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려있는 정책플랫폼 |
국가미래연구원은 폭 넓은 주제를 깊은 통찰력으로 다룹니다

※ 여기에 실린 글은 필자 개인의 의견이며 국가미래연구원(IFS)의 공식입장과는 차이가 있을 수 있습니다.

인공지능 시대, 우리 젊은이들의 일자리를 어떻게 준비해야 하는가? 본문듣기

작성시간

  • 기사입력 2024년03월26일 17시10분
  • 최종수정 2024년03월28일 09시49분

작성자

  • 김진형
  • KAIST 명예교수, 전 인공지능연구원장

메타정보

  • 3

본문

인공지능은 업무자동화의 핵심기술


인공지능(AI)은 자동화 기술의 핵심으로서, 이미 여러 분야에서 사람의 역할을 대체하고 있다. AI의 발전으로 대체될 일자리는 더욱 증가할 것이다. 로봇과 자동화 시스템은 제조 공정의 대부분을 자동화하여 생산라인 작업자의 필요성을 줄였다. 또한 제품의 결함을 사람보다 더 정확하게 검사하여 품질 관리 검사원의 역할을 대체했다. 자동화된 ATM과 온라인 뱅킹 시스템은 은행 창구업무를 대부분 대체했다. 

 

AI챗봇과 가상비서의 대화형  AI기술은 고객 문의에 자동으로 응답하여 전화 응대원의 필요성을 줄였고, 온라인 여행 예약 시스템과 추천 서비스는 여행사의 핵심 역할을 대체했다. AI기반 의료 진단 시스템은 의료 영상에서 특이 사항을 발견하고, 테스트 데이터를 분석하여 의료진단 보조원의 역할을 대신한다. 아마 곧 일상화 될 자율주행 자동차는 택시 기사를 더 이상 필요 없게 할 것이다. 2030년까지 자동화로 인해 지구상에서 사라지는 일자리 수는 미국에서만 7천3백만 개, 중국, 인도, 일본, 멕시코, 독일을 합하면 약 5억개에 달할 것으로 예상했다.1)

 

역사적으로 볼 것 같으면 기술의 발전으로 인류의 근로시간은 지속적으로 감소되어 왔다. 수렵 사회에서는 1년 365일, 24시간 집중해야 식구를 먹일 식량을 구할 수 있었지만, 농경사회에서는 농업 기술로  봄, 여름, 그것도 낮 시간에만 일하고도 한 동네가 풍요롭게 먹고 살 수 있었다. 산업 사회에 들어와서는 주 40시간 근로가 표준이 되었고, 요즘 선진국들에서는 그것보다 더 적은 시간을 일하고 있다. 앞으로 AI가 더욱 일상화 되면 인간은 먹고 살기 위한 일은 안 해도 될 것이다. 모든 생산 업무는 기계에게 맡기고, 사람은 사람을 사람답게 하는 일, 즉 예술, 과학 등에만 몰입하게 될 것이다. 

 

생성형 AI는 지능적 창작 업무도 자동화한다

 

최근 출현한 생성형 AI는 지능적인 창작 업무도 자동화한다. 기사 작성, 광고 제작 등을 자동화하여 콘텐츠 및 미디어 제작 분야의 일자리 변화에 큰 변화를 가져오고 있다. 글 쓰는 AI로 영화 시나리오를 작성하게 하고, AI 아바타로 배우의 역할을 대신하며, 사실적인 동영상을 언어 지시로 자동 생성할 수 있게 되었다.  따라서 영화제작 업무에서 인간의 개입을 상당 부분 배제할 수 있다. 또한 AI가 회계사 사무실에서 데이터를 자동으로 분석하여 보고서를 작성하고, 변호사 사무실에서는 법률 문서를 대신해서 작성한다. 생성형 AI는 모든 비즈니스의 90%에서 생산성 향상과 일하는 방식의 변화를 갖고 올 것으로 예측했다. 2)


특히 생성형 AI는 고소득 직업에 큰 영향을 미친다. 기존의 분석형 AI 기술은 저임금 근로자의 단순 업무를 자동화에 많이 쓰였지만, 이번에 나타난 생성형 AI는 높은 지능과 창의성이 필요한 고소득자의 업무를 자동화하고 있다. 저소득 근로자들도 생성형 AI 도구를 사용함으로써 높은 성과를 도출할 수 있어서 고소득 근로자의 가치가 전과 같지 않다. 부유한 국가에서는 근로자의 3분의 1이, 가난한 국가에서는 1/5 정도가 생성형 AI로 인하여 일자리를 잃을 것으로 IMF는 예측했다. 3)

 

새로운 일자리는 어디서, 얼마나 생길까? 


