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려있는 정책플랫폼 |
국가미래연구원은 폭 넓은 주제를 깊은 통찰력으로 다룹니다

※ 여기에 실린 글은 필자 개인의 의견이며 국가미래연구원(IFS)의 공식입장과는 차이가 있을 수 있습니다.

가뭄 대책 : 새로운 방안 모색이 필요하다. 본문듣기

작성시간

  • 기사입력 2015년10월27일 21시28분
  • 최종수정 2016년02월26일 18시36분

작성자

메타정보

  • 34

본문

가뭄 대책 : 새로운 방안 모색이 필요하다.

 

 우리는 사람이 지구환경에 가장 영향을 미치는 ‘인류세’라는 새로운 세대에 살고 있다. 지난 50년간 인간이 주도한 부, 인구, 세계화, 농업, 산업 등 각 분야에 급속한 성장을 이루었다. 이로 인해 지구는 이미 상당한 스트레스를 받고 있으며 대표적으로 나타나는 것이 기후변화로 다가오고 있다. 기후변화의 원인을 중심으로 과학자들 간 의견은 대립하나 최근 지구 기온이 상승하고 기후특성이 변화하고 있다는 점에 대해서는 논란의 여지가 없는 상황이다. 최근 우리가 겪고 있는 가뭄도 이러한 기후변화 영향으로 그 심각도가 증가하고 있다.

  IPCC는 최근 보고(Time, April 14, 2014)에서 부족해진 물자원을 두고 분쟁이 커짐에 따라 일부 지역에서 내란 위기가 고조된다고 하였다. 인류 역사를 보드라도 주요 국가와 문화의 소멸과 민족 대이동, 심지어 종교의 생성도 가뭄과 관련이 있음이 밝혀지고 있다. 이와 같이 가뭄에 적절히 대응하지 못할 경우 우리의 일상적인 삶의 유지가 어려워진다는 것을 역사적 사실이 보여 주고 있다. 산업사회 이후, 인위적인 환경변화가 기후변화와 강우량 변화 등으로 나타나고 있으며, 각국은 기후변화와 연계하여 가뭄관리에 많은 노력을 기우리고 있다. 최근 영국은 기후변화와 가뭄대책에서 갈수기 여름철 유출량 30% 감소를 전망하고 시설물의 안전도를 5~30% 상향하고, 2030년 까지 테임즈 하구둑을 2m 증고토록 하였다. 호주도 하천 유출량이 2050년까지 10~20% 감소에 따른 물 부족 심화에 대응하기 위해 대규모 해수담수화 추진과 동시에 물 부족 유역에 대한 관리를 지방정부에서 중앙정부로 이관토록 하였다. 

  기후변화에 따른 강수량 변화전망에서 21세기 한반도의 연평균 강수량 증가율은 세계 평균보다 높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RCP 4.5 시나리오의 경우 21세기 중반기(2041~2070)에 10.3%, 후반기(2071~2100)에 19.6% 증가할 것으로 전망하였다. 동시에 지역적 편차도 크게 나타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실제로 지난 30년간 연강우량을 보면 2003년이 1861mm로 가장 많았고, 1998년이 849mm로 가장 적어 그 변동폭은 2.2배에 달하고 있다. 문제는 중장기 측면에서 전체적으로 우리나라 강우량이 증가한다고 예측하지만 실제 최근 30년 자료를 보면 7~8년 사이로 단기 갈수기가 주기적으로 반복되고 있으며, 단기 주기로 볼 때 2014, 2015, 2016년이 갈수년에 해당한다. 

  빈번해지는 가뭄은 다목적댐을 포함한 저수지의 핵심 역할인 안정적 용수공급을 위협하고 있다. 2014년 마른장마에서 시작된 중부 및 강원 영동지역의 가뭄은 소양강댐 수위를 역대 최저값에 근접(125.25m)하게 만들었으며, 7월 상순까지 강원도 일대에 제한급수로 인한 사회경제적 피해를 야기했다. 2015년 9월 현재 충청지역은 평균대비 54%의 강수량을 기록하여 1973년 관측이래 최대 가뭄을 겪고 있다. 이로 인해 충청지역 주요 수자원 공급원의 하나인 보령댐은 최상위 가뭄대응체계인 ‘심각’단계로 기본계획공급량 감축 및 광역상수도 제한급수까지 시행중에 있다.

