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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사들의 양심선언으로 부터 얻은 교훈 본문듣기

작성시간

  • 기사입력 2015년02월13일 22시58분
  • 최종수정 2016년02월26일 20시26분

작성자

  • 류영창
  • 대한건설진흥회 사무총장, 건설진흥공단 대표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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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문

의사들의 양심선언으로 부터 얻은 교훈
□ 갑상선암에 관련하여 의사들이 양심선언을 했다.
   갑상선암이 수상하다. 1986년에 인구 10만 명 당 2.4 명 정도이던 갑상선암 발병률이 2011년에 81명으로 30배 정도 늘었다. 세계 평균의 10배가 넘는다. 대부분의 환자들은 아무 증상도 없는데 의사 권유로 검진했다가 갑상선암 판정을 받은 경우이다. 세계에서 유독 한국만 갑상선암 환자가 비정상적으로 급증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의학적으론 도저히 설명되지 않는 현상이라고 말한다. 
   이는 2000년대 이후 대형병원들이 고가의 초음파 진단기를 경쟁적으로 도입한 상황과 무관치 않다. 투자비를 회수하려 갑상선 초음파 검사가 빈번하게 이루어지다보니 갑상선암 발병률이 급증한 것이다. 2000년 이후 국내 갑상선암 연평균 증가율은 무려 23.7%, 전체 암 평균 증가율(3.6%)의 7배나 된다. 
  
  이런 기형적인 상황을 보다 못해 암 전문의들이 “득(得)보다 해(害)가 많은 갑상선암 검진을 중단하라.” 며 국민건강보험공단에서 기자회견을 가졌다. 오죽 답답했으면 이런 회견을 가졌을까? 국민 건강을 걱정하는 용감한 의사 분 들께 박수를 보내면서, 우리 의료계의 중요한 한 단면을 보는 것 같아, 유사한 양심선언을 기대해 본다. 이런 사항은 곤도 마코토 씨(일본의 암 전문 의사)의 주장과도 일맥상통하는 내용이다. 양심 선언한 의사들의 주장을 정리해 보자.
1. 갑상선암은 진행이 늦은 “착한” 암 이다.  조기 진단하여 발견하여 수술하는 것이 좋지 않고 후유증을 양산(量産)해 환자의 삶의 질을 해친다. 우리나라 갑상선암 환자 10명 중 9명은 수술을 받고 있다. 일단 수술하면 평생 갑상선 기능 저하증을 안고 살아야 한다. 갑상선을 제거하면 신진대사와 체온조절을 담당하는 기관이 사라져 적절한 호르몬 분비를 위해 매일 호르몬제를 먹어야 한다. 한 동안 힘든 운동을 피해야 하는 등 생활에 제약도 많다. 한국보건의료연구원에 따르면 수술환자 중 7.3% 는 부갑상선 기능 저하증이나 성대 마비 같은 후유증에 시달린다. 호르몬제 부작용을 일으키는 경우도 6%나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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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의료비 낭비가 심각하다.  
  건강보험이 지불하는 갑상선암 진료비는 2008년 1,200억 원에서 2012년 2,600억원 으로 2배 넘게 증가했다. 전문가들은 2012년 갑상선암 수술 4만 건 대부분이 ‘불필요한 수술’ 이라고 판단한다. 수술비 낭비만 860억 원이다.(국민일보, 2014.3.20)  
3. 갑상선암 사망률이 낮아지지 않고 있다.
  조기 진단하고 수술률이 증가했음에도 불구하고, 갑상선암 사망률은 인구 10만명당 0.5~0.7 명으로 일정한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미국 예방서비스위원회(USPSTF) 는 이미 1996년 갑상선암에 대해 조기진단 권고 ‘D’ 등급 판정을 내렸다. 굳이 발견할 필요가 없는 암이란 뜻이다. 국내 국가 암 정보센터도 ‘증상이 없는 갑상선암’의 검진(촉진, 초음파) 은 권장하지 않고 있다. 하지만 주요 대형병원은 대부분 갑상선암 초음파 검진을 시행한다. 일종의 ‘불안 마케팅’인 셈이다. 
  
