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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T 사랑방> 레이어2 전쟁 본문듣기

작성시간

  • 기사입력 2024년05월21일 16시06분
  • 최종수정 2024년05월21일 09시19분

작성자

  • 이보라
  • 서강대학교 미래교육원 겸임교수

메타정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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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문

블록체인에서 레이어2는 부모 체인(레이어1)인 이더리움, 비트코인의 기술적 단점을 극복하기 위해 만들어 확장 솔루션을 일컫는다. 블록체인은 보안, 탈중앙, 확장성이라는 세 가지 특징을 가지고 있는데 이 세 특징을 완벽히 충족하는 블록체인은 존재하지 못한다(이를 블록체인 트렐레마라 한다). 레이어2 블록체인은 블록체인의 보안성과 탈중앙성을 유지하면서 속도와 확장성을 개선하기 위해 만들어 솔루션이라 보면 된다. 레이어2가 등장하면서 (이더리움 기준) 초당 약 15~30건의 트랜잭션(거래)밖에 처리하지 못하는 레이어1의 한계가 극복되었고, 현재는 일상적인 금융 거래(물건 구입 등)까지 처리할 수 있는 수준으로 블록체인 거래 속도가 개선된 상황이다.

레이어2는 여러 관점에서 범주화할 수 있다. 먼저 부모 체인인 레이어1이 무엇인가에 따라 비트코인 레이어2, 이더리움 레이어2로 다양한 레이어2 프로토콜들을 묶을 수 있다. 대표적인 비트코인 레이어2론 라이트닝 네트워크(Lightning Network), 스택스(Stacks)가 있다. 라이트닝 네트워크는 비트코인 생태계에 가장 먼저 레이어2라는 개념을 적용한 프로토콜로 유명하며 비트코인 생태계에서 가장 높은 TVL(Total Value Locked, 해당 블록체인에 사용자가 맡겨 놓은 모든 암호화폐의 총합)을 기록 중이다. 스택스는 비트코인엔 불가능하다고 여겨졌던 스마트 컨트랙트라는 개념을 가능하게 한 대표적인 생태계이다. 스택스 생태계를 사용하면 개발자가 상대적으로 쉽게 스마트 컨트랙트를 올릴 수 있어 이더리움 생태계에서만 존재하던 NFT나 토큰 발행 등이 비트코인 생태계에서도 가능하다는 장점이 있다.

한편, 이더리움 레이어2는 어떤 설계를 기반으로 레이어2를 구축했느냐에 따라 사이드체인, 스테이트 채널, 롤업, 플라즈마, 발리디움 기반 레이어2로 구분된다. 다양한 설계 중 현재는 대부분의 레이어2가 롤업 기반 설계를 채택하고 있는 현실이다. 롤업기반 레이어2는 트랜잭션 데이터를 메인체인인 이더리움에 기록하고 모든 상태 업데이트를 메인체인에서 검증한다. 이 때문에 보안성이 높다. 또한 많은 트랜잭션을 묶어서(롤업) 하나의 트랜잭션으로 처리하기 때문에 확장성 극대화 및 가스 비용 절감이 가능하다는 장점도 있다.

그런데 롤업도 설계에 따라 옵티미스틱 롤업(Optimistic Rollup)과 ZK 롤업(ZK-Rollup)으로 나뉜다. 옵티미스틱 롤업은 이름 그대로 낙관성을 발휘해 모든 트랜잭션이 악의 없이 유효하다고 가정하고 후처리한다는 특징이 있다. 반면, ZK 롤업은 영지식 증명(Zero-Knowledge Proofs)라는 암호학적 증명을 사용해 모든 트랜잭션의 유효성을 즉시 검증한다는 특징이 있다. ZK 롤업은 옵티미스틱 롤업 대비 보안성이 매우 높고 트랜잭션 처리 속도가 빠르다는 장점이 있지만 복잡한 암호학적 연산이 필요하기 때문에 구현이 더 어렵다는 단점이 있다.

옵티미스틱 롤업은 구현 난도도 낮지만, 공개되어 있는 코드(오픈소스)도 많아 레이어2 구축 난도가 낮다. 대표적인 블록체인 데이터 분석 플랫폼인 디파이라마(DeFiLlama)에서 롤업 기반 레이어2 블록체인들의 TVL을 살펴보면 아비트럼(Arbitrum), 블라스트(Blast), 베이스(Base), 옵티미즘(Optimism), 모드(Mode)가 상위권을 차지하고 있는데 이들 모두가 옵티미스틱 롤업 레이어2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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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론 ZK롤업 레이어2도 약 중이다. 앞서 언급한 옵티미스틱 롤업 기반 레이어2에 이어 TVL 상위를 차지하는 리니아(Linea), 맨틀(Mantle), 지케이싱크 에라(zkSync Era), 스크롤(Scroll)은 전체 혹은 일부 제품 군에 ZK롤업 설계를 채택한 대표적인 레이어2이다. 이들 레이어2는 프로젝트 런칭일이 최상위를 차지하는 레이어2들보단 느려서 TVL은 상대적으로 낮으나 대부분이 출시 이후 가파른 TVL 성장세를 보인다. 이더리움 공동 설립자인 비탈릭 부테린은 작년 ETH 서울 행사에서 ‘ZK롤업은 아직 성숙하지 못했고, 구축 난도가 높지만 이더리움 레이어2 확장성 경쟁에서 ZK 롤업이 옵티미스틱 롤업을 제치고 주요 기술로 부상할 것‘이라 예측한 바 있다.


이처럼 레이어2는 비트코인 레이어2와 옵티미스틱 롤업, ZK롤업으로 나뉘어 경쟁하고 있다. 실제 NFT 아티스트와 협업하거나 dApp(탈중앙화 애플리케이션, Decentralized Application)을 만드는 나 같은 개발자 입장에선 프로젝트를 시작할 때마다 체인 선정에 많은 시간을 쓰고 있다. 기술적, 비즈니스적 장/단점을 고려해 내부 구성원들에게 체인 선정 프로세스를 설명하고 동의를 구한 후 개발을 행해야 속도가 나는데, 다양한 선택지가 존재하기 때문에 매번 체인 선정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참고로 개인적으론 이더리움 생태계에서 큰 성공을 거둔 NFT 작가들이 신규 작품은 비트코인 생태계에서 내고 있다는 점에서 미술 NFT를 준비하는 작가들에겐 비트코인 레이어2를 권유하는 편이다. 일반 dApp은 개발 난도가 낮고 투자 등의 생태계가 잘 조성되어 있다는 점에서 옵티미스틱 롤업 기반 레이어2를 선택하는 편이다.

이 글을 읽는 독자가 개발자일지 아니면 블록체인 분야에 종사하는 비 개발자일지 모르겠으나 블록체인 기술은 여전히 발전 중이고 레이어2 경쟁도 치열하므로 기술적 특징을 비롯한 다양한 요소(TVL, 투자금 규모와 같은 생태계 활성도 등)를 고려하여 dApp 특성에 맞는 적합한 레이어2를 선택하는 혜안을 기를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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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사입력 2024년05월21일 16시06분
  • 최종수정 2024년05월21일 09시19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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