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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계비용 제로 사회’, 피할 수 없다면 선점하라! 본문듣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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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사입력 2014년11월12일 21시32분
  • 최종수정 2016년02월29일 12시43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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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계비용 제로 사회’, 피할 수 없다면 선점하라!

 

 <노동의 종말>, <소유의 종말> 등 여러 권의 저서를 통해 현대 사회에 대한 통찰과 설득력 있는 미래 전망을 제시해온 경제학자 제레미 리프킨(Jeremy Rifkin)이 최근 저서 '한계비용 제로 사회(the zero-marginal-cost society)’ 를 통해 ‘자본주의의 쇠퇴와 협력적  공유사회(Collaborative Commons)로의 패러다임 전환’이라는 담론을 제기해 큰 반향을 일으키고 있다.

 

글로벌 네트워크를 통해 모든 사물과 사람을 연결하는 사물인터넷(Internet of Things • IoT)의 발달과, 소유보다 사용에 가치를 두는 '공유경제’의 확산이 생산/유통/거래에 들어가는 한계비용을 ‘0 (Zero)’ 수준으로 대폭 낮춤으로써 경제∙산업 구조를 재편시킨다는 것이다.

 

 

자본주의의 발달이 불러온 탈자본주의 - 한계비용 제로 시대의 도래

 

이처럼 자본주의의 근간을 뒤흔들 정도로 대규모 경제∙산업적 변혁을 촉발시키고 있는 것은 아이러니하게도 자본주의의 눈부신 발달이다. 고객 기반을 늘리고 이익을 증대시키기 위해 기업들이 지속적으로 새로운 기술을 도입하여 생산성을 극대화하고 생산 및 유통의 한계비용을 낮추려고 노력한 것이, 극단적인 생산성 증가를 야기하고 그로 인해 한계비용이 제로 수준으로 떨어지는 현상으로 나타나게 되었다.

 

생산성의 향상으로 재화와 서비스는 더욱 풍부해진 반면에 치열한 경쟁으로 인해 가격은 점점 하락함으로써 기업의 이윤은 곤두박질치고 수익구조 자체가 위태로워지는 모순적인 상황에 놓이게 직면하게 된 것이다.

 

이 같은 현상은 특히 생산과 소비가 함께 이루어지는 ‘프로슈머(Prosumer)’ 활동이 활발한 분야에서 두드러지게 나타난다. 일례로, P2P(Peer to Peer) 사이트 등을 통해 음악/영상 등의 콘텐츠가 무료로 공유되는 점을 들 수 있다. 지적재산권 문제나 불법 논란에도 불구하고 온라인 상에서 이뤄지는 활발한 생산/거래/소비로 인해 ‘콘텐츠는 공짜’라는 인식이 대중들 사이에 확산되면서 해당 업계는 수익 감소는 물론 기업의 존립 자체를 걱정해야 하는 심각한 경험을 해야 했다. 

 

 

한계비용 제로 시대를 활용한 다양한 사업 모델 등장

 

한계비용 제로 시대가 도래하면서 기존 자본주의 경제이론과 상식을 뛰어넘는 다양한  비즈니스 모델과 기업이 새롭게 등장했다. 이들의 공통점은 사물인터넷과 공유경제를 기반으로 생산성을 극대화하고 생산/유통의 한계비용을 낮춤으로써 각 산업분야에서 새로운 강자로 떠올랐다는 점이다.

 

먼저 스마트폰 기반의 차량공유서비스인 우버(Uber)를 들여다보자. 

기존 택시회사는 택시 한 대를 더 추가하기 위해 차량도 구입해야 하고 기사도 채용해야하고 관련 인허가도 취득해야 하는데 여기에 상당한 비용이 투입되어야 한다. 그러나  우버의 경우는 차량 소유주가 모바일을 통해 자신의 차량을 등록(공유)하기만 하면 되기 때문에 차량을 추가하는 데 드는 비용, 즉 한계비용이 거의 제로(Zero)다.

