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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전망이 매해 엇갈리는 이유 본문듣기

작성시간

  • 기사입력 2015년11월15일 17시59분
  • 최종수정 2016년02월26일 18시11분

작성자

  • 김상봉
  • 한성대학교 경제학과 교수,

메타정보

  • 46

본문

경제전망이 매해 엇갈리는 이유

 

 정부나 국책연구원과 민간 경제연구소들은 매해 11월 이후부터 당해 연도의 경제성장률 전망 수정치와 다음 해의 경제성장률에 대한 전망치를 발표한다. 즉, 많은 경제연구기관들은 이전 해에 제시하였던 올해의 경제전망치를 11월 이후에 수정하고, 다음 해의 경제성장률 전망치 제시한다. 이후 분기 또는 반기마다 올해의 경제상황을 반영해 미세조정을 하고, 전망치를 실적치에 근접시킨다. 미세조정은 보통 0.1~0.2%포인트 이내로 미세하게 수정하는 것을 말한다. 그러나 전년이나 1월 기준으로 각 기관의 예측치에 대비하여 연말에 가까워 올수록 변화의 폭이 커져, 미세조정이라고 보기 어렵다. 예를 들어, 많은 기관들이 2010년 1월부터 2015년 1월에 발표한 주요 기관들의 경제성장률 전망치와 실제 성장률의 오차가 많게는 1.9%p까지 차이가 난다. 이러한 잘못된 경제전망은 여러 가지 파급효과를 가진다. 경상성장률을 기반으로 한 세수예측에서 성장률을 과대 예측하면 세수가 부족하게 되는데 최근 4~5년 동안 세수가 부족한 가장 큰 이유이기도 하다. 또한, 경기변동에 대해 예측을 잘못하게 되어 재정정책이나 통화정책으로 인해 경제성장률 변동성에 크게 영향을 미칠 수도 있으며, 금리 결정에도 상당한 영향을 줄 수도 있다. 그렇다면 경제전망 예측이 잘 틀릴 수 있는 이유에 대해 알아보자.

 

해외의 경제전망 예측도 틀리는 경우가 많다.

우리나라에서만 유독 경제전망이 틀리는 것일까? 그렇지 않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이나  국제통화기금(IMF)의 경제전망도 자주 틀린다. 예를 들어, OECD는 2014년 11월에 2015년 세계의 경제성장률을 3.7%로 예측하였으나 2015년 6월에 3.1%, 2015년 11월에 2.9%로 수정하였다. 또한, 한국의 경제성장률에 대해서도 2014년 11월에 2015년 3.8%로 예측하였으나, 2015년 6월에 3%로 수정하였으며, 2015년 11월에 2.7%로 수정하였다. IMF도 2014년 10월에 2015년 세계의 경제성장률을 3.8%로 예측하였으나, 2014년 10월에 3.8%, 2015년 10월에 3.3%로 하향 조정하였다. 미국의 연방준비제도(FED)도 미국의 2011년 경제성장률을 3.7%로 예측하였으나 실제로는 2%에 그쳤고, 2012년에 2.5%를 예측하였으나 실제로는 1.6% 성장률에 머물렀다. 따라서 해외의 경제전망 예측도 틀리는 경우가 많다.

 

지나친 계량경제학적 모형을 의존하는 것도 문제가 될 수 있다.

경제전망 모형은 크게 4세대로 구분된다. 1세대 모형은 1980년대까지 케인즈 이론에 기반을 둔 대규모 IS-LM 연립방정식모형을 이용하였다. 경제주체의 적응적 기대(adaptive expectation)를 가정하며, 시차변수를 이용하여 동태적 요소(dynamics)를 구현하였으나 루카스(Lucas) 비판이 제기된 이후 그 활용도가 현저히 낮아졌다. 여기서 루카스 비판이란 계량적인 회귀분석과 벡터자기회귀(VAR)모형을 이용하면, 경제주체의 행태가 각종 경제정책 변경이나 경제구조 변화에 관계없이 일정하다는 가정 하에 분석을 실시하는 것을 말한다. 따라서 경제구조에 의존하지 않는 1세대 모형은 루카스 비판에 직면하는 한계를 노출된다. 