  우리는 가뭄에 대응하여 물 이용에 대한 취약성 평가 및 수자원 적응정책 개발을 추진해야 한다. 가뭄에 대한 대응은 기후변화에 적응하기 위해 사회·경제 시스템이 취하는 모든 행동과 더불어 수환경 생태측면까지 고려하여야 한다. 즉, 가뭄으로 인한 취약 분야를 검토하고 효과적인 대응 전략을 준비하여 사회·경제적 손실을 극복하기 위한 인간 중심의 대책뿐만 아니라, 가뭄에 의해 생태계가 받는 영향까지 고려하고 수생태계가 지속가능하기 위한 고려까지 포함하여 대책수립을 추진해야 한다. 

  가뭄은 직·간접적으로 다양한 피해를 초래하는데 물부족, 수질 악화, 염수 침투, 토양 유실 및 토사 재해, 공중 위생 저하, 대기질 악화, 산불 증가 등의 문제를 일으킬 뿐 아니라 농축산물 생산량 저하, 레저 및 관광 산업 침체를 유발하기도 한다. 무었보다도 현재 우리는 심각한 갈수년에 속하지만 일부지역을 제외하고는 일반 국민은 가뭄을 피부로 느끼지 못하고 있다. 실제로 금년이 40년 만의 가뭄이라고 하지만 우리는 수돗물이나 농업용수는 큰 애로 없이 사용하였다. 이는 바로 용수 저장시설과 지하수를 취수할 수 있는 기술이 적용되었기 때문이다. 만약 20~30년 전, 우리가 용수저장시설이나 지하수를 취수할 수 있는 기반시설이 갖추어지지 않았다면 현 수준의 가뭄이라면 큰 혼란에 직면하였을 것이다. 심각한 가뭄에도 우리는 물에 대해 대부분 부족함을 느끼지 못하고 있으며 이는 자연의 몪 까지 우리가 사용하고 있기 때문이다. 과다 취수로 지하수위가 내려가 웅덩이가 마르고 소하천이 건천화되면 수생태계의 근본이 훼손되어 생태계 복원력에 심각한 손상을 가져올 수 있다. 가뭄은 인간생활 뿐만 아니라 수생태계에도 심각한 영향을 끼치는 바 인간 및 자연생태계가 가뭄에 대한 복원력을 가질 수 있도록 다음과 같은 대책을 중점적으로 추진하여야 한다. 

 

ㅇ가뭄관리 시스템 구축

  우리나라는 최근 30년만 보드라도 주기적으로 만성적인 가뭄이 발생하고 그 심도 역시 증가하고 있다. 정부는 가뭄관리라는 사후 대책에만 국한되어 있어 사전 재해관리 차원에서의 대처가 미흡한 실정이다. 앞으로도 기후변화로 인한 시공간적 수자원편중 심화에 따라 홍수와 함께 미래 물 부족으로 인한 피해규모는 확대가 우려된다. 이에 효과적으로 대응할 수 있도록 국가차원의 가뭄관리체계 마련이 필요하다. 장기간에 걸친 강수의 부족으로 인한 가뭄현상은 단순히 자연적으로 발생하는 현상이라고 정의할 수만은 없으며 이로 인하여 일상적인 수자원의 수요를 충족시키기 위하여 공급되는 용수공급량의 부족은 심각한 사회적, 경제적 피해와 함께 환경적으로도 많은 영향을 미치게 된다. 따라서 물의 수요와 공급에 대한 다양한 조건을 적용하여 가뭄기간에도 적절한 용수공급방안을 제시할 수 있는 가뭄관리시스템 개발이 절실한 실정이다. 이를 통해 물 부족으로 인한 피해 대응을 통해 국민 물 복지 수준 향상과 더불어 수생태계의 훼손도 최소화하도록 하여야 한다.

 

ㅇ 가뭄예측시스템 도입

  가뭄발생에 대한 조기 대처를 위해서는 이를 예측하기 위한 시스템 도입이 필요하다. 가뭄 발생에 대한 정보가 사전에 주어진다면 가뭄 피해를 경감하기 위한 자원을 확보하고 효율적 배분을 위한 계획을 세워 가뭄 피해를 최소화할 수 있을 것이다. 가뭄 발생으로 인한 피해를 예방 및 저감하기 위해서는 구조적인 대책과 더불어 가뭄감시·예측시스템 개발과 같은 비구조적인 대응방안이 필수적이다. 원격탐사자료와 기후자료를 결합한 장기 가뭄예측 정보 제공 시스템을 구축하여 가뭄피해 예방 및 대비에 기여할 수 있도록 하여야 한다.