AI가 일자리 감소를 가져온다는 우려는 오랫동안 존재해 왔다. 새로운 기술 도입이 기존 일자리 감소를 초래한다는 것은 부정할 수 없는 사실이다. 그러나 새로운 기술은 동시에 새로운 일자리도 창출한다. 감소되는 일자리와 새로 생기는 일자리가 어느 것이 더 많으냐에 대해서는 의견이 분분하다. 

 

지난 역사를 볼 것 같으면 신기술이 나타날 때마다 없어지는 기술보다는 새로운 일자리가 더 많이 생겼다. 신기술이 도입됨에 따라 생산성이 높아지고 경제 규모가 커지며, 소비도 늘어나서 새로운 일자리가 필요하게 되었다. 산업혁명 시절 기계화로 인해 농업 및 가내수공업 일자리가 감소했지만, 제조업과 운송업 등에서 새로운 일자리가 많이 발생했다. 20세기에 들어와서도 정보기술과  자동화 기술 도입으로 생산직 일자리가 감소했지만, 서비스 및 IT 분야 일자리가 빈자리를 대체했다. 미국 노동통계국 자료에 의하면 1979년부터 2020년까지 제조업 일자리는 약 550만 개 감소했지만 같은 기간 동안 서비스 분야 일자리는 약 6천만 개 증가했다.4)

 10배 이상의 일자리가 새로운 영역에서 창출된 것이다. 그러나 이번에 경험하는 AI 자동화 열풍은 너무나 강력해서 산업혁명이나 정보혁명 때와 같이 긍정적이지 않을 것이라는 우려도 있다. 따라서 우리 사회가 더욱 철저히 준비해야 할 것이라고 여러 곳에서 경고한다.

 

새로 생기는  일자리들은 신기술 덕분에 고상하면서도 생산성을 쉽게 높여줄 수 있었다.  따라서 기존의 일자리보다 급여가 높았다. 즉 근로자들이 선호하는 일자리였다. 글로벌 수준에서 볼 것 같으면 산업혁명 이후 지금까지 지구상에 인구가 10배로 늘었는데도 개인별 GDP는 또 10배로 증가했다. 그 만큼 근로자의 생산성이 높아진 것이다. 

앞으로 다가오는 AI시대에 어디에서 어떠한 일자리가 얼마나 생길 것인가 하는 것을 정확하게 예측하는 것은 쉽지 않다. 이것은 미래의 사회가 워낙 빠르게, 전반적으로 변화가 진행되기 때문이다. 그러나  여러 연구소들이 긍정적이 예측을 하고 있다. 매킨지는 2030년까지 최대 8억 개의 일자리가 AI로 인해 사라질 수 있지만, 동시에 최대 8억 9천만 개의 새로운 일자리가 창출될 것으로 예상했다. 5) 지구상에 약 9천만개의 일자리가 새로 생긴다는 예측이다. 유사한 예측은 여기저기서 많이 찾아볼 수 있다. AI의 적용으로 2025년까지 8천5백만 개의 일자리가 없어지고 9천7백만개의 새 일자리가 창출된다.6)


여러 보고서를 종합 검토해 본다면 어떤 영역에서 일자리가 많이 생기는가 정도는 예측할 수가 있을 것 같다. 같은 맥킨지 보고서에 의하면 21세기에 들어와서 도소매  분야,  법률 및 비즈니스 등 전문 서비스 영역,  건강 보건복지 분야, 교육 분야, 금융 분야 등에서 일자리가 생기는 것으로 예측되고 있다. 총 일자리의 분포를 보면 도소매 분야가 22%를 차지하고, 건강 보건복지 분야가 10%, 교육 분야가 10% 이상을 차지할 것으로 보고되고 있다. 또 이 보고서는 2030년 노동 수요의 8~9%는 이전에는 존재하지 않았던 새로운 유형의 직종일 것으로 보고 있다. 

