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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력의 심리적 기반과 리더십 유형 본문듣기

작성시간

  • 기사입력 2015년01월04일 23시18분
  • 최종수정 2016년02월26일 19시17분

작성자

  • 나은영
  • 서강대학교 지식융합미디어학부 학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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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문

권력의 심리적 기반과 리더십 유형
한국인은 유난히 권력자에게 큰 기대를 한다. 권력을 가진 사람이 나에게 많은 일을 해 줄 수 있을 것이라고 믿는다. 그래서 권력 있는 리더가 기대에 미치지 못할 때 실망도 더 크게 한다. 유교적 전통으로 인해 권력을 가진 사람과 그렇지 않은 사람 사이의 거리를 크게 지각하는 문화적 특성 때문이기도 하다.
만약 A가 B로 하여금 B의 의도와 무관하게 A가 원하는 행동을 하게 만들 수 있다면, A는 B에 대해 권력(power)을 지니는 것이다. 따라서 권력은 혼자서 갖게 되는 것이 아니라, 반드시 권력을 부여해 주는 상대방이 있다. 리더(leader)가 있기 위해서는 반드시 이를 따르는 사람, 즉 추종자(follower)가 있어야 한다는 뜻이다. 따르는 사람이 없는 리더는 이미 리더가 아니다.
과연 이러한 권력은 어디에서 오는 것이며, 어떤 유형의 리더십(leadership)이 요즘의 상황에서 더 효과적일 수 있을까? 여기서는 거대한 권력의 이야기를 하려는 것이 아니라, 보다 미시적인 관점에서 권력의 심리적 기반들을 살펴보려 한다. 더 나아가 이러한 권력을 바탕으로 형성된 리더십의 유형은 어떻게 분류되는지, 상황의 특성에 따라 어떤 리더십이 효과적일 수 있는지도 소개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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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권력의 6가지 기반
심리학 연구에서 이야기하는 권력의 기반은 크게 6가지로 나뉜다. 보상권력, 강제권력, 합법적 권력, 참조권력, 전문성 권력, 및 정보성 권력이 그것이다.
보상권력은 보상의 분배를 통제할 수 있는 능력을 말한다. B가 원하는 것을 A가 줄 수 있을 때 A는 B에 대해 보상권력을 지닌다. 사장은 사원의 급여를 인상해 줄 힘이 있으므로 사장은 보상권력을 지닌다. 강제권력은 요구를 따르지 않는 사람을 처벌할 수 있는 역량이다. A가 원하는 것을 B가 행하지 않을 때 B가 싫어하는 것을 A가 줄 수 있다면 A는 B에 대해 강제권력을 지니는 것이다. 교통법규를 지키지 않는 운전자에게 경찰관이 벌금을 부과한다면 경찰관은 강제권력을 지니는 것이다.
합법적 권력은 복종을 요구할 수 있는 합법적 권한을 부여받은 상태에서 나온다. 한 학기 동안 어떤 과목을 가르치도록 권한을 부여받은 강사는 그 과목을 수강하는 학생들에 대해 한 학기 동안 합법적 권력을 갖는다. 참조권력은 복종하는 쪽에서 매력을 느끼거나 좋아하거나 존경하는 경우에 생긴다. 만약 어떤 학생이 어떤 교수를 존경하여 그 교수가 주장하는 바를 따른다면, 그 교수는 참조권력을 갖는 것이다.
전문성 권력은 권력 소지자가 탁월한 기술과 능력을 지녔다고 생각하는 믿음에 근거하여 나타나는 권력이다. 어떤 분야를 평생 연구해 온 박사는 그 분야에 관해 깊은 지식을 가지고 있을 것이라고 사람들이 믿는다. 이 때 그 박사는 전문성 권력을 지니고 있는 것이다. 이와 유사하게, 정보성 권력은 특정 정보나 자료 등을 가지고 있을 경우에 생긴다. 그 정보를 얻기 위해서는 그 사람에게 의존해야 하기 때문에 그 사람은 정보성 권력을 지닌 것이다.
권력의 6가지 기반 중 하나라도 있을 때 권력이 발생한다. 권력기반 여러 개를 동시에 가지고 있을 경우 권력은 더욱 강해진다. 예컨대, 교수는 학생에게 좋은 학점을 줄 수도 있고(보상권력), 나쁜 학점을 줄 수도 있고(강제권력), 학생을 가르칠 수 있는 합법적 권한을 부여받았으며(합법적 권력), 전문성도 있고(전문성 권력), 대부분의 경우 정보성도 있다(정보성 권력). 여기에 만약 학생들이 좋아하거나 존경하는 교수라면 참조권력까지 지닌 것이다. 
대체로 권력의 기반이 있을 때 리더가 되는 경우가 많지만, 리더가 아닌 사람도 심리학적 의미의 권력, 즉 다른 사람을 움직일 수 있는 힘을 지닐 수 있다. 예컨대, 아이 우는 소리가 너무 시끄러워 아이가 원하는 대로 해 주었다면, 그 아이는 일종의 강제권력을 행한 셈이다.
 
