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벤처기업 복수의결권 제도 도입의 평가와 후속 과제 본문듣기

작성시간

  • 기사입력 2023년10월28일 17시08분
  • 최종수정 2023년10월28일 17시12분

작성자

  • 연태훈
  • 한국금융연구원 선임연구위원

메타정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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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문

벤처기업 창업주에 대한 복수의결권 주식 발행을 허용하는 벤처기업법 개정이 이루어짐. 오랜 기간의 찬반 논의에서 다루어진 쟁점들을 감안하여, 법개정의 취지는 최대한 살리되 부정적 파급효과는 최소화하기 위한 후속 과제를 검토해야 함. 특히 기업집단형 소유구조 하에서 복수의결권 주식이 유발할 수 있는 이해상충 행위로부터 비지배주주들을 보호하기 위해 법령 및 상장기준 등에 추가 장치를 도입하는 방안에 대해 충분한 논의가 이루어져야 할 것임

 

■ 벤처기업의 창업주에게 복수의결권 주식을 발행할 수 있도록 허용하는 벤처기업육성에 관한 특별조치법(이하 벤처기업법) 일부개정법률이 11월 17일부터 시행될 예정임.

 

 - 발행 대상은 벤처기업 설립 당시 정관에 기재된 발기인으로서 복수의결권 주식 발행 당시 상무에 종사하는 이사이고 설립 이후 계속 지분율 30% 이상의 최대주주였으나, 가장 나중의 투자로 인해 지분율이 30% 미만으로 떨어지거나 더 이상 최대주주가 아니게 된 자로 한정하고 있음.

  * 발기인이자 상무에 종사하는 이사에 해당하는 자가 2인 이상일 경우, 이들의 지분율 합이 50%를 넘을 경우 이들 모두가 발행 대상에 해당됨.

  * 시행령 일부개정안에 따르면 복수의결권 주식을 발행하기 위해서는 해당 벤처기업이 창업 이후 100억원 이상의 투자를 받았고, 가장 나중의 투자는 50억원 이상이어야 함.

 - 한 주당 의결권은 최소 2와 최대 10 사이, 존속기간은 최대 10년 이내에서 정관으로 정함.

  * 복수의결권 주식의 존속기간 변경, 이사의 보수, 이사의 책임 감면, 감사의 선해임 등 일부 의결사항의 경우에는 의결권이 1주로 제한됨.

 - 존속기간의 만료, 복수의결권 주식의 상속 · 양도, 창업주의 이사직 상실, 상장 후 3년 경과, 공시대상기업집단으로 지정 · 편입되거나 편입 사유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제외된 경우에는 보통주로 전환

 

■ 벤처기업 대상의 제한적 복수의결권 주식의 도입은 거의 3년에 걸친 찬반 논의를 거쳐 최종 입법에 이른 만큼, 그 과정에서 제기된 의견들을 숙고하여 실제 운용과 향후 보완작업에 참고해야 할 것임.

 

 - 해당 입법과 관련하여 많은 단체와 연구자들이 찬반 진영으로 나뉘어 격론을 펼쳐 왔음.

 - 법개정의 취지는 대규모 투자로 인하여 벤처기업 창업주의 지분이 희석되더라도 일정 기간

동안 지배권을 유지할 수 있는 수단을 제공함으로써 해당 기업의 안정적인 경영과 적극적 투자유치, 나아가 벤처 창업의 활성화 등을 도모하는 데 있음.

  * 외부 투자로 지배권이 희석되고 궁극적으로 지배권을 상실할 수도 있음을 우려하는 창업자는 투자유치에 소극적 태도를 견지하여 기업의 성장이 정체될 수 있고, 이러한 현실은 잠재적 창업자들의 사전적 창업 인센티브를 축소시키는 상황으로 이어질 수 있음.

 - 반대하는 측의 핵심 주장은 이번 법개정이 벤처활성화나 유니콘 기업 육성에 도움이 되지 않고, 향후 일몰조항이 삭제되어 경영자가 참호를 구축하고 사익을 편취하게 될 것이며, 궁극적으로 재벌기업에도 복수의결권 주식이 허용되어 가족 지배 영속화에 활용되리라는 것임.

 - 법개정의 취지는 최대한 살리면서도 부정적 파급효과에 대한 우려는 불식시키기 위해 필요한 후속 과제들을 정리하고 구체적 추진방안을 마련할 시점임.


