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질병관리청, 잘하고 있나요? 본문듣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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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사입력 2021년07월10일 18시45분

작성자

  • 김광두
  • 국가미래연구원 원장, GFIN 이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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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도 델타변이가 국내에 들어올수 있다는 경고음이 들려온 지 오래됐다.

그런데 결국 들어왔다.그것도 아주 빠른 속도로.

 

경고음이란 대비하라고 들리는 소리다.

그런데 대비를 잘 했는가? 질병청장은 해설가로서 현황 설명과 전염 예측을 했다. 그러나 왜 이렇게 됐고, 무엇때문에 선제적 대응에 실패했는지에 대해선 전혀 언급이 없었다.

 

원인 분석없이 효과적 대책 마련이 가능한가? 오로지 사회적 거리두기라는 국민들의 절대적 협조만이 대책이란 말인가?

우리는 델타변이 감염으로 4차 유행의 어려움을 겪고 있다. 7월 1일부터 사회적 거리두기를 완화하겠다고 질병청이 발표한 후, 그 잉크가 마르기도 전에 인도 델타변이는 우리를 습격했다.

 

자영업자들은 더욱 생존의 위기에 봉착하게 됐고, 일반시민들의 사회생활은 더욱 위축되고 불안의 어두움에 둘러싸이게 됐다.대면 수업을 당연시 했던 각급 학교의 학생들은 또 다시 불확실성의 심연에 빠지게 됐다.

 

더우기 정확도가 낮을뿐 아니라 델타변이와 같은 변이 바이러스 식별 능력이 매우 취약한 항원 자가진단 키트를 전국민이 사용하도록 허용하는 어이없는 행정행위도 서슴없이 했다. 이 키트로 무었을 기대할수 있을까? 그저 심삼풀이 안심용?  양성을 위음성으로​ 잘못 인식한 사람들의 자유로운 행동이 주는 위험은 또 어떻게 할 것인가?

 

어떻게 이런 일이 있을수 있을까?

질병관리청은 코로나 방역에 관한한 절대권력을 행사하고 있다. 방역대책본부장인 국무총리가 질병청에 대해서는 “권해보겠다”라는 말 이상은 못할 정도다. 대통령이 전권을 위임했기 때문이다.

 

코로나 방역 관련업계도 질청 눈치보기에 급급하다. 그 앞에서는 숨도 못 쉴 정도로 약하다.

질병청에 호의적인 기업은 하루 아침에 수천억원의  매출을 올릴 수 있다. 그 돈은 주로 정부 재정에서 지출되고 있다.

그렇지 못한 기업들은 아무리 성능이 우수한 제품을 생산해도 판로를 찾기 어렵다. 특히 괘씸죄로 찍힌 기업이나 지자체는 큰 어려움을 겪는다.

 

식품의약품안전처도 그 권위가 크게 훼손되고 있다. 식약처가 기술적 심의 과정을 거쳐 어떤 방역 제품의 일반사용을 승인하더라도, 질병청이 사용 용도를 제한 할 수 있고, 의료보험, 국비지원대상 여부를 결정하기 때문이다.

 

이토록 막강한 권한을 질병청에 부여한 이유는 코로나19를 잘 막아달라는 취지다. 그 권한을 즐기라는 뜻은 아니다.

 

우리는 백신 확보의 미흡도 이해하려 했다.신중함의 미덕으로 받아들이기도 했다.

그러나 경보음을 듣고도 효과적으로 대비하지 못했을 뿐 아니라, 대문 바로 앞에 델타변이가 와 있는데도, 경계태세를 오히려 완화하겠다는 뜻을 밝힌 것에 대해서는 도저히 용납할 수 없다. 전쟁터에서 적군이 몰려오고 있다는 첩보를 받고도 군인들에게 휴가를 권했다면 어떻게 해야 할까?

 

아무리 신상필벌(信賞必罰)의 원칙이 이미 무너진 정부라고 해도 이런 무책임한 방역 행정을 그대로 묵과한다는 것은 국민을 철저히 무시하고 있다고 볼 수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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