0.3%포인트 하락했다.

전년 동월과 비교한 고용률은 올해 2월부터 8월까지 7개월 연속 낮아졌다.

전문가들도 이런 분석만으로는 최근 고용 부진을 설명할 수 없다고 비판한다.

성태윤 연세대 경제학부 교수는 "비율지표인 고용률까지 낮아진 상황에서 인구구조 변화로는 고용 부진을 설명할 수 없다"면서 "경기악화 국면에서 최저임금의 급격한 인상이나 근로시간 단축의 경직적 시행이 비용 충격을 준 것으로 봐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어 "악화를 타개하기 위해서는 비용 충격을 줄이기 위한 정책 수정이 필요하다"며 "수정을 하지 않은 상태에서 정부가 재정을 투입한다고 하더라도 실제적인 효과는 제한된다"고 제언했다.

이번 고용지표를 '고용참사'로 규정한 김동원 고려대 경제학과 초빙교수도 "작년 8월 고용이 좋지 않았기에 올해 8월 지표는 기저효과에 따라 좋아질 여지가 있었지만 그런데도 좋지 않았다"며 "부진의 원인은 인구구조 변화에 있는 것이 아니라 우리 경제 체력이 고용을 흡수할 수 없을 정도로 급속히 악화하기 때문"이라고 비판했다.

이어 "'최저임금 탓이 아니다', '전 정부부터 내려온 구조적 문제'라는 정부의 설명이 틀린 것은 아니지만 그런 태도로는 경제를 지탱할 수 없다"면서 "반도체나 석유정제를 중심으로 수출이 좋다고 하지만 실제로는 성장과 고용의 괴리가 심각하게 진행 중이라는 점을 정부가 주목해야 한다"고 충고했다.

주원 현대경제연구원 경제연구실장은 "청년층과 30~40대 취업자 수가 모두 감소했다는 것은 고용시장이 제대로 작동하지 않고 있다는 의미"라면서 "보건사회복지서비스업 일자리가 늘어서 그나마 마이너스를 면했다"고 말했다.

주 실장은 "인구감소 때문에 취업자가 감소한다는 것은 말도 안 되는 소리"라면서 "최저임금을 넘어서 이명박 박근혜 정부 때 고용 버블이 너무 심했던 게 영향을 미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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