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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 전망 <1> 정치: 4월 총선을 중심으로 본문듣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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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사입력 2023년12월31일 17시16분

작성자

  • 김형준
  • 배제대학교 인문사회대학 석좌교수(정치학),전 한국선거학회 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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갑진년 새해가 밝았다. 올해는 정치적으로 격동의 해를 맞이할 것 같다. 무엇보다 4월 총선 결과가 어떻게 나타나느냐에 따라 엄청난 변화를 예고하고 있다. 미래를 전망하는 방법은 다양하다. 다만, 반복적으로 나타나는 과거 사례와 경험적 데이터를 통해 미래를 전망하면 예측력을 높일 수 있다.

 

올해 최대 정치 이슈는 4월 총선이다. 선거 결과에 따라 국정운영의 기조와 방향, 국가 정책, 야당과의 협치 등이 달라질 수 있다.

총선 예상 전망은 크게 네가지로 축약된다. ① 집권당의 과반 승리(151석)  ②집권당의 제1당 승리  ③야당의 과반 승리  ④야당의 제1당 승리 등이다.

 

현재 국민의힘 의석수가 111석인 것을 감안한다면 과반 승리를 하기 위해선 40석 이상을 더 얻어야 한다. 4월 총선은 윤석열 대통령 집권 2년이 끝나는 시점에 실시되기 때문에 '중간평가'의 성격이 강하다. 통상 중간평가 선거에서 유권자는 '전망적(prospective) 기대'보다는 '회고적(retrospective) 평가'를 토대로 투표하는 경향이 있다. '전망적 투표'는 각 정당이 미래에 무엇을 실현하겠다는 정책과 약속에 대한 비교를 통해서 지지할 후보를 선택한다. 반면, '회고적 투표'는 정부와 집권당이 그동안 일을 잘했는지 못했는지에 따라 만족하는 경우 보상(지지)하고, 불만인 경우에는 처벌(응징)한다. 

 

중간선거는 통상 '여당의 무덤'이라는 말까지 나오고 있다. 실제로 1988년 제13대 총선부터 2020년 제21대 총선까지 총 8번 총선에서 중간 평가 성격의 총선은 1996년, 2000년, 2016년, 2020년 등 네 차례 있었다. 그 중 문재인 대통령 집권 3년 직후에 실시된 2020년 4월 총선에서 코로나 팬데믹이라는 특수 상황으로 여당인 민주당(180석)이 압승한 것을 제외하고 집권당이 모두 패배했다.

 

현재 여론 지형은 여당에 녹록치 않은 형국이다. 

 

첫째, 대통령의 성과를 토대로 총선을 치러야 하는데 윤석열 대통령의 국정 운영 지지도는 30%대 초중반에 머무르고 있다. 내년 총선 전망에 대해 '야당 후보가 많이 당선돼야 한다'는 ‘정부견제론’이 '여당 후보가 많이 당선돼야 한다'는 ‘정부지원론’보다 높게 나오고 있다. 한국갤럽 12월 첫째 주 조사(5-7일) 결과, '정부견제론'(51%)이 '정부지원론'(31%)보다 무려 16%p 앞섰다. 이런 추세는 지난 4월부터 지속되고 있다. 

 

둘째, 2030세대와 4050세대가 동일한 지지 성향을 보이면서 일종의 투표 연대가 이뤄지고 있다. 지난 2022년 대선 당시, 방송 3사 출구조사에 따르면, 20대 이하에서는 이재명 후보(47.8%)가 윤석열 후보(45.5%)보다 2.3%p 더 많이 득표한 반면, 30대에선 반대로 윤 후보(48.1%)가 이 후보(46.3%)보다 1.8%p 앞섰다. 그런데 최근 여론조사에선 스윙보터인 2030 세대층에서 모두 윤 대통령에 등을 돌리고 있다. 한국갤럽 12월 첫째 1주 조사에 따르면, 윤 대통령 지지도는 긍정 32%, 부정 59%였다. 20대와 30대에서 긍정 평가는 각각 21%와 26%였다. 반면 40대와 50대에서도 긍정 비율이 각각 18%와 23%로 나타났다. 윤 대통령이 자기를 대통령으로 만들어 준 ‘선거연합’을 스스로 해체하면서 2030 세대가 민주당 핵심지지 세력인 4050 세대와 비슷한 정치 행태를 보이면서 ‘2050 대 6070 구도가 만들어 지고 있다. 