 

AI의 발전은 다양한 산업 분야에서 새로운 일자리를 창출할 것이라는 것은 확실하다. 새롭게 생기는 일자리의 양과 질은 사회적 노력에 따라 달라진다. 기술 발전의 속도, 산업별 AI 채택 정도, 정부 정책, 교육 시스템의 발달 정도, 그리고 글로벌 경제 상황 등 다양한 변수에 의해 영향을 받는다. 우리 정부와 사회가 잘 준비하면 양질의 일자리를 충분히 만들어 낼 수 있다. 위 맥킨지 보고서에 의하면 대부분의 시나리오에서 2030년까지 완전 고용을 유지할 수 있는 일자리가 충분할 수 있지만, 과거 농업과 제조업에서 보았던 전환 규모와 비슷하거나 그 이상으로 매우 어려운 전환 노력이 필요할 것이라고 경고하고 있다. 총 일자리의 30%, 즉 8억명의 일자리가 신기술에 적응하여 변환을 해야 한다는 것이다. 

 

새 일자리에는 컴퓨팅 사고력이 필요하다

 

다가오는 AI 중심의 세상은 가능성과 도전으로 가득 찬 세상이다. 스스로 운전하는 자동차, 의료영상을 판독하는 기계, 고객의 문의에 응답하는 챗봇은 모두 강력하고 새로운 형태의 자동화를 가능하게 한다. 이런 기술이 생산성을 높이고 우리의 삶을 개선하는 동시에 현재 사람이 수행하는 일부의 업무 활동을 대체할 수 있다는 점에서 우려를 불러일으키고 있다. AI와의 일자리 경쟁에서 밀려나지 않기 위하여 우리는 어떻게 준비해야 하는가?

 

헬스케어, 금융, 제조, 엔터테인먼트, 교육 등의 다양한 산업에서 AI 채택이 증가하고 있다. 이에 따라 각 산업의 특성에 맞는 맞춤형 AI 솔루션 개발과 관리가 필요해지며, 이 과정에서 새로운 일자리가 생성된다. AI 관련 기술이 빠르게 발전하면서, AI 개발, 유지 보수, 감독에 관련된 새로운 역할이 지속적으로 생겨난다. 새로운 일자리는 AI 기술과 솔루션을 개발하는 분야,  AI를 기반으로 서비스를 제공하는 분야, 또 기존 분야지만 AI를 적용하는 분야, 그리고 AI 기술교육과 정책연구 등에서 창출될 것이다. 

 

새로운 일자리의 업무는 더불어 완전히 새로운 역할이 포함된다. 이러한 변화는 기술적 능력 뿐만 아니라 창의성과 인간적 감성을 필요로 한다. 새로운 일자리 유형을 들어보자.

 

  AI 모델을 훈련시키기 위해 대량의 데이터를 분류하고 레이블링하는 사람들이 필요하다. 이는 AI가 인간의 언어와 감정을 더 잘 이해하도록 만드는 중요한 작업이다.

 

  기술과 비즈니스를 이해하여 조직의 요구에 맞추어 AI 솔루션을 설계하고 구현하는  개발자.

 

  AI를 사용하여 다양한 형태의 콘텐츠를 만드는 창작자. 기술적 능력과 함께 창의적인 아이디어, 예술적 소양을 결합하여 새로운 형태의 예술과 엔터테인먼트를 창출한다.

 

  AI 기술의 윤리적 사용을 강제하고, AI 시스템이 사회적 가치와 규범을 준수하도록 하는 역할 수행.  AI의 성능이 고도화 함에 따라 AI가 사회에 미치는 영향을 모니터링하고 이에 적절히 적응하고, 변화를 관리하는 능력이 필요. 

 

이러한 새로운 역할들은 기본적으로 신기술을 활용하는 능력이 필요하다. 코딩, 컴퓨터 프로그래밍, 알고리즘, 데이터 분석 및 활용, 컴퓨팅 사고력, AI 등등 여러가지로 불려지고 있지만 본질은 컴퓨터를 이용해서 창의적으로 문제를 해결하는 능력이다. 지속적으로 변화할 AI에  적응하기 위하여  AI문해력도 필수적이다. 

 

AI기술의 발전에 따라 요구 사항이 계속해서 진화하고 있다. 한 예로 예전에는 높은 수준의 코딩 능력이 있어야  AI 시스템을 만들었지만 생성형AI의 출현으로 코딩을 조금하고도 AI 서비스를 구축할 수 있게 되었다. 즉 코딩 기술보다도 컴퓨터를 이용하여 문제를 해결하는 컴퓨팅 사고력이 더욱 중요해졌다. 이러한 능력이 초등학교에서부터 교육해야 할 정도로 일상화되고 중요해졌다. 읽고, 쓰고, 셈하는 능력과 같이 꼭 필요한 능력이다. 우리 공교육에서 이런 교육을 더 강화해야 한다. 

