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하이닉스 주가는 왜 하락하나? 글로벌 IB들의 시각 본문듣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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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삼성전자(SEC) 및 SK 하이닉스(Hynix) 등, 한국을 대표하는 반도체 업체들의 주가가 심상치 않은 동향을 보이고 있다. 지난 12일에는 이날 하루 거래에서만 SEC 주가가 2% 하락했고, Hynix 주가는 6% 가까이 하락했다. 최근 시장에서 벌어지고 있는 약세 움직임의 연장이다. 주로 외국 투자자들이 집중적으로 매도하는 반면, 국내 개인 투자자들이 이를 받아 매수하는 시황을 보이고 있는 것이다. 시장에서는 이런 동향의 배경을 두고 지대한 관심과 설왕설래가 일어나고 있다.
이와 관련해서, 해외 주요 투자은행들은 DRAM 시장 현황 및 전망에 대해 다양한 분석을 내놓고 있다. 대체로, 글로벌 DRAM 시장의 중장기 수급(需給) 상황에 초점을 맞춰서, 최소한 단기적으로 DRAM 가격 약세를 전망하며 여기에 한국 반도체 기업들의 주가 전망도 하향 조정하고 있다. SEC·Hynix 두 기업이 우리나라 경제 및 대외 수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을 감안하면, 이들에 대한 글로벌 시각 및 향후 전망을 면밀히 파악하는 것은 긴요하다고 하지 않을 수가 없다. 해외 주요 IB들의 글로벌 DRAM 시장 및 관련 기업들의 주가 전망 등을 요약해보면 다음과 같다.
■ 골드만 삭스 “DRAM 가격 약세 전망이 메모리 주가 하락의 배경”
유수의 글로벌 투자은행 골드만삭스(GS; Goldman Sachs)는 최근 발표한 한 투자 관련 보고서에서, 한국 메모리 반도체 산업에 대한 전망은 ‘긍정적(positive)’ 판단을 유지하면서도, 주로 장래 DRAM 가격이 하락 반전 가능성이 있다는 우려에서 한국 SEC 및 Hynix 등 반도체 기업들의 주가가 약세를 보일 것이라고 전망했다.
GS는 메모리 반도체 생산 기업들의 주가 하락 전망의 가장 주된 요인으로는, 현재 글로벌 DRAM 수요자 기업체들이 높은 재고 수준을 유지하고 있음을 감안할 때 DRAM 가격 약세가 2022년까지는 지속될 것이라는 전망에 기인한다. GS가 투자자들을 상대로 한 조사 결과, DRAM 가격이 금년 1Q(1분기)에 예상보다 일찍 상승 반전됐고, 2Q에도 기대 이상으로 상승한 점을 감안하면, 2021년 4Q에는 하락 국면으로 반전되고 2022년 중에도 ‘하향 사이클(downcycle)’이 이어질 것으로 전망했다. 이에 따라, 메모리 기업들의 주당 이익(EPS) 신장도 제한될 것으로 보고 있다.
동 보고서는 다른 전문 기관(‘Trend-Force’)이 PC용 DRAM 가격이, 다른 용도의DRAM과 마찬가지로, Chips 수요자들이 이미 높은 재고를 확보하고 있어서 2021년 4Q에는 결과적으로 DRAM 가격이 0~5% 하락할 것이라는 전망도 함께 전했다. GS는, DRAM 시장 전반에서 Chips 수요자들의 재고 수준이 높은 현 상황을 배경으로, 주식시장에서 메모리 기업들 주가를 비관적으로 보는 다른 이유라고 봤다.
한편, GS는 PC DRAM 가격이 금년 4Q에 수요 감소 및 현재 재고 확보 증가로 부정적인 반전을 보일 것이라는 리스크를 인식하면서도, DRAM 전반에 대한 수요는 서버 수요 증가 등으로 인해 종합적으로는 증가세를 이어갈 것으로 전망했다. 참고로, PC용 메모리 반도체 수요는 전체 DRAM 수요의 10%를 차지하는 반면, 서버용 수요는 30%를 차지하고 있어, 비록 4Q에 PC용 칩 수요가 감소한다고 해도 서버용 수요 증가가 이런 부정적인 충격을 상쇄하고도 남을 것이라고 전망한다.