■ 법개정이 벤처활성화나 유니콘 기업 육성에 실제 도움이 될는지 사전적으로 예측하기는 어려우나, 시장이 동의하는 경우에 한하여 사전에 정해진 범위 내에서 소유지배구조 형태에 자유도를 추가하는 변화라는 점을 감안하면 벤처활성화나 유니콘 기업 육성에 적어도 해가 되지는 않을 것임.


 - 상당수의 벤처기업은 심지어 상장이 된 이후에도 당장의 매출이나 수익성이 크지 않고, 투자자들도 현재의 수익이 아닌 성장 가능성을 보고 투자하는 경우가 더 많은 상황에서, 미래의 불확실한 가능성을 현실로 구현하기 위해서는 창업자의 혁신 마인드와 장기 비전의 유지가 필

요할 수 있음.

 - 물론 창업자의 지배권 유지가 해당 벤처의 성공에 반드시 도움이 되는 것은 아니지만, 결코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단언할 수도 없는 상황이라면 결국 창업자와 시장의 선택에 맡기는 것이 타당

  * 복수의결권 주식을 통해 형성된 소유 및 지배구조와 해당 기업의 성장 가능성, 미래의 배당과 주가 상승에 대한 기대 등 다양한 측면을 모두 감안해 투자자들이 자신의 선택으로 참여를 결정

 - 시장이 해당 벤처기업의 성장가능성과 벤처기업주의 능력을 충분히 인정하는 경우에만 복수의결권을 보유한 기업의 성공적 상장이 가능할 것임.

  * 복수의결권 주식으로 인해 성장성을 포함하여 기업의 궁극적 가치가 악영향을 받게 될 것으로 시장이 판단한다면 투자 수요 부족으로 공모 가격이 하락하고 결국 상장이 무산될 가능성까지도 존재함.

 - 이번 법개정은 복수의결권 주식의 제한적 도입을 통해 기창업된 벤처기업이 적극적 투자유

치 및 IPO를 통해 성장을 도모할 유인, 잠재적 창업주들의 창업 유인을 제고할 수 있는 환경

을 조성하는데 주목적이 있을 뿐, 결국 최종적 선택은 창업주와 시장에 위임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됨.

 

■ 향후 일몰조항이 삭제될 수밖에 없다는 우려, 궁극적으로 재벌기업에도 복수의결권 주식이 허용되리라는 우려 등과 관련하여, 이번 벤처기업법 개정은 벤처기업이라는 특수한 기업군을 대상으로 한정하고 있어, 상법 개정을 통한 복수의결권 주식의 보편적 도입과는 별개의 사안으로 파악해야 함.


 - 상장 후 3년을 포함해 개정법에 반영된 일몰조항들은 어느 정도 보수적으로 설정된 측면이

있어 향후 적정 존속기간 등에 대한 재평가 작업과 논의가 이루어질 가능성은 존재

 - 다만 머지않은 미래에 일몰조항들을 아예 삭제하여 창업주의 참호구축과 사익추구 행위를 허용할 정도의 과격한 변화가 사회적 공인을 받으리라는 강한 비관론에는 선뜻 동의하기 어려움.

 - 이번 복수의결권 도입은 상법이 아닌 벤처기업법 개정을 통해 이루어졌고, 재벌기업, 적어도 공시대상 대기업집단 소속 기업에는 적용을 배제하는 조항과 복수의결권 주식의 상속이나 양도시 보통주로 전환되는 조항을 포함하고 있어 재벌기업 관련 논란을 상당 부분 피해 가고 있음.

 - 상법 개정을 통한 복수의결권 주식의 보편적 도입 문제는 명확한 목표를 가지고 이루어진 이번 벤처기업법 개정과는 전혀 별개의 문제로 완전히 새로운 맥락에서 논의가 이루어질 필요


■ 다만, 추후 일몰조항을 포함하여 추가적 법개정이 있을 경우, 개정된 내용이 이미 복수의결권 주식을 보유한 상장 기업들에게는 투자자 보호 차원에서 소급적용되지 않도록 해야 할 것임.

 

  - 기상장된 기업이 복수의결권 주식을 발행할 경우 일반 투자자를 포함한 투자자들에게 예상치않은 불이익을 가져올 수 있기 때문에 법에서 명시적으로 상장 이후 발행을 불허하고 있음.