 

ㅇ 가뭄관리 다목적 댐운영 기법 도입

  우리나라의 주요 용수공급원인 다목적댐 운영은 홍수관리에 초점이 맞춰져 왔으며, 갈수관리는 20년 빈도의 갈수량이 유입된다는 가정하에 보수적으로 운영되어 왔다. 그러나 이러한 운영방식은 빈번해지는 가뭄으로 인해 심각한 도전에 직면해 있으며, 올해와 같이 가뭄이 진행되거나 예상될 때 활용할 수 있는 적정한 댐운영 의사결정을 지원하는 기술개발의 필요성이 대두되고 있다. 국외에서도 기존의 댐운영시스템에 장기예측정보를 통합하여 용수공급 및 가뭄관리에 활용하기 위한 연구가 이미 활발히 진행되고 있다. 국내 다목적댐은 가뭄이 예상될 경우 저수지 용수공급 능력을 극대화하여 가뭄에 대응할 수 있도록 장기 유입량 예측을 기반으로 하는 댐운영이 필요하다.

 

ㅇ 유역통합수자원관리(IWRM) 체계의 실현

  수량-수질, 유역관리 등 효과적인 통합수자원관리체계의 실현을 통해 기후변화로 인한 미래 수자원관리 불확실성에 효율적으로 대처하여야 한다. 이를 위해 유역 내 통합수자원관리 실현을 위한 범부처간 협력관계 구축이 필요하다. 가뭄으로 인해 인위적인 취수와 지하수 개발로 하천의 건천화 등을 초래하여 수생태계에 심각한 타격을 가할 수 있다. 뿐만아니라 가뭄으로 인한 수량부족은 수온상승을 가져오고 이는 서식종 변화 및 오염효과 확대(조류 성장 등) 수생생태계 부정적 영향을 가져온다. 따라서 가뭄에 대비한 수질/수량/생태 등 종합적인 고려를 위해 유역통합 수자원 관리가 이루어 져야 한다

 

ㅇ 생태계 복원력을 고려한 가뭄관리

  2014년 UN 기후정상회의에서는 기후변화 적응대책으로 “안전한 미래를 위한 현명한 투자”가 필요함을 제시하였다. 특히 기후변화에 대한 회복력(resilience) 강화를 위한 다양한 방안이 논의 되었다. 수환경의 복원력이란 주어진 환경변화에 대해 적응하고 계속 발전할 수 있는 능력을 말한다. 생태복원력이란 가뭄, 오염과 같은 변화와 위협에 대해 생태시스템이 대응할 수 있는 능력이라 할 수 있다. 생태시스템에서의 복원력의 소실은 보다 시스템이 손상되기 쉬운 상태로 변화되거나 바람직하지 않은 상태로 전환되어 물의 공급, 환경 조절, 자정작용과 같은 서비스를 할 수 없는 상태로 된다. 가뭄은 이와같은 자연의 복원에 큰 영향을 끼치는 요소이고 지역사회가 공존하기 위해서는 이러한 복원력이 훼손되지 않도록 대비책을 마련하여야 한다.

 

ㅇ 환경을 고려한 가뭄지표의 적용

  가뭄에 대해 적절히 대비하기 위해서는 우리나라의 물이용과 환경생태 조건에 적합한 가뭄지표의 개발과 적용이 필요하다. 대부분의 가뭄을 평가하는 지표는 기상관측 자료, 강수량 자료, 지표수 등 수문학적 가뭄을 평가하는 지표 등이 대표적이다. 최근에는 기계화와 용수저장시설 등으로 인해 인간이 느끼는 가뭄의 심각도는 갈수록 작아지고 있다. 대신 산간계곡이나 농업용수를 소요하는 지역은 더 깊게 굴착하기 위해서는 과다한 비용이 소요되고 계곡수와 지하수를 과다하게 취수하여 인위적으로 사용함에 따라 소하천의 수생태계는 황폐화 되고 있다. 이와 같은 생태계의 훼손을 바탕으로 한 인간위주의 가뭄대책은 우리의 생태계를 훼손하고 있음을 우리는 간과하고 있고 모든 가뭄 대책은 인간위주의 용수 공급에 중점을 두고 있다. 따라서 가뭄지수를 인간과 환경, 기술발전, 생태시스템까지 고려하여 새로운 지표를 개발하여 활용하여야 한다.  

34
  • 기사입력 2015년10월27일 21시28분
  • 최종수정 2016년02월26일 18시36분

댓글목록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