 

셋째, 국민의힘 분열이다. 작년 12월 27일 이준석 전대표가 국민의힘을 탈당하고 가칭 '개혁신당' 창당 작업에 착수했다. CBS노컷뉴스․알앤써치 조사(12월 27일-29일) 결과, '이준석 신당'에 대해 23.1%가 “지지한다"고 응답했다. 이준석 신당으로 2030세대, 중도 보수 성향의 유권자가 이탈한다면 국민의힘은 고전할 수 밖에 없다. 

 

국민의힘에 불리한 선거판이 한동훈 비대위 체제의 등장으로 변화를 예고하고 있다. 무엇보다 여당에게 불리한 ‘윤석열 대 이재명’의 선거 구도를 ‘한동훈 대 이재명’ 구도로 전환한 것이 신의 한수가 될 수 있다. 한국갤럽 12월 1주 조사(5-7일)에서 우리나라를 이끌어갈 정치 지도자, 즉 장래 대통령감으로 누가 좋다고 생각하는지 물은 결과(자유응답),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 19%, 한동훈 법무부장관 16%, 홍준표 대구시장 4%, 이낙연 전 대표 3%, 원희룡 국토부장관 2%로 나타났다. 한 비대위원장은 작년 6월 장래 정치 지도자 선호도 조사에서 4%로 처음 등장했고, 이후 점진 상승했으며 이번에 16%로 최고치를 기록했다. 반면, 이재명 대표는 작년 9월 1주(8/30-9/1) 조사에서 27%로 최고치를 이룬 이래 10%대로 추락했다. 

 

취약한 선거 환경에서 국민의힘이 내년 총선을 ‘사법 정의자’ 한동훈 대 각종 비리에 연루된 ‘형사 피의자’ 이재명 구도로 만들고, ‘윤석열 정권 심판’의 선거 구도를 ‘586 청산’ 구도로 바꾼 것은 주목할 만하다. 더구나, 한 위원장이 이준석 신당의 잠재적 파괴력을 막을 수 있는 힘도 있다. 국민들은 새로움에 대한 목마름이 있기 때문에 젊고 참신한 한 위원장이 정치 올드 보이 이준석을 고립화시킬 수 있다. 특히, 한 위원장이 여성 인권, 공공 보육 100%, 경력 단절 없는 나라, 한국형 제시카법(고위험 성범죄자의 거주제한) 등 도발적인 여성 정책을 제시한다면 국민의힘의 절대 취약층인 2030 여성 표를 아우를 수 있다.

 

이런 반전의 상황에서 민주당은 분열의 길을 걷고 있다. 이낙연 전 민주당 대표는 이재명 대표를 향해 ‘대표직 사퇴 후 통합 비대위 체제’를 요구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작년 12월 30일 이 전 대표는 이 대표와 회동한 후 결별을 선언했다. 그는 "오늘 변화 의지를 이 대표한테 확인하고 싶었지만 안타깝게도 확인할 수 없었다"고 밝히면서 본격적인 신당 창당에 돌입했다. 이는 이재명 대표가 단합만 강조하고 혁신과 절박함을 포기한 결과다. 이낙연 신당은 지난 2016년 총선을 앞두고 ‘친문 패권 청산’이 받아들여지지 않자 안철수 의원이 새정치민주연합(더불어민주당 전신)을 탈당해 호남을 기반으로 하는 국민의당을 창당한 것과 유사하다. 

 

4월 총선은 이준석 신당, 이낙연 신당, 금태섭 신당, 앙향자 의원의 한국의희망당 등 제3지대 신당의 등장과 같은 정당파편화로 선거구도가 크게 바뀌고 있다. 거대 양당에 피로감을 느낀 유권자들이 이들 제3지대를 선택한다면 총선 지형에 큰 변화를 불러올 수도 있다. 특히, 총선을 앞두고 정당간의 합종연횡이 이뤄진다면 그것도 큰 변수다. 특히, 제3지대 세력들간의 합종연횡을 통한 '빅 텐트'가 성사될 경우, 큰 파장을 일으킬 수 있다. 

 

국민의힘과 민주당 중 중 누가 더 절박한가?’ 이것이 총선 전망의 최대 변수다. 총선은 절박함과 새로움의 싸움이다. 단언컨대 절박한 마음으로 혁신을 통해 새로움을 추구하며, 당내 통합을 통해 자신에게 유리한 선거 구도를 만들고, 시대정신을 반영한 비전과 공약을 제시하면서 자신에게 유리한 이슈를 선점하는 세력이 승리할 것이다.

