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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대선 아웃사이더들의 반란과 한국총선 본문듣기

작성시간

  • 기사입력 2016년02월17일 01시22분
  • 최종수정 2016년02월29일 15시02분

작성자

  • 유연채
  • 前 KBS정치부장, 워싱턴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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샌더스 열풍, 태풍의 기세다
 미국대선 레이스에 샌더스 열풍이 거세다. 첫 경선지 아이오아 당원대회서 민주당의 대세 힐러리 클린턴후보에 동률과 다름없는 간발의 2위로 따라 붙더니 일반인까지 참여한 두 번째 경선 뉴헴프셔 프라이머리 에서는 힐러리를 누르고 압도적 1위로 올라섰다 .
 가히 태풍의 기세다. 1년 전만 해도 5%지지율에 불과했던 무소속 사회주의자에서 이젠 힐러리 대세론을 위협하며 역대 가장 극적인 승부를 이어가고 있다.
 
비주류 아웃사이더들의 반란은 지금 미국대선의 키워드다 .공화당 쪽은  비정치인출신의 재벌 트럼프가 돌풍을 일으킨다. 아이오아 코커스에서는 첫 승이 예약됐다는 언론의 예상과는 달리 2위로 밀려 돌풍은커녕 허풍인가 했으나 1주일 만에 뉴헴프셔에서 큰 격차로 1위를 차지해 다시 대세론에 올라탔다.
 
미국은 이제 아웃사이더 샌더스와  이단아 트럼프가 각각 7월 전당대회 후보지명을 거쳐 11월 대선본선에서 45대 대통령 자리를 겨룰지 모른다는 관측까지 나온다. 대선 역사상 초유의 기록을 만들어 낼지 미국은 흥분하고 있다. 과연 미국정치의 주류를 대표하는 힐러리가 아웃사이더들의 장벽을 뚫고 미 역사상 최초의 여성대통령으로 탄생할 수 있을지 관심을 끈다.
 
 ‘월스트리트의 전투’, ‘역설의 레이스’,
‘태풍, 돌풍, 여풍’ 미국대선은 바람의 선거가 됐다. 그리고 그 진원지는 역시 샌더스다. 왜 미국은 75살의 백발후보에 열광할까?  그 열기가 어떤지는 경선이 시작된 이후 그에게 쏟아지고 있는 후원금을 보면 안다 .미국대선은 돈 싸움이다. 선거의 동력, 후원금을 누가 많이 모으느냐의 승부다. 두 번의 레이스 후 그는 이미 힐러리의 후원금을 따라잡고 있다. 더군다나 그 돈은 개미들이 모아준 것이다. 힐러리가 거액후원자들이 몰아준 이른바 수퍼펙에 올라타 있다면, 샌더스는 후원액의 84%를 채운 250달러 미만의 소액기부자들이 받들고 있다.
 
 힐러리와 샌더스의 대결은 월스트리트의 전투로 표현된다. 막강한 금융 권력으로 미국정치를 좌지우지하는 1%의 월스트리트 기득권세력과 그 월스트리트를 점령하라고 외치는 99%의 분노세력과의 싸움이다. 부자세를 더 거둬 불평등을 해소하고 중산층을 복원하는 “혁명”을 이루자고 샌더스는 외친다. 이 싸움에서 질 수 없다고 백인주류들과 보수 노년층이 힐러리를 응원하고 있는 반면 30대 이하의 청년들과 젊은 여성들이 압도적으로 70대 고령의 샌더스 편에 서 있다.
‘역설의 레이스’, 미국언론은 이를 /머리와 가슴/이성과 감성/산문과 시/나와 우리/의 대결로 비유하고 있다.
 