□ 암 환자 및 보호자의 현명한 판단이 필요
  2014년 3월3일자 조선일보 및 한겨레신문에 큰 광고가 실렸다. “암 환우협회”, “암 환우 보호자회” 및 “백혈병 어린이 보호자회” 공동 명의의 「말기 암 환자에 대한 치료의 실상을 공개한다.」는 제하의 광고였으며, 말기 암 환자에 대한 효과 없는 치료결과 검증을 시작해야 한다는 내용이었다. 광고의 속성상 내용을 100% 믿을 수는 없지만, 얼마나 답답했으면, 거액의 광고비를 들여서 호소를 할까 생각하며, 일본의 암전문의 곤도 마코토 씨가 발간한 책「암 전문의사의 고백」내용이 떠오른다. 
  상기 암 환우 협회 등이 주장하는 내용은 마코토 의사의 주장과 많은 부분 일치하여 설득력을 갖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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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마코토 씨 주장 >
■ 의사가 원하는 방향으로 치료방법을 끌고 간다.
  “시한부 3개월”이라고 말하여, 환자를 절망에 빠뜨린 후, “수술과 항암제로 치료하    면 2년은 살 수 있습니다.” 라는 말로 희망을 주면서 권유한다.
■ 의사들이 항암제가 ‘효과가 있다.’ 는 말은 잘못된 점이 있다.
 - 단순히 ‘암 덩어리가 일시적으로 작아졌다’ 는 의미에 지나지 않으며, 대부분 되     살아나서 다시 커진다.
 - 항암제로 고칠 수 있는 성인 암은 급성백혈병, 악성림프종, 고환암, 자궁 융모암      등 4가지로 전체의 약 10% 에 불과하다.
 - 그 외 90%를 차지하는 위암, 폐암, 유방암 등 ‘고형 암’에 대해서는 항암제가 수     명 연장에 도움이 된다는 것을 증명하는 임상자료가 없다. 고통스러운 부작용만     있을 뿐이다.
■ 미국에서는 잘 사용치 않는 항암제가 일본에서 만연하는 이유
 - 일본에서는 미국보다 적용기준이 느슨하며, 치료 가이드라인이 제약회사로부터      거액의 기부금을 받는 학회에서 만들어졌으며, 가이드 라인에 따라 치료하지 않     으면 의료분쟁이 발생했을 때 불이익을 당하기 때문에 맹목적으로 가이드 라인을     따른다.
 - 항암제는 값이 매우 비싸기 때문에 많이 사용할수록 병원의 수입은 늘고, 제약       회사도 돈을 번다. 
■ 암에 걸렸을 때 운명을 좌우하는 것은 치료법의 선택이다. 
  - 전적으로 의사에게 맡기면 의사가 전문으로 하는 방법에만 치중하며, ‘할 것이면      철저하게 모두 해 봅시다.’ 라며 치료를 밀어붙여서 환자의 부담만 커지게 된다. 
  - 부작용이나 후유증이 없는 치료법은 없기 때문에 치료의 단점에 대해서도 잘 생      각하여 판단하자.
  - 치료 전후의 일상생활의 질(質)을 고려하자. 즉, 수술로 위(胃)나 식도 등의 장기      를 적출했다면 대부분 수술 전보다 고통스럽고, 평생 불편함이 따라 다니므로,       대부분의 적출 수술은 치료로서 부적합하다. 또한, 부작용이 심한 항암제 치료도      평생 계속해야 하기 때문에 좋은 방법이 아니다.
  - 고형 암은 전이가 있어도  고통 등의 증상이 없으면 치료하지 않고 경과를 지켜      보는 것이 확실하게 수명을 연장할 수 있는 방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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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최종수정 2016년02월26일 20시26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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