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일대일로(一帶一路) 정책은 얼마나 성공적일까? 본문듣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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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정기국회인 인민대표대회를 통해본 평가와 전망
중국의 정기국회가 3월 11일 폐막되었다. 정기국회의 초점은 지난해의 경제. 사회 전반의 실적을 검토하면서, 금년도를 포함한 향후 정책 방향을 제시하는 것이다. 뜬금없이 외교부대변인이 중국의 신실크로드 프로젝트(일대일로)에 대한 해명을 했다. 이 프로젝트로 인해, 수혜국가가 중국의 인권침해에 대해서 침묵하게 한다는 주장을 강력하게 반박하였다. 그럴 만도 한 게 지금은 신실크로드프로젝트가, 중국의 대외정책의 큰 축으로 자리 잡고 있기 때문이다.
사실, 리커창 총리의 정부 업무 보고서에도 “일대일로”라는 단어가 적어도 5군데에서 등장하고 있었다. 주로 대외개방을 한 층 강화하고, 한 단계 높은 협력관계 구축, 자유 무역의 강화 등에 등장하고 있었다. 그것도 따옴표 속에 등장 할 정도로 강조되고 있었다. 사실, 중국에 경계심을 갖고 있는 인사들은 일대일로를 중국판 패권주의의 도구로 인식하는 것 같다. 동시에 시진핑의 대외관계의 핵심으로 인식하고 있다. 일대일로는 얼마나 성공적일까?
일대일로는 세계경제전략으로 진화
중국의 일대일로 프로젝트는 2013년 시진핑 국가주석이 취임하면서 조심스럽게 제기되었다. 2013년 하반기로 동남아시아 순방과 카자흐스탄 방문을 통해서 제기된 것이었다. 이 지역들은 과거 실크로드의 핵심지역이었다. 한쪽은 해상 실크로드의 핵이고, 또 한쪽은 육상 실크로드의 핵심 지역이기 때문이다. 결국, 2000여년 전의 과거 진(秦)나라와 한(漢)나라 시기를 소환, 이 지역과의 관계를 강화하려는 포석으로 해석 되었다. 당시는 중국이 산업구조조정과 막대한 외환보유고 관리가 초미의 관심사였다. 특히, 고속철도 사업이 궤도에 집입, 중국내 고속철도 건설이 끝나게 되면 막대한 설비를 여하히 처리해야 할지에 대해 골몰하고 있던 때였다. 자체적인 구조조정과 동시에 과잉 생산력을 소화할 수 있는 대체지를 찾는 것이 급선무였다. 과거의 유럽과의 연결, 중동지역과의 연결, 동남아시아지역과의 연결이 아이디어 차원에서 대두하였을 것이다. 자연스러운 현상이다.
하지만, 중국의 경제규모가 2014년을 기해서 10조 달러를 넘어서게 되자, 2015년부터는 신실크로드 프로젝트를 좀 더 확대 해석, 중국의 대외경제관계의 큰 개념으로 자리매김하기 시작하였다. 돈도 있고, 중간급 기술도 있으며, 국제정세 상 비집고 들어갈 빈공간도 보이기 시작했던 것 아닐까? 유럽이 재정위기를 겪고 있었고, 미국이 세계금융위기(GFC)에서 아직 완전히 회복되지 않은 상태였다.
일대일로 프로젝트가 주창된 지 8년째가 되는 현재로서는 중국의 정부업무보고서에 수차례 등장할 정도로, 그것도, 따옴표를 쳐 가면서 표기, 국가적인 정책이 되었음을 표시하고 있다. 중국의 정책적 특징인 모색단계, 성공사례 제시, 그리고 국가정책화를 해가는 수순을 전형적으로 나타내고 있다. 일대일로 프로젝트의 진행과정에서도 그대로 드러나고 있다. 지난 5년간 통계청의 공식 통계작성에서도 일대일로를 관통하는 국가들과의 통계만을 집계, 병기하고 있다. 또한, 2017년 3월부터 신실크로드 프로젝트 관련 공식 웹사이트를 운영하고 있다.
이제는 단순히 중국과 유럽, 중동, 아프리카만을 포괄하는 개념이 아니라, 전 세계를 포괄하는 것으로 확대되었다. 가령, 공식 웹사이트에 나타난 협력체결 국가명단을 보면, 미주를 포함한 5대양 6대주의 138개 국가와 업무협력협정을 체결하고 있는 것으로 표시하고 있다. 일대일로 지역과의 교역에서 30% 전후의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지금으로서는 중국 대외경제의 커다란 축으로 작용하고 있다고 평가할 수 있다. 미국과의 갈등관계 속에서는 더더욱 중요성이 커갈 것이다.
신실크로드 프로젝트 논쟁의 배경
중국의 신실크로드 프로젝트에 대한 관심이 더욱 높아지고 있고, 또 논란이 되고 있는 배경은 여러 가지 측면에서 살펴볼 수 있다.
