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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리 인상기에 취약계층을 포용하기 위한 법정최고금리 운용방안 본문듣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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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사입력 2022년08월07일 17시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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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준금리가 인상되며 2금융권의 조달금리 역시 빠르게 상승하고 있다. 법정최고금리가 고정되어 있는 상황에서 조달금리가 상승하면, 법정최고금리에 근접한 수준의 금리로 대출을 받던 가구들이 대부업이나 비제도권 금융시장으로 밀려날 수 있다. 주로 취약계층이 법정최고금리에 근접한 수준의 금리로 대출시장에 참여하고 이들 중 상당수가 다중채무자임을 고려할 때, 법정최고금리를 시장금리와 연동함으로써 금리 인상기에도 취약계층의 롤오버(roll-over)가 원활히 이루어질 수 있도록 해야 한다. 또한 높은 부채상환 부담으로 생활고를 겪는 취약계층을 선별하여 저금리 정책금융을 공급하는 등 재정을 통한 보조를 지속해야 한다.

 

I. 문제의 제기

 

우리나라를 비롯한 세계 주요국에서, 중앙은행의 인플레이션 관리 목표인 2%를 크게 상회 하는 높은 물가상승률이 나타나고 있다. 이에 대응하여 각국의 중앙은행은 빠른 속도로 기준금리를 인상하고 있거나 인상할 계획에 있다. 기준금리가 인상되면 금융기관이 가계와 기업에 대출을 하기 위해 조달하는 자금의 금리, 즉 조달금리가 상승한다. 특히 법정 최고금리에 근접한 수준의 대출을 취급하는 고금리 업권(카드, 캐피털, 저축은행)의 조달금리는 기준금리에 비하여 빠르게 상승한다. 2022년 6월 말 기준으로 전년 동기 대비 기준금리는 1.25%p(0.5%→ 1.75%) 인상되었지만, 카드채ㆍ기타금융채(AA+, 3년물)의 금리는 같은 기간 동안 기준금리 인상폭의 2배가 넘는 2.65%p(1.8% →4.45%) 상승하였다<그림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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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처럼 시장금리에 따라 금융기관의 조달금리는 변동하는 반면, 대출금리에 대한 법적 최고허용치인 법정최고금리는 20%로 고정되어 있다. 따라서 조달금리가 상승하면 법정최고금리 조달금리 스프레드가 감소하고, 그 결과 법정최고금리와 근접한 수준의 금리를 적용받던 가계들이 대출시장에서 배제될 수 있다. 문제의 심각성은 ‘법정최고금리에 근접한 수준의 금리로 차입하고 있는 가구’가 주로 소득수준이 낮은 가구라는 점에서 더욱 부각된다.

 

[그림 2]는 취약가구를 ‘소득 2분위 이하’ 혹은 ‘신용평점 하위 20%(700점) 이하’인 가구로 정의하고 ‘3기관 이상의 신용대출 보유자’를 다중채무자로 정의하여 금리 구간별로 취약가구의 비중을 살펴본 결과이다(2022년 6월 기준). 금리가 4% 이하인 저금리 신용대출 이용가구 중 취약가구의 비중은 8.9%에 불과한 반면, 법정최고금리에 근접한 고금리(18~20%) 신용대출 이용 가구 중에서는 취약가구의 비중이 무려 84.8%에 달한다. 또한 4% 이하의 저금리 대출이용 가구 중 약 10.8%가 다중채무자인 데 반해, 금리가 높아질수록 그 비율이 상승하여 법정최고금리에 근접한 고금리 대출 이용 가구 중에서는 다중채무자의 비중이 48.6%로 나타난다.

 

따라서 조달금리가 인상되면 소득수준이 낮거나 신용등급이 낮은 취약가구가 대부업이나 비제도권 금융시장으로 밀려날 가능성이 크다. 또한 이들 중 약 절반 가까이가 다중채무자임을 고려하면, 롤오버(roll-over) 제약으로 인해 타금융권으로 연체가 파급될 가능성도 존재한다.

 

은행의 신용대출 금리는 법정최고금리 수준과는 큰 격차를 보이므로 법정최고금리가 인하되더라도 실질적인 변화가 없다. 반면, 2금융권, 특히 고금리 업권(카드, 캐피털, 저축은행)의 신용대출 중 일부는 법정최고금리에 근접한 수준의 금리를 부과한다. 이에 본 연구에서는 고금리 업권을 중심으로 법정최고금리 인하의 영향과고정형 법정최고금리 제도하에서 조달금리 상승의 영향을 분석한다. 또한 이를 바탕으로 시장금리 연동형 법정최고금리 제도 도입의 필요성에 대해 제언한다.