  - 마찬가지로, 제도의 변경으로 기상장법인의 복수의결권 주식 존속기간이 변경될 경우 과거투자 시점에 이를 예상하지 못했던 투자자들에게 예상치 못한 불이익이 발생할 수 있을 것임.

  - 따라서 기상장법인의 복수의결권 주식 발행을 허용하기 어려운 것과 동일한 이유로 제도변경에 따라 기발행된 복수의결권 주식의 존속기간에 변화가 발생하는 일이 일어나서는 안 될 것임.

 

■ 이번 법개정의 취지 및 정책목표가 원활히 달성될 수 있도록 시장 상황에 부합하는 거래소 상장기준의 마련, 추가적으로 법령 개정이 필요한 사항의 검토 등이 차질 없이 진행되어야 함

 

 - 입법예고된 시행령에서 규정한 복수의결권 주식 발행을 위한 투자 유치 규모가 현재의 벤처투자 시장 상황 등을 감안할 때 다소 과하게 설정되어 실효성이 떨어진다는 지적 등을 반영하여, 향후 시장상황을 일부 고려한 유연한 제도 운영이 가능하도록 보완하는 방안에 대해 검토할 수 있음.

 - 거래소 간의 글로벌 기업유치 경쟁이란 관점에서, 국내 유망 벤처기업의 해외 상장 억제는 물론 해외 유망 벤처기업의 한국 상장 유도까지 염두에 둔 제도 개선 방안에 대한 논의도 필요

 - 벤처기업의 창업주로 발행대상을 국한하고 있으나, 창업주가 아닌 투자자나 경영자 중에도

창업주를 넘어서는 비전과 혁신역량을 보유한 자가 있을 수 있음을 감안하여 향후 제도의 실제 운영상황을 보아가며 발행대상 요건의 일부 완화 가능성에 대해서도 검토할 수 있을 것임.


■ 반대로 기업집단형 소유구조 하에서 복수의결권 주식이 유발할 수 있는 이해상충 행위들로부터 비지배주주들을 보호하기 위한 추가 장치의 도입과 관련한 논의가 필요하고, 이 중 일부 사항에 대해서는 거래소 상장규정에 반영 가능한지 여부에 대해서도 검토가 이루어질 수 있을 것임.

 

 - 자회사를 포함한 계열회사 중 하나 이상이 상장되는 경우, 복수의결권 주식이 보통주로 전환되도록 하는 조항의 도입을 고려할 필요

  * 복수의결권이 유발할 수 있는 문제들은 기업집단의 규모와 무관한 것이므로, 복수의 상장 계열회사가 존재하는 경우에는 공시대상기업집단 소속 여부와 무관하게 보통주 전환을 강제하는 것이 바람직

 - 동일한 이유로 이미 상장된 계열회사가 존재하는 벤처기업의 경우에는 복수의결권 주식의 발행을 처음부터 불허하는 조항의 도입을 고려할 필요

 - 기업의 물적 · 인적 분할과 같이 지배주주와 나머지 주주들 간에 직접적 이해상충이 발생할 수 있는 사안의 의결에 있어서는 복수의결권 주식의 의결권을 제한하는 것이 바람직

 - 지배주주와 그 특수관계인 등이 지분을 보유한 상장 및 비상장 기업의 인수나 합병, 지분 투자나 해당 기업과의 거래 등의 사안에 있어서도 복수의결권 주식의 의결권을 제한하는 것이

바람직

 - 복수의 연구들이 지적하고 있는 바와 같이, 지배주주인 창업자를 포함하여 기업의 이사들에게 주주에 대한 충실의무를 부여하는 상법 조항을 도입하는 방안에 대해서도 논의가 진행될

필요

  * 상법 제382조의 3은 회사에 대한 이사의 충실의무를 규정하고 있으나, 주주의 이익은 회사의 이익과 반드시 일치하지 않으며, 따라서 일반주주들의 이익을 보호하기 위해 전체 주주의 이익이 아닌 주식 1주당 가치를 보호한다는 의미에서 ‘주주의 비례적 이익’을 충실의무의 대상으로 상법에 명시적으로 도입하는 방안을 추진 <KIF>

 

<ifsPOST> 

 ※ 이 자료는 한국금융연구원(KIF)이 발간한 [금융브리프 32권 20호] (2023.10.27.) ‘포커스’에 실린 것으로 연구원의 동의를 얻어 게재합니다. <편집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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