 

2세대 모형은 1세대 모형을 모태로 경제주체의 정태적 최적화(static optimization)를 이용하여 변수 간의 관계를 유도하거나, 장기회귀식의 오차를 단기회귀식에 이용하는 오차수정방법(Error Correction)을 사용하여 변수간 장단기 관계를 설정하는 것을 말한다. 사실, 이 모형도 루카스 비판으로부터 자유롭지 못했으며 자의적으로 설정된 변수들의 관계에 대한 논란을 야기할 수 있다.

 

3세대 모형과 4세대 모형은 동태적 확률 일반균형이론(DSGE)을 이용한다. DSGE모형은 각 경제주체들이 각종 임의의 충격이 발생하는 경제상황에 대한 합리적 기대를 바탕으로 최적의 의사결정을 하는 가운데, 균형에서는 모든 시장이 청산되는 구조를 가지게 된다. 즉, 경제주체들의 경제행위가 현재와 미래가 연결되는 기간간 대체(intertemporal substitution)의 개념이 도입되어 동태적(dynamic)이고, 국내외에서 임의로 발생하는 각종 기술, 선호 및 통화정책 충격(shock) 등에 경제주체들이 반응하는 과정으로 인해 경기순환 및 경제성장 현상을 설명하고자 하는 확률적(stochastic) 모형이 된다. 또한, 재화시장, 노동시장, 금융시장 등의 부문별 시장에서 결정되는 각 경제주체들의 최적화 행위가 동시적이고 종합적인 시각에서 고려되는 일반균형(General Equilibrium) 모형이다. 3세대 모형은 1국가 개방경제 모형을 나타낸다. 4세대 모형은 각종 가격경직성(또는 조정비용)뿐 아니라, 이질적인 경제주체 및 재화종류를 감안하는 4세대 모형이 개발되기 시작하였다. IMF와 일부 선진국 중앙은행에서 2국가 DSGE모형을 개발하였으며 최근에는 다국가모형으로 확장하였다.

 

그러나 다른 경제학 모형과 마찬가지로 DSGE는 복잡한 경제 구조를 단순화시킨 모형이므로 점추정을 해서 맞춘다는 것은 상당히 어려운 일이다. 따라서 인간의 행동에 기반한 경제적 활동을 수학적인 모형을 이용하여 점추정한다는 것은 상당히 어려운 일이다. 또한, 불확실성을 내포하는 경우에도 상당히 추정을 어렵게 한다. 예를 들어, 행동경제학에서 이용될만한 기대심리나 정책신뢰성과 같이 분기나 반기에 불확실성을 내포하는 변수를 모형에 도입하는 것은 상당히 어렵다. 물론, 중장기적인 외부의 충격에 따른 해석에 있어 DSGE가 우월한 경우가 많다. 그러나 계량경제학적인 모형의 발전에 따라 정확도가 높아져야 할 것 같지만, 2010년 이후의 국내의 주요기관의 2세대 모형에 대한 오차가 작게 나타날 수 있다. 따라서 지나치게 계량경제학적인 모형에 의존하는 것이 문제의 시작일 수 있다. 이럴 경우에는 예전부터 모형을 만져왔던 경력자의 감이 상당히 중요할 수 있다. 이러한 경력자의 감으로 점추정치를 예측하는 모형보다 추세를 읽거나 방향을 읽는 경우도 존재할 수 있다. 

 

데이터의 부정확성 때문에 예측이 틀릴 수도 있다.