 

아이러니하게도 AI시대의 직업 능력에는 인간 고유의 역량이 더욱 많이 요구된다. 컴퓨터를 이용해서 창의적으로 문제를 해결하는 능력과 함께 더욱 고도의 비판적 사고력, 창의적 문제 해결 능력, 의사소통 능력 등등이 요구된다. 단순한 업무는 이미 자동화 되어 버렸기 때문이다. AI와 자동화는 일부 직업을 대체할 수 있지만, 새로운 기술을 습득하고 변화에 적응하는 능력을 갖춘 개인과 기업에게는 새로운 기회가 될 것이다. 


더욱 정교한 정부 정책이 필요하다

 

정부의 정교한 교육, 노동 및 산업 정책은 양질의 일자리 창출을 촉진할 수 있다. 정부 정책과 사회의 관심은 새로이 창출되는 일자리의 질과 양을 결정하는 중요한 요소다.  

AI시대에 무엇보다 중요한 정부의 사명은 개인과 기업이 변화에 적응하는데 필요한 역량을 갖추도록 지원하는 것이다. 정부는 신규로 노동시장에 진입하는 미래 세대가 새로운 시대에 필요한 역량을 갖추도록 지속적으로 교육 내용과 교육 방법을 혁신하는 개혁을 추구해야 한다. 또한 기존 직업군의 사람들이 새로이 요구되는 기술을 습득하도록 재교육 프로그램 등을 지원해야 한다.  재교육은 근로자들을 새로운 역할로 전환시키는 데 도움을 줄 수 있다. 이를 위해서는 고등교육 기관과 온라인 교육 등을 확충해야 한다.

 

또한 AI에 의해서 생성되는 부의 공평한 배분도 중요한 사회적 이슈다. AI를 활용한 혁신에 따라 전반적인 부의 양은 기하급수적으로 증가할 것이다. 그러나 생성된 부는 기술을 효율적으로 활용하는 소수의 '슈퍼스타'에게 집중될 것이다. 이러한 현상은 산업혁명 이후 지속되어 왔다. 미국의 경우 상위 1%가 전체 부의 20%를 소유하고 있고, 한국도 11%를 소유하고 있다.7)

부의 양극화 현상으로 사회적 갈등이 심화될 것이다. 더욱 심각한 문제는 AI를 소유한 국가와 그렇지 않은 국가 간 격차가 더욱 커지는 것이다. 사회적 안전망 강화를 통해 기술 변화로 인해 어려움을 겪는 사람들을 보호해야 한다. 평생 학습을 통해 지속적으로 새로운 기술을 배우고, 새로운 업무에 적응하는 것이 AI시대 근로자의 숙명이 아니겠는가? 재교육 받는 근로자들의 어려움에 공감하고 그들을 독려하고 지원해야 한다. 

 

결론적으로 AI는 일자리 변화를 가져올 것이지만, 새로운 일자리 창출과 기회도 제공한다. 중요한 것은 우리 사회가 변화에 대한 적응력을 키우고 새로운 기술을 습득하려는 노력이다. 변화에 대한 두려움을 극복하고, 긍정적 태도와 적극적인 대비가 필요하다.  AI시대에 우리 모두가 승자가 되어야 한다.<끝>

-----------------------------------------------------------------------------------------------

1) https://www.forbes.com/sites/niallmccarthy/2017/11/30/automation-could-eliminate-73-million-u-s-jobs-by-2030-infographic/?sh=57493384773d

2) Oxford Economics and Cognizant, 2024.1.10

3)원 출처는 IMF: AI for All, The Economist, 2024.1에서 인용

4) https://ko.tradingeconomics.com/united-states/job-offers

5) https://www.mckinsey.com/featured-insights/future-of-work/jobs-lost-jobs-gained-what-the-future-of-work-will-mean-for-jobs-skills-and-wages

6)  https://businessolution.org/ai-jobs-statistics/

7)  https://www.wlv.kr/news/articleView.html?idxno=2761945

 

<ifsPOST>​

3
  • 기사입력 2024년03월26일 17시10분
  • 최종수정 2024년03월28일 09시49분

댓글목록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