도박판에 뛰어든 가장 위험한 후보 트럼프
미국인의 마음은 어디로 쏠릴까?  도박판에 뛰어든 가장 위험한 후보 트럼프 또한 역설적이다. 1%에 해당하는 금수저 재벌이지만, 공화당 주류에겐 위험하고 불안한 후보지만미국의 백인 하층에는 가장 큰 위로를 주는 후보다. 멕시코 불법 이민자와 무슬림계를 몰아내 빼앗긴 일자리와 상시테러에 직면한 미국의 안전을 되찾자고 외친다. 남의 나라 전쟁에 퍼부은 미국의 국부를 되찾아 “더 강한 미국”을 만들자고 주장한다.
아웃사이더들의 외침은 더 이상 지금의 미국은 안 된다는 것이고, 많은 국민들은 예스라고 화답하고 있다. 샌더스나 트럼프가 대통령이 될 수 있느냐를 떠나서도 미국 국민들의 호응은 그들의 삶에 해답을 주지 않고 있는 기득권 양당제도에 대한 근본적 의문을 던지고 있다.
 
역(逆)나비효과일까? 언뜻 미국대선의 바람은 한국에까지 미치고 있다. 4월 총선을 앞두고 어느 때보다 역동적인 변화를 겪고 있는 한국정치다. 견고한 기득권 양당 체제, 적대적 공생관계를 깨야한다며 안철수 신당이 만들어졌고 4월 총선은 3당구도로 치러지게 됐다. 이 새로운 변화 속에서  미국 대선전 속 아웃사이더들의 반란은 우리 정치인들에겐 무슨의미로 다가올까?
 
 미국대선의 나비효과, 한국 4월 총선
 첫 번째 반응은 ‘내가  샌더스’라고 외치는 것이다. 김종인 선대위원장을 영입한 더민주는 경제민주화가 이 시대의 글로벌 화두임이 확인됐다 하고, 국민의당 안철수 대표는 샌더스처럼 주먹을 불끈 쥐며 정치의 판을 갈아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새누리당은 총선 대세론에 이상기류가 만들어 질까봐 경계하면서도 내심 샌더스가 몰고 온 아래로부터의 개혁을 국민에게 권력을 돌려주는 상향식 공천과 등치시키고 싶어 한다.
 
그러나 우리국민들 눈에는 그저 샌더스 코스푸레로 비춰질 뿐이다. 희망과 변화의 경쟁대신 오직 세를 불리기 위한 작금의 근육질싸움이 어떻게 국민의 마음을 움직일 수 있을까? 여야정당의 계파갈등 ,공천다툼, 야권 분열, 신당의 급조 속에 어떤 혁신과 새 정치를 기대할 수 있을까?
 
버니 샌더스가 열광적 지지를 받는 것은 트로츠키주의가 발붙이기 어려운 미국의 토양에서도 민주 사회주의자의 정체성을 일관되게 지켜오면서 낮고 소박한 삶을 실천해온 “진실한 사람”이기 때문일 것이다. 그렇다면 그 반대편, 막말과 기행을 일삼은 트럼프에게 보내는 지지는 또 무엇인가? 기성정치가 말하지 않은 미국의 이익을 무모할 정도로 솔직하게 말하기 때문이 아닐까?  미국대선은 이렇게 새로운 변화와 다양성에 대한 바람과 설렘, 축제의 기운이 넘쳐난다 .그래서 우리는 부럽다
 
기성정치에서 보기 어려운 진실한 사람을 찾는 선거다
4월의 대한민국 총선은 무엇을 묻고 있는가? 우리를 설레게 하지 않은 죄 ,우리를 절망의 벽으로 몬 것에 대한  심판이 될 것이다. 그런 점에서 한국총선도 어쩌면 아웃사이더들에게 길을 묻는 선거다. 기성정치에서 보기 어려운 진실한 사람을 찾는 선거다. 우선은 안철수의 제3당은 정치발전을 위해 절실한가, 한국정치의 중간지대를 그가 만들 수 있나를 묻는 선거이고,  여권의 기득권 티게이(TK)가 야당후보 김부겸을 받아들일 수 있나를 확인하는 선거이고,  그곳에서 아웃사이더의 경계를 넘어가 아예 배신자 아웃캐스트가  된 유승민의 생환여부를 가리는 선거이고, 그 반대편에 선 인사이더를 자처하는 이른바 진박은 정말 진실한가를 감별하는 선거가 될 것이다.
 
대한민국의 길을 묻는 선거. 과연 한국정치는 변할 수 있을까? 그래서 우리는 설렐 수 있을까? 선택의 시간은  채 두 달도 안 남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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