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재천의 디지털경제 이야기 <3> "On device AI (기기인공지능)를 주목하세요" 본문듣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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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가 지난 17일 미국 새너제이에서 ‘갤럭시24 AI’를 출시하고 스마트 폰에 새로운 발전 방향을 보여주었다. 스마트 폰 위에서 인공지능 서비스를 구현한 것이다. 스마트폰을 인공지능화 하는 것을 시작으로 모든 가전제품에 인공지능을 심겠다고 한다. 청소기, 세탁기, 조명장치, PC 등등 가전 제품을 보다 편리하게 사용 할 수 있는 시대가 온다 한다. 소비자들에게 지금껏 겪어 보지 못하던 새로운 가치를 제공할 수 있게 된다.
세계 최초로 스마트폰에 인공지능을 탑재한 삼성전자의 발빠른 움직임은 ‘On device AI’라는 새로운 패러다임을 선점하기 위한 전략이다. 중앙집중적인 거대인공지능을 이용하지 않고도 기기 내부에서 작동 할 수 있는 작은 인공지능을 말한다. 데이터 센터에 앉아서 전세계 이용자들에게 서비스를 나누어 주는 인공지능이 아니라, 소비자들이 소유하고 있는 전자기기에서 작동하는 인공지능을 말한다.
'On device AI'가 활성화 되면, 개인비서처럼 각자가 필요한 기능을 ‘즉각적인 맞춤형 서비스’로 제공할 수 있게 된다. 실시간 번역이나 이미지 편집이 가능하고, 말로 카톡을 보내고, 스마트폰을 작동시킬 수 있다. 이 과제는 삼성뿐 아니라, 퍼스널 컴퓨터, 스마트폰, 가전 제품 등을 생산하는 모든 전자회사들에게 지금 맞닥뜨리는 과제가 되었다. 심지어는 자동차, 킥보드 등 모빌리티의 미래를 선도하고 싶은 회사들도 초미의 관심을 보이고 있다. 스마트폰 업계의 세계최고의 강자, 애플, 그리고 가전제품의 또 다른 강자인 LG와 함께 현대자동차도 경쟁에 뛰어 들고 있다 한다.
‘On device AI’의 필요성은 전자 기기를 이용하는 개인화된 생활을 지원하기 위해서는 모든 분야의 지식을 담는 거대 인공지능의 개발까지는 필요가 없다는 이해에서 나온다. 이용자들은 스마트폰을 이용하는 것이 일상화 되어 있다. 개인적인 관심의 테두리 내에서 패턴화 되어 있다. SNS 서비스, 폰 카 편집, 또 메일을 보내거나 은행계좌 이용 등 간단 하고 편리한 기능들을 반복적으로 또 즉각적으로 요구한다. 이렇게 일상화되어 있는 이용 행태를 거대 언어 모델을 사용하여 서비스하는 것은 많은 불편을 초래한다. 복잡하고, 지연이 빈발하고, 비용도 많이 들기 때문이다. 주변 일상생활에서 이루어지는 간단한 대화와 이용은 손 안에서 돌아가는 개인화된 인공지능이 제격이다.
디지털 경제를 역사적으로 살펴보면 소형이 대형을 압도한 사례가 제법 있다. 1980년대 퍼스널 컴퓨터가 보급되면서 컴퓨터 시장은 대기업을 위한 대형에서 개인들의 업무를 그때 그때 처리해주는 소형으로 급격히 변화해 갔다. 개인적인 범주의 업무를 처리하면서 시작된 작은 컴퓨터는 빌딩 안에서 돌아가는 대형 컴퓨터를 활용성 면에서 능가해 버렸다. 또 21세기 들어서 본격화 한 사물인터넷 패러다임의 진전과 함께, 모든 사물에 극소화시킨 컴퓨팅 능력을 탑재하여 또 한번 세상을 바꿨다. 오늘날 스마트폰, 스마트 시티, 스마트자동차 등 스마트 패러다임을 발전시키는데 결정적인 역할을 하였다. ‘디지털 경제의 민주화’라고도 하는 이러한 진화 방향이 이제 인공지능 시대에 들어와서도 재현되는 것 아닌가 생각된다. 더불어 'On device AI'의 밝은 미래와 가능성에 주목하지 않을 수 없다.
당분간은 'On device A'I와 거대 모델은 상호 보완적으로 발전할 것으로 생각된다. 개인적 기기의 작은 사이즈에서 제공이 불가능한 서비스는 거대 모델과 연결해서 제공되는 수밖에 없다. 오늘 날씨 예보, 뉴스 등 외부 데이터가 필요한 사항을 알려면 데이터 센터와 연결하여야 한다. 최근 발표된 논문을 습득하려면 거대 모델의 협조를 얻어야 한다. 삼성전자의 갤럭시24 AI 도 구글의 거대 모델인 제미나이와 협력하고 있다. 그러나 시간이 지남에 따라 경쟁 관계는 변화할 수 있다. On device AI의 능력이 향상되어 챗지피티 같은 거대 모델을 견제할 수 있다. 반대로 거대 모델도 사이즈와 기능을 슬림화 해 On device AI로 만들어 시장에 내 놓을 수도 있다. 대형과 소형, 또는 골리앗과 다윗 인공지능 간의 경쟁 관계가 어떠한 양상으로 진행될 지 그 미래가 흥미롭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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