많은 모형들이 블록을 이용하게 된다. 예를 들어, 총수요블록, 통화정책 블록, 인플레이션 블록, 금리블록, 대외거래 블록 등을 이용하게 된다. 여기에 각 통계적 데이터들이 들어가게 된다. 예를 들어, 통화정책 블록에는 콜금리, GDP갭, GDP 디플레이터, 인플레이션 등이 포함된다. 경제전망에 있어서 통계적 데이터의 역할은 상당히 중요하다. 경제전망을 1년에 2번을 할 수도 있으며, 3번을 할 수도 있고, 4번을 할 수도 있다. 대부분 기관들은 연간 2번 또는 4번을 선호하는 이유는 데이터가 분기이거나 반기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많은 데이터들은 연간으로 이루어져 있는 경우도 많기 때문에 이용하기가 쉽지 않다. 

 

또한, 통계적 데이터 자체가 실물과 연결되지 않는 경우도 많다. 즉, 통계적 데이터는 완벽한 것이 아니다. 통계가 거짓이라는 것이 아니라 통계를 생산하는 단계에서 오류가 섞여 있거나 의도를 더하는 경우, 자신에 맞게 해석하는 경우에 완벽하지 않는 통계적 데이터가 된다. 소비자물가지수나 GDP디플레이터의 경우에 항목의 변경으로 인플레이션이 변화할 수 있다. 비슷하게 실업률의 경우에도 체감실업률과 실제실업률의 차이는 상당히 크게 나타날 수 있다.

 

경제성장률을 예측할 때 가장 많이 이용하는 자료는 국민계정이다. 국민계정 산출 기준은 5년 단위로 갱신된다. 이러한 산출 기준이 개편되는 경제전망치는 바뀔 수도 있다. 또한, 일시적인 어떠한 행사나 이벤트의 파급효과를 산출하여 성장률에 반영하는 문제점이 발생할 수도 있다. 예를 들어, 어떠한 하루의 행사로 인해 0.1%만큼의 경제성장률에 반영된다고 하는 것은 매우 곤란하다. 왜냐하면 분기나 연간 단위로 계산하면 매우 큰 숫자가 산출되기 때문이다.

 

정책 부분을 반영할 수 있는 모형이 필요하다.

정부와 국책연구원 등이 발표하는 경제전망은 장밋빛으로 시작하는 경우가 많다. 왜냐하면 경제심리를 반영해야 하는 부분도 있고, 세수나 세출 등 여러 가지를 고려해야 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연말으로 갈수록 수정전망치를 내놓을 때에 상당히 높은 전망치들의 하향 조정이 된다. 민간 연구소들은 11월경에 다음 해의 그룹의 사업계획을 하게 된다. 많은 대기업들의 진출 업종이나 관심 업종이 다르기 때문에 전체적인 전망치도 다른 경우가 많다. 이러한 경우, 가장 중요한 점은 전체 경제를 보는 측면에서 객관성을 확보하는 것이다.

 

경제전망은 목적이 무엇이냐에 따라 발표 횟수와 모형이 달라질 수도 있다. 예를 들어, 정책적 목적에 활용하기 위하여 2세대 모형이 보다 바람직하다. 왜냐하면 실제 정책효과 분석시 DSGE 모형이 데이터를 설명하는 능력은 만족스럽지 못한 것으로 알려져 있으며, DSGE는 기본적으로 실제 데이터의 생성과정(data generating process)의 시계열적 특성을 반영하기 위한 목적으로는 적합하지 못하기 때문이다. 물론, 계량경제학적이고 거시경제학적인 측면에서 DSGE가 발전된 모형인 것은 분명하며, 중장기적 예측모형이나 충격에 의한 피드백은 DSGE 모형이 훨씬 효과적이다. 그러나 정책적인 부문을 반영하기 위하여 1월의 업무보고와 7월 추경을 반영하여 상반기와 하반기 2회 정도 보고하는 것이 보다 정확도를 높일 수 있을 수도 있다. 또한, 최근의 많은 연구소들이 연간 4회의 추정을 상반기와 하반기와 같이 2회로 줄이고 있는 추세이다. 따라서 이러한 연 2회 발표를 통해, 보다 신뢰성이 높고 객관적인 경제전망치를 산출하고, 추세를 확인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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