한편, 2022년에 들어가서도, DRAM 마진 및 제조 기업들의 EPS 성장은 지속될 것으로 전망했다. 이와 함께, 금년 4Q에 DRAM 가격이 하락하기 시작한다고 해도, 이런 잠재적 영향은 수개월 간에 걸친 주가 하락에 이미 반영됐고, 지금부터는 2022년의 연간 전망이 더욱 중요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GS는 2022년에 수요 증가에 공급이 뒤쳐지는 ‘공급 핍박(undersupply)’이 더욱 심해질 것으로 전망했다. 종합적으로, 내년 DRAM 가격 하락은 ‘완만한(benign)’ 수준에 그칠 것으로 전망하는 한편, DRAM 공급자들의 비용 절감이 그 이상으로 진행되어 DRAM 마진도 확대되고 한국 SEC 및 Hynix 주식의 EPS도 의미있는 성장을 보일 것으로 전망했다.
더욱이, 내년에 이들 두 기업들의 잠재적 EPS 성장을 이끌어갈 촉매제로는, Hynix의 경우에 NAND 분야 사업이 이익에 기여하는 것이고, SEC의 경우에는 파운드리(foundry) 및 디스플레이(display) 분야에서 이익이 증가하는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를 보면, GS는 대체로 글로벌 DRAM 시장의 중장기 전망을 다소 낙관적으로 전망하고 있고, 따라서, SEC 및 Hynix 등 한국의 DRAM 기업들의 주가 전망도, 최근 진행되는 하락세에도 불구하고, 크게 비관하지는 않는 다소 우호적인 분위기다.
■ 모건 스탠리 “DRAM 시장에 겨울이 찾아온다(‘Winter Is Coming’)”
글로벌 DRAM 기업들의 주가 전망을 상대적으로 어둡게 보고 있는 곳은, 전통적으로 보수적인 스탠스가 강한 투자은행인 모건 스탠리(MS; Morgan Stanley)다. MS는 메모리 반도체 가격이 아직 상승 국면에 있기는 해도, 현재의 가격 변동 페이스를 보면 이제 최고점에 다가서고 있다고 전망한다. DRAM 기업들의 공급 증가가 수요 증가를 거의 따라잡고 있어, 2019년 이후 처음으로, 경기사이클의 중반(mid-cycle)에서 종반(late-cycle)으로 다가가고 있다고 보고 있다. 아울러, 역사적으로도 이러한 국면 전환은 장래 수익에 도전적인 환경을 가져올 것이라고 보는 것이다.
따라서, 시장에는 투자자들에게 ‘매도 신호(sell signals)’가 축적되고 있어, 주가 전망도 재조정하게 될 것으로 전망하는 등, 보다 보수적인 입장으로 선회해야 한다는 판단이다. MS는 입장 선회 근거로 i) 다음 사이클 하향 반전은 2022년 1Q부터 시작될 것이고 2022년 기간 중 ‘과잉 공급’ 상황이 이어질 것, ii) 최근 부품 공급자들 수요가 감소, 시장 성장 신호가 하향 신호를 나타낸 점, iii) (DRAM) 기업 주식 시장 진입 시기 관점에서도 보다 장래로 미룰 것을 기대하는 점 등을 든다.
MS는 최근 발표한 투자 보고서에서, 메모리 산업에 대한 조사 결과, DRAM 수요자들은 공급자들의 가격 인상 가능성에 대비, 2021년 2Q를 지나면서 공급자들의 재고가 감축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충분한 재고를 확보했다는 것이다. 따라서, 클라우드 서비스 업체들을 비롯해서, 최근에는 PC 서버 OEM 생산자들이 향후 더 낮은 가격에 구입할 수 있다는 기대에서 공급자들을 외면하는 상황이라는 것이다.
이런 상황 판단 하에서, MS는 특히 Hynix에 대해, 역사적으로 투자자들은 주가가 하락할 때 하락이 멈추면 매수 기회를 엿보기도 하나, 일단 악재 뉴스는 먼저 나타나는 것으로 보고 비중 감축(UW)를 권고하면서, 목표 주가도 현재 수준보다 거의 절반 수준으로 하향 조정한다는 것이다. SEC에 대해서는 NAND 부문에 대해서는 우려가 다소 남아있음에도 불구하고, 종전의 권고 수준(OW)을 유지하고 있다.
따라서, MS가 당분간, 글로벌 DRAM 산업 및 SEC 및 Hynix 주가 전망을 상대적으로 어둡게 보는 것은 무엇보다도 DRAM 사이클이 2021년 4Q에 정점을 이루고, 하락 반전할 것이라는 시그널이 지속되고 있고, 따라서, 메모리 반도체 시장은 정상 사이클보다 빠르게 종반 사이클로 들어갈 것이라는 판단이다. 이에 따라, 주가 전망도 ‘점차 약화(incremental weakness)’될 것이라는 판단에 기인하는 것이다.
