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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 부동산 PF 위험에 대한 고찰 및 시사점 본문듣기

작성시간

  • 기사입력 2024년01월27일 17시30분
  • 최종수정 2024년01월27일 14시44분

작성자

  • 이보미
  • 한국금융연구원 연구위원

메타정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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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문

최근 태영건설의 워크아웃과 함께 그동안 제기되어왔던 부동산 프로젝트 파이낸싱(PF)발 위험이 현실화되는 것에 대한 우려가 증대되고 있음. 우리나라의 부동산 PF는 시공사에 대한 의존도가 높기때문에 시공사에 자금경색이 발생하면 상대적으로 양호한 사업장이나 기업까지 위험이 전이되어 위험이 증폭될 가능성이 있음. 다만 우리나라 건설사의 신용도, PF 관련 우발채무 및 신용보강 기관 등을 고려할 때 현재의 위험은 관리 가능한 수준으로 판단됨. 부동산 PF 부실로 인한 위험을 완화하기 위하여 평가와 시장원리에 기반한 지원이 이뤄질 필요가 있음.

 

► 최근 태영건설의 워크아웃과 함께 그동안 제기되어왔던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발 위험이 현실화되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가 커지고 있음.

 

 - 2022년 말 레고랜드 사태*를 시작으로 2023년 7월 부동산 PF 대출 부실 우려로 인한 새마을금고의 대규모 예금인출이 발생하였으며, 제2금융권을 중심으로 PF 대출 연체율이 상승하면서 부동산 PF 부실 위험이 꾸준히 제기됨.

  * 강원도가 춘천 레고랜드 부동산 PF ABCP에 대해 채무불이행을 하면서 채권시장이 경색된 사건

 - 2023년 12월 중순부터 자금조달 우려가 증대된 태영건설은 21일 신용등급 전망이 ‘안정적’에서 ‘부정적’으로 하향 조정되고 28일 워크아웃을 신청함. 

 - 시공능력 순위 16위의 중견 시공사인 태영건설이 워크아웃에 들어가자 건설업 전반에 자금경색이 발생하고 건전성이 악화되는 것에 대한 우려가 커짐. 

 

► 우리나라의 PF는 시공사에 대한 의존도가 높기 때문에 건설사에 자금경색이 발생하면 개발 중단위험이 커지며, 상대적으로 양호한 사업장이나 기업까지 위험이 전이되는 등 위험이 증대될 수 있음.

 

 - 기존 우리나라 PF는 시공사의 지급보증, 책임분양 등에 의존해서 이루어졌는데, 2011년 저축은행 사태*를 겪으면서 건설사는 책임준공확약 등 보다 부담이 완화된 신용보강을 제공하게 되었으며, 증권사가 유동화 관련 신용보강을 제공하는 등 신용보강을 제공하는 기관이 다양해짐.

  * 부동산 PF에 투자한 저축은행이 부실화되면서 삼화저축은행을 시작으로 2년간 24개 저축은행이 영업정지 되고 뱅크런이 발생하면서 10만여명의 예금자들이 피해를 본 사건

 - 그러나 브릿지론이나 본PF의 대주단은 시공사의 신용등급, 시공능력평가순위 등을 고려하여 대출 여부를 결정하고 시공사의 책임준공이나 조건부 채무인수를 요구하고 있으며, 중견 · 중소 시공사의 경우 경쟁력 확보를 위해 여전히 지급보증 등을 제공하는 경우가 많음.

  * 시공사가 책임준공확약에 따른 책임준공의무를 다하지 못하는 경우에 한해 대출채무를 인수함.

 - 또한 유동화증권 발행 시에도 유동화증권의 신용등급이 시공사의 신용등급과 연계되는 경우가 대부분이며, 증권사가 제공하는 매입보증 등의 신용보강은 시행사나 시공사의 신용등급 하락 시 의무가 면책되는 구조가 많음.

  * 부동산PF 위기 원인 진단과 정책적 대응방안(김정주, 건설이슈포커스, 2022) 참조

 - 이렇듯 우리나라의 PF는 시공사에 대한 의존도가 높기 때문에 건설사의 자금조달 여력이 제한되면 PF 방식의 부동산 개발이 원활히 이뤄질 수 없으며 상대적으로 양호한 사업장까지 위험이 전이될 가능성이 큼.

be8527d9212d3a0cb7605311038344b2_1706333►  현재 건설사의 신용도, PF 관련 우발채무 및 신용보강 기관 등을 고려할 때 현재의 위험이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겪었던 건설업 불황 및 저축은행 사태에 견줄만한 수준이라고 보이지는 않으며, 관리 가능한 수준으로 판단됨. 