 

II. 법정최고금리 제도의 도입 배경 및 과정

 

법정최고금리란 대출상품에 대해 법이 허용하는 가장 높은 금리를 뜻한다. 따라서 법정최고금리를 초과하는 이자 계약은 무효이며, 초과부분에 대해서는 재판상 이를 청구할 수 없다. 법정최고금리는 크게 「대부업 등의 등록 및 금융이용자 보호에 관한 법률」(이하 대부업법) 및「이자제한법」에 의해 규정된다. 대부업법은 법률에 따라 인가ㆍ허가ㆍ등록을 마친 금융업 및대부업 등에 적용되는 법률이며, 이자제한법은사인간의 대부 거래 등에 적용되는 법률이다.

 

법정최고금리 제도는 금융기관의 시장지배력(market power) 남용을 방지하고 대출시장에서 저소득층을 보호하기 위해 도입되었다. 금융기관의 빈번한 진입과 퇴출은 금융소비자의 예금 회수 가능성에 대한 불신으로 이어질 수 있고, 이는 대규모 인출사태(bank run)의 유발 가능성을 높인다. 이에 정부는 금융기관에 대한 인ㆍ허가권을 바탕으로 금융기관들의 다소간의 시장지배력을 용인하며 시스템 안정성을 도모한다. 그런데 금융기관들은 시장지배력을 바탕으로 협상력이 부족한 가계에 부당한 고금리의 이자를 부과할 가능성이 있으므로, 이를 방지하고자 법정최고금리 제도를 시행하고 있다. 

 

한편, 채무 불이행 가능성을 고려하지 않는다면 동일한 대출상품을 소득이 낮을수록 높은 가격에 구매해야 한다는 대출시장의 특성도 법정최고금리 제도 도입의 배경이 된다. 대출시장에서 채무 불이행 확률은 소득이 불안정하거나 소득수준이 낮을수록 높다. 따라서 소득수준이 낮은 취약가구가 같은 금액을 금융기관으로부터 차입할 때 고소득 가구에 비하여 상대적으로 더 높은 이자를 지불하게 된다. 이에 법정최고금리 제도를 도입하여 취약가구의 대출금리에 상한을 두는 것이다.

 

이러한 배경에서 우리나라를 비롯한 많은 국가에서 법정최고금리 제도를 도입하여 최고금리 수준을 법적으로 제한하고 있다. 본 연구에서 주목하고 있는 대부업법의 경우 2002년 10월에 제정되었으며, 당시 법정최고금리는 시행령에 따라 66%로 결정되었다. 이후 시행령이 7차례 개정되었고, 현행 법정최고금리는 20%이다<그림 3>. 특히 2021년 7월 7일을 기점으로 법정최고금리를24%에서 20%로 인하하였으며, 추가 인하 가능성에 대해서도 논의가 이어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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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II. 법정최고금리 인하의 영향

 

법정최고금리 인하는 가계에 긍정적 효과와 부정적 효과 모두를 야기한다. 먼저 일부 가구, 특히 법정최고금리 상한에 근접한 금리를 지불하던 가구의 대출금리가 인하되는 긍정적 효과가 있다. 이러한 가구는 상대적으로 소득수준이 낮은 취약가구일 가능성이 높으므로, 법정최고금리 인하는 취약가구의 가처분소득을 증가시킬 수 있다.

 

한편, 상대적으로 고금리 대출을 취급하던 카드, 캐피털, 저축은행 등에서는 법정최고금리가 인하됨에 따라 더 이상 수익이 발생하지 않는 가계에 대한 대출 공급을 거부하게 된다. 특히 채무 불이행 확률이 높은 가계들에 공급하던 대출을 축소할 가능성이 높다. 일반적으로 소득수준이 낮은 가구의 채무 불이행 확률이 더 높으므로, 소득수준이 낮은 가구들이 대출시장에서 배제될 가능성이 크다.