□ 상황에 따라 달라지는 리더십 유형의 효과
리더의 유형을 구분하는 가장 흔한 방법은 ‘관계지향형’ 리더와 ‘과제지향형’ 리더로 나누는 것이다. 조직에서 리더의 의견에 반대하는 부하직원을 어떻게 해서든 설득해서 모두가 만족하는 방향을 추구하면 관계지향형 리더라 할 수 있다. 이와 대조적으로, 리더의 의견에 반대하는 부하직원의 만족도는 고려하지 않고 조직이 추구해야 할 과제 수행에만 초점을 두면 과제지향형 리더에 해당한다.
대개 리더와 부하직원이 처음 만난 초기에는 ‘지시형’ 리더, 즉 과제지향성이 높은 리더가 효과적이라고 알려져 있다. 그러나 시간이 어느정도 지나 부하직원이 업무에 익숙해지면, 과제지향성과 함께 관계지향성까지 발휘하는 ‘판매형’ 리더가 효과적이다. 과제도 추구하면서 부하직원들의 마음까지 살피는 것이 좋다는 것이다.
그 다음 단계는 과제지향성이 좀 약하더라도 관계지향성이 높아 부하직원과 함께 참여하여 즐기기도 하는 ‘참여형’ 리더가 효과적인 경향이 있다. 끝으로, 시간이 오래 지나 리더와 부하직원 간의 관계 성숙도가 높아진 이후에는 관계지향성과 과제지향성을 모두 낮추고 업무를 일일이 지시하기보다 상당부분 부하직원에게 위임하는 위임형 리더가 효과적일 수 있다.
요컨대, 모든 상황에서 일률적으로 효과적인 리더의 유형은 없다. 상황의 변화에 따라, 부하직원의 상태와 조직의 형편에 따라 그에 맞는 변화를 보일 수 있는 리더가 궁극적으로 조직 전체의 만족도도 높이고 목표하는 바도 효율적으로 달성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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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시대가 원하는 리더는 어떤 사람인가
요즘은 미디어 기술의 발전으로 각종 정보와 사람들 간의 연결성이 극대화되어, 위에 언급한 6가지 권력기반 중 상당부분을 많은 사람들이 나눠 가지고 있다. 따라서 예전의 수직적이며 권위적인 리더십보다는 수평적이며 따뜻한 리더십을 많은 사람들이 더 원하고 있다. 일방적인 지시보다는 쌍방향 토론이 더 좋은 해결책에 이를 것이라고 기대하는 사람들도 늘었다.
다수 국민의 의중을 직시하는 것, 일상의 삶에서 보람을 느낄 수 있는 체제를 정비하는 것, 그리고 ‘100% 대한민국’을 외쳤던 화합의 초심을 실천하려 노력하는 것, 이런 리더의 덕목이 현재 우리 사회에 절실해 보인다. 예전에 성공했던 방식에 천착하기보다, 현재를 살아가는 사람들에게 가장 큰 어려움은 무엇인지 살필 줄 알고, 변화하는 상황에 적극적으로 대처하는 리더가 바로 우리 시대가 원하는 진정한 리더가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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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최종수정 2016년02월26일 19시17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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