■ 메릴린치 “DRAM 가격, ‘하락’보다 ‘강세’를 점치는 3 가지 이유”
다수의 글로벌 투자은행들이 DRAM 시장의 장래 전망에 대해, 온도차는 있으나, 가격 하락 전망을 내놓고 있는 가운데, 또 다른 주요 투자은행인 메릴린치(ML; Merrill Lynch)는 최근, DRAM 시장 전망이 하락보다는 강세를 보일 가능성이 더 크다(strength more likely than a downturn)는 낙관적 전망을 내놓아 눈길을 끈다.
ML는 우선 DRAM 가격 하락 전망은 과도한 우려라는 의견을 내놓으면서, 한국의 SK Hynix 주식에 대해 ‘매수 등급(Buy rating)’을 유지한다고 발표했다. 최근의 Hynix 등 DRAM 제조사들의 주가 하락은 메모리 제품 사이클(4Q 2021년–1Q 2022년 ‘가격 하락’ 혹은 2022년 ‘경(硬)착륙’ 시나리오)에 입각한 과도한 우려 때문이라고 진단한다. 오히려, 금년 2Q, 3Q에 각각 18%, 8% 상승한 뒤를 이어 4Q에도 직전 사분기 대비 2% 정도 상승할 것이라는 전망을 유지한다고 발표했다.
ML은 이러한 낙관적 전망의 근거는 최근 동 사가 DRAM 산업 및 기업들의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라고 밝히면서, 8월 중에도 DRAM 수요/공급에 양호한 결론을 얻었다고 밝히며 낙관적 상황 판단 및 전망의 3 가지 구체적 근거를 밝혔다.
첫째; 생산 체인 내의 충분한 재고 확보; 주요 OEM 메모리 모듈 공급업체들은 DRAM 칩 재고를 월가(街)의 우려(2~4개월 분)보다 낮은 2개월 분 이하(통상 5~7주일 분)로 유지해 왔다. 스마트폰 제조사들도 마찬가지다. PC OEM 생산자들의 경우에도, DRAM 재고 수준이 월등히 높다고 추정하기는 어려운 것이 현실이다. ML의 추산으로는, 수요 기업들 현재 재고 수준은 2Q 말에 대비해도 낮은 수준이다. 따라서, DRAM 수요 감소로 인한 가격 하락 가능성은 낮게 보고 있는 것이다.
둘째; '공급 vs 수요' 비율이 낮다; SEC, Hynix를 포함한 글로벌 3대 DRAM 메이커들은 이미 매우 낮은 재고 수준을 확인하고 있다. 더욱이, 이들 기업들의 상반기 중의 생산 증가율은 한 자리 수 중반에 그칠 것으로 전망한다. 따라서, 2021년 3Q 혹은 4Q 중에는 10% 이상 공급이 증가하기는 힘들 것으로 전망한다. 그럼에도, DRAM Chips 수요는, 계절적 영향도 있어서, 10% 이상이 될 것으로 추산한다.
셋째; Chips 메이커들의 확고한 의지; SEC 및 Hynix는 지금 단 1 주일 분을 유지하고 있는 사내 재고 수준을 정상 수준인 3-4주일 분으로 유지할 것이라고 밝히고 있는 점이다. 이렇게 되면, Chips 제조사들이 OEM 제조사들을 상대로 가격 협상력을 가지게 되어서 DRAM 가격이 하락하는 것을 막을 수 있다. 실제로, 칩 메이커들은 이미 4Q 중에 3Q 가격을 유지하거나 약간 인상할 것을 시사하고 있다.
■ 미즈호 “공급 증가 둔화로 2022년 하반기에는 상승 사이클 회복”
일본계 투자은행인 미즈호(Mizuho) 증권은, 거래 기업들을 상대로 실시한 조사 결과, 2021년 3Q의 32GB 서버 DRAM 모듈 계약 가격은 Mizuho의 자체 예상을 하회하는 160~165달러 수준으로, 직전 사분기 대비 10% 정도 상승한 수준에 안착한 수준이라고 전했다. 이를 바탕으로 금년 4Q 서버 DRAM 가격은 직전 사분기 대비 2% 하락할 것으로 전망했다.