 

법정최고금리 인하에 따라 긍정적 효과가 발생하는 가구의 소비자 후생 증가폭과 부정적 효과가 발생하는 가구의 소비자 후생 감소폭에는 큰 차이가 있다. 일반적으로 법정최고금리에 근접한수준의 금리를 적용받는 신용대출의 금액은 주택담보대출 등의 여타 대출에 비해 규모가 작기 때문에 금리인상에 따른 월 상환부담 증가는 제한적이다. 반면, 시장에서 배제되는 차주의 소비자후생은 큰 폭으로 감소한다. 따라서 법정최고금리 인하에 따라 전체 소비자 후생은 감소한다. 

 

실제로 현재 20%인 법정최고금리를 추가로 인하하면 어떤 효과가 나타나는지 분석해 보았다. 분석 결과, 법정최고금리를 2%p(20% → 18%) 인하하면 2021년 말 기준으로 카드ㆍ캐피털ㆍ저축은행 신용대출을 받고 있는 차주 중 약 77.4만명의 금리가 인하된다. 반면, 약 65.9만명의 차주들은 법정최고금리 인하로 인해 더 이상 2금융권에서 대출을 받지 못하고 대부업이나 비제도권 금융으로 밀려나게 된다(그림 4의 좌측). 이는 법정최고금리에 근접한 수준의 금리를 적용받던 차주들이 법정최고금리 인하에 따라 더 이상 금융기관에 수익이 되지 않아 대출이 거부됨으로써 발생하는 현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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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정최고금리가 2%p(20% → 18%) 인하될 때 대부업이나 비제도권 금융으로 밀려나는 차주들의 신용대출 규모는 약 5.9조원이다(그림 5의좌측). 하지만 해당 차주들이 보유한 주택담보대출 및 기타대출까지 모두 합한 금액은 33.2조원에 이른다. 따라서 법정최고금리가 2%p 인하되어 취약가구의 롤오버가 제한되고 정책금융, 대부업, 혹은 비제도권 금융으로 편입되지 못하면 최대 33.2조원의 연체가 발생할 수 있다(그림 5의 우측).

 

법정최고금리의 인하폭이 커짐에 따라 대출이 거절되는 차주의 숫자도 빠르게 증가한다. 법정최고금리가 4%p(20% → 16%) 인하되면 약108.4만명의 차주가 대부업이나 비제도권 금융으로 밀려난다(그림 4의 좌측). 이들이 보유한 신용대출의 규모는 약 10.8조원이며, 주택담보대출 및 기타대출까지 모두 합산한 잔액은 약55.3조원에 이른다(그림 5).

 

법정최고금리가 2%p 인하될 때 소비자 후생의 변화를 화폐 단위로 환산하면, 평균적으로 차주 1인당 한 달에 약 5만원의 손실이 발생하는 것으로 분석된다(그림 6의 좌측). 이는 법정최고금리 인하로 대출금리가 인하되는 차주들의 소비자 후생 증가폭에 비해 시장에서 배제되는 차주들의 소비자 후생 감소폭이 훨씬 더 크기 때문이다. 추가적으로 법정최고금리의 인하폭이 커질수록 소비자 후생의 감소폭 또한 증가한다.

 

IV. 고정형ㆍ연동형 법정최고금리하에서 조달금리 상승의 영향

 

일정 수준(level)으로 법정최고금리가 고정되어 있다면, 조달금리 상승만으로도 취약차주의 대출시장 배제 현상이 심화될 수 있다. 조달금리 상승은 금융기관의 비용 상승을 의미하고, 이는 대출의 가격인 금리의 인상 요인으로 작용한다. 그런데 이미 법정최고금리에 근접한 수준으로 대출을 받은 차주에게는 추가적인 금리인상이 불가능하다. 따라서 일정 수준 이상으로 조달금리가 상승하면 일부 차주들에서는 이윤이 발생하지 않아 대출 공급을 중단하게 되고, 그 결과 해당 차주들은 시장에서 배제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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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에 본고에서는 최근 2금융권의 조달금리 상승에 따른 취약차주 배제 현상에 대해 분석하였다. 본 분석의 조달금리 기준점은 2021년 말(2.37%; 카드채 3년물, AA+)이다(2022년 6월말의 조달금리는 기준 시점 대비 약 2%p 상승하였다). 분석 결과, 조달금리가 2%p 상승함에 따라 2021년 말에는 2금융권 신용대출을 받을 수 있었던 차주 중 약 69.2만명이 더 이상 2금융권 신용대출을 이용할 수 없게 된다(그림 7의좌측). 이에 따라 2금융권에서 배제되는 신용대출의 규모는 약 6.3조원으로 추산되며(그림 8의좌측), 배제되는 차주들이 보유한 모든 대출을 합산한 규모는 35.3조원에 이른다(그림 8의 우측). 따라서 조달금리 인상에 따라 2금융권에서 배제되는 차주들이 정책금융, 대부업, 비제도권 금융시장으로 편입되지 못하고 롤오버가 제약되면 최대 35.3조원의 연체가 발생할 수 있다.