우선, 지정학적인 측면이다. 중국이 성공적인 일대일로 프로젝트로 거론 하고 있는 대상지역의 민감성이다. 하나가 아프리카 지역이다. 아프리카 지역은 선진국 들이 좀 방기한 측면이 있다. 대신에 중국은 1950년 대 중반부터 공을 들여왔다. 아프리카에는 상당한 규모의 중국유학생 출신인사 들이 아프리카 국가 내에서 고위관료를 포함한 상층부를 점하고 있다. 중국의 고위관료 중에서도 아프리카 근무 경험이 있는 인사들이 다수 포진해 있다. 특히, 2016년 10월 에디오피아의 수도인 아디스아바바와 지부티를 연결하는 전기철도가 중국에 의해 건설되었다. 2017년 케냐의 수도인 나이로비와 몸바사 간의 철도도 연결시킨 것이다. 이 것이 대대적으로 선전되었다.
또 하나의 지역이 인도의 인근 지역과 아세안 지역 국가들이다. 당장 파키스탄이었다. 파키스탄내의 고속도로, 수력발전이 건설 되었거나 건설 중에 있다. 최근의 외신 보도에 따르면 파키스탄 정부는 발전소건설 관련 채무 조정을 중국당국에 요청하고 있다고 한다. 또한 방글라데시의 발전소 프로젝트의 지원 등에 성과가 있었다. 이를 발판으로, 중동, 동남아 지역들과의 경제협력을 강화하려고 하는 움직임이 있다. 아프리카는 유럽이나 미국의 힘이 미치는 것이 상대적으로 미약한데다, 중동지역, 아세안 지역 등은 미국과의 관계가 깊어, 미국을 자극할 수도 있는 것이다. 특히, 미국은 인·태 전략으로 인도와 태평양을 중심으로 중국을 묶어두려는 정책을 취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한편, 경제협력에 있어서 중국의 독점적인 지위 문제이다. 사실, 중국은 2014년 경제규모가 10조 달러를 넘어선 이래 규모의 경제가 확실하게 작용, 소위 중진국함정을 벗어났다. 2019년을 기해서 1인당 소득이 1만 달러를 넘어선 것이다. 뿐만 아니라 세계최대의 교역국으로서 무역흑자를 바탕으로 외환보유고를 더 이상 쌓아놓지 않고, 이를 수익이 있는 지역에 투자하는 전략을 펴고 있다. 중국은 2013년 한때 외환보유고가 4조 달러를 넘어섰다. 이후 무역흑자의 지속, 노무(勞務)송출 흑자 등에도 불구, 외환보유고는 현재도 3조 달러를 약간 넘어서고 있을 뿐이다.
결국 추가되는 외환가득분은 해외에서 소화시키고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그 과정에서 중국의 국내은행인 국가개발은행, 중국수출입은행은 물론 지배력이 강한 아시아인프라투자은행(AIIB), 신개발은행(NDB)의 운영 등을 통해서 위험분산을 확실하게 하면서, 일대일로 지역의 취약 국가들과의 관계를 강화하는 측면도 있을 수 있다. 이것이 기득권 국가들의 심기를 건드렸을 수 있다. 또한, 최근 들어서 코로나 팬데믹 현상의 장기화로 수혜국가들의 경제상황이 어려워짐으로써 자금사정에 어려움이 있을 수도 있을 것이다. 이러한 관계가 수혜국가 내에서 반발을 살수도 있는 개연성이 충분히 있다.
한편, 제반 협력과정에서 중국이 너무 중국색을 강하게 나타내는 인상을 주지 않았을까 하는 점이다. <아래 표*>에서 나타 내 보인 것처럼, 중국의 대외관계 성적이 너무 좋다. 일대일로 관련 통계가 통계국에서 정식으로 집계되는 것은 투자와 관련된 수치이다. 2015년 통계부터이다. 반면에 수출입과 노무송출은 2016년 통계부터이다.
우선, 무역의 경우 지난 5년간 수출 28.9%, 수입 25.6%의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동시에, 매년 무역수지 흑자를 기록하고 있다. 더 중요한 것은 대외 노무수출이다. 중국은 노무 송출로 지난 5년간 연평균 1,650억 달러 이상의 수입을 얻고 있다. 그 가운데, 일대일로 관련 국가와의 노무송출을 통해서 연간 평균 800억 달러 이상의 수입을 올리고 있다. 결국 일대일로 유관 지역 국가들과의 노무송출에서 지난 5년간 누계기준으로 4,399억 달러의 수입을 얻었다. 누계기준으로 엄청난 수치이다.