 

4월 총선 결과, 지난 2020년 총선과 같이 민주당이 압승할 경우, 한동훈 위원장의 책임론이 부각될 수밖에 없다. 윤석열 정부는 야당 동의 없이는 국무총리 인준도, 법안과 예산안도 통과하기 어렵다. 아무것도 할 수 없는 그야말로 식물정부로 전락할지도 모른다. 이재명 대표의 위상은 더욱 공고해 질 수 있다. 

이를 타파하기 위한 고도의 정치적 거래가 불가피할 전망이다. 어쩌면 프랑스에서와 같이 한국 정치사상 처음으로 대통령이 의회 다수당 출신의 인사를 총리로 기용하는 ‘동거정부’가 등장할지도 모른다. 이는 ‘분권형 대통령제’라는 새로운 통치 모형의 시작이 될 수 있다. 이런 동거정부를 피하려면 윤석열 대통령은 분권과 협치에 입각한 공동 정부를 만들어야 할지 모른다. 

 

한편, 민주당이 과반 의석 확보에 실패하고, 여당을 근소하게 따돌리는 수준에서 승리한다면 이재명 대표의 사법 리스크 등을 문제 삼으며 당 지도부 사퇴론이 다시 분출될 수 있다. 다만, 정치 양극화는 더욱 심화될 것이다. 극단적 당파성에 따른 무책임한 정당정치와 공존과 협력을 어렵게 하는 혐오의 정치가 판을 칠 수 있다.

 

반대로 국민의힘이 과반 승리하면서 국회 교체가 이뤄질 경우, 윤석열 정부의 사실상 정권 교체가 빛을 발휘할 것이다. 윤석열 정부의 국정운영 기조와 방향은 지속되면서 3대 개혁(교육, 연금, 노동)도 탄력을 받을 것이다. 이재명 대표의 사법리스크는 더욱 현실화될 것이며, 경우에 따라서는 문재인 전 대통령에 대한 수사도 급진전 될 수 있다. 덩달아, 여권은 차기 대통령 적합도에서 여권 1위를 달리고 있는 한동훈 비대위원장 체제로 급전환될 것이다. 여권 전반에 세대교체론이 탄력을 받을 것이다.

 

만약, 국민의힘이 과반 승리에는 실패했지만 야당을 근소하게 따돌리는 수준에서 승리한다면 상황이 복잡해진다. 통상 5년 단임제 국가인 대한민국에선 집권 3년차는 임기 반환점을 도는, 소위 ‘꺾어지는 해’다. 1987년 민주화 이후 역대 대통령은 예외 없이 집권 3년차에 위기와 마주했다. 이를 ‘집권 3년차 증후군’이라 부른다. 2024년이 바로 윤석열 정부가 집권 3년차를 맞이하는 해다. 

 

한국정치에서 집권 3년차에선 권력의 구심력과 원심력이 맞서는 시기로 측근 비리나 권력형 게이트, 정책 실패, 현재 권력과 미래 권력 간의 갈등에 따른 국정 운영이 발목 잡혀 급속히 내리막을 걷는 과정이 반복됐다. 가령, 김영삼 정부는 지방선거 패배로, 김대중 정부는 정현준·진승현·이용호 게이트로 직격탄을 맞았다. 노무현 정부는 행담도 개발 의혹 등이 터지고 부동산값 폭등으로 위기에 직면했다. 이명박 정부는 세종 시 수정안이 미래 권력인 박근혜 전대표가 반대하면서 부결되어 정치적 결정타를 맞았다. 박근혜 정부는 ‘비선실세’ 파동에 이어 비박 김무성 대표와의 당․청 갈등이 노정되면서 쇠락의 길로 접어들었다. 문재인 대통령은 조국 사태로 큰 위기를 맞이했다.

 

총선후 윤석열 정부의 집권 3년차 통치 환경은 결코 녹록지 않다. 윤 대통령이 집권 3년차 징크스를 깨는 길을 갈 건가, 아니면 ‘집권 3년차의 저주’에 빠져 내리막길을 걸을 지가 2024년 정치를 전망하는 최대 관심사다. 미국의 링컨 대통령은 “민심을 얻으면 천하를 얻고 민심을 잃으면 천하를 잃는다.“고 했다. 과연 어는 정치 세력이 민심을 얻을 수 있을지 긍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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