 

이러한 현상은 조달금리 상승폭이 증가할수록 점차 심화된다. 향후 기준금리 인상에 따라 현재보다 조달금리가 추가로 1%p 상승하면 2021년 말 기준으로 2금융권 신용대출을 받을 수 있었던 차주 중 약 97만명이 대부업이나 비제도권 금융시장으로 밀려나며, 이들이 보유한 신용대출 규모는 약 9.4조원, 총대출 규모는 49.6조원으로 추산된다(그림 8).

 

그러나 시장금리 연동형 법정최고금리 제도를 도입하면 조달금리 상승에 따른 취약차주 배제 현상을 대폭 완화할 수 있다. 조달금리의 상승폭만큼 법정최고금리가 인상되면 고정형 법정최고 금리하에서 조달금리 상승으로 대출시장에서 배제되는 취약차주의 대부분에게 대출 공급이 가능하다. 이는 법정최고금리에 근접한 수준의 대출상품에 존재하던 가격경직성, 즉 대출금리의 경직성이 해소되기 때문이다.

 

반면, 조달금리가 상승할 때 법정최고금리를 연동형으로 변경함에 따라 고정형에 비하여 대출금리가 인상되는 차주들이 존재한다. 이는 고정형 법정최고금리 제도하에서 법정최고금리에 근접한 수준의 금리로 대출받던 차주 중 일부가 조달금리 인상에도 시장에서 배제되지 않고 동일한 금리로 대출을 받는 경우들이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들도 법정최고금리가 연동형으로 변경됨에 따라 사전적(ex-ante) 대출 승인율이 증가하기 때문에, 대출 신청단계에서의 사전적 소비자 후생(ex-ante consumer surplus)은 평균적으로 상승한다. 다만, 대출 승인 후의후생만을 고려하는 사후적 소비자 후생(ex-postconsumer surplus)은 소폭 감소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법정최고금리를 연동형으로 변경함에 따라 고정형에서는 배제되었을 차주들이 대출을 받을 수 있게 됨으로써 증가하는 소비자 후생의 폭이 훨씬 크다. 따라서 연동형 법정최고금리 제도가 도입될 경우 전체 소비자의 사전적ㆍ사후적 소비자 후생 모두 큰 폭으로 증가한다.

 

실제로 2021년 말 대비 조달금리가 2%p 상승한 상황에서 연동형 법정최고금리를 택하고 있는 가상의 상황을 분석하였다. 분석 결과, 고정형 법정 최고금리하에서는 시장에서 배제되었던 69.2만명의 차주 중 98.6%에 해당하는 68.2만명의 차주가 연동형 법정최고금리하에서는 대출시장에 참여할 수 있게 된다. 한편, 법정최고금리가 조달금리에 연동됨에 따라 조달금리가 2%p 상승할 때 약 75.4만명의 금리가 평균적으로 1.38%p 인상된다. 해당 차주들의 2금융권신용대출 평균 금액이 약 911.6만원임을 고려할 때, 1.38%p의 금리인상에 따른 월 상환부담증가액은 약 1만원이다.

 

연동형 법정최고금리 제도를 통해 시장 참여기회를 얻게 되는 차주의 소비자 후생 증가액은 한 달에 차주 1인당 약 30.9만원에 달한다. 반면, 연동형 법정최고금리 제도로 인해 금리인상이라는 손해가 발생하는 차주들의 월 상환부담증가액은 약 1만원 수준으로 제한된다. 따라서 법정최고금리를 연동형으로 변경함에 따라 소비자 후생은 큰 폭으로 증가한다. 조달금리가 2%p 상승할 때 고정형 법정최고금리하에서는 소비자 후생이 한 달에 차주 1인당 약 5.2만원 감소하는 반면, 연동형 법정최고금리하에서는 3천원 감소에 그친다. 즉, 제도 변경에 따라 소비자 후생이 한 달에 차주 1인당 약 4.9만원 증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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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러한 현상은 조달금리의 상승폭이 확대될수록 더욱 두드러진다. 향후 조달금리가 1%p 추가 상승하여 2021년 말 대비 총 3%p상승하면, 제도 변경에 따른 소비자 후생의 상승액은 한 달에 차주 1인당 약 6.3만원에 달한다 (그림 9의 좌측).

