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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치사슬 관점에서 분석한 차세대 산업 경쟁력 문제점과 정책방안 <3> 조선(造船) 산업 본문듣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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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사입력 2020년02월29일 17시00분
  • 최종수정 2020년02월29일 17시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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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보고서는 허 정 서강대 교수와 박정수 서강대 교수가 작성, 지난 2018년 9월 국민경제자문회의에 제출한 ‘가치사슬 관점에서 분석한 산업경쟁력과 차세대 산업 육성 정책 방안’ 연구보고서에서 발췌한 것임을 밝혀둡니다. (전체보고서 원본은 2020.2.16.일자 본란 참조)
본 연구보고서는 차세대 산업에 대한 새로운 관점을 제시하고, 실질적인 성과를 도출하기 위한 종합적인 정책제안으로 본란은 이보고서를 발췌해 ⑴스마트폰⑵자동차⑶조선⑷경쟁력 제고 방안 등 4회로 나눠 연재합니다.  <편집자>

 

차세대 자율운항선박, 무인선박, 그리고 스마트쉽에 대한 대비 미흡
조선·해운·항만이 함께 참여하는 자율운항선박 개발 플랫폼 발족해야
자율운항선박 전문연구인력 육성…미비한 법률·보험 인프라 정비

 

1. 조선(造船)산업의 특징은 세 가지로 요약된다. 첫째 많은 노동력이 필요하고, 대규모 자본력이 선행되어야 하며, 선박제조기술이 충분히 내재되어야 하는 대규모 종합산업이라는 점이다. 둘째, 표준형 대량생산이 아니라 대부분 맞춤형으로 제조해야 한다는 점이다. 건설업처럼 정해진 장소에서 새로운 건물이 건설되듯이 선박도 맞춤형으로 건조해야 한다는 특징이 있다. 셋째, 경기변동에 매우 민감하게 반응하고, 발주자들의 구매력 수준과 경쟁 정도에 따라 물량과 가격의 변동폭이 크게 작용한다는 특징이 있다. 따라서 조선 산업을 꾸준하게 성장시키기에 위해서는 시장상황과 제조기술력을 동시에 고려해야만 한다.

 

2. [그림 26]은 조선업의 글로벌 가치사슬 내에서 우리나라가 차지하는 위치를 나타내는 스마일커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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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NG선을 사례를 기초로 구성한 그림인데 우리나라는 생산 및 품질관리는 자체적으로 수행하고 있으나 이 분야는 전체 글로벌 가치사슬 관점에서 볼 때 부가가치가 상대적으로 낮은 분야에 해당된다. 이러한 사실은 제조업 중심으로 앞서 보여준 투입산출 구조와 일치하는 모습으로 판단된다.
  부가가치가 높은 R&D와 설계분야는 원천기술을 보유한 업체와 라이선스 계약을 맺고 로열티를 지불하고 있고 선박설계에 대한 평가는 해외기업에 의뢰하는 구조를 보이고 있다. 선박제조 후의 고객서비스와 AS서비스 등 역시 핵심부품과 원천기술을 보유한 해외기업에 의존하고 있어 전반적으로 고부가가치 서비스 분야에서는 상대적으로 경쟁력이 약한 상태다. 이에 반해 해외기업들은 선박제조의 양적 성장경쟁에서는 뒤떨어져 있으나 선박제조 이전 R&D 및 설계분야와 선박제조 이후 부품교체, 기술지원, 보증 등의 사후고객서비스 분야에 상당수 포진해 있는 것을 볼 수 있다.

 

3. 우리나라의 차세대선박 육성방안은 비교적 최근에 수립된 산업정책 영역이다. 우리 정부는 차세대 선박산업 육성을 위한 노력의 일환으로 자율운항선박 및 해운항만 운용서비스 시스템을 동시에 개발계획을 수립하여 시행하고 있다. 이와 관련된 6대 핵심기술을 선정하여 연구 과제를 지원하고 있는데, 2019년부터 2024년까지 총 6년 간 5,847억 원의 대규모 예산을 책정하고, 범부처 정책 추진사항으로 기술개발을 지원하고 있는 상황이다. 우리 정부는 2017년 혁신성장 선도사업으로 차세대 선박관련 산업을 선정하였는데 스마트 해상물류혁신, 자율운항 선박기술개발, 무인이동 선박기술 혁신 등이 그 주요 내용이다.

 

4. 차세대 조선산업 육성방안은 조선산업을 단순히 부가가치를 높이는 방향으로 산업을 재편해야 한다는 의미만은 아니다. 더 큰 문제는 향후 차세대 조선산업에 대한 준비가 상당히 미흡하다는 점이다. 그 이유는 차세대 선박으로 불리는 자율운항선박, 무인선박, 그리고 스마트쉽으로 선박제품시장에 변화가 올 경우 우리나라 조선산업은 이에 맞추어 산업구조 전환이 쉽지 않을 것으로 판단되기 때문이다. 이는 마치 2G 전화기 생산에 맞는 산업구조를 유지한 5G 무선 이동 전화기 생산에 전혀 준비되어 있지 않는 것과 같은 상황이다. 스마일커브 상의 우리나라의 위치는 차세대 산업관점에서 보면 다소 우려스러운 현실이라 할 수 있다.

