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낡은 ‘경제민주화’ 노래, 시대변화에 맞게 재편곡해야 본문듣기

작성시간

  • 기사입력 2020년09월22일 18시29분
  • 최종수정 2020년09월22일 18시30분

작성자

  • 김광두
  • 국가미래연구원 원장, GFIN 이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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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여년 간 들어온 슬로건이다. '경제 민주화' 말이다.

단어가 주는 정치적 매력이, 그 인기를 유지하게 하고 있다.

 

그러나 기업생태계가 80년대와 2020년은 확연히 다르다.

다이나마이트가 대중문화의 흐름인데, 동백아가씨 레코드만 돌려서야 되겠는가? 

 

첫째, 노조가 강해졌다. 노사관계의 균형추가 오히려 노조 쪽으로 기울어있다. 대주주 오너가 횡포를 부리기 쉽지 않다.

 

둘째, 대외개방도가 80년대와는 비교할 수 없는 수준으로 높아졌다. 기업이 경쟁력을 잃으면, 외국기업들과의 경쟁에서 살아남기 어렵게 됐다.  80년대에 상정했던 정경유착에 의한 기업생존과 성장은 이제 불가능하다.

 더 나아가 국제투기성자금(Hedge, vulture Fund등)이 호시탐탐 한국 기업들을 노리고 있다. 공격할 수 있는 틈만 보이면 언제든 쳐들어온다.이들이 한국기업(기간산업까지 포함)의 운명을 좌우할 수 있는 것이다.

삼성, 현대차, SK 등은 비슷한 쓴 경험을 한 적이 있고, 구 외환은행은 론스타라는 헤지펀드(Hedge Fund)에 넘어갔다.

 

셋째, 정치가 민주화됐다. 특히 SNS가 보편화되어서 누구도 그 감시망을 벗어날 수 없다. 대기업총수도 언제 누구에 의해서 SNS로 고발당할지 모른다. 일방적 횡포가 가능은 하겠지만, 그 대가는 80년대와는 다르게 혹독하다.

 

넷째, AI와 5G로 상징되는 플랫폼(PLATFORM)시대이다. 모든 기록은 전산망에 남는다.  일감 몰아주기나 사익추구 등이 가능은 하나, 쉽게 들킨다. 개인도, 기업도 비밀을 감추고 간직하기 어렵다.

 

더 중요한 것은 기술의 급변이다. "있는 것을  민주적으로 나누고, 의사결정에 고루 참여한다."는 명제는 기술변화의 쓰나미에서 살아남을 수 있어야 의미가 있다.

노동자와 소액주주를 보호하는 최선의 방법은 생존과 경쟁력으로, 일자리를 유지하고  주가를 올려주는 것이다.

 

이런 기술의 급변시대에 경제민주화의 시각에서 더 중요한 것은 진입기회의 민주화이다. 

새로운. 아이디어를 바탕으로 한 신기술사업 기회가 규제와 그것을 연결축으로 한 관료와 기득권 기업의 유착이라는 장벽 때문에 막히는 현상을 풀어주어야 한다.

신기술기업에 대한 낡은 금융심사 기법도 바뀌어야 한다. 담보보다는 기술에 대한 평가 중심으로 바뀌어야 한다.

기술정보 인프라와 기술인력 인프라를 구축하여, 정보와 인력이 대기업에 편중되지 않고, 신기술 중소기업에게도 공급될 수 있도록 해야한다.

 

이 밖에도 우리 경제체제 내에서 'BTS시대에 걸 맞는 방향'으로 '동백아가씨'를 재편곡해야 할 것들이 너무나 많다

현 정부가 개정을 추진하고 있는 소위  경제3법은 80년대의 기업생태계를 보는 시각에서 준비된 것으로 보인다. 그럼에도 보수 야당조차 미적거리고 있다. 국민의힘은 미래지향적으로 시대에 맞는 대안을 적극적으로 제시해야 할 것이다.

 

코로나19로 기업들이 부채로 버티며 사투를 하고 있고, 일자리가 줄어들어 청년들의 체감실업률이 25%수준인 시점에 기업들의 기(氣)를 꺾는 이런 논의를 하는 것 자체도 바람직하지 못하다.

<ifsPOS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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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사입력 2020년09월22일 18시29분
  • 최종수정 2020년09월22일 18시3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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