이를 가능케 하는 배경은 이 지역에 대한 투자이다. 물론 일대일로 국가들도 중국에 일정액의 투자는 하고 있다. 우선 중국이 유치한 외국인 직접투자(FDI)에서 일대일로 국가들은 전체 유입액의 5.5%의 유치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그런데, 중국이 이들 일대일로 지역에 투자한 금액은 연간 150억 달러 수준으로 12.6%의 수준을 기록하고 있다. 중국이 이들 지역에 꾸준히 경제협력을 강화하고 있다는 뜻이 될 것이다.
결국, 중국은 이들 지역에 투자하면서, 프로젝트를 수주할 수도 있다. 공사 현장에 상당수의 인력이 나가있을 가능성이 크다. 이를 수행하는 과정에서 중국노동력을 대거 동반, 현지의 반감을 불러일으킬 소지가 충분히 있을 것이다. 최근에는 코로나 팬데믹 사태로 줄어들었지만, 연간 50만 명 정도가 해외노동 현장에서 상주하고 있다고 집계되고 있다. 특히, 노무 송출에서 일대일로 유관 국가의 비중이 50% 이상이다. 연간 50만 명 이상이 진출하면서, 중국인 특유의 단체 활동과 자급자족이 그런 인상을 주었을 가능성이 크다.
결국 투자하고, 이를 통해서 교역도 창출하며, 발주된 프로젝트에 자국 인력을 동원, 부가가치를 거의 현장에 남기지 않고 싹쓸이 하고 있을 수 있는 것이다. 이것이 현지의 반감을 크게 산 것이 아닌가 한다.
마지막으로 중국이 일대일로를 통해서 경제뿐 아니라, 정치·인문관계를 포괄한 세계전략의 축으로서 의심받을 소지가 있다. 중국이 일대일프로젝트를 추진하면서 신실크로드 프로젝트 유관 국가들과의 통계협력을 주창하고 나섰다는 점이다. 이는 마치, 미국 주도의 브레튼우즈 체계 하에서, 세계은행과 국제통화기금을 통해서 세계를 구조화 시키고, 이들 기관을 통해 패권을 유지하고 있다는 평가도 있다. 특히, 세계은행이 1968년부터 국가 간 경제 지표 비교를 위한 종합 프로젝트를 개시한 것을 연상 시킨다. 또한 일대일로연관 국가에서 1만 명의 정부 장학생을 초청하고 있다. 일대일로라는 대외경제정책이 중국의 세계정책으로도 진화할 수 있는 여지는 충분히 있다.
일대일로의 성과평가
사실, 일대일로의 성과는 양면성이 있다. 중국 국내적으로 보는 측면과 외부에서 보는 것과는 온도차를 느낄 수 있을 것이다. 국내적으로 보아 중국은 산업구조조정에서 새로운 프론티어를 확보한 것이다. 경제발전의 단계로 보아서, 중국 국내적으로 폐기해야 할 설비를 자연스럽게 이전할 수 있을 것이다. 즉 과잉설비 해소에 큰 성과를 얻고 있다고 보아야 할 것이다.
물론 앞에서도 거론한 고속철도등, 국내수요 발굴에 한계를 지닌 업체들의 해외진출도 돌파구를 마련 할 수 있을 것이다. 동시에 외환보유고를 중국주도의 금융기관을 통해서 해외에서 운용할 수 있게 됨으로써 자칫 무수익 자산이 될 위험성을 확실하게 감소시키는 것이다.
확실하게 느낄 수 있는 것은 유럽과의 대륙철도 연결에 의해서 물류비용을 상당히 절약, 새로운 비즈니스 기회를 창출한 측면이 크다는 점이다. 최근에는 일대일로의 새로운 협력방향으로서 신산업영역까지를 거론하고 있다. 한층 진화된 방향이다.
하지만, 기존기득권 국가나 수혜국으로서는 불만을 가질 수 있는 것이다. 이를 어떻게 해석하느냐가 중요하다. 어쨌든, 지금은 경제상황이 세계적 대전환기로서 수요부족이 큰 문제이다. 중국이 일대일로를 통해서 집중하고 있는 아세안 지역, 아프리카지역, 구소련 지역 등은 아직도 유효개발수요가 있는 지역으로서, 세계경제발전에 기여할 수 있다. 이 측면에서 무조건 중국의 행태가 나쁘다고만, 비난할 수도 없는 한계가 있다. 그만큼, 중국이 세계 기업들에게 기회를 창출하는 면도 무시할 수 없을 것이기 때문이다.
우리나라와 관련해서도 한때 일대일로 프로젝트의 하나로 중국의 동베이지역(만주지역)으로 함경북도의 나진·선봉과 인접한 “창지투”지역과 한국, 블라디보스톡, 일본과의 연결을 염두에 두고 있었다는 것을 공식문서를 통해서 읽을 수 있었다. 현재는 북핵 위기의 교착으로 먼 훗날의 얘기가 되어버린 측면이 강하다. 계속해서 예의 주시해서 지켜보아야 할 대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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