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려있는 정책플랫폼 |
국가미래연구원은 폭 넓은 주제를 깊은 통찰력으로 다룹니다

※ 여기에 실린 글은 필자 개인의 의견이며 국가미래연구원(IFS)의 공식입장과는 차이가 있을 수 있습니다.

최고금리 24%로의 인하 덫 본문듣기

작성시간

  • 기사입력 2017년11월07일 16시50분

작성자

  • 김상봉
  • 한성대학교 경제학과 교수,

메타정보

  • 46

본문

 

2017년 3월, 7대 가계부채 해법이 나오다.

 

2017년 3월 16일, 더문캠 비상경제대책단은 제2차 경제현안 점검회의에서 가계부채 3대 근본 대책과 7대 해법을 제시하였다. 가계부채 3대 근본 대책은 소득주도 성장, 취약계층 부담 경감, 금융소비자 보호에 초점을 두고 있다. ▲ 일자리와 가계소득을 늘려 상환 능력을 높이고, 생계형 대출수요를 줄여 국가경제를 살리고, 소득주도 성장정책으로 전환한다. ▲  도덕적 해이를 막으면서 취약계층의 부담을 경감하는 방안을 마련한다. ▲ 금융기관이 아니라 금융소비자 보호에 중점을 두어 정책을 운영한다는 것이다. 

 

여기에 해법으로 7대 해법으로 다음을 제시하였다. ▲ 가계부채 총량관리제 도입, ▲ 이자율 상한 25%, 27.9%(대부업)을 20%로 단일화하여 제1금융권을 이용하지 못한 서민들을 위해 서민금융진흥원이 중심이 되어 10%대의 중금리 서민대출 활성화, ▲ 국민행복기금의 회수불능채권 103만명, 11.6조원 채무감면, ▲ 금융기관의 죽은 채권의 시효를 연장하거나 대부업체 등에 매각하는 폐단 방지, ▲ 금융소비자보호법 제정 및 금융소비자 보호전담기구 설치, ▲ 주택 안심전환(단기 변동금리 일시상환→장기 고정금리 분활 상환) 제2금융권 등으로 확대, ▲ 비소구대출담보대출 확대 및 DTI 대신 발전된 DSR(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을 여신관리지표로 활용한다는 것이다.

 

이에 따라 현 정부는 내년 1월부터 최고금리를 24%로 시행하기 위하여 추진하고 있다. 이러한 최고금리 인하를 통하여 서민들의 이자 부담을 낮추겠다는 것이다. 이것이 과연 이러한 제도로 가능할까? 긍정적인 효과보다 부정적인 효과를 더 크게 하는 것은 아닐까?

 

해외의 사례를 보면, 최고금리 상한을 20~25% 수준으로 인하하는 근거가 취약하다.

 

7대 해법의 두 번째는 이자제한법 상의 최고금리 상한인 25%로 낮추고, 대부업의 경우 27.9%를 20%로 단일화하겠다고 하였다. 현재 최고금리는 2002년 이후 지속적으로 감소하고 있다. 2002년 66%→2007년 10월 49%→2010년 7월 44%→2011년 6월 39%→2014년 4월 34.9%→2016년 3월 27.9%으로 하락하였다. 2016년 3월 2일 금리상한을 연 34.9%에서 연 27.9%로 낮추는 내용의 대부업법 개정안이 국회 본회의를 통과하여 2016년 3월 3일부터는 연 27.9%의 금리상한이 적용되고 있다. 2017년 1월부터는 24%가 적용될 가능성이 높다.