 

 -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자금조달 여건 악화와 부동산 시장 침체로 건설업 불황이 지속되자 100대 건설사의 절반가량이 구조조정에 들어갔으며, 2011년 저축은행 사태까지 이어진 바 있음.

 -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건설업 불황 시기에 3년내 신용등급이 있는 건설사 중 회사채와 CP의 등급이 투자부적격인 기업의 비중은 약 40% 혹은 그 이상에 달하는 반면 현재 회사채와 CP의 동 비중은 각각 19%, 2% 수준임.

  * 업황이 좋지 않을 때 신용등급이 없는 중소건설사의 신용위험이 크게 증가하는 것을 고려하면 신용위험이 기업의 비중은 더 커질 수 있음.

 - 또한 글로벌 금융위기 전후에는 건설사가 토지매입 및 시공단계에서의 지급보증, 유동화증권  발행시 신용보강 등을 제공하는 것이 일반적이었으나 현재 건설사의 신용보강은 주로 책임준공에 한정되어 있어 PF 관련 우발채무에 의한 건설사의 건전성 악화 위험은 이전보다 제한적임.* 

  * 다만 중소 · 중견 건설사는 지방 사업장에 대해 지급보증 등의 형태로 직접 신용보강을 하는 경우도 많아 대형건설사에 비해 관련 위험이 클 수 있음.

 - 또한 이전과 다르게 유동화증권 발행과 관련한 신용보강은 주로 증권사가 제공하는데 일반적으로 증권사의 위험관리 능력은 불황기 건설사에 비해 뛰어나고 자본여력도 크기 때문에 이전에 비해 PF발 위험이 확산될 가능성은 제한적임.

 - 다만 부동산 경기 침체, 원자재 가격 상승과 이자율 상승 지속 등으로 인해 건설사의 수익성이 계속 악화될 경우 건설사의 위험은 현재보다 커질 수 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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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부동산 PF 부실로 인한 위험을 줄이기 위해서는 도덕적 해이가 발생하지 않도록 평가와 시장원리에 기반한 지원이 이뤄질 필요가 있으며, 장기적으로 PF 시장참여자들의 인센티브를 이해하고 시장구조를 개선해 나갈 필요가 있음.

 

 - 부동산 PF 부실로 인한 부정적 영향을 줄이기 위해서는 특정 사업장의 부실이 건설사나 금융회사의 자금경색으로 인해 상대적으로 양호한 사업장이나 기업까지 위험이 전이되지 않도록 적시에 유동성 등을 공급할 필요가 있음.

 - 동시에 이러한 지원이 부동산 활황기에 무리한 확장을 하지 않고 위험관리에 애쓴 기업에 상대적인 불이익으로 작용하지 않도록 평가와 시장원리에 기반한 지원이 이뤄질 필요가 있음. 

 - 한편 우리나라 PF는 시행사의 낮은 자본력, 본PF 대금으로 브릿지론 상환, 수(受)분양자 자금의 공사비로의 사용, 시공사의 신용도 의존 등의 구조적 문제로 부동산 경기 하락 시 부실이 발생하기 쉬운 특성이 있음.

  * 우리나라 부동산 PF 구조의 문제점과 시사점(이보미, 금융연구원, 2023) 참조

 - 이러한 특성은 우리나라 부동산 시장의 제한적인 규모와 오랜 기간 부동산 가격하락보다는 상승을 주로 경험한 시장참여자들의 기대 및 행태와 밀접히 연결되어 있기 때문에 PF 시장의 구조를 단기적으로 개선할 방법은 많지 않음.

 - 글로벌 금융위기 시기에 이어 이번 부동산 가격하락 및 부동산 PF 관련 경험이 시장참여자들의 믿음과 행태를 바꾸는 계기가 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며, 정책당국은 시장참여자들의 인센티브를 잘 이해하고 보다 장기적인 관점에서 PF 시장구조를 개선해 나갈 필요가 있음.<KIF>​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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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 글은 한국금융연구원(KIF)이 발간한 [금융브리프 33권 02호](2024.1.26.) ‘포커스’에 실린 것으로 연구원의 동의를 얻어 게재합니다. <편집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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