 

V. 결론 및 정책제언

 

코로나19는 우리 사회의 취약계층에 상대적으로 더 큰 타격을 주었고 취약계층 중 상당수는 코로나19로 인한 경제적 피해에서 아직 온전히 회복하지 못하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가파른 기대 인플레이션 상승과 주요국의 긴축적 통화정책에 따른 원화가치 하락 등으로 불가피하게 기준금리 인상을 단행해야 하는 상황이다. 이에 따라 향후 2금융권의 조달금리는 더욱 상승할 것이고, 법정최고금리가 시장금리에 연동되지 않는다면 취약가구의 2금융권 대출시장 배제현상이 심화될 수 있다. 

 

2021년에 법정최고금리 인하와 동시에 발표된 정부의 후속조치가 조달금리 상승에 따른 부작용을 일부 해소할 수 있다. 정부는 법정최고금리 인하에 따른 후속조치로 정책서민금융 확대, 대부중개 수수료 상한 인하, 중금리 대출 개편 등을 내세웠다(금융위원회ㆍ법무부ㆍ금융감독원, 2021. 3. 30). 그중 특히 ‘햇살론17’의 금리를 인하하고 20% 초과대출 대환상품을 한시적으로 공급하는 정책은 조달금리 인상으로 인한 취약가구의 대출시장 배제 현상을 일부 완화할 수 있다.

 

그러나 조달금리는 시장상황에 따라 변동성이 매우 크므로, 조달금리의 변동에 따라 추가로 대출시장에서 배제되는 차주를 실시간으로 파악하는 것은 쉽지 않다. 따라서 정책금융을 통하여 조달금리 인상에 따른 부작용을 해소하는 것에는 한계가 있다. 이는 벤치마크 금리 수준에 따라 변동하는 상대적 상한, 즉 연동형 법정최고금리 제도를 도입할 필요가 있음을 시사한다.

특히 법정최고금리에 근접한 수준의 대출을 받는 가계는 주로 소득수준이 낮거나 신용등급이 낮은 취약계층임을 고려할 때, 법정최고금리를 시장금리와 연동함으로써 금리 인상기에도 취약계층의 롤오버가 원활히 이루어질 수 있도록 해야 한다. 또한 시장금리와 법정최고금리의 스프레드를 일정하게 유지함으로써 시장에서 차입할 수 있는 가구의 범위를 일정하게 유지하고, 대출을 받지 못하거나 과도한 상환부담으로 생계를 위협받는 가구는 정책금융 혹은 재정정책을 통하여 보호할 필요가 있다.

 

해외 주요국에서도 시장금리 연동형 법정최고금리를 도입한 사례들이 존재한다. 프랑스의 경우 대출상품의 종류와 금액에 따라 12개 그룹으로 분류하고 각 분류에 대하여 분기별 시장평균금리(Annual Percentage Rate: APR)를 산정한다. 이후 중앙은행이 그룹별 시장평균금리를 고시하고 금리상한은 ‘시장평균금리의 1.33배’로 결정된다. 이에 따라 프랑스의 법정최고금리는 시장금리에 연동됨과 동시에 상품 그룹별로도 상이하다. 독일과 이탈리아도 유사하게 시장평균금리를 설정한다. 독일의 경우 금리상한을 ‘시장평균금리×2’와 ‘시장평균금리+12%p’ 중 낮은 값으로 설정하며, 이탈리아의 경우 ‘시장평균금리의 1.5배’를 상한으로 설정한다. 

 

한편, 브라질의 최고금리 상한은 중앙은행의 정책에 기반하여 ‘기준금리(SELIC 금리)×2’로 운용된다(Maimbo and Gallegos,2014; Ferrari et al., 2018). 또한 인도는 2014년에 비은행 금융회사(Non-banking Financial Company: NFBC)와 소액금융기관(Micro Finance Institutions: MFIs)의 운용 유연성을 높이기 위해 기존의 절대적 상한에서 시장금리기반의 상대적 상한으로 제도를 변경한 사례가 있다(Ferrari et al., 2018). 즉, 이들 국가는 시장상황을 반영하여 분기별로 금리상한을 재조정하는 등의 유연한 방식을 채택하고 있다.