 

미국의 14개 주와 워싱턴 D.C는 10~40%대의 금리상한제를 실시하고 있다. 또한, 조지아주는 300~1000%의 실질연이율(APR)에 달하는 고비용 페이데이론을 금지하고 있지만, 다른 주들은 금리상한제를 철폐하거나 페이데이론을 적용하고 있으며, 예외로 두거나 금리상한을 3자리 숫자로 인상하여 페이데이론을 허용하고 있다. 리차드 더빈(Richard Durbin) 상원의원과 캘리포니아주에서 수수료를 포함한 금리를 연 36%로 제한하거나 페이데이론 연이율을 36%로 제한하려고 하였으나 모두 무산되었다. 미국에서 단기대출에 대한 금리 규제가 사문화(死文化)되어 고비용 대출이 가능한 캘리포니아와 뉴욕 주의 명목상 금리상한을 이유로 최고금리를 24%로 인하하는 것은 예시를 잘못 든 것으로 보인다. 

 

영국은 1974년 소비자신용법 제정 이래 소비자신용  거래에서의 금리상한제를 실시하지 않으며 당사자간 자유로운 약정에 맡기고 있으나 최근실질연이율 288%가 넘는 페이데이론과 같은 경우에 한해 이자 규제가 아닌 비용 규제를 실시하고 있으며 4개월 미만의 대출에 대해서는 연이율이 아닌 월이율을 이용하고 있다. 독일의 경우, 1990년 독일연방대법원은 시장기준금리에 12%를 가산한 연 28.6%보다 많으면 폭리로 보았으나, 동시에 은행이 할부신용 계약을 맺은 소비자의 무경험 등을 이용했다는 요건을 충족해야 한다. 따라서 은행과 소비자의 대출 이자 약정이 28.6%를 초과하여 이루어졌다 해도 반드시 폭리로서 계약 무효가 된다고 볼 수 없다. 이외에도 프랑스는 프랑스 소비자신용의 명목상 최고금리는 8.15% ~21.32%이지만, 한국과 달리 연체비용, 보험, 위약금, 수수료 부대비용은 포함시켜 최고금리를 계산하지 않아 최대 29.3%에 이르고 있다. 싱가포르는 대금업법 개정으로 2015년 10월부터 비은행 대금업자만을 대상으로 연 20%가 아닌 월4%의 법정이자상한제를 실시하고 있는데 이는 연이율로 환산하면 48%에 해당하며, 월 이자 상한 4%에는 대부업자가 받는 것은 모두 이자로 보는 한국과 달리 지연이자율과 법정비용, 대출수수료를 제외한 명목상 이자율이다.

 

예외적으로 일본은 일본은 2006년 대금업법 개정으로 연리 15~20%로 금리상한을 인하 한 이후에 2014년 3월말 기준 소비자금융회사의 시장규모가 20조 9,000억 엔에서 6조 2,000억 엔으로 70% 가량 감소했으며, 3만여 개에 달하던 업체 수도 2015년 2천여 개로 줄었다. 이러한 문제로 ‘소비자금융회사’의 대형화와 시장의 과점화가 진행되었고, 최고 연 2,000%에 달하는 불법 사금융시장이 확대되는 풍선 효과가 발생하였다. 따라서 저금리 상황과 장기 불황기에 제2금융권과 소규모 금융기관이 시장에서 철수하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으며, 그 빈 공간을 폭력단과 연계된 불법 사채업체가 대체하고 있다.

 

최고금리 인하 속도를 늦추어야 한다.

 

저신용자를 8~10등급으로 정의하고, 저신용자가 주로 이용하는 비은행을 고려하자. 여기서 비은행은 여신전문금융회사와 저축은행, 합법적인 대부업을 고려하는 경우, 신규대출자를 중심으로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 2011년 6월에 39%로 인하되었을 경우 저신용자의 신규대출자수가 의미있는 수치로 감소한다. 그 이유는 최고금리가 인하되고 2014년 3월까지 기간이 길었기 때문이고, 시장의 상황을 공급자인 금융기관과 수요자인 대출자가 어느 정도 예측을 하였기 때문이고, 아직 공급자인 금융기관이 손익분기점보다 위의 상황에 있었기 때문이다. 이후 2014년 4월 34.9%, 2016년 27.9% 인하 이후로는 중신용자(신용등급 4~7등급)과 저신용자 신규대출의 차주수가 감소하지만 감소폭이 의미있다고 하기 힘들다. 즉, 중신용자와 저신용자는 신규시장에 진출하기 못한다고 볼 수 있고, 대출거절의 확률이 높아진다는 의미가 된다. 따라서 내년 1월에 최고금리를 인하하더라도 당분간 인하를 하지 않는 것이 중신용자와 저신용자가 이용할 수 있는 여건을 만들어 줄 수 있다. 만약 여기서 시장금리마저 인상되면 중신용자 및 저신용자의 시장 배제속도는 더 빨라지게 된다.