 

숙박 공유 서비스인 에어비앤비(Airbnb)도 마찬가지이다. 에어비앤비는 전세계 190개국 3만 5000개 도시의 60만 개 ‘빈 방 또는 집’을 공유하는 서비스이다. 집주인과 여행자를 인터넷 상에서 연결해주기 때문에 새로운 빈 방이 추가되더라도 한계비용이 거의 제로에 가깝다. 그러다 보니 저렴한 가격에 색다른 숙소를 고를 수 있어 2012년 기준으로 2초에 한 명 꼴로 예약이 이뤄질 만큼 인기가 높다. 에어비앤비의 등장은 기존 숙박업계가 서비스 개선 만으로 극복하기 어려운 엄청난 위협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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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점적으로 소프트웨어를 공급했던 기존 업체들도 마찬가지이다. 소프트웨어 라이선스를 판매하고 유지보수비용을 받아왔는데 기술지원이나 서비스에 대한 수수료 외에는 기본적으로 무료 제공하는 ‘공개 소프트웨어(Open source Software)’가 활성화되면서 기존 소프트웨어산업 생태계의 근간이 흔들리고 있다. 마이크로소프트의 퇴조와 구글의 성장은 이러한 변화의 단면을 극명하게 보여주고 있다.

 

스마트폰의 활성화와 함께 등장한 '카카오톡'도 통신사의 네트워크에 무임승차(free riding)한다는 강한 반발에 부딪혔지만 기존 통신사의 유료 문자서비스를 대체하는 무료 메신저서비스가 고객들에게 열광적인 호응을 얻으면서 ‘새로운 습관이자 현상’으로 자리잡았다. 기존 패러다임의 파괴를 통해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을 창출한 사례라 할 수 있겠다.

 

 

공유서비스 성장은 한계비용 제로화로 선순환 창출

 

공유 서비스가 활성화될수록 이용자 커뮤니티가 성장하고 한계비용은 낮아진다. 동일한 목적의 커뮤니티가 증가할수록 관련 서비스 상품도 다양해지므로 이용자를 연결해주는 데에 발생하는 한계비용이 제로에 가까워지기 때문이다.

 

이렇듯 공유 서비스를 찾는 커뮤니티의 힘이 커질수록 우리는 기존의 전통적인 산업에 적용됐던 비효율적인 관행이나 규제 등을 개선해나갈 수 있다. 그리고 소비자들은 기업들로부터 더욱 합리적이고 만족스러운 상품과 서비스를 제공받게 될 것이며, 기업들도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을 통해 부가가치를 창출함으로써 탄탄한 수익 구조를 갖춰 나갈 수 있을 것이다.

 

 

끊임없이 공유하고 협력해야 시장을 선도할 수 있다!

 

사물인터넷의 발달과 공유경제 확산이 가져온 ‘한계비용 제로 시대’에 발맞춰 나가기 위해서 기존의 비즈니스 모델은 변화해야 한다. 이미 소비자들은 한계비용 없이 스스로 필요한 재화를 만들어낼 수 있는 시대를 살아가고 있기 때문이다. 이처럼 ‘대량 생산 시대’를 ‘대중 생산 시대’로 전환시킨 대표적인 예로 개인이 제조자가 되어 필요한 재화를 만들 수 있는 3D프린터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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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유 중심의 교환 가치’에서 ‘접속 중심의 공유 가치’로 옮겨 가는 패러다임의 대전환을 외면한 채 기존 비즈니스 모델을 유지하려는 기업은 미래 성장동력을 얻을 수 없다.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에 의한 기존 시장의 잠식(Cannibalization)을 두려워해서는 안된다. 렌터카 산업에서도 기존의 ‘단기렌터카’ 서비스와 공유경제 기반의 ‘카셰어링’ 서비스 간 충돌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를 들을 수 있다. 그러나 변화에 대한 두려움보다는 어떻게 하면 ‘공유경제 확산’이라는 패러다임 변화에 맞춰 ‘한계비용 제로 시대’의 새로운 산업과 시장을 선도할지 끊임없이 고민하고 도전해야 할 것이다.

 

"피할 수 없으면 즐겨라"라는 말이 있다. 피할 수 없다면 적극적으로 시장을 먼저 만들고선점하는 것이 기업과 소비자 모두를 위한 최상의 전략임을 잊지 말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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