 

우리나라는 일반적인 신용대출의 만기와 유사한 통안증권(1년물) 혹은 국고채(2년물)의 금리를 연동형 법정최고금리의 벤치마크 금리로 삼는 것을 고려할 필요가 있다. 기준금리를 벤치마크 금리로 삼는 것도 고려할 수 있으나, 2금융권 조달금리와는 그 변동폭에 있어서 차이가 크기 때문에 연동 기준으로 삼기에 부적절하다. 또한 2금융권 조달금리 자체를 연동 기준으로 삼는 것은 금융기관들이 자금 수요 등을 통하여 조달금리에 직접 영향을 미칠 수 있음을 고려할 때 부적절한 측면이 존재한다.

 

물론, 법정최고금리를 연동형으로 변경함으로써 대출금리가 인상되는 차주들도 존재한다. 다만, 이들이 보유한 신용대출은 주택담보대출등과는 달리 대출 원금(평균 911.6만원)이 비교적 적은 편이다. 따라서 대출금리 인상에 따른 월 상환부담 상승액(약 1만원 정도) 역시 다소 제한적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러한 상환부담의 상승이 취약가구에는 부담이 될 수 있으므로 이에 대한 대응책이 필요하다. 

이에 대한 대응책으로는 만기연장을 통한 월상환 부담 축소, 정책금융, 재정을 통한 보조 등을 고려할 수 있다. 홍콩과 이탈리아의 경우 금리 인상기에 취약가구의 월 상환부담을 축소하고자 대출의 만기를 연장하는 가변만기대출을 도입한 경험이 있다. 우리나라도 월 상환부담 증가에 따른 고통을 완화하기 위하여 가변만기대출 상품의 도입을 고려할 수 있다. 한편, 금리 인상기에 상환부담 증가로 필수적인 소비가 제약되거나 생활고를 겪는 취약계층을 선별하여 저금리 정책금융을 공급하는 등 재정을 통한 보조를 지속해야 한다.

 

연동형 법정최고금리 제도의 도입과는 별도로 적정 법정최고금리 수준에 대한 논의도 지속할 필요가 있다. 이는 벤치마크 금리와 연동형 법정최고금리의 스프레드를 결정하는 문제로 환원된다. 벤치마크 금리와 법정최고금리 스프레드의 축소는 필연적으로 취약가구의 제도권 금융 이용 기회의 축소를 야기한다. 따라서 법정최고금리 수준별로 대출시장에서 배제되는 취약가구의 규모를 지속적으로 분석하고, 이를 바탕으로 적정 규모의 정책 서민금융 예산을 사전에 편성하여 취약가구를 보다 신속하게 지원해야 한다. <끝>

 

<참고문헌>

• 금융위원회ㆍ법무부ㆍ금융감독원, 「’21.7.7일부터 법정 최고금리가 20%로 인하됩니다.」, 보도자료, 2021. 3. 30.

• 김미루, 『법정최고금리 인하의 영향 분석 및 정책제언』, 정책연구시리즈 2021-16, 한국개발연구원, 2021.

• Ferrari, Aurora, Oliver Masetti, and Jiemin Ren, “Interest Rate Caps: The Theory and The Practice,” World Bank Policy Research

Working Paper 8398, 2018.

• Maimbo, Samuel Munzele and Claudia Alejandra Henriquez Gallegos, “Interest Rate Caps around the World: Still Popular, but A

Blunt Instrument,” World Bank Policy Research Working Paper 7070, 2014.

<웹사이트 및 자료>

• 국가법령정보센터(https://www.law.go.kr, 접속일: 2022. 6. 29).

• 국내 신용평가사 신용대출 자료, 2017~19; 2021~22.

• 연합인포맥스(https://news.einfomax.co.kr/, 접속일: 2022. 6. 29).

• 한국은행, 「경제통계시스템」(https://ecos.bok.or.kr, 접속일: 2022. 6. 28)

  

 ※ 이 글은 [ KDI FOCUS 통권 제114호] (2022.7.26.)에 실린 것으로 연구원의 동의를 얻어 게재합니다. <편집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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