 

5. 우리나라 차세대 선박산업 육성정책은 현재 초기 단계에 있으며, 기반 기술력 확보와 인력양성을 위한 지원정책 위주로 구성되어 있다고 볼 수 있다. 아직 그 성과를 눈으로 확인하기에는 초기 단계이며, 주요 경쟁국의 정책방향과 겹치는 등 차세대 선박산업 육성을 위해서는 좀 더 적극적이고 다각적인 정책방향이 필요한 것으로 보인다.

 

6. 지금까지 급변하는 국제정세 중 한국경제에 관하여 가치사슬 관점에서 차세대 산업경쟁력을 고찰하고 직면한 문제점을 짚어 보았다. 특히 경쟁국의 기술발전 속도 등을 고려할 때, 자율운항선박은 가까운 미래에 현실화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보인다. 이에 한국의 조선사들이 원천기술을 보유한 유럽회사들의 하청기지로 전락하지 않기 위해서는 보다 적극적인 대응노력이 요구된다. 구체적 대안을 제시해 보면 다음과 같다.

 

(1) 조선·해운·항만이 함께 참여하는 자율운항선박 개발 플랫폼 발족

 

 자율운항선박 기술 선도국인 유럽과 일본의 경우 조선소, 해운사, 선급, 항만 등 다양한 이해관계자가 함께 개발에 참여하고 있다. 완전히 새로운 관점의 기술인만큼 공급자에 해당하는 조선사 외에도 해운사와 항만이 수요자의 입장에서 요구사항과 제약조건에 관한 의견을 적극 피력하고 활발하게 공유되어야 한다. 반면 한국은 선사의 참여 없이 대형 조선 3사가 개별적으로 각기 상이한 모듈기반 하에서 기술 개발 중이다. 이 같은 상황이 지속된다면 향후 표준화 경쟁은 물론 주요국 대비 기술의 실효성과 경쟁력 측면에서 불리할 것이다.

 

(2) 자율운항선박 연구개발 활성화를 위한 공공·민간데이터 개방

 

  연료비절감을 위한 경제운항 및 사고방지를 위한 안전운항기술은 기존 운항실적 및 향후 날씨전망에 대한 빅데이터 분석이 필수적이다. 한국의 경우에는 각 조선사가 개별적으로 해운사 등과 파트너십을 맺어 데이터 분석 및 시뮬레이션 중에 있으므로 인공지능 학습 알고리즘 개발에 한계가 있다. 이에 과거 운항정보 및 환경데이터에 대한 접근성 및 활용도를 제고할 수 있는 관련 규정 마련이 시급하다.

 

(3) 기자재 공동개발 등을 통해 자율운항선박 건조 생태계 구축

 

  아직 국책프로젝트가 초기단계에 있는 만큼 중소업체도 관련 기자재 개발에 공동으로 참여할 수 있도록 정책을 추진해야 한다. 이는 향후 시장확대의 과실을 지역경제도 공유할 수 있는 여건을 마련하는 동시에 자율운항선박산업의 저변을 다지는 역할도 수행할 것이다.

 

(4) 자율운항선박 전문연구인력 육성

 

  차세대 선박개발은 고급연구인력 확보가 필요한 부분이나 국내 조선사들은 구조조정 여파로 인해 현재 인재이탈이 심각한 실정이다. 안정적 커리어경로 제시를 통한 연구인력 확보 및 효율적 기술개발 역량축적 차원에서 자율운항 선박전문연구소 설립 등도 대안으로 검토해야 한다.

 

(5) 미비한 법률·보험 인프라 정비

 

  자율운항 선박을 도입하게 되면 기존에는 존재하지 않았던 다양한 법적이슈가 발생할 것으로 전망된다. 해양법에 따른 관할권 문제, 사고 발생 시 책임과 보상의 주체문제, 사이버 테러 및 보안이슈 등이 여기에 해당된다. 아직 초기단계이나 IMO 등 주요 해사기구에서 국제법 및 해사안전관련 이슈 등에 대한 논의가 착수된 점 등을 고려하여 한국도 선제적인 연구와 국제사회에 적극적인 의견을 개진할 필요가 있다.

 

(6) 무인화·자동화에 수반되는 일자리 이슈에 대한 선제적 대응

 

  원활한 자율운항선박 프로젝트 추진 차원에서 선원 및 항만노동자의 수요 감소에 대비한 재취업 및 재교육 대책도 병행·준비해야 한다. <ifsPOS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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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최종수정 2020년02월21일 20시08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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