 

최고금리가 24%로 인하되면, 저신용자는 시장에서 최소 24만명, 최대 59만명 배제된다.

 

신규대출자를 중심으로 수요측면만을 고려하는 경우, 최고금리 1%p 하락에 따라 고신용자 2.132% 증가, 저신용자 3.398% 감소하는 것으로 나타난다. 만약 최고금리가 27.9%에서 24%로 인하될 경우, 배제자수는 비은행은 24만명으로 추정되고 있으며, 배제금액은 비은행은 2.4조원 으로 추정되고 있다. 생각보다 작은 숫자다. 그러나 금리 인하에 따라 대출공급자의 비용이 수익보다 커지는 경우, 신규대출을 중단하거나 줄일 수 있기 때문에 공급측면을 감안하면 배제자수와 배제금액은 현재의 추정규모보다 훨씬 커질 수 있다. 

 

금융권 중에 저신용자 비중이 가장 높은 곳이 대부업이다. 대부업의 신용대출 상위 15개사를 중심으로 24%로 최고금리가 인하되는 경우 신규대출을 축소하거나 대출을 중단하는 경우가 28%에 이른다. 왜냐하면 손익분기를 계산하는 기준이 되는 원가금리가 최고금리보다 높기 때문이며 거의 업체들은 한계수준에 와 있기 때문이다. 원가금리는 자금조달비용, 판매비와관리비, 대손비용, 총대출금을 이용하여 산출하게 된다. 자금조달비용은 금리와 연동되어 있는데, 최근 금리인상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는 상황이다. 현재 대부업체는 제1금융권인 시중은행에서 대출을 받을 수 없고, 제2금융권인 저축은행, 캐피털 등을 통해 자금을 조달하고 있다. 또한, 현재 대부업체는 사모사채를 발행할 수는 있으나 공모사채 발행을 통한 자금조달은 할 수 없다. 이러한 규제를 풀어주어야 한다. 판매비와관리비는 매우 낮은 상태이고 대손비용도 금리가 올라가면 상승할 수 밖에 없다. 

 

이러한 상황에서 24%로 최고금리를 인하하게 되면 공급자인 금융기관은 약 34.8만명을 줄일 것이고 신규대출액은 약 2조원 가까이 줄이게 된다. 따라서 금융시장이 정보의 비대칭성인 도덕적해이와 역선택에 따라 초과수요인 시장을 감안하지 않더라도 최고금리가 24%로 인하되면 약 59만명이 시장에서 배제된다고 볼 수 있다. 이는 물론 시장금리가 현재와 같다는 가정 하에서 산출되었기 때문에 시장금리가 상승하면 배제자수와 배제금액은 커지게 된다.

 

최고금리가 20%로 인하되면, 대출시장은 마비되고 중·저신용자 신용대출은 불가능하다. 

 

만약, 대선전 캠프가 내놓은 최고금리 20%를 현실화한다면 저신용자는 최소 48.7만명, 최대 

156.3만명이 시장에서 배제되고 일본과 같이 불법 사금융시장으로 몰리게 된다. 배제금액은 최소 4.8조원, 최대 11.9조원으로 추산된다. 따라서 정부는 단기적인 금리상한 인하는 24%에 장기간에 두고 정책을 펼칠 필요가 있다. 또한, 경기활성화와 소득증대, 복지에 대한 정부재원 지원으로 소득격차를 줄여 서민들이 과도한 채무를 부담하지 않도록 하는 정책이 필요하다.

 

46
  • 기사입력 2017년11월07일 16시50분

댓글목록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