배경으로는 i) 클라우드 서비스 공급자들(CSP)의 재고 수준이 8-10주일 분으로 증가, ii) DRAM 생산자들의 제품 구성이 서버용으로부터 모바일용으로 전환됨에 따라 하반기에 서버 DRAM 공급이 급증, 가격 협상에서의 우위성이 DRAM 생산자들로부터 CSP들로 옮겨진 것 등을 들고 있다.
즉, DRAM 가격의 모멘텀은 금년 4Q 이후 저하되고, CSP의 재고 수준은 2021년 연말까지는 더욱 증가할 것으로 전망되어, CSP들은 2022년 1Q부터 서버 DRAM 조달을 급격하게 감축할 것으로 보인다.
결과적으로 2022년 상반기 서버 DRAM 가격은 하락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서버 DRAM에 이어 PC용 DRAM 가격도 3Q에는 직전 사분기 대비 10% 정도 상승할 것으로 보이나, 4Q에는 코로나 감염 확산 사태로 인한 일반용 PC 수요 부진으로 동 3-5% 하락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모바일용 DRAM 가격도 3Q에는 동 10% 정도 상승할 것으로 전망되나, 4Q에는 중저(中低) 가격대를 중심으로 수요가 감소, 가격이 횡보할 것으로 전망했다.
그러나, 미즈호(Mizuho) 증권은 2022년 하반기에 들어서면 공급 증가 둔화 및 수요 증가 양방향 영향으로 DRAM 가격이 회복될 것으로 전망한다. CSP의 재고 수준이 2021년 연말까지는 12-14주일 분까지 증가할 것으로 보여, 2022년 상반기까지는 조달량이 둔화될 것이나, 기말까지는 정상화될 것으로 전망했다. 나아가, 2022년에는 DRAM 메이커들의 생산 능력 증가가 억제되고 공급 증가가 급격히 감소할 것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한다. 따라서, 2022년 하반기에는 수급 사정이 핍박될 것으로 보이고 DRAM 가격이 상승 기조로 돌아설 것으로 전망한다.
<요약 후 총평>
주요 글로벌 투자은행들의 최근 DRAM 시장 판단 및 향후 전망, 그리고 이를 배경으로 한 한국의 SEC 및 Hynix의 향후 주가 동향에 대한 전망 내용들을 살펴보았다. 대체로, DRAM 시장의 구조적, 주기적 변동에 따른 관련 기업들의 주가 변동을 예상하고, 이를 바탕으로 주식 ‘비중(weight)’ 권고를 변동시킨 것이 눈에 띈다. 다만, 개별 기업들에 대한 상세한 평가 및 투자 비중 권고 등급 변경 등 내역을 밝힌 MS의 경우, 한국의 SEC 및 Hynix 뿐만 아니라 Micron, Nanya Tech, Winbond, WDC 및 GigaDevice 등, 다른 글로벌 DRAM 사업자들에 대한 권고 등급도 함께 변동시킨 것이어서, 이런 점을 감안해 짐작해 본다면 유독, 한국의 DRAM 사업자들 만을 특정해서 집어내 변동시킨 것이 아닌 점은 인식할 만하다.
반도체 산업의 특징이 일상적으로 반복되는 것이지만, 경기의 등락 굴곡이 심하고, 수요/공급 경기도 일정 기간을 두고 패턴을 보이며 상승/하락(boom/burst) 국면을 주기적으로 반복하는 것이 특징이다. 더구나, 최근 글로벌 DRAM 시장에 대한 장기 전망을 발표한 주요 IB들은 대체로 “단기적인 수급(需給) 및 보유하고 있는 재고 조정이 대충 끝날 것으로 보이는 2022년 말 이후에는 글로벌 DRAM 가격이 다시 회복세로 돌아설 것”이라는 전망이 대세를 이루는 것으로 감지된다.
다만, 우리나라 간판 반도체 관련 기업들은 누구라고 할 것 없이, 치열한 경쟁이 무한으로 전개되는 글로벌 반도체 시장에서 최소한의 생존과 안정적인 성장을 위해서는 굴곡이 큰 경기변동 파고를 교묘하게 타고 넘어야 할 것은 물론이다. 이를 위해서는 끊임없는 기술혁신으로 시장 수요 변화라는 대세의 흐름만은 한 치의 오차도 없이 따라잡아 글로벌 경쟁 우위를 굳건히 지켜가야 할 것이라는 교훈만은 만고 불변의 정칙(定則)이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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